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 - 로마 제국의 붕괴부터 리먼 쇼크까지!
오무라 오지로 지음, 하연수.정선우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비정하고 매혹적인 쩐의 세계사_오무라 오지로
출판사_21세기북스



 1  작품 소개

시대에 따라 인류가 재물을 손에 넣는 방식은 바뀌어 왔지만
부를 쫓는다는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세계사는 곧 인간이 어떻게 부를 추구해왔는지. 그 흐름에 대한 역사이다.
- 책 소개글 中

역사를 뒤바꾼 사건들 '돈의 흐름'을 이해하면 세계사를 보는 눈이 확실히 달라진다!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현대 시대까지, 세계사 흐름 속에서 부(富)의 이동과 그에 따른 자국 내 혹은 세계 속 헤게모니의 변화를 볼 수 있는 책이었다.


책은 총 12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계사에서 문명이 시작되었던 곳들 중 한 곳인, 고대 문명 이집트와 로마 제국을 통해 한 국가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조세 정책의 중요성을 시작으로 '쩐'을 중심으로 하는 세계사가 시작된다.

탈세로 무너진 제국의 영광, 화폐로 천하를 통일한 중국의 시황제, 소비세 때문에 침몰한 스페인 무적함대, 약탈 경제로 부국강병을 이루었던 엘리자베스 여왕, 영국신사의 식민지 비즈니스, 노벨 평화상 후보에 올랐다던 독재자 히틀러 일화, 경제 문제가 일조했던 세계 1,2차 세계대전 등.....

즉, 사회, 문화, 정치, 경제 ....등과 같은 다양한 환경적 요인들을 바탕으로 움직였던 세계사의 동태를 오로지 '경제'에 중심을 맞추어 조망하고 있다.



 2  리뷰

쩐의 전쟁, 오래전부터 이어져 온 원초적 욕망에 기인한.
세계사 흐름 속에서 패권이 이동하는 순간순간 경제적 문제가 개임되지 않는 적이 없었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들이었다.
중요한 순간에는 경제 문제에 대한 의사결정이 항상 이루어져왔다. 그리고 경제력이 없는 전쟁은 실탄없는 총을 들고 전장에 나가는 것과 같은 것임을 새삼스레 느끼게 해주는 내용들이었다.

읽는 순간순간 어쩌면 역사는 자본주의라는 명칭이 나오기 전부터, '거래'가 등장하고 잉여생산과 함께 '약탈경제'라는 용어가 등장하면서부터 이미 역사는 '쩐의 전쟁'의 전초전을 치르고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문명이 발전해 사회가 구성되고 명문화된 법과 제도가 생겨났지만, 원초적인 것은 변하지 않은 것 같다. 시장이 커지고, 자본과 물자가 확대되면서 이를 관리하기 위한 경제 시스템은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제도로 발전해왔다지만,
 공산주의의 '계획경제'가 겉모습은 그럴싸하게 평등사회를 표방하고 있었을지라도 뜯어보면 불평등한 부분들을 내포하고 있었다는 점 등을 보면 더욱 그러한 느낌이 들었다. 

되려, 인간의 지식과 사고가 발전하고, 점차 사회 시스템이 복잡해지면서 이 전쟁의 구도는 더욱 잔혹하고, 때로는 더러운 중상모략과 권모술수로 나타난 것 같다.


조세 정첵, 국가 흥망성쇠의 척도
1장부터 소재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는데, 소재가 조세정책과 관련된 내용이라서였던 것 같다. 경제 정책에 대해서는 문외한이고, 박약한 지식으로 헤아릴 수 없는 것들이 허다하지만, 기사를 보면 조세 정책문제와 지하경제, 종종 거론되는 탈세와 페이퍼 컴퍼니 등등이 떠올라서 였던 것도 같다.

예나 지금이나 국가를 유지하려면 '세금징수 시스템의 정비'와 '국민생활의 안정'이 절대조건이다. 실제로 고대 이집트는 세금징수 시스템이 매우 뛰어났고, 일반 국민도 상당히 풍족하게 생할했다. - p.18

이미 몇 년전부터 1000조를 훌쩍 넘어선데다, 증가 속도가 치솟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에다가 '좀비기업'으로 불리우는 한계기업들. 그리고 일부 방만 경영으로 부채 증가 속도가 가계부채 못지 않는 기관들로 인해, 한 때 재정건전성의 적신호 문제가 제기된 바 있었다.

때문에 지금, 국가 차원에서, 지자체 차원에서 재정건전성을 높이고자 주력한다는 모습을 자주 보게된다. 그 노력 덕일까. 최근에서는 세계 신용평가사 중 한 곳인 피치에서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견고하다는 평도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일부 입장에서는 아직도 의견이 분분하다. 예산처에서는 2060 1인당 국가 채무가 2.7억원이라고 밝힌 기사도 있다.  

하지만 지나 온 역사에서 볼 수 있었듯, 재정 정책의 건전성은 국가의 흥망성쇠를 달리할 수 있는 만큼 매우 중요한 문제였다. 이집트와 로마, 무적함대를 이끌던 스페인이 쇠락의 길을 걷고 몰락을 면치 못했던 것도 조세 정책의 문제점과 재정 악화가 뒤따라왔다.

스페인 무적함대를 몰락시킨 것은 다름아닌 소비세였고, 절대 왕정의 몰락과 프랑스 시민 혁명의 시발점에는 국왕과 귀족의 잘못된 재정운영으로 인한 국가 파산이 자리하고 있었다. 

