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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게 안아줘
김선민(하니로) 지음 / 청어람 / 2016년 8월
평점 :
1 작품소개
키워드
현대로맨스/잔잔달달/맞선/재회/선결혼후연애/재벌남녀/다정남/능글남/절륜남/도도녀/
인물소개
여주_유마리
E미디어 그룹 박회장 손녀이자 플랫폼 업체 TREE 외동딸. 시한부 판정을 받은 어머니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기 위해 스스로 맞선 시장에 나섰다. 그러던 중 믿었던 약혼자에게 배신당하고 나갔던 다음 자리, 친구의 형인 승언을 만나게 되었다. 다른 남자들과는 다른 느낌에 설레지만서도 자신의 조건 때문에 쉬이 기대할 수 없는게 아쉽다,
"상관없어요. 최소 3년 동안만 결혼을 유지해 준다면."
남주_기승언
가구 디자이너, P건설 회장 아버지와 교수 어머니를 둔 집안의 삼남 중 장남. 자신의 결혼을 재촉하지는 않지만 무언의 압박을 보내는 가족들에게 '선전용'으로 맞선 자리에 나갔고, 그 자리에서 마리를 만났다. 첫 만남에서 마리에게 호기심이 생긴 승언은 곧이어 그게 호감이라는 걸 느끼게 된다.
"연애하자."
2 줄거리
C-8 구역이라고 했었나?
주차해둔 곳도 참 C-8 스럽구만.
마리는 골프백에서 드라이버를 꺼내 들고 몸을 돌렸다. 그러곤 주차장 기둥 벽의 구역 표시를 확인하며 성큼성큼 걸었다. 직원들을 통해 들은 약혼자의 외도 소식.
자신의 구역에 벌이는 추잡스런 행위를 응징하기 위해 마리는 가볍게 드라이버를 휘둘렀다.
팟! 팟! 팟!
네 번째 스윙이 울려퍼지기 직전, 부랴부랴 나오는 두 남녀의 모습. 피곤한 현실에 마리는 이를 악다물었다.
"우리, 자존심은 챙기자. 좀.
...... 그리고, 양심도 같이 챙기자. 어?"
어머니의 시한부 판정으로 얼마 남지 않은 시간. 마리는 무엇보다 소중한 어머니에게 행복을 선물해주고 싶었다. 넉넉하게 3년쯤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바쁘게 결혼을 계획했던 건데. 이 사단이 나고 말았다.
그렇게 똥차 보내고 추진된 다음 맞선. 익숙한 이름에 마리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기승언.
그를 마지막으로 보았던 것이 십 년 전인데, 그사이 완전한 남자가 되어 있었다. 오랜만의 재회의 반가움. 그리고 다른 남자들과 다른 느낌에 마리는 그의 거절이 못내 아쉬웠다. 절박했지만 종용할 수 없는 부탁.
늘 그래왔던 것처럼 다른 사람을 찾아야 겠다며, 한순간의 설렘을 털어내며 마리는 자리를 먼저 일어섰다.
한편, 마리를 만나고 나서부터 그녀에 대한 호기심이 일어나기 시작하던 승언은 동생에게 그녀에 대해 묻기 시작하고, 급기야 그녀가 다른 남자와 또 맞선을 본다는 생각이 선뜻 내키지 않았다. 그리고 점점 그녀에 대해 알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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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왜 나왔어요?"
"너 만나려고."
"처음 만났던 그날, 거절하신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시 만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예상하지 못한 순간을 마주한 탓인지 머릿속은 블랙아웃 상태. 지금 무슨 소릴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왜 마음이 변한 거에요?"
"네가 궁금해서."
결혼을 결정하기만 한다면 상대방이 결혼에 응하는 이유따위 크게 상관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건 진심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 단지, 자신에 대해 궁금해서 생각이 바뀌었다는 그의 대답에도 마음이 심하게 요동쳤다.
"그럼, 우리 곧 결혼하게 되나?"
3 리뷰
(로맨스소설은 취향이 반영되는 작품임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우와. 진짜 책장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 작품이었다. 불금 달리려고 집은 책인데 졸려서 못 읽은걸 아침에 눈뜨자마자 읽어서 3시간만에 뚝딱 읽었다.
최근 결혼에 대해 갑자기 이런저런 생각이 들던 때라, 선결혼후연애물이 읽고 싶던 시기. 소설에서 답을 찾아서는 안되지만, 고민하던 생각을 곱씹으며 꿈꾸던 이야기를 이렇게 간접적으로나마 그려지는 이야기에 내내 설레고 행복했다.
이런 남자와 맞선에서 만나서 이뤄지는 결혼이라면 정말 그 맞선 10번이고 100번이고 나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작품이었다.
