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패드라 패트릭 지음, 이진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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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소중한 것은 함께한 추억_<아서페퍼_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_패드라 패트릭

 

출판사_다산북스

 

 

 

 

 

 

"지금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아서페퍼_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는 아내가 죽고 1년 뒤, 아서가 아내의 옷장에서 낯선 팔찌 하나를 발견하고, '참'에 얽힌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가며 아내의 과거를 하나씩 알게 되는, 아서의 유쾌하고 뭉클한 가슴 따뜻해지는 여행기였다.


혼자 사는 삶의 정적은 그가 불평했던 그 어떤 생활 소음보다도 그의 귀를 먹먹하게 했다. -P.11

1년 전 아내를 먼저 보내고 홀로 남은 아서는 집에 스스로를 가두고 살았다. 아내와의 추억이 가득한 그 공간에서, 사랑했던 순간들을 반추하며 살고 있었다. 상실감에 잔뜩 젖은 아서를 보며 두 자식은 아내의 유품을 빨리 정리하라고만 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의 나이 예순 아홉. 더 이상 나아갈 곳이 없었다.

그렇게 자기 연민에 빠졌던 것도 잠시, 아내의 유품을 결국 정리하기로 한 그는 아내의 부츠 속에서 낯선 팔찌 하나를 발견한다. 코끼리, 꽃, 책, 팔레트, 호랑이, 골무, 하트 그리고 반지 모양의 여덟 개의 참(charm)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참에 달린 보석에서 신기한 글자와 숫자들을 발견하게 된다. 한번에 알아 볼 수 있는 인도 전화 번호. 그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아내가 인도에 연락한 적이 있었다는 사실은 들어본 적이 없었다.

결국 그 번호로 전화를 건 아서는, 자신의 아내를 알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게 되는데......


 






 

처음 몇 페이지를 읽었을 때부터 홀로 남은 아서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아내의 부재로 인한 상실감에 젖어 있는 모습은 당연히 안쓰러웠고, 거기에 자식을 꾸리고 타국으로 떠나버린 첫째 아들과 힘들다며 아내의 장례식에 나타나지 않았던 첫째 딸은 그를 더 쓸쓸하게 만든다. 전화로 겨우 연락을 하고 있지만, 가족의 해체와 부재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아서의 고독이 더 짙게 느껴졌던 것 같다.

이와중에 그래도 자식들이라고 홀로 집에 틀어박혀 있는 아버지가 걱정된다며, 자식들은 제 어머니의 유품을 다 정리하라고 한다.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하지만 나는 그 말이 더 나아갈 곳 없는 벼랑 끝으로 내모는 말 같아 더 씁쓸했었다.


앞으로 나아가라고? 대체 어디로 나아가란 말인가, 젠장!
그의 나이는 예순 아홉이었다.
대학에 다니거나 휴학 중인 10대 청년이 아니란 말이다.
앞으로 나아가라니.

그는 터덜터덜 침실로 들어서며 한숨을 내쉬었다.-p.17


어찌되었든, 결국 아내의 옷장 문을 열었던 아서는 우연히 아내의 부츠 속에서 낯선 팔찌를 발견한다. 그런데 팔찌가 특이하다. 아내의 취향에는 거리가 멀었던 팔찌. 팔찌에는 코끼리, 꽃, 책, 팔레트, 호랑이, 골무, 하트, 그리고 반지. 이렇게 8개의 각기 다른 모양의 '참(charm)'이 달려 있었다.

그리고, 첫번째 코끼리에 담긴 인도 전화번호. 그 번호는 아내의 과거를 추적하는 아서의 기이한 여행의 시발점이 된다. 인도에서 누군가의 보모였던 아내, 영국 배스의 그레이스톡 영지에 있었던 아내. 유명한 소설가와 인연이 있었던 아내. 누군가의 절실한 사랑이었던 아내........ 아내의 과거를 사생활을 캐는 것 같아 찜찜하면서도 자신이 모르던 아내의 모습을 발견하는 흥분감이었는지, 아서는 여행을 도통 멈출 생각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다이내믹한 아내의 과거를 알면 알수록 자괴감이 들기 시작한다. 어째서 아내는 자신처럼 평범하고 재미없는 남자랑 사랑하고 살아왔던 것일까. 하고.

아서는 참에 얽힌 아내의 과거를 하나씩 풀어낼 때마다, 의기소침하기도하고, 더 침울해지기도하고, 몇 번이고 그만둘까 고민도 한다. 하필이면 참이 나올 때마다 새로운 남자, 그것도 자신과 180도 다른 스타일의 남성들이 나오니 더욱 울적해 하신다.


드 쇼펑이라는 작자에 대해 아서가 느끼는 감정이 불안과 질투라고 해도, 그 감정으로 인해 그는 살아 있음을 느꼈다.

