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즈 - 노력을 이기는 일시정지의 힘
레이첼 오마라 지음, 김윤재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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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즈(PAUSE)_레이첼 오마라
출판사_다산북스

 

 



<퍼즈(PAUSE)>는 구글 리더십 코치이자, 직원들의 잠재력 개발과 업무의욕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 책임 개발자인 레이첼 오마라가 들려주는 '일시정지의 힘'에 대한 이야기다.

챕터별로 저자가 이를 결심하게된 계기부터 어떤 마음으로 어떤 계획을 통해 이를 실천하고 무엇을 얻었는지 차근차근 담겨 있었다. 소챕터 마지막 부분에는 'PRACTICE'를 만들어서 앞에서 다룬 이야기를 독자들이 적용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서 흥미로웠다.


저자는 구글의 고객지원부에서 관리자로 근무하고 있었다. 20대 초반부터 괜찮은 직장에 들어가 커리어를 쌓고 있었는데, 운좋게 일하던 회사가 구글에 매각되면서 구글의 직원이 되었다.  말 그대로 '승승장구', '탄탄대로'로 살아온 인생이었다.

그랬기 때문에 항상 힘이 넘쳤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었다. 그리고 구글의 고객지원부는 그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 열정이 이번에는 그녀의 인생에 제동을 건 브레이크가 되었을지, 그녀는 알 수 없었다.

결국, 젊은 나이에 친구들이 부러워하는 자리에 올랐음에도, 그녀는 비참함을 느꼈어야 했다. 머릿속에는 온통 머릿속에 '일일일'만 가득했는데, 그럼에도 상사로부터는 발전이 없다는 질책만 받아왔다. 최악이었다.

결국 몸과 마음에 한계가 왔다. 이른바 '번아웃 증후군'이 내 삶을 송두리째 덮쳤다. 정신적 공황 상태에 빠졌고, 도무지 마음을 다잡을 수 없었다. 스스로를 향한 부정적인 평가도 너무 심각해진 나머지 자존감이 바닥을 쳤고, 부진한 실적 때문에 상사로부터 지속적으로 경고도 받았다.

스스로 완전히 무너져 내리기 직전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나는 삶을 '의미있는 시선'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일시정지'라고 부르는 바로 그 순간이 찾아온 것이었다. -p.11~12


성공을 위한 노력이 오히려 일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회사를 그만두어야 할까, 새로운 직장을 구해야 하나. 그럼 당장 월요일에 무엇을 해야하나? .... 이성이 마비되고, 새로운 대안을 생각해내기 어려울 만큼 정신 상태가 망가졌을 상황이었다. 자신에게 변화가 필요했지만 무엇을 변화시켜야 할지도 알지 못했다.

그러던 중, 친구와 통화를 하다가 우연히 그녀가 일하는 구글에 '안식년 제도'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퇴사를 알리는 것 대신, 그녀는 상사에게 90일의 안식년 제도를 이용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고 과감하게 인생의 '일시정지 버튼'을 눌렀다.

누군가를 배려하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나 자신'을 배려하는 것이다. 기존의 쳇바퀴 같은 일상에 집착하거나, 길을 잃은 나를 불안한 상태로 내버려두는 대신 휴직하고, 명상하고, 지친 삶을 회복하라. 진정한 일시정지는 나를 배려하는 일이며, 다시 힘을 내어 달릴 수 있도록 불길을 내는 것이다. -p.32

이후 챕터부터는 일시정지가 필요한 신호들을 짚어보고, 이런 결정을 하기 위해 용기가 필요하며, 결정을 실행하기 위해 살펴보아야 할 것들을 언급한다. 그리고 어떻게 일상에서 이들을 실천할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과 함께 실천을 통해 돌아오는 이익, 혜택과, 의미있는 '일시정지'를 위한 저자의 조언이 담겨 있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요즘에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다. 때때로 불안감이 몰려오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운이 쭉 빠진다. (중략) .... 이제까지 당신은 자신을 둘러싼 외적인 상황들을 성공적으로 만들어왔을지는 몰라도, 정작 자기 내면의 만족감이나 성취감은 잊고 살았을 가능성이 높다.

