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핏 - 건강하고 마른 여자들의 기적의 작은 습관
카비타 데브간 지음, 양희경 옮김 / 스토리3.0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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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핏(Miracle fit)_카비타 데브간
출판사_스토리 3.0(다산북스)

 

 

 

- 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한 기적의 작은 습관_미라클 핏

 


 

 


“ 운동은 귀찮고, 굶는 건 더 싫다! ”
- 조금만 노력해도 마를 수밖에 없는 여자들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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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라클 핏의 핵심은 '건강'하게 체중 관리하기 위한 사소하지만 중요한 일상의 습관들이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핵심은 '건강'이다.

책은 세 장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조금만 노력해도 마를 수밖에 없는 50가지 습관, 2장은 일상이 다이어트가 되는 3개월 플래너, 3장은 균형 잡힌 마른 몸매를 위한 꿀팁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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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마음가짐으로부터 시작되는 미라클 핏]
거의 70% 정도가 1장에 집중되어 있다. 1장은 '마음가짐과 식습관, 생활습관'에 관한 이야기 들인데, 당연한 말이겠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건, 긍정적인 마음가짐으로부터 오는 건강한 생활습관임을 말해주려는 것 같다.


"스스로 아주 건강하다고 느끼고 싶어요. 아침에 잠자리에서 일어났을 때 세상에 맞설 준비가 된 듯한 가뿐한 기분을 느끼고 싶습니다. 늘어나 버린 몸무게 때문에 제 매력이 줄어든 듯도 싶고요."
-p.22 <ch.1 조금만 노력해도 마를 수밖에 없는 50가지 습관_마인드부터 점검하라/왜 살을 빼고 싶은가 中>

먼저 할 것은 나의 '마음 상태'이다. 그리고 이것은 '동기부여'와 관련되어 있다. 살을 빼는 주체는 결국 '나'인 것이다. 누군가는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혹은 나의 건강을 위해서, 혹은 이번 여름에는 꼭 비키니를 입기 위해서.....!! 등과 같은 다양한 동기들이 있을 것이다. 

그 내용이 어떻든 나의 동기부여가 충족될 때, 더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가장 먼저 해야할 것으로 나의 마음 가짐을 체크하는 것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있었다.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건강하게, 행복하게 먹자]

당신이 들으면 기뻐할 소식인데,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난 뒤 가차 없이 자신을 책망하기 보다는 차라리 아주 기꺼운 마음으로 즐기며 먹는 편이 낫다.

왜냐하면 우리가 즐거움을 느낄 때, 몸에서 생성되는 엔도르핀이라는 호르몬이 지방 분해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주 달콤한 케이크를 먹었을 때처럼 좋은 느낌을 주는 엔도르핀은 체지방을 연소하기 까지 한다.
-p.50 <ch.1 조금만 노력해도 마를 수밖에 없는 50가지 습관_마인드부터 점검하라/자책할 필요는 없다 中>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단 걸 찾고, 잔뜩 먹고 풀면서는 그 직후에 엄청나게 스트레스 받는 경험이 일상 다반사인 것 같다. 차라리 이만큼 먹었으니까 '운동장 30분이라도 걸어야지!'하고 운동할 때에는 좀 나았는데, 요즘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운동까지 못하니, 그게 배가 되었다.

너무너무 음식이 당겨서 주문해놓고, 먹고나서 후회하기도하고, 나는 왜 이렇게 위가 클까, 먹는 양이 많을까 한숨 쉬며 먹을 때도 종종 있었던 것 같다.

근데, 물론 당장은 힘들겠지만, 조금이라도 나의 '건강'을 위해서, 그리고 어차피 먹을 거 즐겁게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챕터였다. 어차피 아주 '식'을 끊지 않을 작정이 아닌 이상, 공부하고 일하고 살려면 먹어야 하니까. 기왕이면 즐겁게 먹어야지.

나는 과학의 힘을 믿겠다. 엔도르핀... 엔도르핀.....!!

앗, 그리고 이 책이 흥미로웠던 또 한가지 이유가 떠올랐는데, 위에 언급된 엔도르핀 사례처럼, 과학적인 원리들도 함께 있었다는 거였다. 잘못된 식습관 중에, 혹은 좋은 식습관 중에 나타날 수 있는 호르몬 작용과 같은 과학적 원리들이 나와서, 읽으면서 괜히 앞으로 주의 해야할 것들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기도 했다.

뒤에 또 나오는데,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코르티솔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되서 식욕이 높아지고 설탕과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을 갈망하게 된다고 하니, 스트레스 받지 않고, 먹으려고 노력해야 겠다.....


[무조건 음식을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앞과 이어서, 스트레스를 먹는 것과 풀든 아니든, '살'의 대다수가 '먹는 것'과 이어지다보니,  흔히들 다이어트 하려면 음식을 조절할 것부터 생각한다. 물론 나도 그렇고. 하지만, 먹는 양을 무조건 줄이는 것이 능사가 아닌 것 같다.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영양상 포만감이 충족이 되기 어렵고, 이게 충족되지 않으면 더 먹고 싶다는 충동이 지속될 수 있다.
또, 영양 부족은 빈혈과 같은 건강상의 문제를 가져올 수 도 있으며, 이게 계속되면 철분 부족 증상으로 피로감이 지속되고, 운동 방해로 살이 찌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또, 지나치게 시리얼 섭취를 제한하면 체내 지방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 B를 충분히 얻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지방이 더 축적된다.
-p.63~64(요약)<ch.1 조금만 노력해도 마를 수밖에 없는 50가지 습관_영양소에 집중하자>

식단을 조절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영양소를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인 섭취량 감소는 되려 부작용이 올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느끼게 해주는 파트였다.


[작은 습관들과 함께 있는 다양한 팁들]

챕터 내 소제목들만 따라가도 흥미로운 팁들이 많다.
위에 언급한 몇 가지 말고도, '음식에 위로받지 말자. 뇌를 다시 훈련해라. 아침을 거르면 살이 찌는 이유, 아침 식사는 간단할수록 좋다. 저녁은 절대 거르지 마라. 외식할 때는 작은 접시를 고르자. 앉지 말고 움직여라. 햇볕이 식욕을 억제한다. ....' 등

뇌 훈련 방법 중에...
리듬 연상, 부정연상 등이 있는데, 갑자기 떠올라서 적어보면
'사탕'은 '살찌고', '피자'는 '피둥피둥해진다', '튀김=지방=뚱뚱함'이라는 연상 작용도 알려준다. 이건 사람마다 차이가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챕터 2, 3는 정말 바로 월별, 주별, 일별로 해야할 플랜이 짜여있다. 물론 그걸 활용하는 것은 개인의 몫. 그 외에도 지방을 줄이는 방법, 저칼로리 음식 레시피, 10분 운동 활용법 등등 일상에서 사용하기에 좋은 소소하지만, 좋은 습관을 들일 수 있는 팁들이 함께 제시되어 있어서 좋았다.

