씁니다, 우주일지
신동욱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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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소개



 

괴팍한 천재 남편의 아내를 위한 소행성 포획일지!


"자기야, 날 위해서 뭐든지 해줄 수 있어?"
"그럼, 자기를 위해서라면 하늘에 별도 따다 줄 수 있지!"

충고하겠는데, 남자들이여!
그딴 말 함부로 하지 마라

내가 이렇게 실제로 하고 있다 !



**



 

배우 신동욱의 첫 작품으로 SF소설이다. 


주인공 41살의 T그룹 CEO인 맥 매커천은 혁신적인 사업가로 화성이주를 꿈꾸는 남자다. 자신과 같이 우주를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 그녀와 함께 '우주 엘리베이터' 건설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그에 필요한 소행성을 포획하기 위해 우주로 떠났다.

우주에 대한 기대와 희망, 꿈을 가지고 탑승했던 우주선,
그리고 우주에서 본 경이롭게 아름다운 푸른 별 지구.

하지만, 그 감상에 젖은 것도 잠시,


지구를 떠난 626일째 되는 날.
조울증에 걸린 대원이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 일로 맥 매커천은 홀로 우주에 남겨지고 마는데.........

 

 

 

 


 2  리뷰

언젠가 '신동욱'이라는 이름을 실검에서 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처음 보았던 병명과 함께였던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를 다 챙겨보는 편은 아닌터라, 처음에는 생소한 이름에 왜 실검에 떴을까하다가 그 이유와 함께 보았던 것 같다.

그리고 힘든 병을 겪었고, 그 고통을 책으로 승화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책에 관심이 생겼던 이유는 그게 가장 컸던 것 같다. 배우 신동욱이 썼다는 것 보다는, 작가 신동욱이 어떻게 그 힘든 시기를 견디며 책을 펴냈는지가 궁금했고, 그때서야 생에 꼭 해보고 싶던 책을 써야겠다고 결심하면서 쓴 책이란 어떤 책일지 너무 궁금했다.

특히나, 이 책이 카페에 떴을즈음. 계속되는 취업(실패라는 말을 쉽게 쓰지 말랬지만)실패에 좌절감이 극에 달하던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기사에 작가의 집필 상황에 그냥 울컥했고. 글이 너무 읽고 싶어졌다. 그냥 책이 출판된 것 자체만으로 희망적인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비록 그 작가(배우)님과 내가 처한 상황은 극명하게 다르지만, 그냥 이상하게 공감하고 싶어졌다. 육체건 정신적이건 어떻게든 하루하루 연장되는 생활 속에서, 어떻게든 죽지는 않겠지라는 실낱같은 희망만 가지고, 번번히 계속되는 실패나 고통을 감수하는 건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일이니까.

그치만 이 작가님과 내가 그 감정을 표출해내는 방법에서는 달랐던 것 같다. 나는 힘들다는 것을 온몸으로, 말로 소리내거나 글로 막 쓴다면, 이 분은 처음부터 끝까지 즐겁게 풀어간다. 실례되는 말이지만 투병 생활을 한 사람이 쓴 게 정말 맞는 건가 싶을 정도로.

비록 중간부터 맥 매커천이 고립되는 상황은 너무 암담하다. 그를 넋놓고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던 동지들의 무기력함과 죄책감, 그리고 지구에 혼자서 오매불망 그를 기다려야했던 아내 안나. 안나의 상실감은 진짜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을 것 같았다. 맥 매커천이 시종일관 낙천적이고 희망적인 자세로 나오기 때문에, 두 사람이 대비되면서, 어쩌면 그게 더 슬펐을지도 모르겠다.
 

일단 글 자체는 매우 흥미롭다. '정말 이게 처녀작 맞아?' 싶을 정도로 내용도 풍부하고, 또 어려운 과학적인 지식도 전문적이면서도 자연스럽게 잘 녹아져 있어서 깜짝 놀랐다. 물론 다 이해는 하지 못했지만, 진짜 SF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었다.

실제로 작가 본인이 우주에 관심이 많아서 100여 권 넘게 관련 책을 독파하고, 실제로 전문가(전 항우연 연구소장)의 자문을 받아가며 집필했다고 하니, 그럴만도 하다 싶었다. 하지만 전문적인 용어랑 이론들이 나와도, 또 작가가 주인공들 대화 속에 위트 섞어 재밌게 풀어내 주기 때문에 '아아.. 오호..'하면서 읽을 수 있었다.

그러니 정말 그쪽 장르 영화는 한 편도 안보았지만, TV보다 지나가며 보았던 우주 영화 광고나 영상들이 머릿속에 주르륵 펼쳐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책이 일지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하루하루 일상과 그 사이사이로 과거에 아내와 만나게 된 경위, 그리고 우주 엘리베이터 구상과 소행성 포착 계획을 하기까지 일련의 이야기가 함께 번갈아 가면서 나오니, 지루할 틈 없이 바로바로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져서 책을 손에서 놓을 수 없게 만들었었다.

무엇보다, 이 작가 위트가 너무 잘 맞아서!! 시종일관 풉, 하고 자꾸 바람 새는 소리 내는 바람에, (회사에서 자투리 시간에 종종 읽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숨죽여 읽느라고 혼났던 기억이 난다.

작가가 (남자)배우라서 그런가 '수지'랑 '전지현'이 나오고 '별그대'도 나오는데, 그런 깨알 재미들이 코드가 맞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또, 주인공들이 주로 외국인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약간 외국소설 읽는 기분도 들었다. 번역서를 본 기분이랄까. 근데 이게 나빴다는게 아니라, 진짜 외국 영화 보는 기분이 들었고, 헐리웃 배우가 책에서 튀어 나올 것 같아서 흥미롭게 읽었다.