아마 지금껏 당신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려왔는지도 모르겠다. 물질적인 성취를 삶의 최우선순위에 두었거나, 적어도 그것이 당신을 견인해온 가장 주된 원동력이었을지도 모른다.

이제 나는 당신에게 깊은 심호흡을 권한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자문해보기 바란다. "나의 마음속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 p.40

계획대로 착실히, 성실하게 열심히 살고 있었는데, 차근차근하게 성취하면서 살아왔는데, 이상하게 무기력증을 실감할 때가 종종있다. 그럴 때면 정말 하릴없는 생각인 줄 알면서도, '내가 정말 이 선택을, 이 길을, 이 일을 원했던가.' 자문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의 선망을 얻고 싶어서, 성공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성실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서, 하다못해 지질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서. 또는 부모님 기세를 펴드리고 싶어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등등 수도 없이 많은 이유가 있을 테지만.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버티고 공부하거나 일하지는 않았나 그런 생각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무튼 '잘 살고 있던' 우리들에게 그런 경고음이 울리기 시작하는 증상에 대해서, 저자는 몇 가지 신호를 안내해주었다. '그토록 사랑했던 일을 이제는 혐오한다./ 상사로부터 끊임없이 질책받는다./ 인터넷 또는 스마트폰이 없으면 불안하다./ 삶에 대대적인 사건과 변화가 발생한다./ 새로운 기회가 모습을 드러낸다.'와 같은 다섯 가지 신호다.

어찌보면, 솔직히 특별한 사항은 없었다. 너무나도 당연해 보이는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공통분모였다. 그리고, 핵심은 결국 '내면의 진짜 욕구'를 발견해야 한다는 이야기로 통하는 듯했다.

그러나 이제 '깨어나라는 신호'를 받았으니 당신이 무심코 반복했던 행동의 이유를 파악해보아야 한다. 왜 그토록 스마트폰이나 기계에 집착했을까? 내 경우에는 '인정받으려는 욕구'를 채우기 위함이었다. 누군가 내게 문자메시지나 이메일을 보냈다는 것이 내가 '중요한 사람'임을 증명해주는 최소한의 표시라고 생각했다. SNS에서의 소통과 이메일 교환을 통해 그렇게나마 헛헛했던 내 감정을 달랬던 것이다. -p.49

이러한 신호가 들려온다면, 한번쯤은 '일시정지' 버튼을 누르고, 살짝, 아주 살짝 되감기를 해보자는 이야기다. 그래서 정말로 원했던 자신의 욕구를 살펴보자는 것이다.

이제 멈추기를 결정했다면, 일시 정지를 위한 계획을 세워본다. 초고 쓰기를 통해 자신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고, 일기를 쓰면서 목표와 계획을 상기시키며 결심을 다진다. 실행하기만 바쁘던 자신을 잠시 멈추고, 자신의 기분이 좋아지는 일을 찾아 계획해본다.

이 역시 '내면의 욕구 바로 알기'로 연결되는데, 저자가 제시해주는 처방전이라는 것들도 결국엔 '내가 정말 좋아하고, 잘하고, 하고 싶었던 것들'을 찾아보는 시간을 갖고, 그것을 실행할 수 있는 일들을 계획하는 일로 이어진다.

이후에는 실천 방법으로, 저자의 경우 회사의 '안식년 제도'를 이용하는 것, 그리고 5분 명상으로 집중력 높이기와 60초 단전 호흡으로 차분한 마음 갖기, 모든 감각을 동원해 지금, 여기 집중하기 등의 방법이 제시된다.