그의 몸에는 충격오법이 필요했다. 스스로 만들어놓은 안락한 감옥을 뒤흔들 무언가가 필요했다.

 

미리엄과의 추억이 여전히 생생하게 남아있는 그 집에 살고 있는 아서에게는 뭔가 다른 게 필요했다. -p.125


 

하지만 일흔에 가까운 이 순정남 할아버지는 그래도 끝사랑은 자신이었을 거라는 걸 확인하고 싶었던 걸까. 아니면 이제는 더 이상 이곳에 없는 아내의 흔적을 조금 이라도 더 보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저 페이지의 글처럼 아내와의 추억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충격 요법이라도 쓰고 싶으셨던 걸까. 결국, 더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는 말을 듣고도 끝까지 참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기 위해 움직이신다.

그런데, 심각했던 아서 할아버지께는 죄송했지만, 그런 가엽고 귀여운 모습의 아서 할아버지의 그 모습들 덕분에 울고 웃었다. 처음에는 사랑하는 이를 잃은 남자의 모습에 너무 슬펐고, 아무도 남지 않아 홀로 살아야하는 일흔에 가까운 할아버지의 모습에 먹먹하다가, 추억을 곱씹는 아서의 모습에서 아내를 애지중지 했을 순정이 너무 애틋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서를 응원하게 된다. 철책을 넘다가 바지가 찢어지고, 호랑이 앞에서 바들바들 떨고, 낯선 도시에서 소매치기 당해서 부랴부랴 헐떡이며 뛰어가는 모습에 '할아버지 힘내요!'하게 된다. 책 소개글에 '전 세계 사람들이 아서 페퍼를 응원하게 만든'이라는 문구가 격하게 와닿았던 순간들이었다.

여기에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가세해주니, 여행 이야기가 흥미진진하다. 하렘을 만들었던 탕아도 나오고, 바람둥이 소설가도 나오고, 양다리를 걸친 채 결혼할 여자를 고민하는 청년도 나오고, 마약에 찌들었다가 탈출하고 훈훈한 일화를 보여준 청년도 나온다.


이렇게 아서의 여행기를 따라 울고 웃고 하다보면, 잔잔히 오던 감동의 물결이 확 밀려오는 걸 느낀다. 집에서 영영 갇혀 살 것 같았던 그가 으로 나아가는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가는 길에 우연히 만난 청년에게 결혼 상담도 해주고, 약에 찌들었던 청년을 만나 위로도 해주고 구원도 받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얽매여 밖으로 나가지 못한 사람을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밀어주기도 한다.  


"방법을 찾아아죠. 아직 젊잖아요. 아직 살날이 많잖아요. 지금 모험과 경험과 사랑을 놓치고 있잖아요. 메모를 남기고, 편지를 쓰고, 신분을 밝히지 말고 전화를 해요. 그리고 당신 자신의 삶을 살아요. 누군가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당신에게 상처를 준 사람 곁에 주저앉지 말아요. 당신을 사랑하는, 당신 또래의 남자를 만나요." -p.181


아서가 발견한 건 결국 그 자신에 관한 것들이었다. 호랑이 한테 물렸을 때 그토록 용감하게 행동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잠옷과 치약도 없이 이상한 영지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바로 전날만 해도 일상의 조화가 깨어진다는 생각만으로 이마에 진땀이 나던 그였다.
카페에서 낯선 사람에게 인간관계에 대한 조언을 했고, 그 조언이 그가 그 자신을 두고 새각하는 것처럼 한심한 노인네가 하는 소리 같진 않았다.
...... 아서는 스스로 알고 있는 것보다 더 강하고 더 속 깊은 사람이었고, 그는 자신에 대한 이러한 새로운 발견이 마음에 들었다. -p.226


평생을 규칙적인 삶을 살아온 아서 페퍼가, 그 규칙을 뒤흔드는 여러가지 일을 겪으면서 변화해가는 모습이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처음에는 처음 마트에 장보기 심부름을 시킨 엄마 마음으로 조마조마 하면서 보았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허둥지둥하는 할아버지 모습에 피식 웃기도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아서가 자신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하는 모습들을 볼 때면, 위로도 받았다.

무엇보다 초장에서 가족 해체의 모습을 진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서글펐던 아서 가족은 알고보니 저마다의 사연이 있었고, 그 사연을 풀면서 다시 화합하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았다. 그리고 '있을 때 잘해.'라는 말이 딱 떠올랐던 것 같다.


