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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먼트 실천편 - 너만의 엘리먼트를 찾아라 ㅣ 켄 로빈슨 엘리먼트 시리즈
켄 로빈슨.루 애로니카 지음, 이선주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평점 :
품절
엘리먼트 실천편-너만의 엘리먼트를 찾아라_켄 로빈슨
출판사_21세기 북스
1 책 소개
"어떻게 재능과 열정을 찾아 삶을 변화시킬 것인가"
켄 로빈슨이 제시하는 행복, 열정, 창의력
그리고 자기 혁신에 관한 실용적 가이드
TED 누적 조회수 1위를 기록한, 켄 로빈슨이 전하는 자기 혁신을 위한 메시지를 볼 수 있는 책이었다. 독자들의 '엘리먼트'를 찾도록 도와주기 위해서...라고 시작하는 들어가는 글에서의 말처럼, 저자는 책이 진행되는 동안 우리가 얼마나 엘리먼트를 잘 알고 살아왔는지 혹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나의 가치와 재능은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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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재능, '엘리먼트'는 무엇인지 고민하고 방황하는 사람들을 위해 켄 로빈슨은 개념과 원칙, 이야기와 사례들, 그리고 연습과제, 다양한 자료와 질문들을 던져주며 우리가 한 걸음씩 우리의 엘리먼트를 찾기 위한 방향을 제시해준다.
2 리뷰 _ 행복한 삶을 위한 나의 '엘리먼트' 발굴 나침반
어떤 사람들은
"지금은 괜찮아요."나 "먹고살기 위해 하는 일이죠." 라고 말한다.
자신의 엘리먼트를 계속 찾아야 할 사람들이다. -p.7(들어가는 글)
여우와 신포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현재 직업에 만족하며 살아갈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던 일을 하며 살아가고, 자신의 '재능' 혹은 '능력'이라고 확신하며 그 일을 하고 살아갈까.
요즘같은 시대에 얼마나 자기가 하고 싶은 일하면서 살아갈까. 다 먹고 살려고 하루하루 근근히 살아가는 거지. 나처럼 특별한 재능이 없는 사람은 평범하게 월급 받으면서 살아야지 뭐.
....... 등등 그런 생각을 해왔다. 마치 여우가 따지 못할 포도를 보면서 '저건 분명 신포도일거야.'라면서 가버린 그 우화가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그런 나에게 경종을 울려주었던 책이었다.
나는 정말 절실하게 노력했는가
취업 준비기간이 은근슬쩍 2년이 채워져가기 시작하니 정말 별의별 생각이 다들었다. 처음 시작할 때에는 나름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차근차근 준비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돌이켜보니 다른 사람들에 비해 쓸데없이 시간 보낸 일이 많았다. 학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저런 애들이랑 경쟁해야 한다고? 안되, 내가 갈 곳이 아니야.'라면서 아주 가능성을 접어버렸다.
물론 그쪽에서 하는 일들이 내가 원하는 일이 아니기도 했지만, 애초에 내 능력 밖이라는 생각과 함께, 가능성을 너무 열어두면 괜히 희망고문만 할 것 같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취업준비를 하며, 자소서와 면접 준비 등등을 하며 돌이켜보면, 주어진 일에 열심히인 사람이었고, 소심한 줄 알았는데, 부끄러움이 많았을 뿐 돌이켜보면 항상 새로운 활동에서 먼저 말을 걸고 있었고, 어떻게 하면 조직에 잘 융화될지 시시탐탐(?) 고민하고 주시하고 있었으며, 문제가 생기면 풀려고 아등바등하고 있었던 것 같다.
다만, 내가 그것들을 나의 '엘리먼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이 정도야 다른 사람들도 당연히 하는 건데. 이것도 못해서 어떻게 해?'라는 생각이었던 것 같다.
나의 태도는 어떠했나
이러한 것들이 6장 나의 태도는 어떤가?를 읽으면서 아프게 다가왔다.
