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레이디 1 - Navie 260
김신형 지음 / 신영미디어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탄탄하고 웅장한 배경, 그리고 치밀한 구성 덕분에 작품 끝까지 손을 뗄 수 없었습니다. 그 와중에 한 여자를 위한 남주의 희생 정신과 소유욕 때문에 제대로 가슴 설레면서 읽었던 작품이에요. 전쟁이라는 배경과 복수라는 상황이 자아내는 긴장감도 좋았습니다. 영화 한편을 보고난 기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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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레이디 1 - Navie 260
김신형 지음 / 신영미디어 / 2012년 2월
평점 :
품절



 1  작품 소개

작품키워드(리디)
현대소설/추리수사물/미스터리스릴러/전문직(군인)/복수/첫사랑/입양/재회물/순정남/다정남/운명적만남/절륜남
(요번에는 리디 키워드 한번 참고했는데 겁나 많다.)

등장인물
여주_아이린 엘레노크(28/29)
(가상국) 세빌의 여군, 대위로 아프가니스탄 제 34부대 '사막의 매' 소속이다. 자신의 양아버지 한스 대령의 의문의 죽음을 밝히고, 그의 복수를 위해 군대에 들어왔다. 오로지 복수를 위해 살아온 20여년. 복수를 준비하던 그녀 앞으로 한 남자가 나타났다, 그날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듯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남자. 적인지 아군인지 알 수 없는 남자 때문에 혼란스러운데.

"내가 거기서 살아서 세빌로 다시 돌아올 수만 있다면, 그건.......
아버지의 복수를 하라는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했어.
그러니까, 후회는 안해."

남주_에반사타르/에반하커/블랙(별칭)(34/35(?)
(가상국) 세빌의 중령. 사타르 기업의 젋은 총수이자 중령으로 역임하고 있다. 아이린과는 힌두쿠시 산맥에서 만났다. 그녀를 오래 전부터 알고 있는 듯이 행동하는 에반, 마치 지금까지 그녀를 지켜봐 온 것처럼, 항상 그녀가 위험할 때마다 나타난다. 느긋한 포식자 같은 짙푸른 눈동자를 소유한 남자. 그런 그가 제대로 모습을 드러내며 아이린에게 손을 내민다.

"너는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믿고 싶은 것만 믿으면 돼.
...... 네가 원하는 대로 만들어 줄테니까."



 2  줄거리


탕!
새벽에 울린 단 한 발의 총성이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숨소리 조차 들리지 않던 깊은 밤,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하고 만 아이린. 그날, 어둠 속에 숨 죽이고 있던 그녀에게 남겨진 단서는 범인이 군인이라는 사실, 단 하나뿐이었다.

.......

3차 대전이 발발하고, 국제정세가 불안정하던 시기. 냉전 시대로 접어들며 전쟁은 한풀 꺽인듯 했으나, 세계는 '혼돈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그 가운데 막강한 무기와 군사력을 바탕으으로
 '군인의 나라'라고 칭하는 세빌이 있었다. 

' 세빌을 차지하는 나라가 전쟁의 패권을 쥔다.'

그렇게 강력한 군사 국가 였던 세빌. 그곳에서, 아이린 엘레노크는 양아버지 한스 대령의 '복수'를 위해 칼을 갈고 있었다.

그리고, 탈레반의 위협과 모래 바람이 부대끼는 열사의 나라 아프가니스탄. 갖은 위험이 도사리는 그곳에서 동료를 구하기 위해 적진에 남겨졌던 아이린은 힌두쿠시 산맥에서 뜻밖의 남자와 조우하게 된다.

"난 블랙."

자신을 블랙이라고 소개하는 남자가 나타났다. 제대로 만나 본 적은 없었지만, 그가 수행한 임무로 적잖게 그를 경계하던 아이린이었기에, 그다지 달갑지 않았으나, 자칫 위험한 상황에서 그와 함께 동행하며 그곳을 빠져나가기 위해 조력했다. 그러던 중, 자신을 지키기 위해 블랙이 부상을 당했고, 이후 그를 찾아갔으나 이미 복귀하느라 인사를 못하고 헤어지고 말았는데.

"아이린 대위, 인사하지. 이쪽은 이번에 자네의 상관으로 SMZ에 배정받은 에반 하커 중령이네."

일말의 아쉬움도 잠시, 아이린은 세빌에 복귀하고 SMZ 첫 번째 임무에서 무기밀수업자로 그를 착각하는 해프닝 속에 블랙과 재회를 했다. 드디어 알게 된 그의 진짜 이름 '에반(사타르/하커)'. 곧이어 이제 놀랍지도 않은 세번째 재회에서 그가 직속 상관이라고 소개받는다.

자신에 대해 너무 잘 알고 있는 남자, 적인지 아군인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그의 초대로 그의 고성에 가고, 놀라운 사실들을 듣게 되는데.......


......

"나를 집어 삼켜도 돼."

그 목소리엔 더 이상 웃음기가 남아있지 않았다.
그녀가 물러날 곳은 없었다.
숨이 닿은 만큼, 그가 내뱉는 숨결에 속눈썹이 파르르 떨릴 만큼 가까워졌을 때,
매끄러운 입술이 천천히 열렸다.

"대신 나만 삼켜야 해. 네가 끌고 들어갈 사람은 나뿐이야."



 3  리뷰
(*로맨스 소설은 취향이 반영되는 장르문학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정말, 이 얼굴 붉어진채로 꺄악하는 표정을 짓고있는 저 소녀 이모티콘의 얼굴이 딱 내가 책을 읽은 직후의 내 모습일 듯 싶다. 다 읽고나서, 책을 덮는 데 여운이 가시지 않아서 다시 가볍게 정주행 했다. 물론 세세히는 읽지 못하고, 스토리만 확인하는 정도로.

지금 완독하고 두 시간 지났는데, 아직도 너무 여운이 남아, 마구마구 영업하고 싶은 글!!
우연히 잠깐 판듀를 보는데 거미 <You're my everything>을 듣고 감수성 폭발해 바로 리뷰 쓰기로 돌입했다. 진짜 저 노래를 멍하니 들었는데, 작품이 막 연상되서... 리뷰를 안쓰고는 못 배겼다ㅠㅠ

..... 내 부족하고, 알량한 리뷰로는 내가 느낀 글의 매력을 다 못 담아낼 것 같아 슬프다.

