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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심리학 - 미술관에서 찾은 심리학의 색다른 발견
문주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9월
평점 :
흔히 미술관에 가면 작품 앞에서 ‘좋다’, 혹은 ‘이해가 안 된다’ 정도의 막연한 감상만 남기곤 한다. 문주 작가의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바로 그 지점에서 우리에게 좀 더 깊은 감상을 할 수있게 해주는 흥미로운 책이다. 그림과 심리학이라는 두 세계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며, “끌리는 그림에는 이유가 있다”는 명쾌한 진실을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단순히 그림을 해설하는 것을 넘어 예술 감상이 어떻게 깊은 자기 이해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 길을 안내하는 다리가 되어준다.
고흐, 피카소, 뭉크 같은 익숙한 화가들의 작품을 소재로 삼으면서도 미술사적 해설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무의식과 감정, 관계 같은 심리학적 요소를 짚어낸다. 그림을 통해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이나 융의 분석심리학을 만나는 경험은 신선했다. 특히 초현실주의 화가 르네 마그리트의 작품을 융의 ‘부정적 아니마’ 개념으로 풀어낸 부분은 계속 기억에 남았다. 그의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기묘하고 위협적인 여성 이미지가 화가의 무의식에 잠재된 상처와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따라가다 보면, 작품의 난해함 너머에 숨겨진 인간적인 고뇌와 마주하게 된다. “그림이 말을 걸 때, 심리학이 답한다”는 부제가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수는 없을 것이다.
지식을 쌓게 해주는 참고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비추는 심리학적 거울 과도 같았다. 특히 ‘내가 보는 나’와 ‘색이 말하는 것들’ 챕터를 읽으며 그림 속 인물이나 색채가 화가의 내면인 동시에 내 감정의 반영일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웠다. 설명을 읽기도 전에 이미 내 마음이 먼저 반응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으며 왜 유독 어떤 그림 앞에서 오래 머물게 되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그림을 바라보는 태도가 달라졌다. 미술관에 다시 간다면 이제 작품을 ‘이해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대상'처럼 느낄 것 같다. 결국 '미술관에 간 심리학'은 예술 감상과 자기 이해를 동시에 가능하게 해주는 특별한 경험을 이해시켜준다. 그림 앞에서 내 마음을 더 솔직하게 마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다시 미술관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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