처음에는 그간 소설을 너무 많이 읽었는지, 아내 미리엄의 팔찌가 아서가 자신이 없는 남은 인생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만든 '큰 그림'인 줄 알았다. 자신의 테두리 안에서만 살아 온 아서가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큰 그림......이라는 반전. 하지만 그런 반전은 없었다. 물론 아서의 입장에서 아내의 과거 이야기는 충격이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자신이 몰랐던 아내의 시간을 걸으면서, 아서는 그 이상의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몰랐던 자신의 모습들에 대한 발견했으니 말이다. 자신은 계속 비루한 사람이라고 그랬지만, 아내 팔찌 하나 쥐고, 영국을 누비고 프랑스까지 다녀온 그는 누구 못지않게 도전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그리고 가장 소중한 가족의 마음을 다시 얻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결국 소중한 것은 사랑하는 사람과 서로 사랑하고 행복했었다는 사실이라는 걸 말해주고 싶지 않았나 싶다.


"그게 뭐든 그것 때문에 두 분이 함께 나누었던 것들이 달라지진 않아요. 아버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사셨어요. 그런데 지금은 과거에 집착하고 계세요.

........ 아버지의 삶을 보세요. 어머니가 어떻게 웃고 있는지, 아버지가 어떻게 웃고 있는지 보시라고요. 두 분은 서로를 위해 태어났어요. 아버진 행복했어요. 호랑이도 없었고, 형편없는 시들도 없었고, 파리에서 쇼핑을 한 적도 없었죠. 낯선 나라로 여행을 하지도 않았고요.

하지만 두 분이 함께한 삶이 있잖아요. 이걸 보시고 소중히 간직하세요." -p.380~381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아야 행복하고, 서로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했다는 사실. 비록 그 사람은 떠났지만, 그 사람과의 결실에 곁에 있다는 사실. 그러므로 우리는 누구 못지않게 사랑했다는 아름다운 사실들인 것이 아닐까.

그런 따뜻한 이야기와 메시지가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작품이었다.



<본 서평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7'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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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씨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송은주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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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씨>_마거릿 애트우드
출판사_현대문학


 


 


 

우리의 연회도 이제 끝났도다.
우리의 배우인 치아여....... 그러면 우리의 굴욕도 완전해질 것이다.

됐다. 어깨 죽 펴. 받아 들여.
아직 할 수 있다. 어떤 장애물이 있어도 해내고 말 것이다.

먼저 그들을 매혹시켜야 한다. 그 결과를 보고 즐기고 싶어서가 아니다.
그가 배우들에게 말하듯이, 그들을 경탄으로 열광시켜야 한다.
마법을 부리자! -p.25



<마녀의 씨>는 고전 작품의 독창적인 재해석으로 유명한 예술 감독 필릭스 필립스가 자신의 부하 토니의 음모로 극단에서 쫓겨난 뒤, 자신의 복수와 사랑하는 딸에 대한 애도를 위해 자신만의 <템페스트>를 완성하는 이야기다.

필릭스는 공연마다 파격적인 연출로 사람들을 놀라게 했고, 그것이 자신의 고결한 목표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사이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잃어버렸고, 그로 인한 슬픔과 고통의 기간을 잊기 위해 더욱 일에만 집중했다.

그런데 그것이 화근이었다. 그가 작품 연구에 미친듯이 몰두하는 사이, 그 외 모든 제반 활동을 담당하던 그의 부하 직원 토니가 그를 배신했다. 필릭스는 한 순간에 예술 감독의 지위를 실추하고 만다. 

마치 마법 연구에 몰두하다 동생 안토니오에게 배신당한 프로스페로처럼, 결국 토니의 작당으로 필릭스는 그가 자리하던 세계에서 추방당하고 말았다. 그는 이제 가명을 쓰고, 허름한 판잣집에서 망령처럼 자신의 근처를 유영하는 딸, 미란다의 환영과 함께 살아가는 신세로 전락하고 만다.

9년 뒤. 플래처 교도소의 교사 자리를 얻어 '셰익스피어'를 가르치게 된다. 수감자들을 대상으로 작품을 읽고 배역을 주며, 공연을 계획하겠다는 것이었다. 무모한 도전으로 보였지만, 수업은 예상 외로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또다시 4년의 시간이 흘러, 자신이 있는 곳으로 그의 적들이 오는 기회가 찾아오는데......


잘 들어라, 그들이 울부짖는다.
저들이 좇기게 하여라. 이제 나의 모든 원수들이 내 자비 하에 들어왔다. -p.192
(* 템페스트 4막 1장 중 프로스페로의 대사.)
 