**

1. 탄탄하고 웅장한 배경 설정과 흡입력 갑이었던 스토리 라인

① 한 여자의 복수와 그에 연루된 사건들 
큰 사건은 여주인 아이린의 양아버지인 한스 대령의 의문의 타살과 그에 대한 아이린의 복수가 주를 이룬다. '군화 소리'라는 단서 하나로 '군(軍)'이 연루되었다는 것을 직감한 아이린이 그 길로 여군으로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그런데 단순히 한 사람의 복수물로만 전개 되었다면 다소 심심할 법한 이야기에 '군사/정치'적 요소가 개입되었다. 그렇게 미시적/거시적인 이야기가 연결되면서 작품의 스케일이 커지고, 그 내막을 쫓는 긴장감에 책을 놓을 수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이런 요소가 들어가면 머리 아프지 않을까 싶기도한데, 작가님이 쉽게 읽힐 수 있도록 많이 연구하고 쓰신 것 같다. 정치/군사 나오면 아에 보지도 않는데 이건 촘촘히 짜여진 내막이 궁금해서 주의깊게 읽었던 것 같다.

특히, 콜롬비아 상황 등도 다큐와 실사를 통해 실제 있는 조직이나 단체 등에서 모티브를 따와서 각색하셨다고 하는데 , 작가님의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내용들이었다.

② 현재 세간의 상황과 맞물려 몰입 up
작품 내용 시기상 묘사되고 있는 배경을 보면 3차 대전 발발, 미국과 중국의 국제 대립 구도, 그 가운데 러시아의 개입과 냉전 체제. 그 가운데 군력으로 중무장한 가상 국가 '세빌'이 등장하며 긴장감 넘치는 국제 정세를 묘사하고 있다. 여기에 초반 배경인 아프가니스탄과 탈레반 등이 나오는데.

최근 극우로 치닫고 있는 국제정세나, IS의 세계적 테러 위협 등을 뉴스 보도로 보고 있는 시기라서 그런지 상황이 묘하게 더 몰입되었다. 그리고 이걸 예측하고 쓰셨을까하는 생각에 미치니 살짝 소름 돋기도 했다.

그리고, 국가와 국력, 국민, 전시 상황에서의 암담함, 그 와중에 개인의 삶과 미래 등 그런 다양한 주제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거리를 던져주어서 진중하게 몰입해서 읽을 수 있었던 것 같다.   

③ 운명적인 만남, 긴장감 넘치는 전개 속 성장하는 감정
내가 이 작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게 만든 부분이다. 요 전부터, 계속 긴장감/위급한 전개 속에서 피어나는 절절한 사랑을 보고 싶었더랬다. '전쟁/납치' 요런 걸로 위급한 상황 속에 남주가 여주를 위해 멋지게 뛰어드는 그런 걸 원했었다.

근데 이게 딱 그 작품이더랬다. 사실 먼저 <독재>를 읽었으나, 독재는 여주가 남주를 지켜주려다 다친 것 때문에 살짝 남주가 헉! 하긴 했지만. 내가 원하던 정도가 아니었고, 시리아는 아직 안봤으니 보류. 그래서 일단 이게 베스트가 됬는데.

일단 20년 에반의 아이린 바라기가 너무 좋았고, 중간 중간 혹은 마지막 부근에 숨겨진 이야기들이 얼핏얼핏 나오는데, 에반 이 남자, 정말 물건이다. 빙글빙글 웃으면서 손바닥 위에 아이린을 올려놓고 움직이나 싶으면서도, 결국은 아이린에게 끌려다닌다.

쟁 상황이다보니 헬기도 포격되서 잔해물도 막 떨어지고, 저격도 맞고, 폭탄도 열일 터져주는데, 그 때마다 제 몸 불사하고, 뛰어들어서 린을 감싸고 나뒹구는 상황들이 종종 나와서 그거 보는 내 심장도 열일 죽다 깨다 반복. 생명의 기로에 선 엄청난 부상에서도 내 여자 지킨다고 일으켜서 날아가는 그런 전개가 나와서 너무 좋았다.

또, 두 사람이 가만 보면 비슷한 유형의 사람들이라는 점이 느껴지는게, 둘 다 어린시절의 아픔을 지니고 있다. 한 명은 삶의 은인같은 양아버지의 죽음, 한 명은 어린 나이부터 겪은 암살시도와 의지하던 대부의 죽음. 둘 다 아픈 상처를 겪으며 고독 속에 살아 온 터라 그런지 두 사람이 감정을 교류하며 이해하는 감정선이 좋았다. 그리고 또 이런 부분들이 운명적인 만남 같은 느낌을 줘서 좋았다. 


2. 주인공부터 주변 인물까지 매력적인 인물 설정 

① 끌려다니는 여주 NO,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여주, 아이린
요 작가님 군인물은 거의 여주도 군인인 걸로 알고 있는데, 요기 역시 아이린이 군인이다. 라이풀도 막 집고, 권총으로 과감하게 탕탕 쏘고, 부상당한 동료 먼저 보낸다고 자기 혼자 적진에 남기도 하는 진짜 멋진 여주이다.
지금까지 반한 여주들은 성격이 착하고 씩씩하고... 생각해보니 약간 긍정적인 캔디들이었는데 ......

'오늘부터 여주 베스트는 너에요.'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너무 멋진 언니 아이린이었다. 생각해보니 한편으로는 너무 '복수'에 눈이 멀어 위험한데 앞뒤 안가리고 뛰어드는 '결국 민폐여주에 결국 남주가 처리'라는 설정으로 볼 법한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래도 그런 상황에서 본인이 능동적으로 행동하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움직이는 여주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주가 막막 움직여야 사건도 터지고 재밌지 않나.' 주의이므로, 나는 매우 흡족했다. 다만, 갑자기 2권 넘어가면서 너무 섹시미(?)를 방출해주셔서 같은 여자인가 싶은 느낌도 들었지만.

그래도 다소 감정에 인색한 여주처럼 나오더니, 마지막 부근에 에반의 부상에 미친듯이 절규하는 모습에 참 딱하고, 뭉클하고, 안쓰럽고, 인간미 느껴졌는데, 그런 장면은 좋았던 것 같다.

② 20년 아이린 바라기, 순정남/먼치킨 에반
아아아! 진짜 에반은 물건이다!!!! 초반에는 그냥 속을 알 수 없는 의문의 남자로 나오더니, 맘을 한번 표현하더니 완전 돌변한다. 나른한 눈을 하고, 여유롭게 피식자를 바라보는 포식자의 그런 느낌. 가끔 빙글빙글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는데, 이게 또 자신이 그렇게 행동해야 아이린이 무너지지 않는다며, 페이스를 유지하는 모습에 가슴 떨릴 뿐이다.

이 남자는 그냥 아이린의 위성, 달 같은 존재다. 아니, '지구와 달'구도도 아니고 아이린이 해, 에반이 달이다. 그림자처럼 숨어 있다가 20여년 만에 모습을 드러내는데, 원래 순정남을 좋아하하는 나이기에, 이미 나는 이 20년 순정에서부터 푹 매료되고 말았다.