챕터 1에서 이론 정리하고, 챕터 2,3에서 실무/실전 전략을 배우는 느낌이 들었다.

다만, 약간 아쉬운 점이 있다면, 칼로리 계산하면서 스트레스 받지 말라고 했지만, 책을 읽다보면 식습관 일지? 음식 일지? ..... 인가, 먹는 것과 그날그날 운동하는 것을 꾸준히 기록하며 생활할 것을 종종 강조한다. 그럼 칼로기 계산 해야 하는데.... 결국 스트레스 받는 거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에 약간 혼동이 왔다.

하지만, 나는 어디까지나 책의 표지에 있던 건강하고 마른 여자들의 기적의 '작은 습관'이라는 표제어에 집중하면서 읽었기 때문에, 이 중에서 내가 당장할 수 있는 '소소한 습관'이라도 잘 들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타/마무리_건강한 아름다움을 위하여]

가끔, 먹고 살기도 바쁜데(혹은 먹고 살 자리 찾느라 바쁘거나), 정신적, 체력적으로 너무 힘든 와중에 체중, 몸매같은 외모 관리까지 필요한 살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들이 들 때가 많다.

특히나 나이 먹으면서 공부든 일이든, 장시간 하면서 체력의 한계를 종종 느끼곤 했다. 문제는 그에 따른 스트레스까지 더해져 설상가상. 더했으면 더 했지 절대 더하지는 않을 다양한 종류의 스트레스. 그리고 그걸 풀기 위해 먹고 먹고 또 먹는 나를 발견했다. 하지만 항상 바쁘다는 핑계와 함께 운동 계획은 어느덧 곱게 접어 하늘 위로.... 였다.

그러던 차에, 요즘 장시간 앉아서 공부해야 할 것이 생기고, 몇 개월 운동도 못하고 계속 이런 일상이 반복되었다. 그러기를 약 4개월 째, 먹는 걸로 스트레스 푸는 것과 함께 운동 부족으로 오는 부작용들이 급습하기 시작했다.

안 되겠다 싶어 운동이라도 끊어야 하나, 싶었는데 도저히 주말 말고는 시간이 안되고, 주말용 운동은 너무 비싸고.....  '습관'이라도 들여놓고 싶은데!! 싶던 차에 좋은 책을 만난 것 같다.

다 읽고 난 지금, 당연히 알고 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던 것이 떠오른다. 역시 적정 체중 유지를 위해서는
'스트레스 안 받도록 노력하면서 잘 먹고 운동해야 하구나...'라는 생각.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고 했던가. 건강한 몸이 아름다운 몸도 만들어 주는 것 같다. 무조건 적게 먹고 바쁘게 살면 빠지겠지... 라는 잘못된 생각은 고이 접고, 영양소 충분한 음식 먹으면서, 최대한 시간나는 틈틈 움직일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

특히!! 음식에서 위로를 받으려 하지말고, 산책이라도 나가서 햇볕 약간, 바람 조금이라도 만나고 오거나. 정 나가기 싫으면 음악을 크게 틀고 막춤이라도 추던가,,,, 식으로 건강한 방향으로 풀기위해 노력해야 겠다.



<본 서평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6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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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반양장) - 자본주의 속에 숨겨진 부의 비밀
롭 무어 지음, 김유미 옮김 / 다산북스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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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 레버리지는 자본주의를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나는 이 책을 통해 한 가지 비밀을 알려주고자 한다. 이 비밀은 5만 파운드 빚더미에 올라 방황하던 나를 3년 만에 백만장자로 만들어줬다. 그것은 바로 자본주의다.
자본주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기회를 품고 있다. 그리고 레버리지는 그 자본주의를 내 편으로 만드는 기술이다. 끊임없는 노동과 희생의 규칙을 깨뜨리고 최소한의 노력과 시간으로 자본을 증식하는 새로운 부의 공식이다. _본문 중



<자본주의 속 삶의 지침서>

이 책은 한마디로 누구보다 '효율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지침서'였다. 자본주의 속에 숨겨진 부의 비밀이란, 재무적으로 '타인자본'을, 인적자원으로 '아웃소싱'을 사용하는 것들이었다.

이는, 또 책 속에 언급 되었던 '파레토 법칙'으로 설명되었다. 80대 20법칙이라고도 하는 파레토 법칙은 어떤 일의 80%를 20%가 만들어 낸다는 내용의 법칙으로, 경영에서는 매출의 80%를 만드는 것이 20%의 고객이라는 예로 많이 언급되곤 한다.

정리하면, 내 이익의 80%를 만들어내는 20%의 자신의 핵심 가치와 역량을 파악해 집중하고, 나머지 노력은 다른 전문가,  즉, (여기서 계속 언급하는)타인자본을 활용해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라는 것이다.


레버리지 전략은 올바른 비전, 방향, 행동 계획을 만들어내기 위해 생각하는 시간이며, 시스템이 당신과 조화를 이루면서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따라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장치다. -p. 44


그래서 레버리지 전략의 시발점은 올바른 '비전'을 세우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리고 그에 따라 '우선순위'를 제대로 정립하고 수시로 비전과 업무를 점검, 평가해 나가는 것이다.


목표 의식을 명확하게 하고, 자발적으로 적절한 순간에 올바른 일을 하기 위해서는 V(가치), V(비전), K(핵심결과영역), I(소득 창출 업무), K(핵심 성과 지표) 전략이 필요하다. 레버리지는 VVKIK를 기반으로 구축된다. 이 전략은 행동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사고방식에 관한 것이다.-p.45


저 부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았다.
나만의 가치를 세우고, 비전을 확립한다. 그리고 비전을 성취하기 위해 초점을 맞춰야 하는 최고 가치 영역인 '핵심 결과 영역'에 집중한다. 소득창출 업무란 핵심 결과영역에 부합하고 기여하는 업무를 의미한다.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소득을 내는, 효율성을 결정하는 부분인 것 같았다, 이 부분들을 유념하면서, 핵심 성과 지표를 통해 잘못되는 것은 없는지 실시간으로 점검해본다.

역시나 꼭 돈을 버는 방법이 아니더라도, 어떤 목표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적인 태도와도 결부되는 내용이었던 것 같다. 당장 자기 목표가 뚜렷하지 않아. 삶을 계획하기 앞서 너무 막연하고 막막해서 방황하는 사람들이 참고해도 좋을 것 같다.

