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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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_프레드릭 배크만
출판사_다산책방(다산북스)



"제 손을 왜 그렇게 꼭 잡고 계세요, 할아버지?"

"모든 게 사라지고 있어서, 노아노아야
너는 가장 늦게까지 붙잡고 있고 싶거든."

**

삶의 어느 한 순간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현재가 녹아내리며, 완전히 놓아버릴 때까지....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과  헤어짐을 배워가는 손자의 세상에서 가장 느린 작별인사.
- 책 소개글 中


<리뷰>

"여기는 내 머릿속이란다, 노아노아.
그런데 하룻밤 새 또 전보다 작아졌구나."-p.43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손자 노아의 따뜻하고 눈물겨운 이별 여행기였다. 할아버지와 손자 노아와의 추억, 아들 테드와의 추억, 그리고 아내와의 추억들이 할아버지의 머릿속 세상에서 펼쳐진다.

점차 작아져가는 공간에서, 할아버지는 손자 노아와 추억을 꺼내며 조금씩 이별 연습을 준비한다. 하지만 바로 '안녕'을 말하지는 않는다. 이별의 순간이 언젠가 올 것임을 알지만, 후회와 한스러움이 가득한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절제된 문장으로 손자와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가 나온다.


"노아노아야.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약속해주겠니? 완벽하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게 되면 나를 떠나서 돌아보지 않겠다고. 네 인생을 살겠다고 말이다. 남아 있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거든."-p.133


하지만 그런 절제된 문장 사이사이로, 이별을 직감하는 할아버지의 대사들과 점차 사라지는 기억 속에 비슷한 말을 반복하는 할아버지 모습들이 자꾸 병원의 할머니를 떠오르게 해서 눈물이 차올랐다.

손주들, 자식들 앞에서 전혀 내색하지 않고 추억 속에 살아가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 공간을 소중히 끌어안고, 손주와 자식들이 찾아오면 어제 만난 것처럼 웃으며, 안부를 물으시는 당신들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 한 켠이 시큰해졌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대화 중에, 한 페이지를 잃어버린 책을 계속 읽는 것 같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물건을 찾는데 주머니를 뒤지다가 열쇠를 찾고.. 그러다가 인간 관계를 찾고....

이전 같아선 남의 일 같았고, 다가오지 않은 상황에서 먼 일 같았는데. 바로 어제 만난 할머니의 주름진 손과 야윈 팔목, 그리고 몇 달만에 찾아온 나쁜 손녀에게 손녀라고 용돈 쥐어주시면서 밥 많이 먹으라고 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자꾸 겹쳐져서인지 책이 유독 슬프게 읽혔던 것 같다.

진짜.... 책 자체는 안슬펐는데. 막 통곡하고 그런 내용 아니었는데. 노아의 순수함과 할아버지의 대화가 가슴 따뜻하게 해주는 책이었는데, 내게는 그 어떤 책보다도 따뜻하면서 너무 슬픈 책이었다.


<본 서평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6'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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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학 기행 - 방민호 교수와 함께 걷는 문학도시 서울
방민호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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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문학기행_방민호
출판사_아르테

 

 



- 이상, 윤동주, 박인한, 김수영, 박완서 ..... 불멸의 문인들이 사랑한 도시, 서울.
어쩌면 이상, 어쩌면 동주를 이곳에서 만나다!



<책 소개>

책에는 저자가 한국 현대 문학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시인, 소설가들의 작품과 그 작품 속에 반영된 서울의 모습들이 담겨져 있다.

서울을 배경으로 태어난 많은 작품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온 여러 작가들 중, 이상, 박태원, 윤동주, 임화, 이광수, 김수영, 박인환, 박완서, 이호철, 손창섭. 이 열 분의 작가님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상의 <날개>를 통해, 신세계 백화점 옥상에서 내려다 본 회탁의 거리. 소공동. 그곳에서 통찰한 도시의 역학적 구조를 작품에 반영한 이상의 천재성에 재차 놀라고, 누상동 9번지 하숙집에서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길 희망하던 순수 청년 윤동주를 만나본다.

이광수의 파란만장한 삶이 담겼던 홍지동 별장에서는 그 시대를 살아가는 또다른 부류의 지식인의 고뇌를 엿보고,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나온 구보씨를 따라 걷던 그 서울 풍경 속에서 도시를 바라보는 모더니즘적 시각과 역사, 관습과 제도의 변화, 철학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이 외에도 종로 네거리에서는 <네거리의 순이>를 읊으며, 열정적으로 사회주의를 외치며 다양한 활동을 벌였던 청년 임화를 보고, 구수동을 거닐면서, 김수영의 <풀>에 담긴 본질적인 이야기를 더 살펴본다. 종로 3가에서는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를 통해 50년 대 전후-60년 대, 살기 위해 모인 도시의 잉여들의 삶을 조명해본다. 

끝으로 계동에서는 박완서의 <나목>에 비친 전쟁 페허 서울, 전쟁의 상흔이 휩쓴 곳을 살아가는 자들의 삶을 따라가본다.