이쯤되니, 투병 중에 쓴, 의지가 담긴.... 이런 초반의 다소 감상적이고 무거웠던 생각은 어느새 날아가고, 유쾌한 맥 매커천만 머릿속에 남아서 이 남자의 다음 행보가 너무너무 궁금해졌었다. 

처음에 맥 매커천이라는 캐릭터를 보고는 '엇, 이 자존(부)심이 우주급인 또X이는 뭐지?. 현실에서는 만나고 싶지 않은 상대다.'하고 약간의 어이상실과 함께 큭큭거리면서 읽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볼매 캐릭터였다. 여자주인공인 김안나 역시 화끈한 성격에 시원시원한 입담이 완전 내 취향! (언니 걸크러쉬 멋져요!하며 응원했다는....)

그러다보니 또 한편으로는, '그래 이런 희망적인 이야기를 쓰려했던 거구나, 힘들어도 포기하지 않는 다는 의지를 이렇게 유쾌하게, 낙천적으로, 희망적으로 썼나보다.'라고 자연스레 생각했다.

그리고 그 즈음 일이 터졌다!!! 진짜 빌어먹을 빌리같으니!!
그렇지 않아도 조울증으로 사고를 내는 사람들이 있다고 했는데,
하필 우주에서라니..!! 이 망망대우주에서!!

그 사고가 나고나서 처음 든 생각은 '헐'이었고, 안나의 이야기가 나올 때는 진짜 가슴이 '찡'했다. 하지만 우리의 유쾌한 우주 대스타 주인공은 그 '우라질' 상황에서, 욕은 할 지언정, 쉽게 포기하지는 않는다.

그래, 이렇게 된거 꿈에 그리던 '화성'이라도 보자는 생각으로, 또 생존을 위해 부단히 움직이는 맥 매커천의 모습에서는 이제 존경심까지 들기도 했다.

그랬기에 마지막 결말이 참 가슴 아프기도 했는데, 어떻게 보면 이게 최선의 결말이었던 것 같기도하고. 또 나름 현실적 아닌 현실적인 느낌도 나고, 이렇게도 희망적으로 표현할 수 있구나 그런 생각도 들어서 감동 받은 것 같다.

 


이렇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해주고, 감동을 준 <씁니다, 우주일지>
 

내가 처했던 상황도 상황이었던지라, 더 감동적이었다. 또, 생업으로 찾고 있는 직장은 다른 곳이지만, 언젠가 글을 꼭 쓰고 싶다는 꿈이 있기 때문에 작가님의 작품이 더욱 값지게 다가왔다.

내 경우는 4차 혁명이랑 가상현실 이쪽인데, <한계비용 제로사회>에서 벌써 막혔는데.... 100여 권의 책이라... 작가님의 열정에 정말 경의를 표하고 싶다.

SF소설을 좋아하고, 우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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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향해 박차를 가하다
늘혜윰 지음 / 로코코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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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소개

내맘대로 키워드
현대로맨스/ 친구>연인 / 재회물 / 잔잔달달 / 살짝 애잔

주인공소개
남주_한선우(28)
예서의 첫사랑이자, 국가대표 승마선수. 10년 전 갑자기 자취를 감춘 연인 예서, 10년 간 그녀를 마음에 품으며 흔적을 찾아 헤매이다 승마를 시작했다. 자신과 달리 꿈과 희망에 당당해 보이는 모습이 아름답던 예서. 율주에 있는 정보를 얻자마자 그녀가 있는 초등학교 체육 교사로 부임했다.

여주_윤예서(28)
율주의 초등학교 보건교사, 아버지를 여의고 고등학생 때 어머니와 율주로 내려왔다. 꿈 많고, 순수한 사랑이 아름다웠던 18살. 돌아가고 싶은 간절한 추억 하나 가슴에 품고 근근히 살아오던 그녀 앞에, 옛 연인 신우가 불현듯 찾아왔다.



 2  줄거리

 
너무나도 달콤해 모든 걸 잃게 했던 사랑.
그런데 그 아픈 사랑이 막을 새도 없이 박차를 가해 달려오고 있었다.

"난 이해가 안 돼. 네가 율주에 온 것도,
선수 생활을 그만두고 이곳에서 교사를 하고 있는 것도.
내 일까지 나서서 도와주는 것도."

우리는 다시는 만나선 안 될 관계였다.

"그렇다면 기회를 줘. ....... 너를 떠날 수 있게."
                                - 책 표지 글(본문내용) 中

**

작은 섬, 율주의 초등학교로 부임한 지 반년,
그녀의 앞에 첫사랑이자, 국가대표 승마 선수인
한선우가 나타났다.

10년 전, 그녀와 고등학교 한자락 추억을 함께 공유했던 그가 꿈처럼 나타났다. 하지만 예서의 속마음은 재회의 감정을 애써 갈무리하느라 분주했다. 열여덟의 그때와 달라진 바 없는 모습을 보며, 울컥이며 치밀어 오르는 감정이 너무 버거웠다.

그래서 예서는 10년 전처럼, 한선우로부터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선우는 예서에게 한치의 틈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 기적같은 기회를 허투루 날릴 마음 따위, 그에게 한 점 남아있지 않았다. 그의 가치관을 흔들고 꿈을 주었던 예서였기에, 자신의 모든 것을 이뤄준 것과 다름 없는 그녀를 다시는 잃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돌려 말하는 건 생각 조차 안했다.
'보고싶었다. 물러나지 않겠다. 기회를 달라.'고. 그녀에게 직접적으로 던졌다.

그러나, 10년 후의 윤예서는 자꾸 그를 밀어내려고만 한다. 진실일리 없는, 마음에도 없어 보이는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자신을 잊었다고, 10년의 마음을 미련이라고 치부하면서.

결국 선우는 최후의 보루처럼 마음에 담아둔 말을 꺼냈다.