실천 방법들을 읽다보면, '너무 미래를 보느라', '지금껏 순탄하게 지내오던 과거에 메이느라' 보지 못했던 현재를 직시해야 한다는 저자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불투명한 먼 미래의 꿈, 성과 등에 집착하느라 지금 상태를 무시하게 되고, 진행중인 지금에 불안하게 되고, 그래서 금세 지쳐버리는 것들에 대한 경계가 담겨 있는 것도 같았다.

일시정지는 현재에 충실하기에 가장 좋은 기회다. 굳이 서둘러 다음에 해야 할 일을 하거나, 빡빡하게 채워진 일정표를 뒤적일 필요가 없다. 나 자신과 지금 당장 놓여 있는 일에만 전념하며,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느낌을 확인하면 된다. -p.166

"그저 지금 여기에 존재하라. 당신이 진정으로 '여기', 그리고 '지금' 머무리고 있는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라. 그것만으로 충분하고, 그것으로 당신은 최고의 힘을 얻게 되어 언제든 최선의 결과를 낼 것이다. 그러니 미래를 걱정하느라 당신의 소중한 지금을 허비할 필요가 없다." (람 다스 인용글) -p.167


일시정지는 무작정 쉬라는 말이 아니었다. 솔직히 당장 먹고 살기 바쁜데 어떻게 당장 때려치겠는가. 그렇기 때문에 계획과 예산을 세워서 쉬라는 이야기도 분명 실려 있었다.

물론, 그러다보니 경우에 따라 1년-2년을 멈추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지만, 저자처럼 90일, 짧게는 하루까지도 해당된다. 정말 '무조건 쉬자'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 중에 자신을 압박하고 있는 부정적인 잡음을 제거하고, 다시 '실행'할 수 있는 힘을 얻자는 거다. 자신이 해야하는 책임까지 다 회피하면서 멈추라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이야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 아닌가?'라는 자조어린 질문이 떠올랐던 것도 사실이긴 했다. 또,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라고 했던가. 솔직히 서문까지는 좋았는데, 1장부터 조금 아쉬웠던 것도 사실이었다.

'휴식의 힘'이라니, 완전 관심있는 주제였는데, 내가 '살짝 멀리하던 부류의 자기계발서 스타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어떤 상황에서는 어떻게 하라'는 어조의 구성이랄까. <프랑스에서 도시락 파는 여자>처럼 어떻게 이겨나갔는지 '스토리'가 듣고 싶었는데, 약간의 과학/심리적 연구결과와 함께 방법론적인 이야기가 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었다. 책을 덮으면서 느낀 것은 '역시 저자는 대단한 분이었군.'이었다.

그럼에도 시쳇말로 '팩폭'같은 이야기들이 실려있어서, 찔리면서 공감되는 부분들은 흥미로었다. 휴식을 불안하게 여기며 무작정 달리는 현대인들의 모습이나, 가끔 SNS를 놓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들, 방어 기제가 만들어내는 부정적인 생각들로 괴로워하는 모습들..... 등에 대한 부분들이 그랬다.

그리고 인터넷으로 보면서 막연하게 알고 있는 구글이라는 회사의 근무 환경을 떠올리며 갖게 되었던 회사 생활에 대한 선입견에 대해서도 반성하게 되었다. 이전에 우연히 만났던 외국계 회사에 다니는 친구 이야기만 듣고, 역시 외국계 회사는 자유분방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같고 우리나라 회사만 힘든 환경이라고 생각했는데, 근무 조건을 떠나, 역시 '회사=전쟁터'라는 말은 국가를 불문하고 다 통용되는 말인가 보다 싶었다.

원하던 이야기와는 조금 빗나가서 살짝 아쉬운 감은 있었지만, 평소 자기계발서를 잘 읽고 활용하시는 독자분들에게는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특히 탄탄대로를 달리다 갑자기 제동에 걸려 방황하는 사람들, 자기 의지 없이 주변만 참고해 계획을 세우며 살다가 스트레스 받은 사람들, 휴학/휴직/기타 휴식 등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은 한번쯤은 읽으면 좋을 것 같다.


<본 서평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7'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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