<리뷰>
글은 저자인 방민호 교수님이 마치 제자에게 서울 구경 시켜주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편안하게 읽혀 들어갔다. 최근 즐겨보는 알쓸신잡의 문학버전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알고보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라는 제목에도 불구하고, 매번 알차고, 때로는 깊은 이야기로 구성된 프로그램 속 담화처럼. 글 역시 가볍고 편하게 이야기 해주는 것 같지만, 그 속에 담긴 내용은 작가들의 작품과 서울에 담긴 함의에 대한 저자의 사색이 담긴 진중한 글이었다.


오래전부터 이 책을 쓰고 싶었습니다. 서울 문학 기행, 서울 곳곳에 숨어 있는 문학의 흔적을 찾아 거기 스며든 삶의 이야기를 모아보고 싶었습니다. 이 이야기에는 우리 한국 사람들의 기쁨과 슬픔, 고통과 아름다움, 그리고 인내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연들을 통하여 우리는 우리가 누구인지 새롭게 알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p.6 <책을 시작하며_시와 소설의 사연 깃든 서울을 찾아>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문학을 읽다

책을 읽으면서, '문제 풀이용' 문학 공부가 얼마나 편협적이고, 한정된 것이었는지 깨달았다. 우리가 읽고 배웠던 작품들에는 수업 시간에 배운 것 이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다. 그리고 서울의 지리를 떠올리며 책을 읽는 순간, 책이 서울이 되고, 서울이 하나의 작품이 되는 기분이 들었다.


이상이 바라본 현대 사회의 본질은 돈으로 무엇이든 사고파는 세계, 상품 관계와 화폐가 최우선의 가치가 되어버린 세계, 돈에게 절대적 권력을 부여한 자본주의적 현대성의 세계였습니다. 그는 이를 몸을 팔아 살아가는 '아내'라는 존재로 의미화해 그와 싸우는 자의식적 존재의 투쟁을 그려놓았습니다.-p.29

「날개」의 가장 중요한 의미는 바로 일망감시의 원리의 전도에 있습니다. 현대성이 일망감시 감옥 체제라는 것을 간파하고, 그 구도를 뒤집는 분석적 시선이 「날개」에 있습니다. ...(중략)...「날개」가 문제작인 것은 ..... 1930년대 식민지 조선 사회가 이미 현대화되어가고 있고 현대적인 규율들이 고도로 자리 잡혀 사람들을 통제하고 있음을, 이상 자신이 의식적으로 느끼고 날카롭게 드러냈기 때문입니다.-p.42 


아내가 건내준 약. 아스피린과 아달린 간의 의혹에서 자본주의 매커니즘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자각을 표현하고, 미쓰비시 백화점에서 미셸푸코의 감시와 처벌, 제러미 벤담의 파놉티콘을 반영했을 거라는 부분에서는 정말 이상의 남다른 관찰력과 통찰이 소름돋게 다가왔던 것 같다.


그리고 이상 못지 않게 인상깊었던 이야기는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이었다. 솔직히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그렇게 인상깊게 남아있던 작품은 아니었다. 물론, 부끄럽게도 목차에 나온 작가들과 작품들 모두 이름은 들어봤지만 읽지 않았던 것들도 많았고. 읽었지만 떠오르지 안은 것들도 있었는데, 구보씨의 경우 후자였다.

그냥 제목 그대로 하루동안 서울을 쭉 거니는 이야기였던 것을 제외하고는 딱히 남아있지 않았던 그 이야기. 하지만 그 작품은 당시 서울의 변화상을 현실적으로 담아낸 독특한 리얼리티 작품이었고, 식민지 시대 도시 풍경을 바라보며 느꼈던 삶의 고뇌와 폭력적인 식민지 시대 도시 형성 과정을 고스란히 담아낸 작품이었다.


많은 사람이 이 작품의 주제가 무엇인지 궁금해합니다. 한낮에 산책을 시작한 구보는 고통스러웠던 두통 속에서도 계속해서 '행복'에 대해 골몰합니다. .....(중략).... 한낮에 경성을 산책한 구보는, 이 불행한 도시를 분석해 소설을 쓰는 것만이 이 세계의 본질을 드러내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하여 그는 가장 명징한 의식의 상태로 집으로 돌아가 그러한 목적의 소설을 씁니다. -p.148


남대문을 통과하며 제국주의 권력이 식민지 도시를 통치하기 위해 어떠한 폭력을 휘둘렀는지를 떠올려본다. 구보가 만난 졸부가 된 동창에게서 배금주의에 휩싸인 경성을 발견한다. 글을 읽으며, 작가가 그 세계의 본질을 구현하기 위해  얼마나 정교하게 플롯을 짜려고 노력했을지를 떠올리니, 새삼 놀라운 순간이었다.


#마무리/기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전반적으로 작가의 삶이 녹아있는 그 시대 동네, 저자의 삶을 회고하며 작품을 읽어본다. 저자의 인생과 그 시대 역사적 사건들을 알고 책을 보면, 작품이 하나의 역사의 산물같은 느낌이 든다.