"최소한 네가 나를 사랑했던 시간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 마음을 정리할 기회라도 줘. 그때는 끝내지 못했으니, 이제라도 끝내게 해 줘."

선우는 간절하게 말하고 있었다.

"너를 떠나게 해 줘."   -p.84



 3  리뷰

헝. 그냥 너네 사랑하면 안되겠니?
읽는 동안, 자꾸 도망치려는 예서 때문에 맴찟하고, 그런 예서에게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힝'소리 내며 자꾸 오는 외(外)강아지 내(內)늑대 선우가 귀여워서 페이지가 쉴 새없이 넘어갔던 작품이었다.

원래 마음이야 겉으로만 인정하지 않으려고 발뺌했지, 이미 이심전심 서로 마음을 알고 있는 그들이었기에, 그냥 하는 행동들이 썸 같고 그래서 달달하기도 하고 그랬었다.

무엇보다 잔잔물+친구>연인+첫사랑 조합을 좋아하는 내 취향에 딱 부합했던 작품이었다. 요즘 현대물이 너무 심심하게 느껴져서 판타지에 살짝 눈 돌렸던 나에게 초심을 일깨워준 작품이랄까.


(약간의 스포와 잡설이 싫은 분들을 위한 요약)


 

- 작은 섬 율주의 학교에서 옛 연인과의 재회와 함께 그려지는 잔잔달달
- 사연때문에 밀어내는 여주와 포기하지 않는 남주의 애잔함도 한 스푼
- 필요할 때마다 나타나 도와주는 남주 덕에 보호받는 기분 한가득
- 남주의 10년 순정, 소유욕 질투 능글거림이 너무 좋았작품

 - 단, 여주의 사연이 풀어지는 장면이 예상 외로 휘릭 넘어간 건 기분탓이었을까, 그 부분이 둘이 헤어진 것과 아주 무관한 것이 아니었어서, 조금 더 극적으로 그려질 줄 알았는데 약간 아쉬움이 남았다.


 

섬마을 초등학교 기간제 체육쌤의 연심 연장 고군분투기

10년 전, 불현듯 사라진 예서의 자취를 찾던 선우. 그가 섬마을 율주의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들어왔다.

오자마자 브레이크 따위 없는 지, 돌직구 날리는 선우. 10년 전과 다를 바 없는 그의 태도에 예서는 '선생님'으로 예우를 차려줄 것을 신신당부하며 그의 마음을 애써 모른 척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보고 싶어 왔다며, 보건실에 꽃을 던져주고 가는 새로 온 체육 선생님 때문에 보건 선생님은 울상이고.

어반자카파(널 사랑하지 않아)와 한동근(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해)의 노래 대결을 연상시키는 듯한 둘의 대화. 연이은 핑퐁핑퐁, 도돌이표로 이어지는 반복되는 대화 속에서, 결국 선우가 먼저 카드를 꺼냈다.

'너를 떠날 기회를 줘.' 라고 말이다.
맘에도 없는 그 소리 넣어둬라며, 대신 기간제로 온 6개월동안 만큼은 네 진심으로 대해달라며, 그래야 진짜 정리하고 서울로 돌아갈 수 있겠다고 한다.

이때부터 한선우 쌤은 계약 기간이 시작되고, 만료 전까지 이 여자와의 종신계약(?)을 위한 순정이 시작됬다. (꺄)


 


난 선생이고 너도 선생이야!! 

결국 최후의 수단과도 같은 선우의 마음에 동했는지, 그녀는 기간만큼은 진심으로 대하겠다고 하고. 그때부터 아주 달달함을 한 스푼, 두 스푼.... 으어어어어...(?!)

이미 노골적으로 율주에 온 이유도, 굳이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까지 자처하며 공백기를 만들고 있는 이유도, 선수 자기 일 도와주는 이유도. 오직 그녀 때문이라고 했던 선우였기에. 여기서 더 얼마나 있나 싶었는데.

예서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며, 선우는 고학년만 가기로 했던 수학여행 대상을 전교생으로 확대하지를 않나. 확장된 서울 코스에 보건 선생님 동반한 수학여행을 계획하고. 심지어 자기가 '재단'의 도움이라는 명목을 내밀며, 가진 게 돈이니 써야지 하는 쿨한 이 남자.

정말 같은 선생님인가 혼란 주는 이 선생님 때문에 예서는 어이가 없고, 근데도 이 남자의 호의가 싫지않고. 한번쯤은 그려보았던 그와의 연애가 있었던지라. '나는 선생이고 너도 선생이야.'라며 학교 안에서는 조심하자던 말은 어느 덧 날아가고. 학교 밖이니 논외라며, 놀이동산에서 신나게 데이트 즐겨주는 두 선생님들.

캬.. 또 어떻게 예서가 좋아하는 건 다 알아가지고, 누가 보면 예서 아빠인줄. 여튼 먹어보고 싶던 거 용케 알아서 다 주시니. 같은 선생님으로 부임해 온 건지 이쯤 되면 점점 의심이 된다.

그리고 자신의 홈그라운드를 수학여행 코스에 넣은 한쌤은 열심히 승마를 가르쳐 주는데, 하하하하. 승마에도 다양한 용어가 있다는 건 처음 알았다. 그리고 저녁에 실습이 어려웠던 자세를 알려주는데. 승마가 이렇게 야시꾸리했던가. 했다는. (부끄부끄)

여튼 예습복습 잘하는 예서쌤은 그렇게 저녁에 현직 국가대표 체육 쌤에게 승마에 대해 제대로 배웠다고......


