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을 알고 있고 몇 편 재미있게 보기도 했었는데 어느새 흐지부지였다. 헌데 책으로 나온 조선왕조실톡 1권은 술술 읽혀 좀 웃긴다. 같은 컨텐츠인데 말이다.

이유를 따지자면 시대순으로 재배치해서 출판된 것도 한 몫 한 것같다. 촌스럽게도 순서대로를 좋아하는 단순한 두뇌 회전 때문인지. 다른 이유도 있다. 다른 웹툰과 달리 조선왕조실톡은 댓글로 갑론을박이 진행되는데 빨리 다음 편으로 넘어가고 싶은 나에게는 숙제처럼 느껴졌나보다. 의견을 제시하거나 옳고 그름을 가릴만한 식견이 없다보니 막연한 정보의 넘침은 용량 초과였다.

웹툰으로 읽기는 실패했지만 재미있고 유익했다. 제목부터 톡을 접목시킨 내용까지... 작가님이 대단하게 느껴졌다. 조선왕조실록이 새롭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조선의 왕들이 너무 섹시하게 그려져 연예인같았던 것은 묘하면서도 좋았다.

다시 한번 웹툰으로 정주행을 시작해봐야겠다. 책으로 뒷 권을 다 읽은 후에도 마음이 안 변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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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라는 장르 딱지가 붙으면 나와는 그닥 관계가 없었다. 엄청나게 유명한 블록버스터 영화도 본 기억이 별로 없다. 그런 측면에서 헐리우드 상업 영화와 동떨어져 문화 미개인같은 느낌을 홀로 받고는 했다.

`리틀 브라더`는 역시나 익숙하지 않았다. 25살 이상은 아무도 믿지말라는 소설 속 말과 살짝 달리 25살 이상은 이해가 어려운건지. 마커스와 너무도 다르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SNS같은 미디어를 이용하지도 익숙하지도 않은 마커스의 부모님같은 TV 앞 인물이기 때문인지도.

마커스 얄로우는 샌프란시스코에 살고 있는 17세 소년이다. 조금 특이한 점은 컴퓨터 척척박사 수준이랄까. 학교의 감시 시스템에서 쉽게 벗어나 땡땡이치고 게임을 즐긴다. 일반적으로 아는 컴퓨터 게임이 아닌 대체현실게임이라는데 알 듯 모를 듯 하다. 한 팀으로 게임을 하는 대릴, 졸루, 버네사와 같이 힌트를 찾으러 가던 마커스는 큰 폭발음을 듣는다. 무슨 일인지도 모른 채 패닉 상태의 수많은 사람들에 휩쓸리던 그들은 머리에 자루를 쓰고 어딘가로 끌려간다.

감금 상태에서 국토안보부라 칭하는 이들에게 취조를 받는다. 베이교 폭발로 잠정적 테러리스트 취급을 당하며 끔찍한 시간을 견딘 마커스는 풀려난다. 졸루, 버네사도 돌아왔지만 대릴은 그 곳에 남겨졌다. 마커스는 그들을 용서하지 않겠다며 자신만의 복수를 시작한다. 엑스넷을 만들어 알리는 것이 첫 단계이다.

테러 이후 샌프란시코는 통제와 감시가 만연하다. 마구잡이로 데이터를 모으고 기준에서 벗어난 이들은 수시로 조사 대상이 된다. 소설 속 묘사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익숙한 CCTV, 민간인 사찰, 빅 데이터를 이용한 마케팅이나 정치적 이용 등 현재와 흡사하다. 막연한 공상은 아닌 것이다.