또, 효율적인 삶의 방식에 대한 지침과 사례들을 언급해주고 있어서, 최소 비용, 최소 시간으로 최대의 성과를 요하는, 효율성 극대화를 추구하는 자본주의 시대상에 필요한 삶의 태도를 일깨워주는 내용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선택과 집중_타인자본/아웃소싱>
IT를 비롯한 급격한 기술 혁명으로 4차 혁명이 도래했다. 대부분의 업무는 자동화 되고, 모든 것들이 빠르게 처리된다. 트렌드가 수시로 변하고, 그에 따라 내 수익을 창출할 가치 역시 수시로 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정말 요즘 요하는 노동과 대량 생산 체제에서 요하는 노력의 가치는 많은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때야 최대한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일단 열심히, '많이' 노력하고 봤던 것 같은데...... 이제 사방팔방 분야는 융합되지, 알아야 할 것도 많은데 다 머릿속에 넣기는 힘들지. 새로운 것들은 계속 생겨나지.

정말 우리는 복잡한 시대에 사는 것 같다.
그러다보니 여기서 강조하는 '타인자본(or 아웃소싱)'의 활용은 정말 효율적인 방법이고 적극 활용해야 하는 방법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파레토의 법칙에 의하면 소득 창출 가치의 80%는 하는 일의 20%에서 나온다. .....(중략).... 결과적으로 20%의 시간만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남은 시간에는 소득 창출 가치가 높은 일을 찾아 내는 것이 더 전략인 것이다.-p.71~72


<기타/마무리_경제 계발서? vs 시간 관리 자기계발서?>

레버리지 전략의 기본 원리를 습득하고, 20%가 지닌 가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타인 자본의 놀라운 마법을 경험하게 되면, 이후에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 전략을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팁'들과 이 전략을 더욱 효과적으로 만들어 줄 부가적인 '소스'가 제시되어 있다.

예컨대, 꾸준한 세미나, 강연회 등을 통한 지식의 습득, 또 나를 한 단계 끌어 올려 줄 멘토의 발견이나 기타 인적 네트워크들. 그리고 지속적인 계획 관리를 위한 감정 조절이나 스케줄 관리 방법 등에 대한 것들이다.

또, 기업 사례들도 적절히 들어 있어서 지루하지 않고 읽었던 것 같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건. 책이 '자본주의 속에 숨겨진 부의 비밀'이라는 소개와 '자본 증식의 원리'라는 소개 때문에, 실은 '경제/재테크' 분야와 관련된 내용의 글인 줄 알고, 기대했는데...... 기대했던 내용이 아니어서..... 약간 아쉬웠다.

음, 그러니까.... 소개글 보고, 저자가 빚을 얼마 지고 있었는데, 어떠 어떠한 재무 전략을 이용해서 수익을 끌어 올렸다던가, 레버리지 전략을 수행할 때 고려한 환경 분석(사회경제 등등)과 관련된 내용과 그에 따른 투자 전략.....과 같은 재무 관리에 관한 계발서라고 생각했었다.

근데 읽다보니, 되려 시간/생활/인생관리(?)에 가까운 자기계발서 느낌이 났다. 물론 자기 계획이 확실이 수립되야 된도 차근차근 척척 모이겠지만, 무튼 내가 기대하던 부분과 약간 상이했다.

그래도 나의 가치에 더 비중을 두고,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효율적인 삶의 방식 한 가지를 알려준다는 점에 있어서는 나쁘지 않은 책이었다.



 <본 서평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6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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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철도 분실물센터 펭귄철도 분실물센터
나토리 사와코 지음, 이윤희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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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철도 분실물센터_나토리 사와코
출판사_현대문학



"저기....... 왜 역 분실물센터에 펭귄이 있어요?"


야마토기타 여객철도 나미하마선에는 특이한, 특별한 승객이 한 분(?) 더 타고 있다. 새까만 눈에 주황색 부리를 앙증맞게 내밀고 있는 녀석. 나름 역무원인 이 아이는 '펭귄'이다. 

나미하마선 종점 우미하자마 역 <분실물 센터>를 찾아가면, 이 특별한 펭귄과 함께 빨간 머리 훈남 청년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특별할 것 없어보이는 <분실물 센터>를 배경으로, 일상에서 볼 법한 평범한 '분실 사건'들이 그려지지만, 그 평범함 속에는 잔잔히 우러나오는 감동이 숨어져 있었다. 왠지 우리들의 '상실'에 대한 이야기가 알게 모르게 녹아져있는 듯했다.

그들이 보관하고 있던 분실물을 함께 풀어보고 있노라면, 저마다 주인들이 잃어버렸던 소중한 무언가를, 혹은 우리의 잃어버린 무언가를 함께 펼쳐보는 듯했다.


전반적으로 고양이와 운명, 팡파르가 들린다,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그리고 거짓말을 할 때나, 스위트 메모리스라는 제목으로 서로 다른 4명의 이야기가 이어지지만, 모두들 무언가 '잃어버린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분실물 센터가 주 배경이니 당연하겠지만.

<고양이와 운명>에서는 자신의 고양이 유골함을 잃어버린 쿄코의 이야기가, <팡파르가 들린다>에서는 히키코모리 소년 겐이 꼭 얻고 싶은 아이템을 얻기 위해 심부름을 하다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으러 나온 눈물 겨운(?) 여정이 있었다.

<아플 때나 건강할 때나 그리고 거짓말을 할 때나>에서는 유야무야 흘러가는 대로 살아오던 지에가 실수로 남편에게 거짓 임신을 고하면서 일이 꼬여버렸던 이야기. 그리고 그렇게 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마지막 <스위트 메모리스>에서는 조금은 가슴 아픈, 일본 고도 성장기에 정신없이 살아오느라 아들과 행복을 잃어버린 노년 회장님의 이야기가 있었다.

그들 모두가 내려놓은 것은 '물건'이었지만, 그것들의 이면에는 그들이 살아오면서 잃어버렸던 무엇인가에 대한 추억들이 담겨 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명적인 사랑은 누구도 방해할 수 없다. 나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실연이 내 운명인 걸로.
...... 미치가 그린벨트 위에서 척척 쌓아올린 행복을 볼 때마다 쿄코는 조연일 수밖에 없었던 자신의 운명을 뼈저리게 느꼈다. 이후 사랑에서든 일에서든 운수가 안 좋은 건 재빨리 포기하는 습관이 생겼다. 운명에는 이길 수 없다. -P.61

"괜찮아. 쿄코 씨는 제대로 후쿠를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있어. 후쿠도 분명 알 거야."