내가 그토록 바라고 바라던, 위험한 상황에서 구해주는 먼치킨 남주가 그려지니, 그야말로 축제였다. 아니, 이 남자는 몸에 묘약이라도 바른 걸까, 헬기 파편도 등으로 받으시더니, 안고 막막 굴러주시고, 폭탄도 막아주는데, 살점이 녹아도 베이고 쓸려도 그저 린이 자기 없는 곳에서 위험을 감수하는 건 절대로 못보는 남자 되시겠다.

근데 진짜 라이플이며 나이프며, 뒷받침해주는 체력에 재력에, 그냥 어마무시해서 현대물의 먼치킨이랄까, 그런 느낌이었다. 그래서 였을까, 원래 우리나라가 배경이어도 그럴 설정이 나올법 외국을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괜히 할리퀸스러운 느낌도 살짝 느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으로 이 남자의 순정과 색기에 빠져서 2권 분량을 순식간에 읽었다.

다만, 1권에서 초반에 나오고 중반까지 남주가 나오지 않아서 너무너무 슬펐다는 후일담. 물론 가운데 이야기도 재밌지만, 이러다가 말미에 다시 나오는 건가, 설마 남주가 다른 사람은 아니겠지 하고 노심초사 읽었다.

③ 주변 인물들도 따뜻했던 작품
게일, 잭, 로크, 로웰 등등 여기는 주변인물로 남자 군인들이 나오는데, 이 캐릭터들 모두 인간미 넘치고 너무 귀엽다! 뭐랄까, 긴장감 속에서 간간히 해소해주는 느낌이랄까, 그런 느낌으로도 좋았고. 전장에서 동료애를 보여주는 부분들도 너무 좋았던 것 같다.
큰 오빠같은 게일, 그리고 막둥이 같이 다소 애 같은 잭, 가운데서 둘째 오빠같던 로크!!!

<독재>에서도 그런 식으로 주변에 남자친구(동료)사람들이 나오는 걸 봤는데, 작가님 작품 설정에서 종종 나온다고 한다. 여주 직업 특색 때문이려나 싶은데, 이런 남사친들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들이 막연히 있었기에 즐겁게 읽어내려갔다.

3. 한편의 영화 같았던 작품/작가님의 연구
책을 읽는 내내 뉴스로 보았던 아프가니스탄의 모습과 콜롬비아 모습이라던가 탈레반의 위협, 흙먼지 날리는 사투 등이 머릿속에 자연스레 그려지는 작품이었다.
눈 앞에 헬리콥터가 윙윙윙 할 거 같았고, 어느 순간 어딘가 잠복해 숨어있는 저격수에 의해 총알이 날아올 것 같고, 갑자기 폭격이 쏟아질 것 같아 긴장감까지 느껴졌다. 또, 무선 통신기를 써서 통신하는 모습들도 그런 느낌을 더해줘서 좋았던 거 같다.
 
그리고,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다큐, 전문서적, 실사 등을 통해서 작품을 구성하셨다고 했는데. 아프간이나 콜롬비아 내용, 그리고 저격수들이 저격하기 위해 생각보다 많은 것들을 고려하고 있다는 점 등도 세세하게 나와서 꼭 진짜 같아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 잡설/마무리
계속 찾던 스토리가 있었는데, 거기에 맞는 책을 찾아서 지금 너무 행복하다. 위급한 상황에서 슈퍼맨처럼 등장하는 남주를 보고 싶었는데, 일단 거기 만족했다. 내가 바란 위급한 상황이란 게, 현대물에서 나오는 '교통사고, 인물 간 사회 관계 속에서의 문제...'요런게 아니라,
'전쟁/납치' 요런 정도의 위협적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남주가 여주 때문에 좀 (육체적으로) 굴러댕겼으면 싶었고, 여주 부상 때문에 절규하는 남주와 그로 인한 긴장과 사랑, 간절함의 극대화가 너무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내 취향이 참 사악한걸 깨달았다.)
그런데 이건 거기에 딱 부합한 작품, 복수 때문에 몸 막 굴리는 여주 때문에 자책하고 괴로워하고, 나 없는 대서 아프지말라고 화내고, 아아 난 이런게 너무 좋았으므로, 만족만족 대 만족이었다!!

사실 이런 내용을 보고 싶었음에도 <태양의 후예>는 너무너무너무 안 봐져서, 1화인가 보고 말았었는데. 책으로 보니 역시 느낌이 또 다른가보다.
그리고, 엄청난 추천을 받았던, <독재>가 생각보다 맞지 않아서, 살짝 슬프기도했고(역시 로설은 개취인가보다), 그나마 이북으로 먼저봐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던 찰나, 요 아이를 만나서 정말 행복했다. 이러다 조만간 <시리아의 늑대>도 살 것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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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스미다
한승주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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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품 소개

키워드
현대로맨스 / 잔잔물 / 다정남 / 절륜남 / 상처남녀

인물소개
여주_김윤
'브랜, B' 의류 매장 매니저.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와 외가로부터 버림받고, 가족과 사랑에 대한 부정적인 트라우마가 생겨버렸다. 사랑은 언젠가는 변질될 수 있는 감정이라는 생각으로 선을 그어버렸다. 때문에 자신에게 다가오는 무진의 마음을 알고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다.

"....... 내게 오빤, 가족이에요. 너무도 소중한.
우리 이대로도 행복하잖아요. 남자, 여자. 그런 거 안해도 행복하잖아요."
 
남주_윤무진
카페 '몬테 비앙코' 대표, 아버지의 배신으로 집을 나와 조부에게 물려받은 유산으로 자립했다. 어린 시절, 죽어가는 어머니를 앞에두고 아버지의 외도 사실에 배신감과 상처로 얼룩지던 날들. 비슷한 처지의 윤을 마음에 품게 되었다. 하지만 그와 전혀 다른 감정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때문에, 그녀의 무심한 태도에 속이 타들어간다.

"행복? 매일같이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건 행복이 아니야. 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너를 몰랐던 때로 돌아가고 싶었어.
.......... 난, 그 이상을 원해."



 2  줄거리

세상에 동화 같은 건 없다.
'그들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따윈.
그래서 동화를 꿈꾼다.
세상을 떠나는 그 순간,
당신 하나 품고 가겠다는 그 꿈을.

**

"......내게 오빤.
....... 가족이에요. 너무도 소중한."

힘겹게 내뱉은 윤의 말에 무진의 얼굴은 절망으로 얼룩졌다. 무진은 윤에게 그저 '가족'이고 싶지 않았다. 그 '가족'으로부터 배신감을 느껴야 했던 스무살의 시린 겨울 날. 어머니를 잃고 슬픔과 공허에 허덕이던 나날을 보내던 그 시기.

그때 문득 지독한 허기와 함께 윤이 주던 따뜻한 밥상이 너무나도 그리웠다.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무진이 윤을 여자로 보기 시작했던 것은.

