긱 웨이 - 초격차를 만드는 괴짜들의 마인드셋
앤드루 맥아피 지음, 이한음 옮김 / 청림출판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AI를 일상처럼 사용하는 나에게 앤드루 맥아피의 '긱 웨이'는 꽤 반가운 책이었다. 이 책은 단순히 실리콘밸리의 성공 비결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기술과 데이터, 그리고 이를 다루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조직과 개인의 경쟁력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다룬다. AI가 이미 내 업무와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만큼 책 속 ‘긱 문화’의 특징이 AI 활용 방식과 크게 맞닿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 말하는 ‘긱(Geek) 방식’이라는 게 무슨 대단한 천재들의 비법 같은 게 아니었다. 그냥 딱 내가 AI랑 일하는 방식이었다. 가설 세우고, 데이터로 증명하고, 계속 시도하면서 더 나은 답을 찾아가는 거. 내가 더 좋은 결과 얻으려고 프롬프트 이리저리 바꿔보고, 나온 결과물 보면서 ‘아, 이건 좀 아니네’ 하고 바로 수정하는 과정이랑 똑같았다.

특히 속도, 주인의식, 개방성, 과학. 이 네 가지 원칙은 굉장히 공감됐다.
AI 덕분에 일하는 속도는 미친 듯이 빨라졌는데, 조직의 의사결정 속도는 거북이걸음이니 답답할 수밖에 없다. 이 책은 바로 그게 문제라고 완벽한 계획 짜느라 시간 다 보내지 말고 일단 빨리 해보고 고쳐나가는 게 맞다고 말해준다. 또 AI가 있으니 전엔 팀 단위로 붙어야 했던 일도 혼자서 거뜬히 해낸다. 그럼 당연히 내 일에 대한 주인의식도 커지고, 더 많은 자율성이 주어져야 신나서 일할 텐데, 회사는 여전히 사사건건 간섭하려 든다. 이 책은 그냥 목표를 명확히 주고 믿고 맡기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딱 짚어준다.

‘데이터 기반 판단’은 AI 활용에서 필수적인 요소다. 감이나 경험만으로 결정을 내리는 대신, AI를 통해 얻은 분석 결과와 통계적 근거를 참고하면 훨씬 명확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이 부분에서 맥아피의 메시지가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단순히 기술을 보유하는 게 아니라 그 기술을 의사결정의 구조 속에 녹여내야 한다는 것이다.

가장 크게 와닿았던 건 ‘권위보다 협업’이라는 부분이었다. AI는 위계나 직급을 따지지 않는다. 오히려 누구든 아이디어를 던지고, 데이터를 공유하고, 그 결과를 팀 전체가 발전시킬 수 있게 만든다. 긱 문화에서 강조하는 개방성은 AI가 가진 잠재력을 극대화하는 데 필수적인 태도라는 걸 새삼 느꼈다. 우리나라에서는 굉장히 받아들이기 힘든 구조 문화라고 생각했다.

AI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기술 그 자체보다 중요한 건 그 기술을 대하는 태도와 조직문화라고 말한다. AI를 자주 쓰는 입장에서, 나 또한 더 빨리 시도하고, 더 많이 공유하고, 더 깊게 분석하는 긱적인 습관을 갖추는 것이야말로 진짜 경쟁력이 될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

'긱 웨이'는 단순한 경영 전략서가 아니라, AI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기술을 어떻게 쓰느냐’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진다. AI를 자주 쓰는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 방식이 긱스러운지 돌아보게 됐다. 더 빠르게 시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으며, 데이터를 근거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아이디어를 개방적으로 공유하는 것. 이 네 가지 습관이야말로 AI와 긱 문화가 만날 때 생기는 진짜 시너지라는 확신이 들었다.

#긱웨이 #앤드루맥아피 #초격차를만드는괴짜들의마인드셋 #청림출판 #실리콘밸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 - 가장 조용한 참사, 교제폭력을 말하다
경향신문 여성서사아카이브 플랫 지음 / 동녘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남성 독자로서 동녘 출판사의 헤어지다 죽은 여자들을 처음 손에 들었을 때, 마음 한구석에는 막연한 방어기제와 불편함이 자리했다. 교제 살인이라는 끔찍한 단어는 나와는 무관한 극단적인 일부 괴물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뉴스에서 종종 나오는 사건들이 떠올랐다.