[첫 번재 분실물, 적극적인 삶]

1장의 쿄코는 자신이 키우던 고양이의 유골함을 1년 째 들고 다녔다. 표면적인 이야기만 보면 어지간히도 고양이를 사랑했나 싶었다. 그럼 그녀가 잃어버린 것은 '애완묘와의 추억'이었을까? 펭귄이 나온다더니 동물과의 추억이야기로 감동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려는 것일까? 싶었다.

하지만, 읽을수록 약간 다른 점 하나를 더 발견했다. 쿄코는 '운명론자'였다. 그도 그럴 것이, 고양이 '후쿠'를 발견할 즈음, 짝사랑하던 후쿠를 먼저 만나는 바람에 짝사랑하던 선배에게 고백할 타이밍을 놓치고, 친구에게 선수를 빼앗겼다.

그 이후부터 '운명론'에 대한 생각이 남달라진 것 같다. 모든 게 다 '운명이 정하는대로'다. 하지만 가방을 분실하고, 이와미라는 남자의 가방과 바뀌는 헤프닝이 벌어지면서 뜻하지 않게 이 난제를 풀어간다. 의도치 않게 상처입었던 마음에 위로를 받고, 세상을 살아갈 다짐을 새로 하며 장이 끝나기 때문이었다.

여튼 그런 의미로 1년 간 품고 지냈던 고양이 후쿠의 유골은, 어쩌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 못했던 지난 날의 자신을 짊어지는 걸 나타낸 것은 아니었을런지. 또는, 잃어버렸던 '적극적인 나의 태도'를 은연중에 담고 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두 번째 분실물, 나의 자리는]

그런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사이에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다. 미지근한 진흙탕에 있는 것 같은 날들, 몇 번이나 다 놓아버리고 싶었다. 그럴 때마다 항상 누군가 있었다, 라는 사실을 떠올리게 해 마지막 안식처가 돼주었다. 겐이 사람을 싫어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자신의 인생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이토 마히로 덕분이라 할 수 있다. -P.153


겐은 소위 말하는 '히키코모리' 같은 소년이었다. '이불 밖은 위험해!'의 대표적인 케이스. 학교도 가지 않고 집에서 게임만 한다. 그러다 어느 날, 게임 상에서 만난 사람으로부터 '찾고있는 희귀템을 줄테니, 심부름을 부탁한다.'는 솔깃한 '제안'을 받는다.

나가야 한다는 두려움도 있었지만, '희귀템'을 얻을 수 있는 기회였다. 겐은 결국 밖으로 나섰고, 자신의 부적과도 같은 편지를 잃어버린다. 그리고 만난 옛 사랑과의 재회! 하지만, 완전 찌질한 자신과 대비되게 화사하게 피어난 그 어릴적 소녀의 모습 앞에 기죽고, 자신이 은둔 생활을 하게 된 마음만 곱씹게 된다.

하지만, 그 '심부름'을 하는 과정 중에. 그리고 분실물을 되찾는 과정에서 겐은 자신이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진짜 자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된다.

나는 마지막 장과 함께 이 이야기가 처음 읽었을 때는 제일 와닿았었다. 겐의 마음이 약간 공감되었던 부분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많이 울컥했다.

자신이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을 '진흙탕' 속에 있다고 비유했다... 그래도 한번 들어가면 따뜻한 그곳이지만, 다시 일어서자니 자신이 더러워진 게 보여서, 다시는 남들 앞에 설 수 없게 되버린다고 했다. 그렇게 다시 일어설 자리를 잃어버리고 마는 진흙탕 속에 겐은 계속 갇혀 지내온 것이었다.


"내가 지금 있는 곳이 내가 있을 자리라 생각하는 게 마음이 홀가분하고, 마음으로 이어진 누군가를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되면 그 순간부터 혼자가 아닌 거야."-P.169

물론 시작은 '게임 아이템'으로 시작했지만, 겐은 심부름 중에 잃어버린 편지를 되찾는 과정에서 정말 자신이 잊고 지냈던 자신의 '자리'를 찾아가는 것 같았다.

이 일화는 그간 안주하지 못해 부풀 대로 부풀었던 불안한 마음과 함께 구석에 나를 숨기고 싶었던 자신을 떠올리게 해줘서 너무 공감가는 일화였다.

정착할 곳을 찾아야 하는데, 번번히 잇따른 실패에 지금까지 쌓아온 노력은 한 숨의 재가 되서 날아가버린 듯했고, 만나온 사람들 간의 관계는 돌연 나를 더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서 나를 움츠러들게 만들던 나날들. 세상에서 나의 입지가 좁아지는 것 같았고, 내 자리는 있는 걸까. 이러다 늙어죽는 건 아닐까, 계속 이렇게 살거라면 그냥 적당히 돈 벌면서 아무도 만나지 말고 집에서만 지내자.....라며 제 자신에게 한숨섞인 위로를 하던 자신.

하지만 노래 가사 중에도 있지 않던가.
'힘이 들땐 하늘을 봐. 너는 더 이상 혼자가 아니야.'라고.

나도 내가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있고, 나를 믿고, 나를 소중하게 여겨주는 그 누군가가 있다면 아직은 내 자리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닐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세 번째 분실물, 주체적인 삶]

"분실물을 찾는 고객님에게 협력하는 것도 분실물센터 직원의 업무 중 하나지요. 다만 분실물을 찾을지 말지 결정하는 건 역시 고객님 본인이 아닐까 싶네요."-P. 240

소제목 쓰기가 난해했다. 어쩌면 쿄코와 약간 겹쳐보이는 일화였다.
참 슬픈 이야기였다. 주체적이지 못하고 남에게 의지하며 살아버린 삶의 결과를 보는 느낌이랄까.

지에는 우연히 아르바이트 장소에서 지금의 남편을 만났다. 어쩌다보니 그의 권유대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고, 그의 프로포즈로 결혼을 하게 되었다. 아직 백수였지만, 결혼 후에 그의 도움을 받으며 다시 취업 준비를 하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은 계속 백수. 엎친데 덮친격으로 타인의 분실물을 잘못 주워 임신도 하지 않았는데 임신했다는 해프닝까지 일으키고 만다. 물론 이런 말을 한 것도 오로지 '그의 남편을 위한 것'일 뿐, 그녀의 선택에는 '자신이 결여'된 것만 같았다.