하지만 윤은 이 관계를 지속하고 싶었다. 아버지와 삼촌의 사랑을 보며 사랑은 언젠가는 변질될 수 있는 감정이라는 것을 배워버린 윤이었다. 너무나도 소중한 인연인 무진을 그렇게 잃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결혼하지 말았어야 했다. 남자와 여자가 되지 말았어야 했다.
그랬더라면 지금도 함께일 것이다.
서로를 존중하고 애틋해하며 독려하는 동료로 말이다.

...... 고통스럽겠지만, 안타깝지만 그와 헤어져 남이 되는 것보다는 나았다. -p.71


그것이 윤이 내린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 계획이 어긋나고 말았다. 무진이 그녀의 방식을 원하지 않는다.


"결정하는 거야, 윤. 달아날지, 부딪칠지."


 3  리뷰

'스미다.'라는 단어를 좋아한다. 특히 '스며드는 마음, 사랑' 이런 표현은 더더욱.
스미다를 국어 사전에 쳐보면, '물, 기름따위가 배어들다.'와 '바람 따위의 기체가 흘러들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마음 속 깊이 느껴지다.'의 뜻이 있다.

간혹 사랑 이야기. 특히 감정선을 중심으로 하는 잔잔물을 읽다보면 가랑비처럼 모르는 사이 찬찬히 스며드는 그런 사랑 이야기들을 간혹 보곤 한다. 그래서 배어드는 모양이나 조금씩 흘러드는 뜻의 1,2번의 뜻을 생각하며 그런 표현을 쓴 줄 알았는데. 이미 '스미다' 자체에 마음 속 깊이 느껴지는 뜻이 있었다니 우리 말이 참 예쁜 순간이었다.

그래서 먼저 책 제목이 먼저 눈에 들어 왔던 것 같다. 그리고 푸른 표지가 참 시원하니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고, 소개글에 실린 내용을 보면서 애틋한 사랑이야기를 할 것 같아 마음이 시큰하니 동했다.

잡설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아래 스포/잡설이 싫으신 분들을 위한 요약)    
- 가족의 배신과 버림으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은 남녀의 사랑과 극복
- 사랑에 트라우마(상처)를 지닌 여주를 안아주려는 남주가 멋진 작품
- 잔잔하고 애틋하 가운데 펼쳐지는 의외의 1919.
- 예상외의 전개로 스미다기보다는 흠뻑 적셔진 느낌이 살짝 아쉬웠음



**

가족의 배신과 버림으로부터 마음의 상처를 받은 남녀의 사랑과 극복
작품 분위기가 일단 잔잔하고 애틋하다. 초반부터 대놓고 여주인 윤의 아픈 사연으로 시작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버지를 '사랑했다'는 어머니라는 사람. 하지만 아버지에게 여자일 수 있으나 윤에게 어머니가 될 수 없다며 자신을 애물단지 취급했던 엄마라는 여자. 그녀는 남편이 죽자마자 윤을 버리고 홀연 외국으로 떠버렸다.

사랑했다더니 매일 싸움을 일삼던 부모님들. 쓸쓸해보였던 아버지의 뒷모습. 엄마라는 여자는 아버지가 죽자마자 실연의 아픔을 가진 '여인'처럼 떠났다. 그 뒤에는 자신의 딸에게 족쇄로밖에 보이지 않는 손녀 윤을 벌레보듯 차갑게 대하던 외조모가 있었다.

이런 부류의 사랑을 보고 자라왔던 윤이었기에 사랑이란 언젠가는 변질되고 깨어져버릴 감정이라는 생각이 자라왔다. 결혼에 대한 거부감이 들었으며, 이게 자연스레 남녀간의 연애 감정에도 불편함을 가져온다.

무진은 어머니가 생사를 오가는 사이 아버지가 사랑하는 여자가 생겨버린 사실에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고 말았다.어머니를 사랑했지만, 죽어가는 어머니를 두고 다른 여자를 사랑하고 만 아버지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던 무진은, 그 시기 자신에게 타박을 주면서도 꼬박꼬박 밥을 챙겨주던 윤이 너무나도 그립다.

그렇게 아버지의 배신으로부터 집을 나선지 얼마 뒤 다시 만났던 윤은 자신에게 여자가 되어 있었다. 윤은 전혀 느끼지 못했겠지만. 비슷한 사람들끼리 더 맞는 다는 것이 이런 걸까. 둘은 겉으로는 너무나도 소중한 '가족'이었지만 이미 몸과 마음은 그 이상의 감정이었음을 알게 모르게 인지하고 있던 두 사람이었다.

그렇게 '가족'이라는 허울로 유지해오던 관계였다. 하지만 윤이 다른 지역으로 발령되었음을 문득 알게되어버린 무진은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을 지체하지 못하겠다는 마음을 결심, 윤에게 도망치지 말라면서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사랑에 대해 상처가 있어 쉽게 경계를 넘지 못하는 윤의 심정도 너무 이해되고, 그러자니 남녀 사이 친구가 어딨냐는 말과 함께 무진의 지난날의 수행이 눈에 선연해 참으로 안쓰러운 아이들이었다.

그래도 다행히... 어찌보면 의외로 쉽게? 윤도 자신의 마음과 이후의 삶에 대해 자각해버리고 서로 마음을 통하기는 했지만. 초반부의 이야기를 보니 또 그 결정이 쉽지많은 않았겠거니 해서 응원해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물론 고백하고부터는 두 사람의 달달한 연애담이 이어진다.
솔직히 꼭 찝어서 이런 상처들이 있으니까, 어떤 배려를 해서 멋있었고, 그렇게 극복한다!라고 말하기는 참 애매하지만, 그냥 '두 사람'이 함께라서, 그리고 다른 이유 없이 서로의 존재 자체만으로써 사랑한다고 말하는 부분이 좋았다. 

물론, 여느 로설처럼 그래도 상대적으로 능력있고 좀 더 '가진' 남주의 본격 잡힌 물고기 어항에서 못 나가게 살찌우려는 듯, 먹이주기가 시작되고. 여주는 닥쳐오는 현실에 점차 부담을 느끼지만.
 
누가 더 많이 가져서, 없어서 주고 받아서, 누구는 미안하기만하고 누구는 아쉬울까 부담스러운 그런 생각 일절 없이. 사랑 앞에서는 같은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랄까. 그랬었다.
그리고 꼭 위로가 되는 감동적인 대사, 행동 때문에 아픔을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두 사람이 이렇게 알콩달콩하니 함께하는 그 시간들로 아픈 시간들을 지워나가는 거구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  


예상외의 전개로 스미기보다는 흠뻑 적셔진 느낌이 살짝 아쉬웠음
기본적으로 잔잔물을 좋아라 한다. 특히 이야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큰 사건 없이도 두 사람의 일화 하나하나가 쌓이면서 점층되는 감정의 무게가 좋다. 그래서 '스며드는' 느낌의 작품을 참 좋아라고한다. 