 

 


 

#뮤지컬 영화가 떠오르는 작품

작품을 읽는 내내 뮤지컬 영화의 원작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하이스쿨 뮤지컬>이나 <레미제라블>이나 <라라랜드>를 보았을 때의 기분도 느꼈다. 처음에 배치된 태풍 장면, 작품에 녹아있는 <템페스트>의 대사, 그리고 희극 작품 속 대사같은 필릭스의 독백들이 만들어낸 분위기였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작품이 전개되다가 갑자기 음악이 흘러 나올 것 같았고, 영화 <레미제라블> 오프닝 'Look down'과 같은 장면이 상상되었다. 음악이 흘러나오고, 어두운 조명에 번쩍이는 가운데 어두운 분위기의 조명, 갑판에 매달린 인물들 주변으로 파도를 연상케 분장한 배우들의 플래시 몹이 눈앞에 어른거릴 것 같았다.

그러다 다시 현실 장면,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슬픔 때문에 정말 미친듯이 작품에 열정을 쏟아야하는 감독의 쓸쓸한 모습이 연상된다. 하지만 모든 것을 잃고 쫓겨난 한 남자의 모습이 처연하게 그려진다.


#현실과 극의 경계가 허물어질 때
그런데 이 작품의 묘미는 앞서 말했던, 저 부분들이 아니었나 싶었다. 필릭스의 현실 이야기와 극 <템페스트>가 교차하면서, 동시에 그 경계가 오묘하게 일그러지는 부분들이 드러날 때 말이다.

<템페스트>의 프로스페로 역인 셈이지만, 현실의 필릭스는 지금 이곳의 필릭스들을 보여준다. 인생을 모두 바쳐 쌓아올린 공든 탑이 무너진 때의 인생의 허탈함. 사랑하는 이들을 그저 보낼 수밖에 없었던 죄책감과 상실감과 슬픔. 그래서 공감이 간다. 고전을 모티프로 했지만 어려운 감 없이 술술 읽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쉬지 않고 움직였다. 그렇게 바쁘게 지내려고 애썼다. 그것으로 충분치 않았다.

그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렸다. 이 기회를 이용해 젊은 시절 결국 끝까지 읽지 못한 고전들을 읽을 생각이었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안나 카레니나』, 『죄와 벌』...... 그러나 읽을 수가 없었다. 너무 많은 진짜 인생이 있었다. 너무 많은 비극이 있었다. 고전 대신 행복한 결말을 맺는 아이들 소설에 저도 모르게 이끌렸다. 그것이야 말로 그가 간절히 바라는 바였다. 운명의 반전. -p.64


그러다가 죽은 딸 미란다와 혼자 대화하는 장면이 나올 때면, 자신이 망상을 보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 그녀가 있다고 믿으며 대화를 하는 것을 볼 때면. 갑자기 프로스페로가 슬그머니 나타난다. 이 현대의 일상적인 드라마가 판타지가 만들어 낼 법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선사하는 순간이다.

그리고 교도소에서 <템페스트> 연극을 준비하는 동안, 배우들이 배역에 몰입하다가 점차 일상에서도 <템페스트> 속 인물들처럼 생각하고 대화하고 행동하는 모습들도 흥미로웠다. 각 배역들이 맡은 캐릭터가 다채로워서, 대화를 읽고 있으면 지루할 틈도 없었다.

특히 필릭스가 복수극을 펼치는 장면 묘사는 완전 몰입해서 읽었는데, 극적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음향 효과나 기타 도구와 약 등을 사용해서 복수의 대상들을 공포에 떨게 만드는 장면이 생생하게 떠올라서 흥미로웠다.

 


 

#기타/마무리_원작이 읽고 싶어지는 작품


이 작품은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중 한 작품이었다. 호가스 셰익스피어는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기념하며, 그의 작품을 현대 작가들이 자신의 개성을 더해 재해석해서 작품을 집필하는 프로젝트였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원작 <템페스트> 읽고 나서 읽으면, 더 깊은 감상을 할 수 있었을텐데....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의미심장한 대사들이나 상징들이 숨어져 있었던 것 같았고, 원작을 알아야 마거릿 애트우드가 원작을 어떻게 풀어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었을텐데, 그런 아쉬움도 조금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보니 원작에 대한 호기심도 왕왕 일어났던 글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고사하고서라도, 필릭스의 복수와 예술 인생, <템페스트>를 구현하기까지 그가 보여준 숱한 노력들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냥 인상적인 문장이 있었는데, '이 어둠의 존재를 나의 것으로 인정하겠소.'라는 프로스페로의 대사였다. 연극을 마친 후, 연극 후기를 발표하는 수업 중에 '마녀의 씨'팀이 발표한 내용 중에 나온 이야기였다. 마녀가 낳은 '칼리반'이 '프로스페로'의 아이였을지도 모른다는 해석. 책 제목이 <마녀의 씨>였기 때문일까. 아니면 내가 과잉해석하는 걸까.