하지만 분실물센터에서 쇼헤이가 던진, 저기, 어쩌면 직원의 소명 의식 투철한 말 한마디에 정신이 번쩍 들 줄은 꿈에도 생각 못 했을거다. 지에는 분실물을 남편에게 보여주고, 지금까지 말했던 거짓말을 정정하며 앞으로 바뀔 것을 다짐한다.

그녀가 잃어버렸던 것은 '이력서'. 그 이력서 안에는, 마음으로는 수십번 다짐하면서도, 막상 스스로 선택해서 나아가기 무서웠던 자신이 담겨 있던 것은 아니었을까.


[네 번째 분실물, 사랑하는 아들과의 추억]

책을 읽으면서, 센터 직원인 '쇼헤이'의 정체가 제일 궁금했다. 눈에 띄는 빨간 머리를 하면서, 펭귄 뒤치다꺼리하는 청년이라니. 머릿속에 그려지는 게 일본스럽기도(?)하고. 근데, 펭귄 못지 않게, 글에서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는 않지만(이야기의 중심은 각 주인공들의 이야기), 존재감이 어마어마하니, 결정적인 대사를 날려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분명 이 청년 사연이 있을텐데, 있을텐데. 싶었는데 드디어 나오는 것인가! 싶었었다. 물론 약간 예상과 다른 전개였지만.

마지막장은 뇌에 종양을 품고 살아가는 준페이라는 노년의 회장님이 나온다. 밑천 없는 인생에서 한 회사의 회장자리까지, 험난한 경제 상황에서 고도 성장기를 타고 불도저처럼 살았던 그였기에, 아들 만큼은 성공 가도를 걷게 해주고 싶었던 그였다.

하지만, 물론 틀린 것은 아니었지만, 너무나도 평행선일 수밖에 없었던 아들과 준페이의 삶의 방식. 그 속에서 그는 다시는 만날 수 없는 곳으로 아들을 보내고 말았다.

이 사연도 너무 슬펐지만, 이 회장님과 '쇼헤이'와의 인연이 나오는데,
이거이거, 참 은근히 앞에 뿌려져있던 떡밥이 살짝 회수되는 게 미묘하게 있는데!! 이 파트 읽고, 앞에 '겐'과의 대화를 다시 읽어보면 더 눈물이 난다.


"전 살아났어요. 살아 있으니까 영원히 계속될 것 같던 무서운 수술도 치료도 분명히 끝이 찾아왔어요. 살아 있으니까 머리도 자라고 체중도 늘고 키도 조금이지만 컸어요. 살아있으니까 두 번 다시 나갈 수 없다고 생각했던 바깥 세계에 나와 여행을 하고 일을 하고 매일 해와 달과 마다와 전철과 공업단지를 바라보고 있어요. 살아있으니까 후지사키 회장님과 다시 만났ㅇ요. 그래서 전 회장님께 말씀 드리고 싶어요.
......살아주세요. 사람은 태어나면 살아야 할 의무가 있어요. 멋대로 죽으면 안 돼요. 포기하지 마세요. 수술을 받아 주세요." -P.352


살아있으니까.
살아주세요.

지금 이 부분을 타이핑하느라 다시 읽는 도중에 다시 눈가가 뜨겁고 코가 시큰거리는게 느껴진다. 꼭 나한테 하는 말 같아서 괜히 울컥해졌었다.

책이 감정을 격하게 하는 이야기들로 담긴 것도 아니었고, 문체가 담담해서 그렇게 마구 슬픈 것도 아니었는데, 읽으면서 조금씩 '쿵쿵'하던 것들이 한 번에 봇물 터지듯 터진 느낌이었다.


[마무리/마지막 분실물, 나의 분실물은]

너무나도 자신이 한심하던 요즘이었다. 친구들과 이야기할 때면 '라이프 이즈 럭키'이러면서 쿄코처럼 모든 게 다 운이야, 운명이야, 될 놈 될, 안 될 놈 안...... 이런 말을 한 지 엄청 지난 것 같다.

겐 처럼 내 자리를 찾지 못해 삶이 막막해졌으며, 공부할 때를 빼고는 거의 집에 틀어박혀 있었고, 사람들과 만나는 게 무서워졌다. 점점 랜선 이웃들이 편해지기 시작했으며, 이전에 만났던 사람들에게 상처받은 기억만 무럭무럭 자라났다.

지에처럼 나도 모르게 남들 하듯, 남들 사는 삶에 묻혀가듯 살아갔다, 주체적으로 인생을 설계하기에 앞서서. 내가 진짜 하고 싶은 건 생각도 안해보고. 그저 '왜 나는 흑기사같은, 혹은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가져다 줄 멘토같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는 걸까.' 한탄했다. 주변에서 사람 잘 만나서 일 잘 풀리더라....라는 지인들 이야기를 들으면 그저 부러워했다.

준페이처럼 나 사느라 바빠서 진짜 소중한 대상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잊어버렸다. 나도 힘들었으니까, 너도 그렇게 살아야 해. 혹은, 내가 중시 여기던 가치만 곱씹다가 소중한 사람들의 소중한 것들을 멋대로 폄하하고 상처주지는 않았던가.


살다보면, 바쁘게 살다보면, '바쁜지도' 모르게 바쁘게 살다보면, 정말 그 길 위에 많은, 소중한 것들을 하나둘씩 흘리고 지나가게 되는 것 같다.

'분실물센터'라는 소재와 그런 부분들을 연결지어 표현한 게 참신하고 놀라웠고, 또, 당연 그 속에 담긴 소소한 이야기들이 공감되서 더 좋았던 이야기였다.

물론, 처음에 예상했던, '펭귄'이 말도하고, 동물의 꾸밈없는 말과 행동에서 오는 순수한 감동인가?.......라고 생각했던 부분에서는 많이 빗나갔지만, 그냥 그 존재만으로 상상력이 자극되고, 서정적인 일본 애니메이션도 막 떠오르고 그래서 좋았던 것 같다.

잔잔하고 감동적인 일드나 일본 애니 한 편 보는 듯한 기분이 드는 작품이었다.
 