그래서 대놓고 '스미다'라는 이 작품의 제목이 상당히 끌렸다. 음,, 하지만 그 점에 대해서는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일까. 살짝 실망도 있었다. 씁쓸했던 어린 시절 들었떤 정이 사랑으로 번져간 무진의 마음도 이해가 되었고, 본인은 자각하지 못했으나, 이미 마음도 몸도 동하고 있던 윤의 마음도 이해는 됬다. 함께한 시간이 있으니까.

다만, 그건 왠지 독자에 따라 느낌이 달라질 것 같다. 내용 정황을 보고 아, 이렇게 인연이 이어졌겠거니 유추는 할 수 없지만, 감정이 자라나는 그 내용들이 보이기보다는. 둘이 마음을 확인하고 곧바로 둘의 연애담으로 곧바로 이어져버리기 때문이었다.

예컨대, 과거가 살짝 나오고 어른이 된 두 사람이라면 <다정한 거리>나 <그여름, 나는>에서 보았던 회상씬 같은 부분들이 조금씩 그려질 줄 알았는데..... 이래서 선입견이 참 무섭다.

한편, ...... 물론 마음을 자각하고 만나면서 더 깊어질수도 있긴하겠지만. 이건 붉은 띠 떼면 순수해보이는(?) 표지와 달리 은근히 1919의 함정이 있었다! 내숭 제대로였던 책이었달까. 자꾸 두 사람이 몸으로 마음을 확인하려고 드니... 으아아. 1919가 되려 살짝 의아한 느낌도 들었다.


기타/마무리
그래도..... 이래저래 해도 전반적으로 아픔을 지닌 남녀가 사랑을 위해 큰 결심도 하고 서로 의지하고 이겨나가는 모습이 예뻤던 작품이었다.

주변인물도 살짝 인상적이었는데, 일단 윤을 아끼고, 윤의 감정을 자각하는데 도움을 주었던, 어찌보면 두 사람의 진전에 일등공신이었던 민환 삼촌이나, 후회없이 사랑하라고 말해주던 자은이라던가. 주변에 좋은 이들도 있어서 따뜻했다.

그리고! 끝까지 도도하게 나가는 윤의 엄마가 정말 싫었는데. 마지막까지 너무나도 태연하게 있기에 윽박지르며 비난과 힐난이었지만 절규...에 가까이 보였던 윤의 모습이 너무 안쓰러워서, 진짜 너무너무 미웠다. 억지로 끌고갔던 외조모도.

다만, 되려 조연들이 힘이 없었다고나할까. 남조였던 이승요 팀장은 무진과도 얽혀있기에 엄청난 악연이라도 되나 싶었더니, 생각보다 조금 허무한 사연이었고. 윤에게 빠졌다던 이유도 그닥..... 남조는 조금 애잔하거나 남주의 자리를 위협하는 아찔함이 있어야 하는데. 글쎄.

여조도 뭔가 설마 무진의 아버지를 최종보스로 만드나 싶었더니 혼자 북치고 장구치던 거였고, 설마 여기서 무진의 아버지가 최종보스면 흐름이 억지로 가는데....! 싶었던 무진의 아버지는 다행히 잘 풀렸고. 그러면 여조의 불안감 조성은?! 싶었으나. 다행히 나쁘지 않은 전개였다.

무튼 이래저래 가-끔 어색하게 느껴진 부분도 적잖게 있었지만, 제목만 보고 너무 섣부르게 판단한 내 잘못이었던 듯 싶다.

전반적으로 잔잔한 맛을 좋아하고, 두 남녀가 서로가 아니면 못 살아 안달인 그런 느낌을 좋아하라 하면 괜찮을 듯 싶다.

결혼과 사랑에 상처와 편견을 지녔던 윤이 사랑을 지키려고 무진의 아버지 앞에서 솔직히 마음을 털어놓는 부분은 찡했다. 또, 말이.... 자기 회사 지점 때문이라지만 여주 발령 때문에 타지에 값비싼 집도 사버리다니...... <다정한거리>의 도재희 이후로 훈훈한 현질이었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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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 - 로마 제국의 붕괴부터 리먼 쇼크까지!
오무라 오지로 지음, 하연수.정선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_오무라 오지로
출판사_21세기북스



 1  작품 소개

시대에 따라 인류가 재물을 손에 넣는 방식은 바뀌어 왔지만
부를 쫓는다는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세계사는 곧 인간이 어떻게 부를 추구해왔는지. 그 흐름에 대한 역사이다.
- 책 소개글 中

역사를 뒤바꾼 사건들 '돈의 흐름'을 이해하면 세계사를 보는 눈이 확실히 달라진다!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현대 시대까지, 세계사 흐름 속에서 부(富)의 이동과 그에 따른 자국 내 혹은 세계 속 헤게모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사에서 문명이 시작되었던 곳들 중 한 곳인, 고대 문명 이집트와 로마 제국을 통해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조세 정책의 중요성을 시작으로 '쩐'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사가 시작된다.

탈세로 무너진 제국의 영광, 화폐로 천하를 통일한 중국의 시황제, 소비세 때문에 침몰한 스페인 무적함대, 약탈 경제로 부국강병을 이루었던 엘리자베스 여왕, 영국신사의 식민지 비즈니스,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던 독재자 히틀러 일화, 경제 문제가 일조했던 세계 1,2차 세계대전 등.....

즉,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과 같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을 바탕으로 움직였던 세계사의 동태를 오로지 '경제'에 중심을 맞추어 조망하고 있다.



 2  리뷰

쩐의 전쟁,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원초적 욕망에 기인한.
세계사 흐름 속에서 패권이 이동하는 순간순간 경제적 문제가 개임되지 않는 적이 없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들이었다.
중요한 순간에는 경제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이 항상 이루어져왔다. 그리고 경제력이 없는 전쟁은 실탄없는 총을 들고 전장에 나가는 것과 같은 것임을 새삼스레 느끼게 해주는 내용들이었다.

읽는 순간순간 어쩌면 역사는 자본주의라는 명칭이 나오기 전부터, '거래'가 등장하고 잉여생산과 함께 '약탈경제'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부터 이미 역사는 '쩐의 전쟁'의 전초전을 치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문명이 발전해 사회가 구성되고 명문화된 법과 제도가 생겨났지만, 원초적인 것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시장이 커지고, 자본과 물자가 확대되면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경제 시스템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제도로 발전해왔다지만,
 공산주의의 '계획경제'가 겉모습은 그럴싸하게 평등사회를 표방하고 있었을지라도 뜯어보면 불평등한 부분들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보면 더욱 그러한 느낌이 들었다. 

되려, 인간의 지식과 사고가 발전하고, 점차 사회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이 전쟁의 구도는 더욱 잔혹하고, 때로는 더러운 중상모략과 권모술수로 나타난 것 같다.