`리틀 브라더`는 성장소설, SF, 스릴러, 히어로물까지 장르를 따지자면 복합적이다. 그럼에도 작가가 말하고자하는 바는 벗어나지 않는다. 주인공 마커스의 입을 빌리는 1차원적인 방법이지만 끊임없이 기본권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리틀 브라더`는 이해하기 어려운 해킹의 세계에도 소설 마지막 장까지 읽게 만드는 매력은 분명히 있다. 잘못된 권력 꼰대들에게 한 방 날리는 이들의 모습은 사이다였다. 비록 사이다를 마신 후에 더 갈증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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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권 완성의 어린이 역사서지만 다 읽었다는 것 자체의 뿌듯함을 느낀다. 물론 부족하다. 자세하고 집요하게 알고 싶은 마음과 달리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기억할 능력은 없기에 역사를 아동 도서로 시작했지만 말이다.

점점 더 많은 자료와 사진이 보이는 근.현대사도 이야기하지만 아쉬움이 많다. 아이들에게 역사에 대한 시각을 스스로 갖게 해주려는 의도도 보였지만 자세한 역사적 사실을 보여주지 못하기에. 지나간 역사를 확실하게 조사하거나 남기지 않은 권력자들의 태도에 씁쓸했다. 몇 백 년 전의 역사도 아닌 불과 100년도 안된 일들인데 말이다.

아동 도서에서 청소년 역사 도서로 업그레이드할 때까지 많은 책을 읽어야할지도. 역사는 어렵다. 참 어렵다. 앗 뜨거하고 피하지 않게 되어 아직은 그 정도로 만족해 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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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추천마법사에서 보고 골라보았다. 마녀보다는 식당이라는데 꽂힌 것 같다. 먹는 것에 대한 막연하면서 근본적인 개인적 집착에서 비롯한 것이겠지.

이 책은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 당선작이라는 스펙을 달고 나왔는데 생소했다. 선택하는 독자 입장에서 다양함은 이미 익숙하지만 신뢰나 믿음을 위해서라도 공모전이 계속되어 역사가 되고 출판까지 이어지는 시스템이 확실했으면 한다.

책은 나쁘게 말하면 뻔했다. 마녀는 동화책에서 본 것 같았고 식당은 음식 열풍의 일부분같았다.
마녀가 소원을 이뤄주는 음식을 만들어 파는 식당 이야기가 주이다. 핫 초콜릿, 토마토 수프, 영계백숙, 잔치국수... 요리와 얽힌 사연들이 이어진다. 다른 이들의 작품 속 설정을 자연스럽게 이용하는 듯한 느낌과 본 듯한 이야기 구성은 아쉽다. 하지만 음식을 먹으러 온 개인의 사연을 만들어가거나 그 속에서 소소한 설정과 아이디어를 섞으려는 작가의 노력이 보였다.

이게 뭐지... 하는 강렬함과 충격, 배신을 보여주는 많은 소설들 속에서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심심할 수도 있다. 오히려 청소년 소설이나 성장 소설같은 느낌을 주었다. 이 소설은 마법같은 일들이 일어나기도 하는 우리의 이야기이다. 나, 아니 우리는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어떠한 대가를 치르고 라도 마녀의 손을 잡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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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플, 어떤 분의 읽은 책에서 본 표지에 반해 보게 되었다. 그림책은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어릴 적 읽은 동화책에도 그림은 있었지만 그림책이라고 분류하긴 어려웠으니. 유아라고 딱지가 붙어있는 그림책을 빌려오고 책을 펼쳤다.

색년필로 색칠한 것 같은 느낌과 분위기가 풍겼다. 눈이 쨍한 색감이 아니어서 수박의 붉은 속살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았다. 여름만 되면 냉장고에 꼭 있던 수박 한 덩이. 수박이 마냥 싫었던 어린 나는 이상한 아이라는 구박에 시달렸다. 지금은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어중간한 입장이다.

처음보는 그림책이 `수박 수영장`이니 좀 웃긴다. 수박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보면 더 좋지 않을까?
실제 수영장처럼 뜨거운 햇볕때문에 등장한 구름 양산과 먹구름 샤워는 너무 좋았다. 지은이가 생각하고 그리며 뿌듯했을 것만 같다.

그림책, 아니면 동화책. 더 보고 읽게 될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 만날 이유가 없어진지 오래된 어색한 사이지만 보다보면 정이 푹 들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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