 

언제나 좋은 남자의 순정과 소유욕

흠, 예서에게는 미안했지만, 이번 작품은 선우가 너무 좋았던 작품이었다. 원래 남주편애자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사연이 있다보니 신파스러운 느낌도 적잖게 있고, 남주랑 형편이 너무 차이나서(생각 외로 이 문제는 쉽게 풀렸지만) 혼자 걱정하고 맴찢하게 되는 마음들이 안쓰러웠긴 하지만... 그게 되려 선우의 매력을 업 시켜주는 요인이 되어버렸달까.

도움이 너무 필요할 때, 위험한 순간이 닥쳤을 때, 맘이 아플 때, 그냥 아무도 신경 꺼주면 좋겠는데 동시에 신경써줬으면 하는(? 표현하기 어렵다ㅠㅠ) 모순된 상황일 때. 그때마다 너른 품에 안아주고 다독여주는 남자가 있길 얼마나 바라왔던가..

내 우는 모습에 안절부절하고, 내가 그냥 아는 오빠 만났다는 이유만으로도 질투해주고, 늑대같이 굴다가도 꼬리 살랑살랑 흔들며 강아지처럼 '안돼?'하는 표정으로 갸우뚱 할 것 같은 남자가 막 그려지는데. 내가 어찌 이 남주를 안 이뻐할 수가 있겠냐구.

허엉. 진짜 여주를 예쁘게 봐주는 게 글에서 마구마구 느껴져서 대리만족 제대로 했다.



약간은 아쉬웠던 뒷부분_악조와 사연 풀이

갠적으로 악조와 여주의 사연이 풀어져나가는 게.. 조금 아쉬웠다.

첨에 태진을 보면서, 서브로 나온 남주가 박수칠 때 떠나는 그런 떠날 때 떠날 줄 아는 퇴장의 미덕을 보이는 남자인줄 알았다. 근데 애매하게 나쁘게 나와서 너무 아쉬웠다. 중간에 퇴장하는 줄 알았는데, 여주가 그렇게 꽁꽁 싸매면서 비밀로 두려고 했던 걸 악조에게 건네주지를 않나. 헝. 물론 사랑에 눈이 멀면 이성이 날아간다고 하지만.... 무언가 무언가 말로 참 표현하기 어려운 아쉬움이 있던 서브였다.

그래서였나, 생각보다 악조는 큰 인상이 남지 않았다. 워낙 남녀 주인공들의 마음이 견고하다보니, 파고들 틈이 없었다고나 할까. 되려 낑낑하면서 틈을 만들려고 애썼는데 튕겨나간 고양이 같은 느낌이었다.

그리고, 사연 풀이. 여주 사연은 안타까웠다. 나름 꿈과 희망, 아주 밝은 것만은 아니었지만. 학창시절 공부도 잘하고, 꿈에 실력까지 있어 반짝반짝 당차게 살았는데. 아버지를 여의고, 극성으로 변해버린 어머니 사이에서 꿈을 포기해야 했던 사연은 진짜 안타까웠다.

죄책감과 동시에 그 문제를 남주에게 돌리는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와 꿈도 희망도 사랑도 다 잃어버렸다는 패배감과 허망함, 그리고 노력과 실력으로 안되는 부분으로 인한 현실적 괴리감. 그것이 18살이 감내하기에는 참 힘들었을 것 같다.

그래서 안쓰럽고, 신데렐라 스토리로 진행되는 감이 있음에도 남주의 헌신이 너무 고맙고 같이 힐링을 받는 기분이 들었다.

근데, 이게 끝에 얼마 안남은 시점에서 약간 급히 끝난 감 때문이었을까. 차라리 남주가 혼자 찾아서 알아냈는데, 여주가 말해주길 기다렸다는 게 더 울컥했을까. 흠. 그리고 여주가 자꾸 숨겨서 답답한 것도 알았는데. 여주에게는 말 잘 듣는 착한 아이인 건 맞는데. 첨부터 도망쳤던 여주 찾아올 생각이었으면 조금만 더 멋대로 해주지. 몰래 찾아보지ㅠㅠ. 말 안해주냐구 몸으로 묻는 건.... 뭐랄까 안쓰러우면서도, 흠 이건 아닌데 싶고.

어쨌거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인데, 남주는 여주 말 잘 듣고 기다렸을 뿐인데. 듣기 싫다는 거 악조가 막 떠든 거 듣다가, 나에 대한 사랑이 그것밖에 안되서, 그런 이유로 숨기고 떠났었냐며 휙 가버리던 선우. 물론 이 일 때문에 예서가 더욱 더. 그녀가 잘못했고, 이제는 그가 없으면 안된다는 걸 절감하는 계기가 되기는 했지만.

여주가 울면서 남주가 떠날 것만 같아 현관에서 애타게 부르다가, 들어가서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다가 울컥해서 또 서로 확 풀리고. 마무리 되어가는 부분이 뭔가 아쉽다가도. 아니 괜찮은데 싶다가도 막 그래버렸다는.... 아 다시 읽어봐야겠다.ㅜㅜ

아무래도 앞에서 달달함과 안타까움을 오가면서 감정이 부풀었는데, 이거 언제 밝히지 언제 밝히지 싶다가 말미에 팍 나와서... 그랬나보다.


기타/마무리


 

어쨌거나, 내겐 초심을 되찾아 준 오랜만의 잔잔달달애잔한 현대 로맨스물이었다. 역시 쌀쌀한 바람 불 쯤에는 이렇게 잔잔하다가... 또 애잔한 느낌에, 포근하게 안아주는 남주가 나오는게 좋지 하면서, 역시 첫사랑 재회물 친구연인 조합은 정말 내게는 꿀조합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읽었던 것 같다.

능글능청돋는 개와 늑대의 시간을 오가는 선우 덕에 읽는 동안 엄마미소 그려지고, 막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 떠오르게 하는 선우 덕분에 음악 찾아듣느라 정신없고. 중간에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데, 예서의 사연이 나올 때면 괜히 내가 다 맘 아프고, 슬펐다. 그래서 선우가 나올 때마다 안아주는 장면이 나올 때면 그렇게 꼽씹어서 읽었다고.....