<본 서평은 현대문학(출판사)의 문학독후로 활동하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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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심리학 - 있는 그대로 살아도 괜찮아
토니 험프리스 지음, 이한기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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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심리학_토니 험프리스

 

 

 

 

-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 나는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 "

 

 

 

우리는 쉽게 남을 평가하고 평가받는 데 길들여져 있다. 자존감에 상처를 입히는 품평도 쉽게 하고, 멍청하다거나 모자라다거나 굼뜨다는 평가도 서슴지 않는다. .....(중략).... 그러나 날 때부터 그런 사람은 없다.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만의 삶을 살고 싶어 하면서도 스스로를 믿지 못해 자유로운 삶을 선택하지 못한다. 우리가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p.4 <프롤로그>

 

 

 



<
나는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는가?>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던지는 저 간단한 질문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내가 나의 인생을 사는 것이 당연한데, 누구의 인생을 살고 있느냐니, 간단히 보면 이상한 질문 같다. 하지만, 오늘 하루에도 수 백, 수 천, 수 만 번..... 아니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정말 내가 이렇게 살고 싶었나를 고민하는 나로서는 정말 저 질문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내 의지로, 나의 선택대로 살아왔다고 생각하지만, 어느 순간 돌이켜보면 가끔 의문나는 것들이 있었다. 그냥 남들이 하니까 일단 따라가 본 것은 아닌지. 혼자 무리에서 동떨어져 행동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선택도 그에 수반한 행동 모두에 나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은 것은 없었지만, 어느 순간 주변을 의식하며 선택해 온 것은 아닌지. 그런 의문들 말이다.



<나를 억눌러 온 것들에 대하여>


가족, 학교, 직장, 또래 모임 등 어떤 사회 조직에 속하든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자기만의 독창적인 행동 방식이 있다. 심지어 형제자매 사이에도 서로 행동 방식이 완전히 다른 것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그 차이를 부모와 교사를 비롯한 어른들이 지지하고 칭찬해줄 때, 단단한 자존감을 갖고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는 독창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람들은 대개 차이를 인정하고 격려하기보다는 순응을 권한다.
-p.52 <나를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것들>

인간은 스스로 하고픈 행동에 대해서는 격려를 받고, 내키지 않는 행동은 하지 않아도 되어야 한다. 흔히 어떤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은 도피와 혼동되곤 한다. 도피는 두려움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특정한 행동에 흥미를 갖지 않는 것은 뚜렷한 자기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p.54 <나를 표현하지 못하게 하는 것들>


 



읽다보면........ <미움받을 용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환경 탓 하는 거 아니야?'라고 하지 않을까 싶었다. 약간 <프로이트>의 이론에 가까운 것 같아서 였던 것 같다.
자존감 향상을 진정한 '자아'의 발현에서 찾고, 그것을 가린 '그림자 자아'를 분석할 때, 그에 영향을 준 환경을 분석하는 식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 경우는..... 잘 안 읽히는 건 <미움받을 용기>랑 비슷했지만, 그것보다는 조금 더 납득이 가는 내용이었다. 물론 무조건 환경 탓을 할 수는 없지만, 아주 무시할 수 없는 입장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누구나 살다보면 한번쯤은 정해진 정규 교육 과정이라거나, 일반인 진학 코스나, 진로 계획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일 때가 있지 않나 싶다. 중학교 3학년만 하더라도, 인문계 진학과 실업계(마이스터나 특성화 고등학교) 사이에서 고민할 수도 있고, 요즘은 대학 입시와 공시 사이에서 고민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내 경우만 하더라도 중학교 때 공부를 못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실업계 고등학교에서 홍보 차 온 선배들을 보면서, 어차피 돈 벌 거라면 '기술을 배우는 게 좋지 않나?'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하지만 내가 팜플렛을 받아드는 걸 보고, 주변에서 '네가 왜 거길 가?'라는 소리를 엄청 들었다. 그때만 해도 '일단 대학은 나와야...'라던 때였다.(요즘은 조금 바뀐 것 같지만
)

부모님은 어떻게든 대학에 진학해서 학사모 쓰고 졸업하길 바라셨고, 자녀가 그에 걸맞은 직장에 들어가는 걸 당신들의 업으로 여기시던 때였다.

당연히 본래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목표의식이 확고하다면야...... 주변 환경이나 평판에 영향 받지 않고 꿋꿋이 자기 길을 가겠지만, 꼭 그런 사람들만 있는 건 아니지 않을까.
그런 측면에 있어서는 진짜 '나'를 찾기 위한 첫 단계로 나를 억압해 왔던 것들이 무엇인지 직면하는 데 도움을 주는 내용들이었던 것 같다.

이처럼 책은 그간 우리를 억압해왔던 가정, 학교, 직장....그리고 공동체 사회에서의 다양한 억압적인 표현들과 그로 인해 형성된 그림자 자아를 객관적으로 마주하고, 그 그늘을 걷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을 제안해준다.



<나에 대한 깨달음>


상대방이 우리를 통제하려고 할 때, 신체적, 언어적으로 공격적인 성향을 띨 수 있다. 이럴 때는 자유를 지키기 위해 더욱 강력한 행동을 취할 필요가 있다. 여기에는 공격 행위를 묵인하지 않는 것, 다른 사람의 도움을 구하는 것, 인간관계의 안팎에서 여유를 갖는 것, 합법적인 조치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대응은 상대방의 방어적인 태도를 변화시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다만 진정한 나를 지향하는 강력한 행동이다.
-P.208 <참 자아에 대한 깨달음>


나의 자아를 가린 '그림자 자아'가 무엇인지 발견했다면, 다음은 나의 진짜 자아, '참 자아'를 찾는 여정을 떠나게 된다. 무의식 중에 상처와 위협 속에 형성된 방어기제를 해제하고, 그 행동 속에 숨겨진 진실을 꺼내는 순간이다.

그리고 그 자아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내주고, 나의 자아를 위해서, 나의 자아를 공격하는 외부적 위협이 있다면 기꺼이 맞설 필요가 있다고 한다.

살다보면 과연, 얼마나 내가 표현하고 싶은 대로만 살까 싶지만, 그럼에도 나를 상처 입히는 말들에 대해서는 절대로 함구하지 말고, 적어도 불쾌함은 표현하는 게 맞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침묵으로 일관하는 건, 나도 결국, 내 자아를 상처 입히는 거랑 같은 결과일테니 말이다.


<기타/마무리>


 

처음 기대했던 내용과는 조금 달라서... 글을 읽는데 약간 힘든 점이 있었다. 아무래도 자존감을 억누르는 '그림자 자아'에 대해 다소 '분석'적으로 접근하는 감이 있어서, 약간 딱딱했던 느낌도 들었던 것 같고. '흥미롭고 '공감'가는 글들이 많았지만, '감동'적이지는 않았던 작품이랄까.


그럼에도 요사이 계속 고민하던 소재라 그런지, 초반의 진입 장벽을 조금 넘기면서부터는 흥미롭게 읽은 기억이 난다.