무튼 이 마녀의 씨이자 섬의 첫 주인이었던 '칼리반'과 그런 그를 멋대로 이용하고 섬을 장악한 프로스페로. 이 두 캐릭터에 작가의 재해석이 숨어있지 않았을까. 그런 상상을 조심스레 해보았다.

 
참고로 베토벤의 곡 중에 <템페스트>라는 곡이 있는데, 그 중 3악장(폭풍우)를 들어보면 왠지 폭풍우 장면을 보면, 정말 폭풍우가 막 몰아치는 느낌이 든다. 나머지 악장도, 작품이랑 분위기가 너무 잘 어울려서 소름이 돋았는데. 이 곡을 베토벤이 청력을 거의 잃어가던 때에 작곡한 곡이라고 한다. 베토벤이 이 곡을 이해하려면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읽으라고 말했다고 하던데.

곡을 썼을 베토벤의 상황과, <템페스트>에서 섬으로 쫓겨난 프로스페로, 그리고 마녀의 씨에 나오는 <펠릭스>가 너무 잘 떠오르는 곡이었다.


<본 서평은 현대문학(출판사)의 문학독후로 활동하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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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즈 - 노력을 이기는 일시정지의 힘
레이첼 오마라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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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즈(PAUSE)_레이첼 오마라
출판사_다산북스

 

 



<퍼즈(PAUSE)>는 구글 리더십 코치이자, 직원들의 잠재력 개발과 업무의욕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책임 개발자인 레이첼 오마라가 들려주는 '일시정지의 힘'에 대한 이야기다.

챕터별로 저자가 이를 결심하게된 계기부터 어떤 마음으로 어떤 계획을 통해 이를 실천하고 무엇을 얻었는지 차근차근 담겨 있었다. 소챕터 마지막 부분에는 'PRACTICE'를 만들어서 앞에서 다룬 이야기를 독자들이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저자는 구글의 고객지원부에서 관리자로 근무하고 있었다. 20대 초반부터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 커리어를 쌓고 있었는데, 운좋게 일하던 회사가 구글에 매각되면서 구글의 직원이 되었다.  말 그대로 '승승장구', '탄탄대로'로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항상 힘이 넘쳤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구글의 고객지원부는 그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 열정이 이번에는 그녀의 인생에 제동을 건 브레이크가 되었을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결국, 젊은 나이에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올랐음에도, 그녀는 비참함을 느꼈어야 했다. 머릿속에는 온통 머릿속에 '일일일'만 가득했는데, 그럼에도 상사로부터는 발전이 없다는 질책만 받아왔다. 최악이었다.

결국 몸과 마음에 한계가 왔다. 이른바 '번아웃 증후군'이 내 삶을 송두리째 덮쳤다.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졌고, 도무지 마음을 다잡을 수 없었다. 스스로를 향한 부정적인 평가도 너무 심각해진 나머지 자존감이 바닥을 쳤고, 부진한 실적 때문에 상사로부터 지속적으로 경고도 받았다.

스스로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 직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나는 삶을 '의미있는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일시정지'라고 부르는 바로 그 순간이 찾아온 것이었다. -p.11~12


성공을 위한 노력이 오히려 일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까,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하나. 그럼 당장 월요일에 무엇을 해야하나? .... 이성이 마비되고, 새로운 대안을 생각해내기 어려울 만큼 정신 상태가 망가졌을 상황이었다.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했지만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지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우연히 그녀가 일하는 구글에 '안식년 제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퇴사를 알리는 것 대신, 그녀는 상사에게 90일의 안식년 제도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과감하게 인생의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누군가를 배려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나 자신'을 배려하는 것이다. 기존의 쳇바퀴 같은 일상에 집착하거나, 길을 잃은 나를 불안한 상태로 내버려두는 대신 휴직하고, 명상하고, 지친 삶을 회복하라. 진정한 일시정지는 나를 배려하는 일이며, 다시 힘을 내어 달릴 수 있도록 불길을 내는 것이다. -p.32

이후 챕터부터는 일시정지가 필요한 신호들을 짚어보고, 이런 결정을 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며, 결정을 실행하기 위해 살펴보아야 할 것들을 언급한다. 그리고 어떻게 일상에서 이들을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과 함께 실천을 통해 돌아오는 이익, 혜택과, 의미있는 '일시정지'를 위한 저자의 조언이 담겨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요즘에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때때로 불안감이 몰려오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운이 쭉 빠진다. (중략) .... 이제까지 당신은 자신을 둘러싼 외적인 상황들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왔을지는 몰라도, 정작 자기 내면의 만족감이나 성취감은 잊고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 지금껏 당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려왔는지도 모르겠다. 물질적인 성취를 삶의 최우선순위에 두었거나, 적어도 그것이 당신을 견인해온 가장 주된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당신에게 깊은 심호흡을 권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자문해보기 바란다. "나의 마음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p.40