아 진짜.. 그리고 안아주면서 '충전'하는데. 끄아아아악(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최고의 사랑 독고진씨가 마구마구 떠오르는 것이. 캬. (나도 배터리 빵빵하게 채워줄게 커몬커몬) 충전할 내 남자는 현실에 없다는 게 슬플 뿐이었다,

 

(살짝.. 남주 직업군 소재가... 거시기하지만. 작가님이 쓰실 때는 그 전이었던 것 같고. 최대한 인물들의 로맨스 중심으로 읽으려고 했다.....)


여튼 찬바람 쌀쌀해 잔잔한 로맨스 물이 보고 싶을 때, 괜찮은 작품이라는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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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광고다 - 연애, 그 인생최대혼란의 47가지 현실원칙
여성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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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는 광고_여성욱
출판사_아르테




 1  책 소개

"당신은 남달라야 한다!"

좋아하는 사람을 유혹하고 싶다면,
그 사람이 아는 이성 중에서
당신이 제일 먼저 눈에 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당신이 그렇듯,
상대도 특별한 사람과 연애를 하고 싶어진다.

겨울 바람이 너무 추운 사람들을 위한,
그리고 연애, 그것이 너무 혼란스러운 독자들을 위한
여성욱 작가의 47가지 현실 원칙이 광고 사진과 함께 고스란히 담겨 있다.


 2  리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광고와 연애 모두 나의 입장이 아닌 상대의 입장에서 더 많이 생각할 때 성공한다는 점 입니다.
광고든 연애든 '역지사지'를 잘해야 한다
는 것입니다.-p.9


근래 읽은 연애 관련 자기계발서나 우연히 읽은 전문가들 포스팅 모아모아 중에 가장 잘 읽혔던 작품이었다. 읽는 내내 뜨끔뜨끔하니 내 문제를 지적해주는 것 같아서 더 공감되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연애를 시작하지 못해 전전긍긍하고, 문제를 찾느라 급급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부터, 겨우 만난 나의 연인과의 관계 지속하는 방법에 대한 연애 방법 지침들이 한가득 담겨있었다.




이불 밖은 위험해? X! 이불 안이 더 위험해!

'이제 더 이상 '나 홀로' 상태가 싫다면 집에서 나와라-p.18

나와 같은 히키종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다. 아주 밖에 나오는 걸 싫어하는 것도 아니고, 대인기피증이 있는 건 아니지만. 안타깝게도 나이를 먹을수록 공식적인 활동 등을 통한 만남이 아니고서야 따로 새로운 만남을 가지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나가더라도 차라리 혼자 다니거나, 아니면 계속 만나는 친구들을 만나는 게 더 편해지던 게 요즘이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확실히 학부생 때, 대외활동하고 동아리 활동할 때.. 적어도 '썸'까지의 기회는 있었던 기억이 난다.

아. 진짜 집 밖으로 나가야 하나보다.



당신은 남달라야 한다

상대에게 당신은 지나가는 행인 19이다.- p.61

으아아아!!
진짜 격하게 공감갔던 문장이다.

 한 때는 혹시라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를 좀 특별하게 봐주지는 않을까. 하는 그런 소설같은 꿈을 꿔보기도 헸다. 하지만, 한번의 (내 딴에서)오랜기간의 운명같은 짝사랑(?)을 겪고난 후로, 그딴 건(?) 없다는 것을 절감하게 되었다.

사랑은 전쟁이다. 정말로.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고. 진짜 내가 겪을 땐 스토커 같던 그 행동이 내가 하려니 '절실한 것'처럼 느껴지던 때가 있었다. 벌써 1년이 지나가는 이 시기 즈음. 나름 절실하다고 싶을 정도로 그분....의 주변을 맴돌았었다.

워낙 내가 주변에서 '철벽녀'라는 별명을 무수히 들을 정도로.. (나도 왜 그렇게 까지 철벽을 치는지는 모르겠는데..) 오는 남자 막고 가는 사람 보내는 사람이었던지라... 나름 이걸 기회로 만들리라! .... 싶었지만. 심지어 2개월 간 그 분과 둘이서 인턴 비슷 무리한 것도 했지만. 그분에게 나는 지나가는 행인, 식당에 놓인 테이블, 냅킨 만도 못했던 모양이다...

심지어 나름 휴머니즘... 모두에게 관대했던 사람이었던지라 나는 그냥 미세먼지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경험을 겪고나니, 정말 연애를 하고 싶으면 내가 좋아하는 사람에게 매달리기보다, 정말 나에게 호감있는 사람과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게 훨씬 수월하다는 말이 막막 격하게 공감되는 순간이었다.

 
 47가지 원칙을 아우르는 핵심, '역지사지'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외에도 많이 공감되었던 '혼자만의 시간에 너무 심취하지 마라',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떨 필요 없다.', '도도함은 매력이 아니다.', '모든 일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된다.' 등등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이 수록되어 있었다.

당연히, 이 많은 팁을 머리속에 넣기는 어렵다. 중요한 건 이 모든 팁을 아우르는 말, '역지사지'를 기억하는 일인 것 같다. 물론 연애 감정은 사회 생활하는 것처럼 한다고 되는 일은 아니겠지만, 내가 만나고 싶은 연인의 이상형, 하고 싶은 연애를 상대방도 마찬가지로 그린다고 생각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또, 연인 앞에 남자 여자 없고 같은 '연인'으로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려는 마음도 필요한 것 같다. 이런 여러가지 좋은 생각을 갖게해 준 작품이었다.


이제 실전편만 쓰면 되려나......
이제 그만 핑계대고, 이불 밖으로 나가려고 노력해야겠다.
 