이 책은 결코 남성 전체를 잠재적 가해자로 낙인찍는 고발서가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한 명의 인간으로서 그리고 한 명의 남성으로서 우리가 무심코 지나쳤거나 혹은 외면했던 현실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든다. 책이 담담하게 풀어내는 사건 기록과 유가족의 절규는 우리 사회의 이야기이며, 어쩌면 내 주변의 누군가가 겪었거나 겪고 있을지 모를 고통의 기록임을 깨닫게 한다.

일상 속에서 여성들이 겪은 참혹한 폭력의 실태와, 그 이면에 존재하는 사회적 무관심, 제도적 한계, 피해자 탓하기 문화 등을 냉정하게 비판한다.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과연 이런 문제에 아무 관련이 없는 존재일까?" 라는 자문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직접적으로 가해나 방관에 연루된 적은 없지만 나 역시 주변에서 벌어지는 경미한 농담, 성차별적 분위기, 피해자를 향한 무심한 시선을 외면해온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다.

남성으로서 가장 충격적으로 다가왔던 지점은 가해자들이 휘두른 폭력이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쉽게 포장되고 오용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사랑해서 그랬다”는 변명, 집착과 통제를 ‘열정적인 애정 표현’으로 착각하는 자기 합리화는 비단 특정 가해자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 사회가 암묵적으로 용인해 온 가부장적이고 왜곡된 관계 인식이 폭력의 씨앗이 되었음을 책은 명확히 보여준다. ‘네가 걱정돼서 그래’, ‘다른 남자 만나지 마’ 와 같은 일상적인 말들이 어떻게 상대방을 옥죄는 통제의 언어가 될 수 있는지 그 경계에 대해 나 자신과 주변을 돌아보게 만들었다.

제도적 문제 역시 뼈아프게 느껴졌다. 경찰과 법원은 여전히 친밀한 관계의 폭력을 사적인 갈등으로 치부하고 피해자가 신고를 반복해도 실질적인 보호 장치는 제공되지 않는다. 결국 법과 제도가 폭력의 구조를 무너뜨리는 대신 방치하고 있는 셈이다. 이 무관심 속에서 피해자는 언제든 다음 희생자가 될 수 있다. 11번의 신고에도 불구하고 죽음을 막지 못한 시스템의 실패는 이 문제가 단순히 남녀 간의 갈등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의 안전망에 뚫린 거대한 구멍임을 증명한다.

책이 주는 불편함은 회피해야 할 감정이 아니라, 반드시 마주해야 할 각성의 계기임을 절감했다. 이는 내가 저지르지 않은 범죄에 대한 죄책감이 아니다. ‘헤어지자’는 말이 누군가에게는 생명의 위협이 될 수 있는 사회에서 그런 공포를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이미 일정 부분 안전 이라는 특권을 누리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이다. 남성들이 더 읽어야 할 책이다. 교제폭력의 구조와 문화는 대체로 남성의 침묵과 무관심 속에서 유지되기 때문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느 날 이른둥이 엄마가 되었다 - 670g의 작은 아기와 초보 엄마의 신생아중환자실 분투기
진소은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엄마 라는 이름은 설렘과 기쁨으로 다가오지만 때로는 예상치 못한 시련과 함께 찾아오기도 한다. 진소은 작가의 '어느 날 이른둥이 엄마가 되었다' 는 바로 그 예상치 못한 순간 세상의 빛을 조금 일찍 마주한 작은 생명을 품에 안게 된 한 엄마의 치열하고도 눈물겨운 기록이다. 단순히 한 개인의 육아 일기를 넘어 세상의 모든 이른둥이 부모들에게 보내는 깊은 공감과 따뜻한 위로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출산의 기쁨이 막연히 ‘건강한 아기’라는 전제 위에 서 있다는 걸 그리고 그 전제가 무너졌을 때 부모가 겪는 혼란과 두려움이 얼마나 큰지를 책을 통해 알게 된다.