(아래 잡설/스포 싫은 분들을 위한 요약)
-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해 결혼을 급히 진행하던 마리가 맞선에서 친구의 형과 만나 이뤄지는 선결혼후연애 작품
- 서로 다른 성격의 남녀 주인공이 결혼을 앞두고 짧은 연애로 시작하며, 소중한 부분들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모습이 예뻤음.
- 전반적으로 잔잔달달한 느낌에 페이지마다 꿀이 뚝뚝.
- 가족 간의 정이 예쁘게 그려지는 작품
- 두 남녀 사이 갈등을 일으키는 악조가 있긴하지만 영향력은 미미한데 목에 걸린 가시처럼 짜증을 유발. 또, 한번씩 등장해 가족을 헤집어 놓는 마리의 할머니가 악조랑 비슷한 급으로 짜증유발.
※ 본격적인 리뷰 (스포가 싫은 분들은 뒤로 가주세요.)^^
연애와 결혼을 함께 진행하는 달달커플
우와. 이건 이거 대로 정말 좋았다. 맞선 자리에 나와서, 두 번째 만남만에 결혼하자고 서로 합의를 봤는데. 남자쪽에서 대뜸 연애나 하자고 한다. 근데 또 쇼윈도 부부처럼 보여주기식 연애가 아니라, 진짜 둘이 처음 만나 서로 눈 맞은 남녀가 설레면서 시작하는 연애이야기가 그려져서 두근두근했다.
그러니, 선결혼후연애는 맞는데, 선결혼중연애후신혼이야기 이런 느낌ㅋㅋㅋㅋ
무슨 강약중간약이런것도 아니고, 강중간강이라고 해아하나 강약중간강강강인가. 보통 클리셰를 떠올려봤을 때. 초면에 어떤 사건들로 얽히거나 하면서 자꾸 마주치는 상황에서 눈에 밟히고 궁금하고 하다가 언제쯤 둘이 고백하지.... 쯔음 커지던 호감이 터지거나 하는데.
요기는 화끈하게 거두절미하고, 남자는 호기심, 여자는 이 남자라면 욕심이난다...부터 시작하더니. 기왕 결혼하기로 했으니, 우리 연애나하잔다. 무엇보다 둘 다 꽉 막힌 선비님들도 아니고, 어리바리 애기들도 아니다보니, 이미 한 반년 혹은 1년은 만난 것 같은 어른 커플 느낌에 초반부터 두근거리며 술술 읽혔던 것 같다.
그래도 초반부 알아가는 과정에서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려는 모습들과 간간히 긴장타는 모습들도 그려져서 적당히 두근두근 설레는 내용들도 담겨 있었다. 무엇보다 승언이 능글능글하고 다정한데다 세심하게 마리를 챙겨주는게 느껴져서 읽는 내내 입꼬리가 내려가지 않았다.
마치 신혼 새댁 새신랑 보는 듯한 알콩달콩함
전반적인 이야기는 큰 갈등없이 무난하게 진행된다. 앞에서 결혼 결심하고, 그 사이 연애를 하며, 결혼 사진도 찍고, 신혼집도 함께 꾸려나간다.
진짜 읽다보니 어느새 연애 3-4년은 거뜬하고, 벌써 정들어 친구같은 커플 같기도하고. 결혼 준비 중인 풋풋한 신혼부부같기도 했다. 함께 혼수 장만하러 마트를 가는데, 서로 의견이 안맞아서 살짝 핑퐁핑퐁하다가도, 이렇게 하나하나 맞추는 거겠지... 하며 의견조율을 해나가는 모습들이 하나하나 보기에 흐뭇하게 느껴졌다.
또, 결혼 과정이다보니, 새로 맞이할 가족들도 나오는데. 시댁이고 친정이고 사람들이 다 너무 좋아서. 이런 가족들이라면 당장 시집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나같이 정겨운 분위기에 가족들과 만남 부분도 재밌게 읽었던 것 같다.
다정능글한 승언과 외강내유 마리가 매력적이었다.
일단 남자주인공부터 취향(능글다정남)이었기 때문에 더 즐겁게 읽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다만, 초반에 이거 '금사빠 아니야?'라고 생각할 법도 들긴 했다. 재회했는데, 그냥 친구 동생, 동생 친구 정도로 서로 아는 사이였고. 남주가 초반에 막 호감가지길래, 과거에 뭔가 있었나 했는데 절대 그런건 없었다.
모 로맨스 소설이었던가, 어딘가의 글에서 남자는 '호기심'을 갖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그 여자와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시작되고, 여자는 '좋아한다'는 마음이 들 때 연애한댔던가 아무튼. 연애의 시작이 남녀 조금 다르다고 들었는데, 그걸 생각하니 이해가 되기도하고.