<본 서평은 아르테(출판사)가 진행한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자유롭게 작성한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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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먼트 실천편 - 너만의 엘리먼트를 찾아라 켄 로빈슨 엘리먼트 시리즈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이선주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엘리먼트 실천편-너만의 엘리먼트를 찾아라_켄 로빈슨
출판사_21세기 북스




 1  책 소개 





"어떻게 재능과 열정을 찾아 삶을 변화시킬 것인가"

 


켄 로빈슨이 제시하는 행복, 열정, 창의력
그리고 자기 혁신에 관한 실용적 가이드 





TED 누적 조회수 1위를 기록한, 켄 로빈슨이 전하는 자기 혁신을 위한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독자들의 '엘리먼트'를 찾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라고 시작하는 들어가는 글에서의 말처럼, 저자는 책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가 얼마나 엘리먼트를 잘 알고 살아왔는지 혹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나의 가치와 재능은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

자신의 재능, '엘리먼트'는 무엇인지 고민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해 켄 로빈슨은 개념과 원칙, 이야기와 사례들, 그리고 연습과제, 다양한 자료와 질문들을 던져주며 우리가 한 걸음씩 우리의 엘리먼트를 찾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2  리뷰 _ 행복한 삶을 위한 나의 '엘리먼트' 발굴 나침반
 

어떤 사람들은
"지금은 괜찮아요."나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이죠." 라고 말한다.
자신의 엘리먼트를 계속 찾아야 할 사람들이다. -p.7(들어가는 글)

 


여우와 신포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현재 직업에 만족하며 살아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던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자신의 '재능' 혹은 '능력'이라고 확신하며 그 일을 하고 살아갈까. 

요즘같은 시대에 얼마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하면서 살아갈까. 다 먹고 살려고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거지. 나처럼 특별한 재능이 없는 사람은 평범하게 월급 받으면서 살아야지 뭐.
....... 등등 그런 생각을 해왔다. 마치 여우가 따지 못할 포도를 보면서 '저건 분명 신포도일거야.'라면서 가버린 그 우화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런 나에게 경종을 울려주었던 책이었다.


나는 정말 절실하게 노력했는가




취업 준비기간이 은근슬쩍 2년이 채워져가기 시작하니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차근차근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돌이켜보니 다른 사람들에 비해 쓸데없이 시간 보낸 일이 많았다. 학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저런 애들이랑 경쟁해야 한다고? 안되, 내가 갈 곳이 아니야.'라면서 아주 가능성을 접어버렸다.

물론 그쪽에서 하는 일들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기도 했지만, 애초에 내 능력 밖이라는 생각과 함께, 가능성을 너무 열어두면 괜히 희망고문만 할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취업준비를 하며, 자소서와 면접 준비 등등을 하며 돌이켜보면, 주어진 일에 열심히인 사람이었고, 소심한 줄 알았는데, 부끄러움이 많았을 뿐 돌이켜보면 항상 새로운 활동에서 먼저 말을 걸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조직에 잘 융화될지 시시탐탐(?) 고민하고 주시하고 있었으며, 문제가 생기면 풀려고 아등바등하고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내가 그것들을 나의 '엘리먼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정도야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하는 건데. 이것도 못해서 어떻게 해?'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나의 태도는 어떠했나
이러한 것들이 6장 나의 태도는 어떤가?를 읽으면서 아프게 다가왔다.
우리가 무언가를 하다보면 항상 모종의 장벽이 한번씩 다가오고는 한다. 경제, 권력, 사회 관계, 사회적 여건 등등으로 말이다. (무슨 말을 해도 이젠 핑계지만) 내 경우는 경제와 사회 관계를 무시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 역시 하고 싶었던, 혹은 하고 싶었다고 믿었던 일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그 통과의례와 같은 '수능'에서 고배를 마시고, 차선책으로 지금의 전공과 학교를 선택했었다. 그때 한번쯤 생각했다. 과연 우리 집이 풍족했으면, 내가 재수를 했을까.

물론, 그때는 바로 결심을 내렸다. 도저히, 그 공부를 1년 넘게 할 자신이 없었다. 차라리 기왕 대학에 왔으니, 그리고 문과에서는 나름 '실용적'이라고 하는 경영학과에 온 거, 재수할 시간에 공부를 해서 빨리 돈을 벌자였다. 또 대학교에 가고, 활동을 하다보면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내 재능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던 기대도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문제는 그냥 '막' 열심히했다. A+ 맞는 게 무슨 대회 입상하는 것 마냥, A가 안나올 바에 수업을 취소해야 하는 것 마냥. 아르바이트하며 자격증도 준비하고, 영어 공부도하고, 알바하면서 밤새 준비한 레포트에 C가 떴을 때는 진짜 화장실에서 몰래 숨죽여 울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얻은 건, 대학교 졸업장과 성실하게 살았다는 걸 증명한다고하는.. 나름 좋은 학점. 그게 전부였다.

대외활동. 아르바이트, 인턴. 다 좋았다. 많이 배웠다. 그런데 딱 거기였다. '남들 하는 만큼은 먼저 해야지'부터 시작한게 실수였을까. 딱 그냥 '남들 하는 만큼'했고, 그러다보니 모두 같은 시험을 보는 이 취업 시험에서 계속 떨어지니, 내가 쓸모없어졌고, 무능력한 인간 같아 너무 슬프고 힘들었다.

책의 내용처럼 환경탓 하지 않으려 무던히 애쓰고, 무수한 장벽에 맞서며 자신의 엘리먼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사람들의 노력을, 그저 '그 사람들이 대단한 것.'이라며 나는 완전히 내 주위를 장벽으로 둘러싸버렸다.