책은 저자가 임신중독증으로 생사의 기로에서 아이를 낳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겨우 1.3kg 한 뼘도 채 되지 않는 작은 아이. 인큐베이터 안에서 수많은 관을 꽂고 생명을 이어가는 아이를 보며 엄마가 느끼는 감정은 기쁨보다는 죄책감과 불안함이다. '나 때문에 아이가 고통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자책과 하루에도 몇 번씩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신생아 집중치료실 앞에서의 시간들은 책을 읽는 내내 고스란히 전해져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의학 드라마에서 보던 장면들이 떠오르면서 책에 있는 사진들은 생생함을 전달했다.

건강 이라는 것이 얼마나 당연하게 여겨졌는지 반성하게 된다. 또, 부모가 된다는 건 단순히 아이를 낳는 순간이 아니라, 아이와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긴 여정임을 깨닫게 된다. 아이의 작은 몸짓, 체중의 미세한 변화에 울고 웃는 부모의 모습은 이른둥이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독자에게도 그 절박함과 애틋함을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특히 아이에게 온전히 영양을 공급해주지 못했다는 미안함에 시도 때도 없이 유축을 하며 눈물을 흘리는 장면, 아이를 직접 안아보지도 못한 채 스치듯 만져야만 하는 '캥거루 케어'의 순간들은 모성의 위대함과 그 깊이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같은 상황을 겪는 부모에게는 공감과 위로를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생명의 연약함과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작품이다.
망과 슬픔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안에서 피어나는 희망과 단단한 사랑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연약하기 그지없는 아이가 스스로의 힘으로 숨을 쉬고, 젖을 빨고, 마침내 건강하게 퇴원하기까지의 기적 같은 여정을 통해 생명의 경이로움을 보여준다. 그 과정에서 엄마는 더 이상 죄책감에 갇힌 약한 존재가 아니라 아이와 함께 성장하며 세상과 맞서는 강인한 투사로 거듭난다.

남성 독자로서 아빠의 관점도 보였다. 아빠가 마냥 강하기만 한 것은 아니다. 책 속에서 아빠는 아내와 함께 아이의 상태에 가슴 졸이고, 위기의 순간에는 함께 눈물을 흘린다. 모든 과정을 함께 겪어내는 동반자의 모습을 보여줬다.

엄마가 아이의 작은 변화에 기뻐하며 희망을 이야기할 때, 아빠는 그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엄마가 절망할 때 그 슬픔을 온전히 함께 느끼며 위로해줬다. 이는 '이른둥이 육아'라는 고난이 엄마 혼자의 몫이 아닌 부부가 함께 짊어지고 이겨내야 할 공동의 과제임을 보여줬다.

이 책은 시련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를 보듬으며 단단해진 한 가족의 아름다운 성장기이자 세상의 모든 작은 생명들을 향한 뜨거운 응원가다. 무엇보다 '아이가 자라는 건 기적이고 그 기적을 매일 믿는 게 부모의 사랑'이라는 메시지가 오래 마음에 남는다.

#진소은작가 #어느날이른둥이엄마가되었다 #미다스북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환상 우체국
호리카와 아사코 지음, 김선영 옮김 / 북다 / 202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구에게나 마음속에만 담아두고 차마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 고마웠다는 인사, 미안했다는 사과, 혹은 사무치게 그리운 마음까지. 만약 세상을 떠난 이에게 그 말을 전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우리는 어떤 편지를 쓰게 될까? 살아 있는 사람과 이미 세상을 떠난 이 사이를 이어주는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을 듯한 우체국을 배경으로 편지라는 매개체가 얼마나 깊고 섬세하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 책 속의 ‘환상 우체국’은 단순한 상상 속의 공간이 아니라 남겨진 사람들이 전하지 못한 말, 잊지 못한 그리움, 그리고 마음속 응어리를 담아내는 특별한 장소다. 편지를 쓰는 사람은 과거의 미안함과 감사, 혹은 끝내 말하지 못했던 사랑을 담아 보낸다. 그리고 그것을 받는 이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따뜻하게 반응한다. 작가는 이 과정을 통해, 단절된 관계가 시간과 죽음을 초월해 다시 이어질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편지가 단순히 종이 위의 글이 아니라 보내는 사람의 마음과 시간을 함께 담고 있다는 것이다. 말로 전할 때는 흘러가 버릴 감정이 글로 쓰면 형태를 갖추고 남는다. 그래서 편지는 때로 사람을 울리고, 때로는 새로운 용기를 준다. 작품 속 등장인물들이 각자의 이유로 ‘환상 우체국’을 찾아오는 모습은 우리 모두 마음속에 전하지 못한 말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결코 어둡거나 슬프게만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환상 우체국'이라는 판타지적 장치를 통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허물고 그 사이에 남은 인연과 사랑의 끈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편지를 통해 비로소 서로의 진심을 확인하고 용서와 화해에 이르는 모습은 독자에게 큰 울림과 감동을 선사한다. 죽음이 관계의 끝이 아니라 남겨진 기억과 사랑으로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던져주는 것이다.