조세 정첵, 국가 흥망성쇠의 척도
1장부터 소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소재가 조세정책과 관련된 내용이라서였던 것 같다.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고, 박약한 지식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이 허다하지만, 기사를 보면 조세 정책문제와 지하경제, 종종 거론되는 탈세와 페이퍼 컴퍼니 등등이 떠올라서 였던 것도 같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를 유지하려면 '세금징수 시스템의 정비'와 '국민생활의 안정'이 절대조건이다. 실제로 고대 이집트는 세금징수 시스템이 매우 뛰어났고, 일반 국민도 상당히 풍족하게 생할했다. - p.18

이미 몇 년전부터 1000조를 훌쩍 넘어선데다, 증가 속도가 치솟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에다가 '좀비기업'으로 불리우는 한계기업들. 그리고 일부 방만 경영으로 부채 증가 속도가 가계부채 못지 않는 기관들로 인해, 한 때 재정건전성의 적신호 문제가 제기된 바 있었다.

때문에 지금, 국가 차원에서, 지자체 차원에서 재정건전성을 높이고자 주력한다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 그 노력 덕일까. 최근에서는 세계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에서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견고하다는 평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입장에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예산처에서는 2060 1인당 국가 채무가 2.7억원이라고 밝힌 기사도 있다.  

하지만 지나 온 역사에서 볼 수 있었듯, 재정 정책의 건전성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달리할 수 있는 만큼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이집트와 로마, 무적함대를 이끌던 스페인이 쇠락의 길을 걷고 몰락을 면치 못했던 것도 조세 정책의 문제점과 재정 악화가 뒤따라왔다.

스페인 무적함대를 몰락시킨 것은 다름아닌 소비세였고, 절대 왕정의 몰락과 프랑스 시민 혁명의 시발점에는 국왕과 귀족의 잘못된 재정운영으로 인한 국가 파산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조세와 같은 재정 정책은 국가의 운영 체계를 뒷받침하는 만큼 그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였던 것이다. 이런 점들을 보면서 한시라도 빨리 재정 운영이 건전하게 이뤄지고, 그 소중한 재원이 백화점식, 미봉책 혹은 보여주기식 정책과 같은 정책에 들어가지 않고, 장기적인 국가 성장을 위한 정책으로 원활하게 투자가 이뤄지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치싸움, 변화의 흐름을  빨리 잡아내는 사람이 이기는 싸움
읽다보면 유대인 일화와 로스 차일드가문, 쇠퇴하는 영국을 담은 부분들이 나온다. 이 부분들을 보면서는 이 전쟁에서 패권을 쥐기 위해서는 얼마나 발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한 지를  문득 깨닫게 된다.

유대인 특유의 부에 대한 감각, 이른바 유대인 상법은 방랑의 민족이라 불리는 그들의 상황적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방랑하는 생활을 하다보면 각 지역의 다양한 정보를 가지게 된다. 또한 세계 곳곳에 동포가 있으므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쉽다. 또한 한 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모국이 없다는 것은 여러 나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점도 있었다.-p.42

 물론, 이런 특성 말고도 그들의 잠언과도 같았던 <탈무드>의 몇 구절에서도 보듯, 유대인들은 돈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에 대해 해박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땅이 없던 민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곳곳에서 돈이 필요했고, 그렇게 형성된 네트워크가 그들의 정보망이 되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물론 필자의 말을 100% 다 받아 들이는게 맞는 지는 의문이 들지만, 그러한 상황적 요인들도 유대인의 탁월한 경제관념에 영향을 준 것은 공감이 되기도 했다.

주변 지인을 통해서든, 기사나 뉴스 신문을 통해서든, 돈의 흐름을 파악하려면 엄청난 정보 싸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봤기 때문인 것 같다.
  
반면 로스 차일드 가문의 쇠퇴를 보면 주식회사가 등장하던 시기에 움직임이 늦었고. 예전의 융성을 잃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이 보이는 대목이었다.

 
역사, 현재를 돌아보는 거울
지금 세계 경제를 보면, 정말 3차 대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무역에서 노골적인 근린궁핍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이 일본의 행태를 보면 그렇고, 또, 미국에서는 트럼프라는 대선 주의자가 대놓고 신고립주의 무역질서를 표방한 것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사라예보 사건으로 발발했다고 익히 알고 있는 세계 1차 대전의 뒷배경에는 독일의 급격한 성장에 대한 주변 국가들의 시기가 자리하고 있었고, 2차 대전에서 강건너 불구경하던 미국이 참여한 것은 '동아 신질서'였다.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그로 인한 세계경기 침체와 그로 인한 저성장 장기화.....라는 말이 나온지 벌써 몇 년째다. 이를 타계할 방침으로 국가들은 돈을 풀고 기업 개편도하고 노력을 했지만, 쉽사리 나아지지 않은 채 아직도 세계는 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침체 국면이라고 한다.

그것을 증명하듯, 무제한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일본과 얼마 전 미국 상품 불매 운동을 벌이며 이제 한류 스타들을 배척하는 중국의 적대감 등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상황은 총성없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듯하다. 그 와중에 종교를 들이밀고 무자비한 행동일 일삼는 IS에 시도 때도 없이 도발하는 북한.

이 와중에 열심히 TPP, RECP, AIIB와 같은 무역 협정과 기구들이 등장하지만 이 역시 세계 경제 질서를 두고 중국과 미국 간 견제가 깔려 있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

단지 과거처럼 쉽사리 선포하지 못한 것은, 그때와 달리 첨단 무기로 인해 모두가 자멸하는 길이라는 것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과연 이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인 것 같다. 그 사이 세계 속에서도 빈부 격차와 국수주의는 계속 될거고 그 양상도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그럴수록 피해를 보는 건 각 국의 무력한 국민들이지 않을까.

역사는 현재를 돌아보는 거울이라고 했다. 역사는 조금씩 그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어 온 것 같다. 역사를 통해 선현의 지혜를 답습하고 응용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악습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텐데, 경제사를 보니 살짝 우려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타
역사의 중요한 순간순간에서 작가가 경제적 관점으로 내용을 정리해왔는데, 부분부분 자신의 주관에 따라 묘하게 평가를 하는 듯한 부분이 보였던 것도 같았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는데,.. 물론 해적을 이용해 자국 부를 축적한 엘리자베스 이야기를 보니 참, 더럽구나 싶기도 했는데. 이 작가가 일본 사람이라 그런지, 메이지유신 부분에서는 왠지 극찬한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예민해진 걸까, 그래도 요즘에는 왠지 마냥 '오, 그렇네,' 하고 읽지만은 않게 된 점이 개인적으로는 좋지만. 무튼 나는 부분부분 작가의 다소 노골적인(?) 평가가 약간은 불편했던 부분들도 적잖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세계사 속 사건들을 '경제'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흥미롭게 보는 편이라 그런 부분들은 재밌었다. 이 다음에는 한국사와 한국사 '경제'파트도 따로 눈여겨서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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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안아줘
김선민(하니로) 지음 / 청어람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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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작품소개



키워드
현대로맨스/잔잔달달/맞선/재회/선결혼후연애/재벌남녀/다정남/능글남/절륜남/도도녀/

인물소개
여주_유마리
E미디어 그룹 박회장 손녀이자 플랫폼 업체 TREE 외동딸.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어머니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기 위해 스스로 맞선 시장에 나섰다. 그러던 중 믿었던 약혼자에게 배신당하고 나갔던 다음 자리, 친구의 형인 승언을 만나게 되었다.  다른 남자들과는 다른 느낌에 설레지만서도 자신의 조건 때문에 쉬이 기대할 수 없는게 아쉽다,  

"상관없어요. 최소 3년 동안만 결혼을 유지해 준다면."  