계획대로 착실히, 성실하게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차근차근하게 성취하면서 살아왔는데, 이상하게 무기력증을 실감할 때가 종종있다. 그럴 때면 정말 하릴없는 생각인 줄 알면서도, '내가 정말 이 선택을, 이 길을, 이 일을 원했던가.' 자문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선망을 얻고 싶어서, 성공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성실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하다못해 지질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 또는 부모님 기세를 펴드리고 싶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등등 수도 없이 많은 이유가 있을 테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버티고 공부하거나 일하지는 않았나 그런 생각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무튼 '잘 살고 있던' 우리들에게 그런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하는 증상에 대해서, 저자는 몇 가지 신호를 안내해주었다. '그토록 사랑했던 일을 이제는 혐오한다./ 상사로부터 끊임없이 질책받는다./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 삶에 대대적인 사건과 변화가 발생한다./ 새로운 기회가 모습을 드러낸다.'와 같은 다섯 가지 신호다.

어찌보면, 솔직히 특별한 사항은 없었다. 너무나도 당연해 보이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공통분모였다. 그리고, 핵심은 결국 '내면의 진짜 욕구'를 발견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통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제 '깨어나라는 신호'를 받았으니 당신이 무심코 반복했던 행동의 이유를 파악해보아야 한다. 왜 그토록 스마트폰이나 기계에 집착했을까? 내 경우에는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채우기 위함이었다. 누군가 내게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이 내가 '중요한 사람'임을 증명해주는 최소한의 표시라고 생각했다. SNS에서의 소통과 이메일 교환을 통해 그렇게나마 헛헛했던 내 감정을 달랬던 것이다. -p.49

이러한 신호가 들려온다면, 한번쯤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살짝, 아주 살짝 되감기를 해보자는 이야기다. 그래서 정말로 원했던 자신의 욕구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이제 멈추기를 결정했다면, 일시 정지를 위한 계획을 세워본다. 초고 쓰기를 통해 자신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일기를 쓰면서 목표와 계획을 상기시키며 결심을 다진다. 실행하기만 바쁘던 자신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기분이 좋아지는 일을 찾아 계획해본다.

이 역시 '내면의 욕구 바로 알기'로 연결되는데, 저자가 제시해주는 처방전이라는 것들도 결국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일들을 계획하는 일로 이어진다.

이후에는 실천 방법으로, 저자의 경우 회사의 '안식년 제도'를 이용하는 것, 그리고 5분 명상으로 집중력 높이기와 60초 단전 호흡으로 차분한 마음 갖기, 모든 감각을 동원해 지금, 여기 집중하기 등의 방법이 제시된다.

실천 방법들을 읽다보면, '너무 미래를 보느라', '지금껏 순탄하게 지내오던 과거에 메이느라' 보지 못했던 현재를 직시해야 한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불투명한 먼 미래의 꿈, 성과 등에 집착하느라 지금 상태를 무시하게 되고, 진행중인 지금에 불안하게 되고, 그래서 금세 지쳐버리는 것들에 대한 경계가 담겨 있는 것도 같았다.

일시정지는 현재에 충실하기에 가장 좋은 기회다. 굳이 서둘러 다음에 해야 할 일을 하거나, 빡빡하게 채워진 일정표를 뒤적일 필요가 없다. 나 자신과 지금 당장 놓여 있는 일에만 전념하며,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느낌을 확인하면 된다. -p.166

"그저 지금 여기에 존재하라. 당신이 진정으로 '여기', 그리고 '지금' 머무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라. 그것만으로 충분하고, 그것으로 당신은 최고의 힘을 얻게 되어 언제든 최선의 결과를 낼 것이다. 그러니 미래를 걱정하느라 당신의 소중한 지금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람 다스 인용글) -p.167


일시정지는 무작정 쉬라는 말이 아니었다. 솔직히 당장 먹고 살기 바쁜데 어떻게 당장 때려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계획과 예산을 세워서 쉬라는 이야기도 분명 실려 있었다.

물론, 그러다보니 경우에 따라 1년-2년을 멈추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저자처럼 90일, 짧게는 하루까지도 해당된다. 정말 '무조건 쉬자'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중에 자신을 압박하고 있는 부정적인 잡음을 제거하고, 다시 '실행'할 수 있는 힘을 얻자는 거다. 자신이 해야하는 책임까지 다 회피하면서 멈추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 아닌가?'라는 자조어린 질문이 떠올랐던 것도 사실이긴 했다. 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고 했던가. 솔직히 서문까지는 좋았는데, 1장부터 조금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휴식의 힘'이라니, 완전 관심있는 주제였는데, 내가 '살짝 멀리하던 부류의 자기계발서 스타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라'는 어조의 구성이랄까. <프랑스에서 도시락 파는 여자>처럼 어떻게 이겨나갔는지 '스토리'가 듣고 싶었는데, 약간의 과학/심리적 연구결과와 함께 방법론적인 이야기가 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었다. 책을 덮으면서 느낀 것은 '역시 저자는 대단한 분이었군.'이었다.