이처럼 예나 지금이나 조세와 같은 재정 정책은 국가의 운영 체계를 뒷받침하는 만큼 그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중요한 열쇠였던 것이다. 이런 점들을 보면서 한시라도 빨리 재정 운영이 건전하게 이뤄지고, 그 소중한 재원이 백화점식, 미봉책 혹은 보여주기식 정책과 같은 정책에 들어가지 않고, 장기적인 국가 성장을 위한 정책으로 원활하게 투자가 이뤄지길 하는 생각이 들었다.


눈치싸움, 변화의 흐름을  빨리 잡아내는 사람이 이기는 싸움
읽다보면 유대인 일화와 로스 차일드가문, 쇠퇴하는 영국을 담은 부분들이 나온다. 이 부분들을 보면서는 이 전쟁에서 패권을 쥐기 위해서는 얼마나 발빠르게 정보를 습득하고 변화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한 지를  문득 깨닫게 된다.

유대인 특유의 부에 대한 감각, 이른바 유대인 상법은 방랑의 민족이라 불리는 그들의 상황적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방랑하는 생활을 하다보면 각 지역의 다양한 정보를 가지게 된다. 또한 세계 곳곳에 동포가 있으므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기 쉽다. 또한 한 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모국이 없다는 것은 여러 나라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이점도 있었다.-p.42

 물론, 이런 특성 말고도 그들의 잠언과도 같았던 <탈무드>의 몇 구절에서도 보듯, 유대인들은 돈에 대해서는 유연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었기 때문에 경제에 대해 해박했다고도 한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땅이 없던 민족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곳곳에서 돈이 필요했고, 그렇게 형성된 네트워크가 그들의 정보망이 되었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물론 필자의 말을 100% 다 받아 들이는게 맞는 지는 의문이 들지만, 그러한 상황적 요인들도 유대인의 탁월한 경제관념에 영향을 준 것은 공감이 되기도 했다.

주변 지인을 통해서든, 기사나 뉴스 신문을 통해서든, 돈의 흐름을 파악하려면 엄청난 정보 싸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봤기 때문인 것 같다.
  
반면 로스 차일드 가문의 쇠퇴를 보면 주식회사가 등장하던 시기에 움직임이 늦었고. 예전의 융성을 잃게 되었다고 한다. 정말 변화에 유연한 대응이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이 보이는 대목이었다.

 
역사, 현재를 돌아보는 거울
지금 세계 경제를 보면, 정말 3차 대전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게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는다. 무역에서 노골적인 근린궁핍화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이 일본의 행태를 보면 그렇고, 또, 미국에서는 트럼프라는 대선 주의자가 대놓고 신고립주의 무역질서를 표방한 것을 보면 더더욱 그렇다.

사라예보 사건으로 발발했다고 익히 알고 있는 세계 1차 대전의 뒷배경에는 독일의 급격한 성장에 대한 주변 국가들의 시기가 자리하고 있었고, 2차 대전에서 강건너 불구경하던 미국이 참여한 것은 '동아 신질서'였다.

리먼브라더스 사태와 그로 인한 세계경기 침체와 그로 인한 저성장 장기화.....라는 말이 나온지 벌써 몇 년째다. 이를 타계할 방침으로 국가들은 돈을 풀고 기업 개편도하고 노력을 했지만, 쉽사리 나아지지 않은 채 아직도 세계는 몇 국가를 제외하고는 침체 국면이라고 한다.

그것을 증명하듯, 무제한으로 양적완화 정책을 추진하는 일본과 얼마 전 미국 상품 불매 운동을 벌이며 이제 한류 스타들을 배척하는 중국의 적대감 등을 보고 있노라면, 지금 상황은 총성없는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듯하다. 그 와중에 종교를 들이밀고 무자비한 행동일 일삼는 IS에 시도 때도 없이 도발하는 북한.

이 와중에 열심히 TPP, RECP, AIIB와 같은 무역 협정과 기구들이 등장하지만 이 역시 세계 경제 질서를 두고 중국과 미국 간 견제가 깔려 있는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공공연한 사실.

단지 과거처럼 쉽사리 선포하지 못한 것은, 그때와 달리 첨단 무기로 인해 모두가 자멸하는 길이라는 것도 알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과연 이 상태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미지수인 것 같다. 그 사이 세계 속에서도 빈부 격차와 국수주의는 계속 될거고 그 양상도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물론 그럴수록 피해를 보는 건 각 국의 무력한 국민들이지 않을까.

역사는 현재를 돌아보는 거울이라고 했다. 역사는 조금씩 그 형태는 다르지만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어 온 것 같다. 역사를 통해 선현의 지혜를 답습하고 응용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악습은 되풀이하지 말아야 할텐데, 경제사를 보니 살짝 우려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기타
역사의 중요한 순간순간에서 작가가 경제적 관점으로 내용을 정리해왔는데, 부분부분 자신의 주관에 따라 묘하게 평가를 하는 듯한 부분이 보였던 것도 같았다. 최대한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는데,.. 물론 해적을 이용해 자국 부를 축적한 엘리자베스 이야기를 보니 참, 더럽구나 싶기도 했는데. 이 작가가 일본 사람이라 그런지, 메이지유신 부분에서는 왠지 극찬한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내가 예민해진 걸까, 그래도 요즘에는 왠지 마냥 '오, 그렇네,' 하고 읽지만은 않게 된 점이 개인적으로는 좋지만. 무튼 나는 부분부분 작가의 다소 노골적인(?) 평가가 약간은 불편했던 부분들도 적잖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이런 세계사 속 사건들을 '경제'관점에서 바라보는 것을 흥미롭게 보는 편이라 그런 부분들은 재밌었다. 이 다음에는 한국사와 한국사 '경제'파트도 따로 눈여겨서 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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