남주_기승언
가구 디자이너, P건설 회장 아버지와 교수 어머니를 둔 집안의 삼남 중 장남. 자신의 결혼을 재촉하지는 않지만 무언의 압박을 보내는 가족들에게 '선전용'으로 맞선 자리에 나갔고, 그 자리에서 마리를 만났다. 첫 만남에서 마리에게 호기심이 생긴 승언은 곧이어 그게 호감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연애하자."   



 2  줄거리

C-8 구역이라고 했었나?
주차해둔 곳도 참 C-8 스럽구만.


마리는 골프백에서 드라이버를 꺼내 들고 몸을 돌렸다. 그러곤 주차장 기둥 벽의 구역 표시를 확인하며 성큼성큼 걸었다. 직원들을 통해 들은 약혼자의 외도 소식.

자신의 구역에 벌이는 추잡스런 행위를 응징하기 위해 마리는 가볍게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팟! 팟! 팟!
네 번째 스윙이 울려퍼지기 직전, 부랴부랴 나오는 두 남녀의 모습. 피곤한 현실에 마리는 이를 악다물었다.

"우리, 자존심은 챙기자. 좀.
......
그리고, 양심도 같이 챙기자. 어?" 
 
어머니의 시한부 판정으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마리는 무엇보다 소중한 어머니에게 행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넉넉하게 3년쯤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바쁘게 결혼을 계획했던 건데. 이 사단이 나고 말았다.

그렇게 똥차 보내고 추진된 다음 맞선. 익숙한 이름에 마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기승언.
그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것이 십 년 전인데, 그사이 완전한 남자가 되어 있었다. 오랜만의 재회의 반가움. 그리고 다른 남자들과 다른 느낌에 마리는 그의 거절이 못내 아쉬웠다. 절박했지만 종용할 수 없는 부탁.
늘 그래왔던 것처럼 다른 사람을 찾아야 겠다며, 한순간의 설렘을 털어내며 마리는 자리를 먼저 일어섰다. 

한편, 마리를 만나고 나서부터 그녀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나기 시작하던 승언은 동생에게 그녀에 대해 묻기 시작하고, 급기야 그녀가 다른 남자와 또 맞선을 본다는 생각이 선뜻 내키지 않았다. 그리고 점점 그녀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

"여기 왜 나왔어요?"
"너 만나려고."
"처음 만났던 그날, 거절하신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순간을 마주한 탓인지 머릿속은 블랙아웃 상태.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왜 마음이 변한 거에요?"
"네가 궁금해서."


결혼을 결정하기만 한다면 상대방이 결혼에 응하는 이유따위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건 진심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 단지, 자신에 대해 궁금해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그의 대답에도 마음이 심하게 요동쳤다.


"그럼, 우리 곧 결혼하게 되나?"



 3  리뷰
(로맨스소설은 취향이 반영되는 작품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우와. 진짜 책장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불금 달리려고 집은 책인데 졸려서 못 읽은걸 아침에 눈뜨자마자 읽어서 3시간만에 뚝딱 읽었다.

최근 결혼에 대해 갑자기 이런저런 생각이 들던 때라, 선결혼후연애물이 읽고 싶던 시기. 소설에서 답을 찾아서는 안되지만, 고민하던 생각을 곱씹으며 꿈꾸던 이야기를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그려지는 이야기에 내내 설레고 행복했다.

이런 남자와 맞선에서 만나서 이뤄지는 결혼이라면 정말 그 맞선 10번이고 100번이고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아래 잡설/스포 싫은 분들을 위한 요약)
-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해 결혼을 급히 진행하던 마리가 맞선에서 친구의 형과 만나 이뤄지는 선결혼후연애 작품
- 서로 다른 성격의 남녀 주인공이 결혼을 앞두고 짧은 연애로 시작하며, 소중한 부분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예뻤음.

- 전반적으로 잔잔달달한 느낌에 페이지마다 꿀이 뚝뚝.
- 가족 간의 정예쁘게 그려지는 작품
- 두 남녀 사이 갈등을 일으키는 악조가 있긴하지만 영향력은 미미한데 목에 걸린 가시처럼 짜증을 유발. 또, 한번씩 등장해 가족을 헤집어 놓는 마리의 할머니가 악조랑 비슷한 급으로 짜증유발.



※ 본격적인 리뷰 (스포가 싫은 분들은 뒤로 가주세요.)^^
 
연애와 결혼을 함께 진행하는 달달커플
우와. 이건 이거 대로 정말 좋았다. 맞선 자리에 나와서, 두 번째 만남만에 결혼하자고 서로 합의를 봤는데. 남자쪽에서 대뜸 연애나 하자고 한다. 근데 또 쇼윈도 부부처럼 보여주기식 연애가 아니라, 진짜 둘이 처음 만나 서로 눈 맞은 남녀가 설레면서 시작하는 연애이야기가 그려져서 두근두근했다.

 그러니, 선결혼후연애는 맞는데, 선결혼중연애후신혼이야기 이런 느낌ㅋㅋㅋㅋ
무슨 강약중간약이런것도 아니고, 강중간강이라고 해아하나 강약중간강강강인가. 보통 클리셰를 떠올려봤을 때. 초면에 어떤 사건들로 얽히거나 하면서 자꾸 마주치는 상황에서 눈에 밟히고 궁금하고 하다가 언제쯤 둘이 고백하지.... 쯔음 커지던 호감이 터지거나 하는데.

요기는 화끈하게 거두절미하고, 남자는 호기심, 여자는 이 남자라면 욕심이난다...부터 시작하더니. 기왕 결혼하기로 했으니, 우리 연애나하잔다. 무엇보다 둘 다 꽉 막힌 선비님들도 아니고, 어리바리 애기들도 아니다보니, 이미 한 반년 혹은 1년은 만난 것 같은 어른 커플 느낌에 초반부터 두근거리며 술술 읽혔던 것 같다.