우리가 무언가를 하다보면 항상 모종의 장벽이 한번씩 다가오고는 한다. 경제, 권력, 사회 관계, 사회적 여건 등등으로 말이다. (무슨 말을 해도 이젠 핑계지만) 내 경우는 경제와 사회 관계를 무시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 역시 하고 싶었던, 혹은 하고 싶었다고 믿었던 일이 있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그 통과의례와 같은 '수능'에서 고배를 마시고, 차선책으로 지금의 전공과 학교를 선택했었다. 그때 한번쯤 생각했다. 과연 우리 집이 풍족했으면, 내가 재수를 했을까.
물론, 그때는 바로 결심을 내렸다. 도저히, 그 공부를 1년 넘게 할 자신이 없었다. 차라리 기왕 대학에 왔으니, 그리고 문과에서는 나름 '실용적'이라고 하는 경영학과에 온 거, 재수할 시간에 공부를 해서 빨리 돈을 벌자였다. 또 대학교에 가고, 활동을 하다보면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내 재능이 나오지 않을까, 싶었던 기대도 있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열심히 했다. 문제는 그냥 '막' 열심히했다. A+ 맞는 게 무슨 대회 입상하는 것 마냥, A가 안나올 바에 수업을 취소해야 하는 것 마냥. 아르바이트하며 자격증도 준비하고, 영어 공부도하고, 알바하면서 밤새 준비한 레포트에 C가 떴을 때는 진짜 화장실에서 몰래 숨죽여 울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데 그렇게 해서 얻은 건, 대학교 졸업장과 성실하게 살았다는 걸 증명한다고하는.. 나름 좋은 학점. 그게 전부였다.
대외활동. 아르바이트, 인턴. 다 좋았다. 많이 배웠다. 그런데 딱 거기였다. '남들 하는 만큼은 먼저 해야지'부터 시작한게 실수였을까. 딱 그냥 '남들 하는 만큼'했고, 그러다보니 모두 같은 시험을 보는 이 취업 시험에서 계속 떨어지니, 내가 쓸모없어졌고, 무능력한 인간 같아 너무 슬프고 힘들었다.
책의 내용처럼 환경탓 하지 않으려 무던히 애쓰고, 무수한 장벽에 맞서며 자신의 엘리먼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 사람들의 노력을, 그저 '그 사람들이 대단한 것.'이라며 나는 완전히 내 주위를 장벽으로 둘러싸버렸다.
그리고 취업 준비 2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
아니 정확히 말하면 1년을 보내고, 약간의 방황을 거쳐 올해 상반기부터였을까. 더 이상 이렇게 보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취업준비(일단 기본적인 생활은 필요하다고 생각)를 하면서 계속해서 나를 분석하려고 애썼던 것 같다. 어차피 이렇게 살아가야 할 거, 기왕이면 내가 행복한 방향으로 살아야지 않나. 그런 심정이었던 것 같다.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초기에는 로맨스가 절대 다수였지만..), 인문도서, 그리고 약간의 자기계발서도 참고하고, 자소서를 쓰는 과정에서 마인드 맵도 그려보면서 많은 공부를 해온 것 같다.
나의 동질집단을 찾아서
8장을 보면 나의 동질집단은 어디에 있는가?라는 제목으로, 동질집단 가운데 나의 엘리먼트를 찾아보는 방법도 나와있었다. 이 방법도 좋은 것 같았다.
과연 나는 무엇을 좋아하나. 어떤 집단과 있을 때 재밌었나 싶었더니, '독서, 글쓰기, 멘토링(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 나눌 때 즐거웠던 것 같다.
일단, 무엇보다 힘든 시기를 독서와 리뷰 등으로 많이 풀었다. 글쓰기는 그냥 좋았다. 처음 백지에 무언가 쓰려면 너무 머리아프고, 마구 떠오르는 생각들을 정제해서 써야 할 것 같아 (지금 쓰는 리뷰도)시작도 하기 힘든데, 그냥 쓰고 있으면 기분이 좋다.
내가 이런 생각도 할 줄 알아? 하면서 괜히 혼자 기특해 해주고(?) 무엇보다 생각이 없는 사람은 되기 싫은데, 계속 무언가 생각하고 있다는 점이 좋다. 또, 누군가 글로 대화할 수 있다는 점도 즐거운 일인 것 같다.