단지, 두 남녀 주인공이 계속 부딪히다가, 서서히 감정을 키워가던 중, 호감을 깨닫고 급 발전하는 그런 전개를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의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그치만 그럼에도 승언이 마리를 배려하고 맞춰가려는 모습들과 애정어린 시선이 너무 잘 묘사되서 읽는 내내 종이에 꿀이 발라진 건 아닌가, 종이를 살살 문대며 읽은 기억이....
진짜 책을 읽는 동안 마리에 빙의해서 '흐음~'하며 미소 장착하고 다정하게 나를 바라봐주는 승언의 모습이 자꾸 머릿속에 그려져서 헤벌쭉하고 읽었던 것 같다.

게다가 악조가 자꾸 치근덕 거려도 내 여자가 불편해한다고 확실히 선긋고 짐싸서 나가라며 내치니, 이보다 더 좋을수가.
또, 여주 성격도 매력적이었다. 불합리한 상황에서 수그러들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고,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 씀씀이가 너무 좋다. 또, 악조의 공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승언을 믿고, 당당히 맞선다. 약간의 리스크야 받지만, 무너지지 않고 받아 쳐내는 모습이 시원시원하니 좋았던 것 같다.
또, 재벌가 손녀로 자랐지만, 할머니의 만행 앞에서 가족들의 행복을 지키고 싶어라 마냥 강하게 살아야 할 생각만 하던 마리가 승언을 만나 삶의 여유를 느끼고 어떤 삶을 원했던 건지 돌아보게는 모습들이 좋았다. 그런 부분들에서 위로를 받은 기억이 난다.
내가 지키고 싶었던 것들을 자신의 것처럼 소중하게 대해주는 남자. 그런 남자와 함께 지켜나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안도감, 기쁨, 행복함과 위로.... 그런게 느껴지니 가슴 한켠이 따뜻해졌던 것 같다.


이 외에도, 마리가 애정표현에 있어서도 확실히 마음에 있는 이야기 털고, 좋아한다 사랑한다 말하는게 어찌 귀여운지. 겉으로 강하게 그려지는데 사랑 앞에서, 내 남자 앞에서는 또 수줍게 나오는 모습이 예뻐서 좋았다.
빨간 띠에 대한 걱정
씬이 난무하거나 너무 노골적인 표현은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빨간 띠가 붙어있어서. 내심 걱정했다. 하지만, 씬도 스토리 흐름에 맞게 적당히 나왔던 것 같다. 초반에 연애하기로 한 뒤, 서로 세심하게 배려하고 알아가는 과정이 너무 예뻤는데. 되려 씬이 난무하면 어쩌지, 혹은 뜬금없이 씬이 나오면 어쩌지 싶었는데. 앞부분에는 거의 없고 딱 중반부터 조금씩 시작되더니 후반부부터 강강강이었던 것 같다.
가구 디자이너라고, 가구를 많이 만든다더니.. 나무를 그렇게 많이 든다고.. 생계형 잔근육이 많을꺼라고 동생 정언이 그러더니.... 그게 다 헛것이 아니었다.
(근데 요즘은 띠를 둘러도 안둘러도 비슷한거 같아서 기준을 모르겠다..;)
기타
/ 목에 걸린 가시같던 악조, 역시 재벌가 이야기, 그래도 훈훈하고 따스했던 이야기
악조가 둘 나온다. 가족의 평화를 깨는 할머니와 두 사람의 사랑을 깨려는 승언의 후배.
다만 나오지만 짠하게도(?) 두 사람의 믿음이 철옹성처럼 굳건하고 성격도 시원시원해서 전혀 흔들림이 없다. 다만 자꾸 나타나서 찔러보니 괜히 목에 걸린 가시같이, 발등의 물집처럼 짜증이 났다. 할머니 마찬가지로, 여주의 현 어머니인 새며느리가 마음에 안드다고, 아들을 내치더니 계속 나타나서 가족의 평화로운 일상을 헤집는다. 진짜 억지 논리로.... 그래서 눈쌀 치푸려졌던 캐릭터였다.
그리고, 재벌가라는 부분이 피부에 와닿지 않아, 배경적인 면은 공감하기에는 너무나도 먼 이야기도 있긴 했다. 가령, 재벌가이고 도도하게 그려진 여주가 매운 족발이나 떡볶이를 좋아해서 남주를 의아하게 만들었다던가하는... 그런거야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지하철을 처음 타봤다는 말에 살짝 경악했다.ㅋㅋ
그치만, 막연하게 생각하던 결혼에 대해서, 이런 결혼이라면 진짜 하고 싶다. 라는, 그런 결혼에 대한 환상적인 이미지를 그리던 사람들이 대리만족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여담으로... 최근 고민하던 결혼과 관련된 고민에 대한 답도 얼추 찾은 것 같다.
절절한 사랑 없이도 결혼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요즘 시대야 맞선으로 많이도 시작하니까. .... 하며 이런저런 고민이 많이 들었는데.
......다른건 모르겠고, 크기를 떠나서. 사랑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