그럼에도 시쳇말로 '팩폭'같은 이야기들이 실려있어서, 찔리면서 공감되는 부분들은 흥미로었다. 휴식을 불안하게 여기며 무작정 달리는 현대인들의 모습이나, 가끔 SNS를 놓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들, 방어 기제가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생각들로 괴로워하는 모습들..... 등에 대한 부분들이 그랬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보면서 막연하게 알고 있는 구글이라는 회사의 근무 환경을 떠올리며 갖게 되었던 회사 생활에 대한 선입견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되었다. 이전에 우연히 만났던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친구 이야기만 듣고, 역시 외국계 회사는 자유분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같고 우리나라 회사만 힘든 환경이라고 생각했는데, 근무 조건을 떠나, 역시 '회사=전쟁터'라는 말은 국가를 불문하고 다 통용되는 말인가 보다 싶었다.

원하던 이야기와는 조금 빗나가서 살짝 아쉬운 감은 있었지만, 평소 자기계발서를 잘 읽고 활용하시는 독자분들에게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특히 탄탄대로를 달리다 갑자기 제동에 걸려 방황하는 사람들, 자기 의지 없이 주변만 참고해 계획을 세우며 살다가 스트레스 받은 사람들, 휴학/휴직/기타 휴식 등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본 서평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7'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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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프렌즈 스터디플래너 스페셜 에디션
로고폴리스 편집부 지음 / 로고폴리스 / 2017년 11월
평점 :
절판


시원시원한 민트색이 너무나도 예쁜,
위즈덤하우스의 <라인 프렌즈 스터디 플래너 스페셜 에디션>!!

 


 

 

라인 프렌즈 식구들이 모인 띠지를 붙이면 귀염귀염한 맛이 있어 좋고,  띠지를 떼면 단정하고 시원한 민트 양장 표지가 눈을 초롱초롱하게 만들어 주어서 더더더 좋았다. :)

 

 

앞 장을 보면 사용 가이드와 6개월 분의 목차가 안내되어 있다. 첫 장은 10문 10답과 버킷리스트 10. 그리고 연간 플랜과 과목별 공부플랜, 강의 시간표로 구성되어 있고, 각 달 별로는 한 달 플랜과 하루 플랜, 그리고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시험 같은 부분은 공개하면 좀 불편해지는 슬픈 징크스가 있어서) 어찌어찌 조금 끄적여 보았는데, 글씨가 이쁘지 않아 너무 아쉬웠다. 이런 포스팅 보면 다들 이쁜 글씨체로 쓰시던데.... ㅠ_ㅠ

 

 

 

그리고!!! 너무너무 귀여웠던 라인 프렌즈 내지들!!!

 

 

 

 

 

요즘 왜 이렇게 귀여운 것들이 당기는지!! 표지에 있던 곰 그림도 정말 귀여웠는데, 내지에 달마다 하나씩 들어있으니 더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가장 핵심일 일일 기록 페이지!! 이 일정은, 아마도 몇 년 전 한창 학교를 다니던 때의 어느날 스케줄 하나를 가져와 적어보았다. (역시나 앞의 징크스 때문에ㅠ_ㅠ) 인생에서 가장 바빴던 n학년 n학기.

그때는 자주 이동도 하고 그럴 때라서, 일별 스케줄러, 주간 스케줄러, 월별 스케줄러. 이렇게 3개를 사용했었는데. 지금은 이동할 일이 크게 없으니, 이렇게 한 권에 일별, 월별, 연간 스케줄러를 기입할 수 있는 내지로 구성된 플래너가 확실히 더 좋은 것 같다. 

일정 정리할 칸도 크고, 아래 메모할 공간도 있고, 그 달의 마지막 페이지에 따로 메모할 공간이 한 페이지도 있는 점도 좋았다. 수능 수험생이든, 대학생이든, 공시생이든 취준생이든. 무리 없이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한 달의 마지막 페이지에 에세이가 실려있는 점이 신선했다. 이 플래너를 만드신 분이 공부 자극 팟캐스트를 하고 있으시다더니, 이런 센스!! 왠지 좋았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맨뒷장을 보면 뭔가 볼록한 것이 잡히는데, 죽 당겨보면 위의 사진과 같은 공간이 나온다. 펜.....도 들어갈 수는 있겠지만 너무 큰 건 잘못하면 찢어질 것 같고. 작은 메모지나 책갈피, 작은 포스트지처럼, 공부할 때 사용할 작은 문구는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표지 안쪽에 포스트지 뜯어다 붙여놓고 하던 내게는 완전 반가운 부분이었다.

