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라는 말이 들어간 제목과 책 표지만으로 이 책을 읽게되었다. 어떤 책을 읽을 것인가를 선택하는 건 흥미로우면서도 번거롭고 어렵다. 매번 유행하는 것들을 고르지만 가끔 다른 것들을 접하고 싶은 심리랄까.... 살인자의 딸들은 어머니를 살해한 아버지를 둔 자매의 30년 간의 이야기이다. 여성이 주인공이지만 그녀들의 심리나 라이프 스타일에서 미묘하게 어긋남을 느꼈다. 문화차이인지 문체나 감정 표현 어느 것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지만.근래 읽은 소설들이 전반적으로 비슷한 느낌인 것 같다. 아쉽다고 생각할 찰나 소설 후반에 몰아치는 것이 말이다. 살인자의 딸이라는 단 하나의 사실이 삷을 송두리째 흔들고 잠식한다. 살인을 소재로 한 소설들을 많이 봐왔는데도 소설 속 살인자 아버지는 받아들이기 힘들고 버거웠다. 룰루와 메리 그녀들에게 서로가 있음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초록 카페트와 갈색 벽지, 그녀가 살고있고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다. 집 밖과의 단절, 외로움 속에서 존재를 증명하고자 마테아는 노력한다. 노력이 너무 소소하고 결과도 좋지않아 황당할 정도이지만... 죽음을 준비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그녀는 마지막은 그녀의 뜻대로 맞이한다. 유머라기보다는 어이없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 부분이 많았다. 공감과 비공감을 널뛰게 하는 마테아는 그럼에 더 안쓰럽고 서글프다.
사신 치바를 읽고 ... 후속작이라 볼 수 있는 사신의 7일을 안읽으면 미완성같이 느껴져 잽싸게 읽었다. 사신의 7일은 사신 치바로 예열하고 본편으로 들어온 것 처럼 한명의 죽음을 조사하는 7일을 여과없이 보여준다. 성실의 표본, 치바가 딸을 잃은 야마노베 부부의 복수를 돕는 과정은 블랙코미디를 연상케 한다. 25분의 1 확률의 싸이코패스 혼조를 상대하는 한낱 인간의 무력함은 치바와 함께하며 상쇄된다. 오히려 유쾌한 7일이 된다. 신들의 파격 이벤트로 수명 20년 연장이 당첨된 혼조는 참 ...치바의 조사 업무는 계속되고 7일이 지난다. 그리고 치바는 계속해서 인간들 속에 비를 맞으며 함께 한다.내가 읽은 이사카 고타로의 세번째 소설이다. 좋았다. (한권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내가 읽은 정유정 작가의 전작과 비교해볼 때 가장 친절한 소설이었다. 그래서인지 굉장히 빨리 책을 덮을 수 있었다. 점점 더 독자친화적으로 누구나 읽고 흥미를 느낄 수 있을 법한 소설을 쓰시는 것 같다. 잘 만들어진 상업영화의 흡입력과 같은 느낌이다. 나는 정유정작가의 차기작이 나온다면 찾아 읽을 것이다.
가볍게 읽기 좋은 유쾌함이 있다. 사신 치바와 죽음을 앞둔 이들의 이야기지만 말이다. 죽음은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치바의 생각이 소설 전반에 깔려있어 어두운 느낌은 없다. 사신 치바의 캐릭터의 힘으로 소설을 끌고 간다. 음악에 대한 집착적 사랑, 성실한 사신 활동, 시크함 ...소설 말미에 치바가 할배나이며 시간의 흐름에 따른 뒷 이야기같은 느낌의 구성이 있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