그리고 취업 준비 2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
아니 정확히 말하면 1년을 보내고, 약간의 방황을 거쳐 올해 상반기부터였을까. 더 이상 이렇게 보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취업준비(일단 기본적인 생활은 필요하다고 생각)를 하면서 계속해서 나를 분석하려고 애썼던 것 같다. 어차피 이렇게 살아가야 할 거, 기왕이면 내가 행복한 방향으로 살아야지 않나. 그런 심정이었던 것 같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초기에는 로맨스가 절대 다수였지만..), 인문도서, 그리고 약간의 자기계발서도 참고하고, 자소서를 쓰는 과정에서 마인드 맵도 그려보면서 많은 공부를 해온 것 같다.
   

나의 동질집단을 찾아서
8장을 보면 나의 동질집단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동질집단 가운데 나의 엘리먼트를 찾아보는 방법도 나와있었다. 이 방법도 좋은 것 같았다.
과연 나는 무엇을 좋아하나. 어떤 집단과 있을 때 재밌었나 싶었더니, '독서, 글쓰기, 멘토링(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때 즐거웠던 것 같다.

일단, 무엇보다 힘든 시기를 독서와 리뷰 등으로 많이 풀었다. 글쓰기는 그냥 좋았다. 처음 백지에 무언가 쓰려면 너무 머리아프고, 마구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제해서 써야 할 것 같아 (지금 쓰는 리뷰도)시작도 하기 힘든데, 그냥 쓰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내가 이런 생각도 할 줄 알아? 하면서 괜히 혼자 기특해 해주고(?) 무엇보다 생각이 없는 사람은 되기 싫은데, 계속 무언가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좋다. 또, 누군가 글로 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즐거운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중학교 때는 독후감 상장도 받아보고, 직접 소설을 써보기도 한 것 같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숨기고 싶은 흑역사 1위지만, 그걸 쓰다보면 3시간 4시간, 시간가는 줄 몰랐고, 누군가 내 글에 감상(?)이라고 하기 어렵지만, 감상을 적어준 것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여차하면 나중에 나도 작가를 해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도 있었다. 다만, 나이를 먹을수록 말도 잘하고 생각도 깊고, 표현이 풍부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게 되자,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하다 포기한 감이 컸지만.
 
그리고 멘토링(교육). 이건 말하기가 참 애매한데,
그런데 어떻게 하면 할수록 아르바이트부터 대외활동까지 '멘토링, 교육' 분야였다. 그런데 웃긴건, 내가 또 다른 활동자들에 비해 탁월하게 잘 가르치는 건 아니었다는 점이다. 내가 생각해도 진짜 '못 가르쳤던 것' 같다.

그러니까, 시험 100점을 맞기 위해, 얼마나 빠르고 정확히 풀어야 하는 지를 가르치기보다, 나는 한 명이라도 더, 공부를 포기하지 않도록,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에 포커스를 맞추었었다. 그래서 학원강사 알바보다는 창의력교실 알바나, 멘토링 활동을이나 교육봉사를 주로 했던 것 같다.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가진 지식을 재밌게 알려주는 활동이었으니까.

물론 고등학교 때까지 꿈이 초등학교 교사여서, 그 꿈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 같기도 했던 것 같다. 다만, 내가 지금 가진 기술이 없는데, 그래도 가르치기보다는 '알려주는 것' 정도는 내가 공부할 수 있는 한에서 미리 공부하고 전달하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에 편하고 즐겁게 했던 것 같다.

이 활동 저 활동 하다보니 초등학생 중학생, 그리고 대학생, 또 외국인 대학생 등... 은근 다양하게 만나봤는데, 어떻게 하면 필요한 걸 알기 쉽게 잘 말해줄까를 고민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또 고민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그리고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가 그렇게 즐거웠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 나침반과 같은 작품




 

이렇게 한번씩 곱씹어보니, 나도 나의 엘리먼트를 찾는 데, 마냥 나를 방치한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자각하지 않고, 혼자 지레 겁먹어서 벽을 세워두느라고 알아채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글쓰는 걸 좋아하고, 사람들이랑 은근 잘 만나는 거 보면, 대학생 때 서포터즈 활동도 더 해보고 그럴걸, 조금 더 자신있게 말하고 다닐 걸. 하는 아쉬움도 살짝 드는 것도 사실이다.

조금 틀려서, 부정당하고, 그러면 어떤가.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나의 엘리먼트를 찾을 수도 있는 건데 말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러한 책을 만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읽은 어떤 책의 모 작가가 그랬던 것 같은데, 책을 읽고 글을 쓰다보면,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글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나를 마주하다보면 그게 또 자신을 성숙하게 만들고, 한 걸음 나아가게 한다고 했던 글이 떠오른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조금 아팠지만,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 그런 나침반 같은 작품이었다. 나침반은 답은 제시해주지 않지만, 방향을 잡아준다. 마찬가지로, 책에 나온 특정 방법이 내게 꼭 답이 되리란 보장은 없다. 작가 역시 그렇게 말하고 있고.

하지만 일정부분 방향을 잡아주는 그런 작품이었다.
 


.....

 



비록 지금도 하는 일은 남들이 똑같이 하는 전철을 밟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란 말은 장담 못하겠다. 다만, 그 와중에도 나만의 방식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나의 재능과 열정을 쏟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나만의 엘리먼트를 함께 들고 간다면, 앞으로 긴 여정이 조금은 더 즐겁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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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 노후빈곤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선데이마이니치 취재반 지음, 한상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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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소개

 

 

 

"은퇴 후,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겠습니까?"

 

아직 노후를 맞이하려면 몇십 년은 남은 것 같지만,
노후 준비는 한창 일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최적의 때이다.

회피하고 싶지만, 우리도 곧 노인이 될 것이다.
우리의 노후는 지금의 노년층보다 훨씬 가혹해질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은퇴 후 노후를 어떻게 살아갈지.
                                                      < 뒤 표지글 中>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를 상기하며,
향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한국과 사회 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모습을 살펴보기 위한 책이었다.