그래도 초반부 알아가는 과정에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모습들과 간간히 긴장타는 모습들도 그려져서 적당히 두근두근 설레는 내용들도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승언이 능글능글하고 다정한데다 세심하게 마리를 챙겨주는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았다.



마치 신혼 새댁 새신랑 보는 듯한 알콩달콩함
전반적인 이야기는 큰 갈등없이 무난하게 진행된다. 앞에서 결혼 결심하고, 그 사이 연애를 하며, 결혼 사진도 찍고, 신혼집도 함께 꾸려나간다.

진짜 읽다보니 어느새 연애 3-4년은 거뜬하고, 벌써 정들어 친구같은 커플 같기도하고. 결혼 준비 중인 풋풋한 신혼부부같기도 했다. 함께 혼수 장만하러 마트를 가는데, 서로 의견이 안맞아서 살짝 핑퐁핑퐁하다가도, 이렇게 하나하나 맞추는 거겠지... 하며 의견조율을 해나가는 모습들이 하나하나 보기에 흐뭇하게 느껴졌다.
 
또, 결혼 과정이다보니, 새로 맞이할 가족들도 나오는데. 시댁이고 친정이고 사람들이 다 너무 좋아서. 이런 가족들이라면 당장 시집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같이 정겨운 분위기에 가족들과 만남 부분도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다정능글한 승언과 외강내유 마리가 매력적이었다.
일단 남자주인공부터 취향(능글다정남)이었기 때문에 더 즐겁게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만, 초반에 이거 '금사빠 아니야?'라고 생각할 법도 들긴 했다. 재회했는데, 그냥 친구 동생, 동생 친구 정도로 서로 아는 사이였고. 남주가 초반에 막 호감가지길래, 과거에 뭔가 있었나 했는데 절대 그런건 없었다.

모 로맨스 소설이었던가, 어딘가의 글에서 남자는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그 여자와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시작되고, 여자는 '좋아한다'는 마음이 들 때 연애한댔던가 아무튼. 연애의 시작이 남녀 조금 다르다고 들었는데, 그걸 생각하니 이해가 되기도하고. 
단지, 두 남녀 주인공이 계속 부딪히다가, 서서히 감정을 키워가던 중, 호감을 깨닫고 급 발전하는 그런 전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의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그치만 그럼에도 승언이 마리를 배려하고 맞춰가려는 모습들과 애정어린 시선이 너무 잘 묘사되서 읽는 내내 종이에 꿀이 발라진 건 아닌가, 종이를 살살 문대며 읽은 기억이....
진짜 책을 읽는 동안 마리에 빙의해서 '흐음~'하며 미소 장착하고 다정하게 나를 바라봐주는 승언의 모습이 자꾸 머릿속에 그려져서 헤벌쭉하고 읽었던
것 같다.
 


게다가 악조가 자꾸 치근덕 거려도 내 여자가 불편해한다고 확실히 선긋고 짐싸서 나가라며 내치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또, 여주 성격도 매력적이었다. 불합리한 상황에서 수그러들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좋다. 또, 악조의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승언을 믿고, 당당히 맞선다. 약간의 리스크야 받지만, 무너지지 않고 받아 쳐내는 모습이 시원시원하니 좋았던 것 같다.

또, 재벌가 손녀로 자랐지만, 할머니의 만행 앞에서 가족들의 행복을 지키고 싶어라 마냥 강하게 살아야 할 생각만 하던 마리가 승언을 만나 삶의 여유를 느끼고 어떤 삶을 원했던 건지 돌아보게는 모습들이 좋았다. 그런 부분들에서 위로를 받은 기억이 난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들을 자신의 것처럼 소중하게 대해주는 남자
. 그런 남자와 함께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 기쁨, 행복함과 위로.... 그런게 느껴지니 가슴 한켠이 따뜻해졌던 것 같다.  



 


이 외에도, 마리가 애정표현에 있어서도 확실히 마음에 있는 이야기 털고, 좋아한다 사랑한다 말하는게 어찌 귀여운지. 겉으로 강하게 그려지는데 사랑 앞에서, 내 남자 앞에서는 또 수줍게 나오는 모습이 예뻐서 좋았다.

  
빨간 띠에 대한 걱정
씬이 난무하거나 너무 노골적인 표현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빨간 띠가 붙어있어서. 내심 걱정했다. 하지만, 씬도 스토리 흐름에 맞게 적당히 나왔던 것 같다. 초반에 연애하기로 한 뒤, 서로 세심하게 배려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예뻤는데. 되려 씬이 난무하면 어쩌지, 혹은 뜬금없이 씬이 나오면 어쩌지 싶었는데. 앞부분에는 거의 없고 딱 중반부터 조금씩 시작되더니 후반부부터 강강강이었던 것 같다.

가구 디자이너라고, 가구를 많이 만든다더니.. 나무를 그렇게 많이 든다고.. 생계형 잔근육이 많을꺼라고 동생 정언이 그러더니.... 그게 다 헛것이 아니었다.
(근데 요즘은 띠를 둘러도 안둘러도 비슷한거 같아서 기준을 모르겠다..;)


기타
/ 목에 걸린 가시같던 악조, 역시 재벌가 이야기, 그래도 훈훈하고 따스했던 이야기 

악조가 둘 나온다. 가족의 평화를 깨는 할머니와 두 사람의 사랑을 깨려는 승언의 후배.
다만 나오지만 짠하게도(?) 두 사람의 믿음이 철옹성처럼 굳건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해서 전혀 흔들림이 없다. 다만 자꾸 나타나서 찔러보니 괜히 목에 걸린 가시같이, 발등의 물집처럼 짜증이 났다. 할머니 마찬가지로, 여주의 현 어머니인 새며느리가 마음에 안드다고, 아들을 내치더니 계속 나타나서 가족의 평화로운 일상을 헤집는다. 진짜 억지 논리로.... 그래서 눈쌀 치푸려졌던 캐릭터였다.

그리고, 재벌가라는 부분이 피부에 와닿지 않아, 배경적인 면은 공감하기에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도 있긴 했다. 가령, 재벌가이고 도도하게 그려진 여주가 매운 족발이나 떡볶이를 좋아해서 남주를 의아하게 만들었다던가하는... 그런거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지하철을 처음 타봤다는 말에 살짝 경악했다.ㅋㅋ

그치만, 막연하게 생각하던 결혼에 대해서, 이런 결혼이라면 진짜 하고 싶다. 라는, 그런 결혼에 대한 환상적인 이미지를 그리던 사람들이 대리만족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여담으로... 최근 고민하던 결혼과 관련된 고민에 대한 답도 얼추 찾은 것 같다.

절절한 사랑 없이도 결혼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요즘 시대야 맞선으로 많이도 시작하니까. .... 하며 이런저런 고민이 많이 들었는데.

......다른건 모르겠고, 크기를 떠나서. 사랑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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