다만, 양장이고, 플래너치고는 조금 큰 감이 없지 않아서.... 이동하면서 들고다니기에는 조금 불편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도 하루 내 앉아서 공부하고, 과목별로 잘게 쪼개서 하루 일정 정리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공간이 좋을 것 같았다.



<출판사(위즈덤하우스)로부터 제공받아 자유롭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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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과학책 잠 못 드는 시리즈
션 코널리 지음, 하연희 옮김 / 생각의길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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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과학책_션 코널리

출판사_생각의 길

 

 


 



<너무 재밌어서 잠 못 드는 과학책>은 도구 발견을 시작한 선사시대부터 강입자충돌기를 통해 미소입자를 만들어 낸 현재까지의 과학사를 다룬 책이다. 총 34편의 이야기와 50가지 실험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비교적 쉽게 설명되어 있어, 과학에 관심이 있는 청소년들이나 과학적 지식이 없는 일반인들도 편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었다.


최초의 호미니드는 식물로만 연명하다 돌로 도구를 만들 줄 알게 되면서 획기적인 진화를 시작했다. -p.17
* 호미니드(사람과)는 다리가 둘인 영장류를 가리키는 말로, 현 인류와 멸종한 인류를 모두 포함한다.

포식자들에게 속절없이 당하던 선사시대 인류는 수렵채집을 하며 생을 연명했다. 그러니 당시 그들이 처음 도구를 만들기 시작했을 때에는 수렵 채집이나 방어적 목적이 컸다. 그러던 그들이 점차 도구를 이용해 사냥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점차 사용할 수 있는 도구가 다양해지기 시작했다.(선사시대) 그러더니 어느덧 바퀴를 만들어 이동 수단을 만들기 시작하더니, 이걸 이용해서 또 전차를 만들어 냈다.(수메르 문명)

이렇게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 발명을 하던 이들이 이제 끊임없는 연구를 하며 획기적인 발견을 하기 시작한다. 지구가 둥글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아리스토 텔레스) 그리고는 이제 지구의 움직임인 지진까지 예측하기에 이르렀다.(장형) 여기까지가 무려 132년까지의 일이다.

나아가 인류는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구를 넘어서 우주의 비밀을 밝히기 위해 망원경을 만들고(갈릴레이), 월식을 관측한다.(레기오몬타누스) 한편, 인간의 생물학적 한계에 도전하기 위한 도전도 시작했다. 질병에서 이겨내기 위해 백신을 제조하기 시작했고(에드워드 제너), 다 죽어가는 신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기 위해 심장 이식을 성공해 내기도 했다.(크리스천 바너드)

그리고 인류의 근원, 우주의 탄생과 같은 물질의 근원적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강입자충돌기를 만들어내기까지. 지금의 과학사가 남긴 무수하고 획기적인 발명과 발견들은 정말 언제 보고 들어도 경이롭다. 

 


 

 



 

물론 책에 담긴 내용은 지금까지 과학사에서 나온 발견들의 극히 일부분일 것이다. 그래도 그중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 과학적 발견과 발명들이 담겨 있어서 과학을 처음 접하거나, 어려워하는 독자들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중-고등학교 과학시간 다루었던 주제들도 상당수 있었고, 꼭 과학책에서 보지 않았더라도 역사책에서 보았을 법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무엇보다 어렵지 않게 쓰여져 있어서 보기 수월했는데, 크게 과학적 발명이나 발견에 대한 역사, 일화를 먼저 언급하고, 거기서 보아야할 과학적 지식을 정리한 후, 관련 과학 실험을 소개하는 식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삽화도 크게 실려있고, 이론에 대한 설명도 너무 상세하게 담겨있지 않아서, 간단히 상식 수준에서 알고 싶을 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거기에 중요한 이론과 법칙, 부가 설명이 필요한 용어 설명에 대해서는 날개가 달려 있어서 참고하기 좋았다.

단, 더 자세한 이론 과정과 적용, 역사적 이야기, 이를 근거로 한 최신 이론 동향 등에 대해 알고 싶다면 많이 부족할 수 있다. 아무래도 한 이론당 실험까지 3-4장에 정리된 정도이기 때문!

대신 과학 입문자나 과학에 막 관심을 갖기 시작한 일반인, 혹은 과학이 궁금한 청소년들, 아니면 아이와 함께 과학실험을 하고 싶은 어른들도 좋을 것 같다.

 

평소 궁금하지만 어려울 것 같아 찾아보기 어려웠던 기본적인 과학적 지식들을 어렵지 않게 읽어볼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좋았다.

 

 

 

 

 

<출판사 서평단을 통해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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