그간 직간접적으로 사회 생활을 하면서, 코드가 맞는 사람들과 지낼 때도 있었지만, 코드가 맞지 않아 애를 먹는 사람들과 장기간 보낸 적도 있었다. 한 때는 그게 '내가 잘못한' 혹은 '내가 잘못된' 사람이고,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무조건 고쳐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그러다보니 어느 순간 자존감은 더 바닥을 치고, 내 의지, 주장, 생각을 모두 쓸모 없는 것으로 치부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그저, (크기의 유무를 떠나) 소란을 일으키고 싶지 않아서, 굳이 상대방과 서먹해지고 싶지 않아서, 나만 조용히 하면 그냥 넘어갈 거라는 생각에....... 은연중에 넘겼던 소소한 일상들과 타인과의 관계가 지나치게 나의 자아를 억누르고 자존감을 망가뜨리는 것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공동체 속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그간 그것 때문에, 너무 나 자신을 한구석으로 몰아 붙인 것은 아닌지...... 반추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사랑해 줄 사람은 나 뿐인 걸. 잊지 말아야겠다.


<본 서평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6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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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이펙트
페터 회 지음, 김진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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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이펙트_페터 회
출판사_현대문학



-과학의 진보, 권력과 욕망의 실체를 파헤치는 심리 철학 스릴러



"방금 그 말을 한 건 내가 아니었어.
.... 내 안에 있는 다른 것,
내가 모르는 어떤 것이었어."

그녀는 자신의 내면에 대고 천천히 말했다.
자신의 시스템을 스캔하고 있었다.

"누가 이걸 보고 평범한 대화라고 하겠어?
그걸 부르는 이름이 있니?"

"제가 자란 곳에서는 수잔 이펙트라고 불렀어요."


**


"우리 애들은 어디 있죠?"

 

 

 

 


 

덴마크 대사관에서 수잔을 찾아왔다. 가족이 뿔뿔히 흩어졌다. 남편은 라반은 마피아들에게 쫓기는 신세고, 쌍둥이 아이들 티트와 하랄.... 아들은 골동품 밀수 혐의로 고소당했으며, 딸은 승려와 사랑에 빠져 도주했다. ...... 그리고 자신은 사람을 죽일 뻔 했다. 그 일로 징역형을 치르게 생겼다!

겨우 다시 만난 가족들과의 재회의 기쁨도 잠시, 그들 앞으로 토르킬 하인이라는 덴마크 정부 측 사람이 찾아왔다. 가족들의 문제를 해결하고, 원만한 재결합을 위해, 그는 수잔에게 의뢰를 하나 제안했다. 서류 속 사람을 찾아가 무언가 물어볼 것.

서류에 담겨있는 내용은 '마그레테 스플리드'라는 사람의 인적사항과 '의회 미래위원회 마지막 보고서 두 건', '위원회 명단'관한 것이었다.

자신을 믿지 않는 듯한 하인의 의뭉스러운 서류 내용에도, 수잔은 가족의 완전한 재결합과 일상의 복귀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서류 속 사람을 찾에 가게 된다.

그러나, 의뢰 건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 정보를 둘러싼 세력 간 다툼에 휘말리게 되는데......



**


이번에는 현대문학과 함께 덴마크 여행을 다녀왔다. 처음 만나는 '페터 회' 덴마크 작가님. 유난히 북유럽 작품은 '북유럽 소설'이라는 등 따로 지역을 빼서 작품 소개를 하던데... 그 평화로운 복지 국가를 배경으로, 이렇게 흥미로운 음모론을 다룬 작품도 나오는 게 놀라웠다.

<수잔 이펙트>는 음모론, SF, 사회풍자 내용들이 뒤섞인 종합 선물 같은 추리 소설이었다. 거기다가 위기를 헤쳐나가는 도중에 나오는 가족 간의 진정한 이해와 사랑과 같은 가족의 휴머니즘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빠르게 메모한 키워드들을 보니 지식과 권력(음모론), 과학(물리학) 지식들의 새로운 발견과 무한성, 가족의 해체와 재결합, 사회 풍자, 사랑 등등이 있는데, 저런 내용들이 담겨있다고 보면 좋을 것 같다.


 


<권력이 지식을 장악할 때>
<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의 작품 중에 <디셉션 포인트>라는 작품이 있다. 읽은 지 엄청(4-5년)정도 지나서 가물가물 한데, 정치 세력과 과학기관(나사) 간의 관계를 그려내면서 정치적 사건(대통령 선거)에 활용하려고 했던 내용이 있었던 기억이 살짝 난다.

<수잔 이펙트>는 <디셉션 포인트>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지만, 수잔이 수사 의뢰를 맡았던 <미래 위원회>라는 기구 역시, 특정 세력의 정치적 목적으로 만들어졌다는 의미에서, 생각해 볼 거리가 있던 주제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포인가?;;)

책을 읽는 중에, 민주주의 하에서 나타날 수 있는 '권력의 모순'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고대에서 근대, 현대 사회로 넘어오면서 '대의 정치'를 만들어 우리의 대리인들에게 주권을 위임하고, 국가 정치를 맡겼다.

그런데, 그들 중 일부는, 그렇게 얻은 '권력'으로 특정 '지식'을 장악하기도 한다. 그들은 지식으로 국민의 삶을 윤택하게, 국가를 부강하게 한다고 하지만, 막상 권력과 결부된 지식은, 또 다시 그 권력의 힘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푸코가 말한 것처럼 '지식과 권력은 연계되어 있다.'걸 이 책을 통해 부정하지 않을 수 없었던 순간이었다.

그리고 한 국가 내부의 문제를 떠나서, 지식과 권력의 연합이 국제 권력 구도까지 영향을 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까지 드는 순간이었다. 자세한 설명은 큰 스포가 될 것 같아, 여기까지 써본다.


 

<SF와 휴머니즘의 조화>
처음에 책을 읽기 전에, 먼저 읽으신 지인분이, '물리학'적 용어들 때문에 다소 읽는데 어려울 수 있지만, 그 부분만 넘기면 괜찮을 거라고 했다.


시간과 인간관계의 함수는 직선에 가까운 곡선의 모양을 띤다. 이 말은 인간관계라는 것이 어제와 오늘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뜻이다. 하향 곡선을 그리는 날도 있지만 보통은 그날이 그날이다. 어느 한 점에서 미분을 해서 접선의 기울기가 양수 값을 가지는 순간, 즉 인간과 인간 사이가 가까워짐을 발견하는 순간은 매우 드물다. -p.204


 

"수잔, 저기 뭐가 보여?"
"굴절광선. 광환." -p.234


여자주인공, 수잔이 물리학과 교수라서 그런지 대화 내용이라던가, 생각, 대상이나 상황 묘사 등에 과학적인 용어들이 많이 나온다. 근데 처음에만 조금 '응?'하고 의아스럽지, 계속 읽다보면 참신해서 계속 읽게 된다. 과학자의 눈으로 삶을 보면 이런 느낌일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읽다보면 재미있는게, 가족 구성원들의 조합이다. 약간 시니컬하기도 하고 엉뚱하면서도 진취적이고 저돌적이고, 개인적이지만 누구보다 가족의 재결합을 위해 노력하는 수잔. 그리고 똘똘한 두 쌍둥이 티트와 하랄. 그리고 누구보다 감성적인 남편 라반.

