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로드 - 시선과 기록이 만드는 길
박환이 지음 / 책과강연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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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이 작가의 '더 로드'는 인생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이들에게 막연한 위로가 아닌 시선과 기록이라는 구체적인 나침반을 쥐여주는 책이다. 저자는 “인생은 이미 보물섬이다”라고 선언하며 우리가 찾아야 할 보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존재함을 일깨운다. 다만 그 보물을 찾아갈 지도를 그리고, 여정을 기록하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라고 말한다. 뇌과학, 양자역학, 심리학 등 탄탄한 과학적 배경 위에서, 어떻게 목표를 명확히 시각화하고 그 과정을 꾸준히 기록함으로써 원하는 현실을 창조할 수 있는지 설득력 있게 풀어낸다.

물리치료사로서 이 책이 전하는 메시지는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나는 매일 재활의 현장에서 신체의 한계와 고통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으려는 환자들을 만난다. 그 길은 언제나 고통스럽고 눈에 보이는 진전보다 보이지 않는 좌절이 더 클 때가 많다. 그렇기에 저자가 겪은 신체적 장해와 그것을 이겨낸 과정은 문장에 강력한 진정성과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저자는 몸과 마음에 깊이 새겨진 상처를 단순히 극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것을 삶의 새로운 길을 여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으로 전환시켰다. 그의 이야기는 내가 매일 현장에서 마주하는 환자들의 고독한 싸움을 떠올리게 하며 깊은 공감과 감동을 자아냈다.

가장 강조하는 '보물은 시각화하고, 여정은 기록하라'는 문장은 치료와 재활의 핵심 원리와 정확히 일치한다. 환자들에게 통증 없이 자유롭게 움직이는 미래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게 하는 것은 뇌의 신경회로를 재구성하고 불가능해 보였던 움직임을 가능하게 만드는 강력한 치료 과정의 일부다. 어제보다 단 1도라도 더 굽혀진 무릎, 1초라도 더 길게 버틴 근력처럼 사소해 보이는 진전을 매일 기록하게 하는 것은 더딘 회복 과정 속에서 환자가 포기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가장 확실한 심리적 닻이 되어준다. 노력과 기록이 쌓여 결국 ‘다른 차원의 삶’으로 나아가는 저자의 경험은 재활의 현장에서 가장 절실하게 증명되는 그 자체였다.

'더 로드'는 단순한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한 인간이 자신의 한계를 어떻게 넘어섰는지를 증명해낸 치열한 기록집 이다. 물리치료사인 나에게는 회복을 향한 고통스러운 과정이 결코 헛되지 않으며 보이지 않는 작은 기록 속에서 위대한 희망이 자라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 책이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절망과 싸우고 있을 환자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다. 시선 과 기록 은 그들의 기나긴 재활 여정에도 가장 강력한 빛과 힘이 되어 줄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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