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읽던 추리소설이 아닌 다른 장르를 읽고싶어서 가족소설이라 홍보한 이 책을 선택했다. 표지와 제목이 매력적인 점도 한 몫했다.
소설은 상상했던 느낌과는 많이 달랐다. 말 그대로 3대에 걸친 가족의 이야기였지만 가족의 모습은 보통이라 부르기엔 기묘한 형태이자 모습이었다.
러시아 출신 할머니와 고지식한 할아버지, 각각 혼외자를 둔 부모, 외삼촌, 이모와 네 명의 자녀가 한 집에서 살고 있다. 아주 크고 어두침침한 듯 밝은 대저택에서.
소설은 1960년대에서 2000년대까지 가족의 역사이자 삶을 보여준다. 이질적이고 마냥 사회와 단절된 것 같던 가족들이 변한다. 저택에 단 세명이 남을 때까지 말이다.
야나기시마 일가가 실제 내 주변에 존재한다면...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보통과 다른 이들에 대한 경계심과 잣대, 판단은 나에게도 분명 존재할 것이다. 그들도 나와의 관계를 썩 반가워하지 않을테니 소설에서만 만나기로 하자.
냉정과 열정사이 이후 처음읽는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 소설도... 번역하며 실수가 생긴 소설 속 호칭 오류도 조금씩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