그래서 중학교 때는 독후감 상장도 받아보고, 직접 소설을 써보기도 한 것 같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숨기고 싶은 흑역사 1위지만, 그걸 쓰다보면 3시간 4시간, 시간가는 줄 몰랐고, 누군가 내 글에 감상(?)이라고 하기 어렵지만, 감상을 적어준 것도 너무 좋았다.
그래서 여차하면 나중에 나도 작가를 해야지, 하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것도 있었다. 다만, 나이를 먹을수록 말도 잘하고 생각도 깊고, 표현이 풍부한 사람들을 너무 많이 만나게 되자,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것 같고...... 하다 포기한 감이 컸지만.
그리고 멘토링(교육). 이건 말하기가 참 애매한데,
그런데 어떻게 하면 할수록 아르바이트부터 대외활동까지 '멘토링, 교육' 분야였다. 그런데 웃긴건, 내가 또 다른 활동자들에 비해 탁월하게 잘 가르치는 건 아니었다는 점이다. 내가 생각해도 진짜 '못 가르쳤던 것' 같다.
그러니까, 시험 100점을 맞기 위해, 얼마나 빠르고 정확히 풀어야 하는 지를 가르치기보다, 나는 한 명이라도 더, 공부를 포기하지 않도록,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에 포커스를 맞추었었다. 그래서 학원강사 알바보다는 창의력교실 알바나, 멘토링 활동을이나 교육봉사를 주로 했던 것 같다. 성적에 얽매이지 않고, 내가 가진 지식을 재밌게 알려주는 활동이었으니까.
물론 고등학교 때까지 꿈이 초등학교 교사여서, 그 꿈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보상심리 같기도 했던 것 같다. 다만, 내가 지금 가진 기술이 없는데, 그래도 가르치기보다는 '알려주는 것' 정도는 내가 공부할 수 있는 한에서 미리 공부하고 전달하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에 편하고 즐겁게 했던 것 같다.
이 활동 저 활동 하다보니 초등학생 중학생, 그리고 대학생, 또 외국인 대학생 등... 은근 다양하게 만나봤는데, 어떻게 하면 필요한 걸 알기 쉽게 잘 말해줄까를 고민하다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또 고민하는 시간이 즐거웠다.
그리고 같은 활동을 하는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가 그렇게 즐거웠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정, 나침반과 같은 작품
이렇게 한번씩 곱씹어보니, 나도 나의 엘리먼트를 찾는 데, 마냥 나를 방치한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자각하지 않고, 혼자 지레 겁먹어서 벽을 세워두느라고 알아채지 못한 것들이 너무 많았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이렇게 글쓰는 걸 좋아하고, 사람들이랑 은근 잘 만나는 거 보면, 대학생 때 서포터즈 활동도 더 해보고 그럴걸, 조금 더 자신있게 말하고 다닐 걸. 하는 아쉬움도 살짝 드는 것도 사실이다.
조금 틀려서, 부정당하고, 그러면 어떤가.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 와중에 나의 엘리먼트를 찾을 수도 있는 건데 말이다. 하지만, 지금이라도 이러한 책을 만난 것이 행운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전에 읽은 어떤 책의 모 작가가 그랬던 것 같은데, 책을 읽고 글을 쓰다보면, 자신을 마주하게 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하지만, 글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며 나를 마주하다보면 그게 또 자신을 성숙하게 만들고, 한 걸음 나아가게 한다고 했던 글이 떠오른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조금 아팠지만, 나를 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 그런 나침반 같은 작품이었다. 나침반은 답은 제시해주지 않지만, 방향을 잡아준다. 마찬가지로, 책에 나온 특정 방법이 내게 꼭 답이 되리란 보장은 없다. 작가 역시 그렇게 말하고 있고.
하지만 일정부분 방향을 잡아주는 그런 작품이었다.
.....
비록 지금도 하는 일은 남들이 똑같이 하는 전철을 밟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 것이란 말은 장담 못하겠다. 다만, 그 와중에도 나만의 방식으로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고, 나의 재능과 열정을 쏟아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나만의 엘리먼트를 함께 들고 간다면, 앞으로 긴 여정이 조금은 더 즐겁지 않을까, 하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