바쁘다는 이유로 혹은 용기가 나지 않아 미뤄둔 말들이 있다. 현실에는 환상 우체국이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쓰지 못할 이유도 없다. 이 책은 결국 “마음이 시키는 말을 늦기 전에 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우리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마음을 표현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비록 현실에는 환상 우체국이 없지만 이 책은 우리에게 사랑하는 이에게 지금 당장 진심을 전할 용기를 전해준다.

#환상우체국 #북다출판사 #호리카와아사코 #서평단 #도서제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 - 소란한 삶에 여백을 만드는 쉼의 철학
이영길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영길 작가의 ‘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는 이 시대의 많은 이들이 마음속 깊이 품고 있을 이 질문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과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책이다. ‘빨리빨리’ 문화 속에서 쉼 없이 달려온 우리에게 저자는 진정한 ‘쉼’의 의미를 되새기며 삶의 균형을 되찾을 것을 제안한다. 40여 년간 ‘여가학’이라는 다소 생소한 학문을 연구해 온 저자의 내공이 담긴 이 책은 단순한 휴식을 넘어 삶의 태도를 전환하는 ‘쉼’의 가치를 강조한다.

책의 핵심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쉼 결핍 증후군’을 진단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저자에 따르면 쉼 결핍 증후군은 단순히 시간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쉬는 시간을 낭비로 여기는 사회적 압박과 내면화된 불안감에서 비롯된다. 이로 인해 우리는 몸과 마음이 보내는 피로의 신호를 무시한 채 번아웃, 우울증 등 정신적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 해독제로 여섯 가지 종류의 ‘쉼’을 처방한다. 이는 단순히 일을 멈추는 소극적 휴식을 넘어 삶의 주도권을 되찾고 진정한 나의 모습을 회복하는 적극적인 과정이다.

책에서 말하는 멈춤의 쉼은 바쁘게 달리기만 하던 제 생활을 되돌아보게 만들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허락은 생각보다 큰 용기이다. 일하지 않는 쉼에서는 ‘성과와 일’로만 나를 규정하던 시선을 내려놓고, 존재 그 자체로도 가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 욕망을 재조정하는 쉼은 쌓여만 가던 욕심과 비교심리를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고, 기쁨의 쉼은 잊고 지내던 소소한 행복을 다시 찾게 해준다. 느긋한 쉼은 세상의 속도를 쫓느라 놓친 ‘지금, 여기’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는 법을 알려준다. 마지막으로 사랑의 쉼은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느끼는 온기와 웃음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를 일깨웠다.

끊임없는 경쟁과 성장을 강요하는 사회에서 의도적으로 ‘쉼’을 선택하는 행위는 세상의 기준에 맹목적으로 순응하지 않겠다는 주체적인 선언이자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려는 용기 있는 저항이라는 것이다.

‘나는 홀가분하게 살고 싶다’는 제목처럼, 이 책은 삶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몰라 막막했던 이들에게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한다. 저자가 제시하는 여섯 가지 쉼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조급함과 불안함에서 벗어나 삶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되새기게 될 것이다.

이 책은 40대의 나에게 ‘쉼은 나를 위한 투자’라는 확신을 준다. 바쁘다는 이유로, 책임감 때문에, 혹은 남의 시선 때문에 미뤄두었던 나만의 시간을 조금씩 회복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는 기분이다. 단순히 편하게 살자는 책이 아니다. 버려야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쉼, 그리고 그 쉼이 주는 회복의 힘을 차분하게 알려주는 안내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