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노후빈곤 -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선데이마이니치 취재반 지음, 한상덕 옮김 / 21세기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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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책 소개

 

 

 

"은퇴 후,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겠습니까?"

 

아직 노후를 맞이하려면 몇십 년은 남은 것 같지만,
노후 준비는 한창 일하고 있는 지금이 바로 최적의 때이다.

회피하고 싶지만, 우리도 곧 노인이 될 것이다.
우리의 노후는 지금의 노년층보다 훨씬 가혹해질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생각해야 한다. 은퇴 후 노후를 어떻게 살아갈지.
                                                      < 뒤 표지글 中>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고령화 사회를 상기하며,
향후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한국과 사회 구조가 유사한 일본의 모습을 살펴보기 위한 책이었다.

 

책 목차를 쭉 따라가면 내용을 얼추 예상할 수 있다.

급속히 증가하는 고령화율 지표 너머 고령자의 빈곤한 삶이 이제 남의 이야기가 아니며, 그토록 원하던 내 집 마련이 노후 파탄의 원인이 되어가고 있는 씁쓸한 현실과, 갈수록 혼자 맞이하게 되는 노후로 이한 고립이 범죄를 양산하는 그런 삶이 앞으로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이미 일본은 그런 상황이 많이 전개되어 왔다는 것을 각 장에서 사례와 통계 자료 분석을 바탕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본 사례를 살펴봄으로써 미리 대비한다면 늦지 않았다며, 그 대책을 끝으로 책은 마치고 있다.



 2  리뷰

우리보다 한창 고령화가 진척된 일본의 사례를 통해 노후 빈곤 대비의 필요성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책이었다.

책을 읽는 순간 딱 먼저 들었던 첫 번째 생각은 '대박'이었다. 그리고 읽는 동안 점차 소름 돋기 시작했고, 만감이 교차하다가. 마지막에 드는 생각은 무섭다는 것이었다.

노후.
솔직히 예전 같았다면, 아직 20대의 중반에 있는 내게는 어쩌면 아직 먼나라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우선이었다. 물론, 아주 딴나라 이야기 마냥 생각한 것은 아니었다. 부모님들께서 은퇴하실 나이가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었다.

다만, 당장 취업도 안 된 마당이라. 하루하루 먹고 살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더 컸던 것 같다.  부모님들 노후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은 것 같은데, 그 상황에서 내가 아직까지도 취업이 안되있으니, 그 점이 상당히 걱정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문득, 이러다 정말 반듯한 직장에 취업이 힘들어지면, 결혼이고 뭐고 포기하고 부모님께 용돈 드리면서 함께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막연하게 하기에 이르던 지경이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1장을 읽고 있는데, 너무 내 상황을, 어쩌면 현재 내 연배의 사람들이 지닐법한 생각 혹은 겪을 만한 상황이 언급되어 있어서 안타깝기도하고 씁쓸하기도하고, 한편으로는 두려웠다.

점차 경제 상황과 그로인한 불안정한 고용문제 등으로 부모님들과 거의 '공생'하는 가족들이 일본에서는 진즉부터 상당히 있었다는 사례와 통계 자료들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 와중에 열심히 일 했는데 불구하고, 한탄하는 목소리도 연이어 나온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 따른 부양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연금 수령액 감소와 그에 따른 노후 생활비 문제 등이 뒷따른다는 것이다.

취업하기 전에는 하루하루 생활비 충당도 힘들었는데, 겨우 돈버나 싶으니 이제 노후 자금 때문에 또 마음껏 쓸 수가 없다니. '열심히 살았기 때문에 이정도....'라는 말이 나오는데. 왠지 내 미래일 것만 같아 읽는 내내 한숨을 쉬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혼자 맞이하는 노후'.

요즘 청년들을 삼포세대. 이제 N포 세대라고 하던가.. 그랬던 것 같다. 경제적 여건 때문에 이것저것 포기해야 하는 현 세대를 나타내는 신조어. 물론 꼭 모두가 해당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도 어느 순간부터 막연하게 각오하고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했던 것 같다. 혼자서 취미 즐기기라던가 혼자서 여행가기라던가.. 그리고 부모님이 계시는데 얼마나 외롭겠어... 등등

근데, 고독이라는 게 생각보다 더 어마무시하게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걸.. 장기간의 취업준비를 하면서 깨달았던지라.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가끔 사회 생활하다가 너무 힘들어서 '혼자있고 싶다.'라는 말을 종종했는데. 돌이켜 생각하면, 그건 '무리' 속에 있으니까 그런 말도 가능했던 것 같다. 정말 혼자 있으면, 또 혼자 있는 게 너무 힘들다. 왠지 요즘은 '고독사'가 가능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아파서도 안된다.

특히나 내 경우는 지금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곳이, 어느 정도 관련있는 곳이다보니. 책 내용에 눈이 더 갔던 대목이었다.

나이가 들면 경제 활동이 힘들어지니, 한창 벌 때 모아둔 돈과 연금으로 살아야하는데, 아프면 그게 순식간에 붕떠버린다. 문제는 연금이 충분히 노후를 대비할 정도로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래서 모아둔 것 없이 보내다가... 아프면 순식간에 진료비로 돈이 다 쏠려버리는데....

예전에는 이게 얼마나 심하겠어.. 싶었는데, 심하다. 인턴하면서 진짜 실감하고 있다. 문제는 벌이가 불안정한데, 보험료를 내자니 생활비가 충당이 안된다는 것이다. 때문에 부과 체계 문제도 계속 언급되고 있는데, 정말 시급히 개선되야 할 부분이라는 생각이 더욱 강하게 들었다.

그래서 본인 부담 초과분에 대해서는 일정액 상환해주기도 하지만, 그거 가지고는 택도 없는 것 같다. 책의 내용을 다시 상기하면, 부모님과 같이 사는 자녀의 경우. 부모님의 노후 준비가 제대로 안된 상황에서 부모님은 물론, 만약 자녀까지 아파버리면 그냥 같이 파산하는 거다.

막연하게 돈없으면 굶지. 젊으니까 좀 버텨도 되. 하면서 식습관 엉망으로 지냈는데, 앞으로 건강에 신경써야 겠다는 강하게 드는 순간이었다.

이처럼 책을 읽다보면, 막연하게 생각했던 노후 문제가 소름 돋게 현실감 있게 다가왔다. 다만, 아쉬웠던 점이 있었다면. '탈, 노후빈곤'이라는 제목치고, 마지막 한 장에, 그것도 얇게 팁을 요약해 준 것?...이랄까. 

나는 잘 대비한 사례라던가, 한국의 제도적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는 점, 아니면 일본의 사례로 미루어 본 한국의 문제점과 정책적 제언..같은 부분이 약간 정리되어 있지 않을까 기대해버렸던 모양이다.

공적제도를 잘 활용하라고 했는데, 일본의 사례가 나와있어서, 한국은 어떻게 되어있지? 하고 막 책을 넘겨보았던 것 같다. 그런 의미로, 당장 먹고 살기 급급하다고, 지금 바로 필요하지 않아 알아보지 않았던 우리나라의 공적 제도들도 이제는 찾아봐야 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치만, 그럼에도 한국의 인구/사회 구조적 문제(고령화 및 노후 등)와 공적 제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효과적으로 고령화 시대를 맞이하는 한국, 혹은 개인의 노후 대비를 위한 준비를 위해 도움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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