 

책 목차를 쭉 따라가면 내용을 얼추 예상할 수 있다.

급속히 증가하는 고령화율 지표 너머 고령자의 빈곤한 삶이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며, 그토록 원하던 내 집 마련이 노후 파탄의 원인이 되어가고 있는 씁쓸한 현실과, 갈수록 혼자 맞이하게 되는 노후로 이한 고립이 범죄를 양산하는 그런 삶이 앞으로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일본은 그런 상황이 많이 전개되어 왔다는 것을 각 장에서 사례와 통계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본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미리 대비한다면 늦지 않았다며, 그 대책을 끝으로 책은 마치고 있다.



 2  리뷰

우리보다 한창 고령화가 진척된 일본의 사례를 통해 노후 빈곤 대비의 필요성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순간 딱 먼저 들었던 첫 번째 생각은 '대박'이었다. 그리고 읽는 동안 점차 소름 돋기 시작했고, 만감이 교차하다가. 마지막에 드는 생각은 무섭다는 것이었다.

노후.
솔직히 예전 같았다면, 아직 20대의 중반에 있는 내게는 어쩌면 아직 먼나라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 물론, 아주 딴나라 이야기 마냥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들께서 은퇴하실 나이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당장 취업도 안 된 마당이라. 하루하루 먹고 살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부모님들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상황에서 내가 아직까지도 취업이 안되있으니, 그 점이 상당히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러다 정말 반듯한 직장에 취업이 힘들어지면, 결혼이고 뭐고 포기하고 부모님께 용돈 드리면서 함께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막연하게 하기에 이르던 지경이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1장을 읽고 있는데, 너무 내 상황을, 어쩌면 현재 내 연배의 사람들이 지닐법한 생각 혹은 겪을 만한 상황이 언급되어 있어서 안타깝기도하고 씁쓸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두려웠다.

점차 경제 상황과 그로인한 불안정한 고용문제 등으로 부모님들과 거의 '공생'하는 가족들이 일본에서는 진즉부터 상당히 있었다는 사례와 통계 자료들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열심히 일 했는데 불구하고, 한탄하는 목소리도 연이어 나온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 따른 부양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연금 수령액 감소와 그에 따른 노후 생활비 문제 등이 뒷따른다는 것이다.

취업하기 전에는 하루하루 생활비 충당도 힘들었는데, 겨우 돈버나 싶으니 이제 노후 자금 때문에 또 마음껏 쓸 수가 없다니.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이정도....'라는 말이 나오는데. 왠지 내 미래일 것만 같아 읽는 내내 한숨을 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혼자 맞이하는 노후'.

요즘 청년들을 삼포세대. 이제 N포 세대라고 하던가.. 그랬던 것 같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이것저것 포기해야 하는 현 세대를 나타내는 신조어. 물론 꼭 모두가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어느 순간부터 막연하게 각오하고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혼자서 취미 즐기기라던가 혼자서 여행가기라던가.. 그리고 부모님이 계시는데 얼마나 외롭겠어... 등등

근데, 고독이라는 게 생각보다 더 어마무시하게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걸.. 장기간의 취업준비를 하면서 깨달았던지라.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끔 사회 생활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혼자있고 싶다.'라는 말을 종종했는데. 돌이켜 생각하면, 그건 '무리' 속에 있으니까 그런 말도 가능했던 것 같다. 정말 혼자 있으면, 또 혼자 있는 게 너무 힘들다. 왠지 요즘은 '고독사'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아파서도 안된다.

특히나 내 경우는 지금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곳이, 어느 정도 관련있는 곳이다보니. 책 내용에 눈이 더 갔던 대목이었다.

나이가 들면 경제 활동이 힘들어지니, 한창 벌 때 모아둔 돈과 연금으로 살아야하는데, 아프면 그게 순식간에 붕떠버린다. 문제는 연금이 충분히 노후를 대비할 정도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모아둔 것 없이 보내다가... 아프면 순식간에 진료비로 돈이 다 쏠려버리는데....

예전에는 이게 얼마나 심하겠어.. 싶었는데, 심하다. 인턴하면서 진짜 실감하고 있다. 문제는 벌이가 불안정한데, 보험료를 내자니 생활비가 충당이 안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부과 체계 문제도 계속 언급되고 있는데, 정말 시급히 개선되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본인 부담 초과분에 대해서는 일정액 상환해주기도 하지만, 그거 가지고는 택도 없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을 다시 상기하면, 부모님과 같이 사는 자녀의 경우. 부모님의 노후 준비가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부모님은 물론, 만약 자녀까지 아파버리면 그냥 같이 파산하는 거다.

막연하게 돈없으면 굶지. 젊으니까 좀 버텨도 되. 하면서 식습관 엉망으로 지냈는데, 앞으로 건강에 신경써야 겠다는 강하게 드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책을 읽다보면, 막연하게 생각했던 노후 문제가 소름 돋게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탈, 노후빈곤'이라는 제목치고, 마지막 한 장에, 그것도 얇게 팁을 요약해 준 것?...이랄까. 

나는 잘 대비한 사례라던가, 한국의 제도적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점, 아니면 일본의 사례로 미루어 본 한국의 문제점과 정책적 제언..같은 부분이 약간 정리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해버렸던 모양이다.

공적제도를 잘 활용하라고 했는데, 일본의 사례가 나와있어서, 한국은 어떻게 되어있지? 하고 막 책을 넘겨보았던 것 같다. 그런 의미로, 당장 먹고 살기 급급하다고, 지금 바로 필요하지 않아 알아보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공적 제도들도 이제는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치만, 그럼에도 한국의 인구/사회 구조적 문제(고령화 및 노후 등)와 공적 제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효과적으로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는 한국, 혹은 개인의 노후 대비를 위한 준비를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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