티트와 하랄은 거의 엄마인 수잔 판박이 느낌이고, 라반은 어떻게 보면 정반대 느낌의 감수성 짙은 '예술가'이다.

실은 저 234페이지의 대화 내용이 극단적으로 두 부부의 다른 점을 표현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코로나를 보고 두 사람의 대화였다.


"수잔, 저기 뭐가 보여?"
"굴절광선. 광환."

......(중략) 우리는 단 한번도 같은 것을 본 적이 없었다.
"난 느낌. 운명적 느낌. 불가피함이라고나 할까? 그 불가피함 속에 조화가 공존하는 게 보여."  -p.234


 

그래서 두 사람이 어떻게 만났나 궁금하던 찰나, 두 사람의 과거 이야기도 중간중간 들어있는데, 라반 이 남자 수잔에게 엄청 들이대는 게 어찌나 귀여웠는지 모른다. 수잔이 이리저리 철벽치는 데도 꿋꿋이 다가선 남자.

처음에 글을 읽을 때는 수잔의 능력을 이용한 특정 세력의 음모에 휘말린 평범한 가족들이 보이는 약간은 유쾌한(?) 추리극인 줄 알았다. 그런데 추리 도중에 나타나는 수잔과 라반의 대화, 그리고 수잔과 아이들의 대화 속에는 부부에 대한, 가족에 대한 사랑들이 절묘하게 녹아있었다.

이들이 이 사건을 해결해야 했던 근본적인 이유에는 '가족의 재결합'이 자리하지 않았나, 싶었다. 보통 SF 느낌의 추리 소설에 이런 감성적인 내용이 담기기가 또 쉽지 않을 텐데, 읽으면서 또 다른 감동이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엄마, 그 효과 말이에요. 생각해보니까 다른 사람들에게만 썼지 우리들 사이에는 써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나는 말없이 그를 지나쳐 집으로 들어갔다. -p.78


자신도 모르는 사람들이 자기 앞에서 속마음을 가감없이 뱉어내는 효과. 그걸 '수잔 이펙트'라고 불렀다. 가족 앞에서는 한번도 쓴 적이 없다는 말은 그간 가족 간의 단절을 의미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보았다.

그도 그럴 것이, 사건을 풀어나가며 작품이 극에 달하면서, 수잔의 가족들은 지금까지 서로 하지 못했던 진중한 이야기들을 하나 둘씩 풀어냈기 때문이었다. 무튼 추리의 흥미진진함과 가족 간의 휴머니즘에서 오는 감동 모두 느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개성 넘치는 인물들과 시니컬한 사회풍자>
처음 작품을 읽는다고 했을 때, 드디어 '수잔 언니 영접하시는 군요!'라는 소리를 들었다. '수잔 언니?' 보통 언니라면 다소 '당차고 쎈 캐릭터'에 붙는 수식어가 아닌가? 하고 의아했다. 표지의 여자 그림은 되게 쎄보이지는 않아 보이는데다가. 보통 특별한 능력을 지닌 '사연있는 여자' 캐릭터라면 다소 차분하고 조용할 것만 같은 느낌일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런데 엄청난 선입견이었다. 이 언니 너무 멋지고 재밌다. 열 아홉의 어린 나이에 노벨 물리학상을 탄 안드레아 핑크에게 큰 인상을 남기고 그녀의 애제자가 되었던 수잔.

'수잔 이펙트'라고 불리는, 자신의 주변 사람들이 속마음을 드러나게 만드는 특이한 능력의 소유자인 그녀는 자신을 강간하려던 '애인'을 때려 죽일(?) 수도 있는 거침없는 성격의 소유자 였으며, 가족을 위해 위험한 사건에 휘말려도 사건을 계속 파헤치기 위해 나아가는 직진형 성격에, 도망보다 '쇠지레'를 들고 앞으로 뛰어가는 여자였다.


"엄마, 여기 이런 게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요?"
"할아버지가 데려왔었어."
"왜 우린 안데려 왔어요?"

"가끔, 1년에 한 번 정도는 나 혼자 수많은 남자들 틈에 있고 싶었거든."
티트는 내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고 곧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p.133


또, 아이들의 어머니이기 이전에, 한 여성이자 개인으로 존중받고 싶었고, '물리학'과 '남자'에 대한 관심에 대해 누구보다 솔직한 마흔의 여성이었다.


"좋은 의도라고 해서 다 용인되는 건 아니야. 동기라는 것도 있잖아. 그리고 그 도익가 ...... 도덕적이지 않다면, 그런 동기로 세상이든 정치가든 누군가를 강제로 하는 거라면 그건 절대 잘될 수가 없지." - p.332


 

이 외에도 덴마크 사회에 대한 풍자들, 성공한 삶이나 정부 기관에 대한 다소 신랄한 풍자적인 내용들도 공감이 가서 피식 거리면서 읽었던 기억이 난다. 복지 국가라고 알려진 덴마크도 한국과 비슷한 부분들이 있다는 점이 신선했던 것 같다.



<기타/마무리>
처음에는 수잔의 능력 때문에 정통 SF소설인 줄 알았던 수잔 이펙트. 살짝 아쉬웠던 건, 능력을 둘러싸고 이야기가 막 펼쳐진 줄 알았는데, 그 능력에 대한 소개는 크게 그려지지 않고, 사건이 시작되는 도화선같은 걸로 쓰였달까. 수잔의 능력 때문에 의뢰가 시작된 거라... 음, 그냥 <추리 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는 게 더 좋을 것 같다. 과학 휴머니티 추리소설!

북유럽, 그리고 덴마크 작가의 작품은 처음이었는데, 아직 많이 읽어 본 편이 아니지만, 개성있고, 즐거운 작품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약간, 사건이 진행되면서 수잔의 과거 회상과 현재가 오가다보니 약간 흐름이 끊기거나 당혹스러운 면도 적잖게 있었지만, 수잔의 가족이 보여주는, 그리고 작가가 표현하고 싶었던 가족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볼 수 있어서 또 다른 감동이었다.



<본 서평은 현대문학(출판사)의 문학독후로 활동하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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