지금껏 학교에서 공부할 때는 작품을 먼저 읽고, 해설서에 나온 장르, 성격, 의의 등을 학습하고 달달 외웠지, 어떤 문장이, 단어가 어떤 뜻을 함축하고 있는지 사색하는 시간은 별다른 레포트나 프로젝트가 있지 않는한 갖지 못한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서였는지, 저자의 삶과 시대 상황을 읽고, 동시에 문학 작품 속 단어, 문장, 플롯, 그곳에 살아있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작가와 작품에 대한 경이로움까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알수록 보인다는 말처럼, 작품 하나를 심오하게 읽고 싶다면, 정말 편협한 독서가 아니라 다독이 필요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울에 살고 있지는 않아서... 책에 수록된 과거 사진으로 접해야 하는 지역들이 더 많았다. 다만, 북촌과 서촌 등... 아직 과거의 모습이 남아있는 그곳들을 거닐었던 추억을 떠올리면서 읽으려고 했던 것 같다. 아직은 예스러움이 남아있는 골목 골목에 문인들의 정취가 남아있다고 생각하니, 언제 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서울 여행이 기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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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의 책
김희선 지음 / 현대문학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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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에 전례 없던 새로운 리얼리즘 소설의 탄생

 

 

지구 종말의 묵시록일까?
음모 서사일까?
시간 여행 SF일까?
편집증 서사일까? 아님 해석망상?


" 충고 하나 해줄까?
앞으론 책을 읽을 때, 과연 이걸 내가 감당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먼저 던지는 게 좋을 거야. "


**

신이 강림했을 땐 모두가 놀랐다.  -p.22

신이 강림했다. 그것도 평일 대낮에, 어디든 가리지 않고 지어 내려왔다.
그리고 기이하게도 그 신들의 강림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다.

*

스티브는 도축 공장에서 일하다 햄-소시지 영업사원으로 승진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연이은 승진의 가능성, 새로운 자리를 꿈꾸는 그저 평범한 삶을 살던 스티브에게, 이 사건은 황당 그 자체였다.

스마트폰에 '계시'라는 이름의 앱이 깔렸다. 이 기이한 앱은 신나는 음악과 기묘한 새들의 합창과 함께 활성화 되었다. 곧이어, 요란법석한 화면이 난무하는 가운데 궁서체의 정중한 문장이 나타났다.


'기.뻐.하.라. 경.배.하.라. 2.0.1.5.년. 1.2.월. 1.2.일. 그.리.니.치. 표.준.시.로. 오.후. 두.시.에. 신.이. 하.늘.에.서. 내.려.올. 것.이.다.' -p.81

스티브는 욕지거리를 내뱉으며 앱을 닫았다. 그러나 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앱은 말풍선을 만들어 냈다.


"퀴즈! 지금 바로 당신의 믿음지수를 체크하세요!" -p.81


앱을 당장 지워야겠다고 다짐한 스티브는 앱을 '삭제'한다. 하지만 '계시'는 다시 나타났다.
"시스템 앱은 삭제할 수 없습니다." 라는 무한 반복되는 메시지만 나타난 채.

그러던 중, 황당한 일이 발생한다.

'신'이 찾아왔다.
'파충류'의 모습을 하고!


**


<혼란하다혼란해>

책을 읽는 동안 혼란의 연속이었다. 책의 띠지에 있던 글처럼, 지구 종말이라는 소재를 다룬 글이며 음모 서사이기도 하고, 시간 여행 SF이면서 편집증 서사와 해석망상이 공존하는 작품이었다.

세 개의 시공간을 배경으로하고 있다. 2015년 경기도 용인, 그리고 2015년 미국의 트루데, 1958년 경기도 용인.

이 중 주된 배경은 미국의 트루데. 그리고 간혹 경기도 인에 나타난 한 소년의 책을 아르바이트 생이 번역하며 풀어가는 2015년 경기도 용인 시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진행된다.

물론, 처음 난데 없이 나타난 용인의 소년과 트루데의 스티브를 잇기는 정말 어려웠다. 솔직히 나는 아직도 긴가민가하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는 큰 틀을 가지고 전개가 되나보다 싶어서 읽다보면, 그 속에 이야기1, 이야기2, 이야기3.....이 계속해서 이어지기도 했던 것 같다. 마치 마트로시카 인형처럼.

문제는 이 마트로시카 인형이 여러 개로 보인다는 것! 이 혼란한 상황에 주인공 '스티브'의 '의식의 흐름기법'식 대화는 더욱더 혼란의 도가니로 이끌어 갔다. 갑자기 '왜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라니.

그리고 보통 특정 사건이나 인물의 대화, 행동, 서사 등을 통해서 이야기의 흐름을 추리해보거나 예측하며 읽는 걸 즐기던 나로써는 당혹감을 금치 못했다. 아니면, 혹시 이런 반응을 원했던 걸까. 마치 주인공 스티브의 하루하루 일과를 한데 모아 소설로 엮은 느낌이었다.


<흥미로운 소재들의 향연>
소재 자체는 매우 신선했다. 처음 책을 읽고 정리가 안되서 친구들 몇 명에게 줄거리를 알려줬는데, 평소 무표정이던 친구 한 명이 반색하며 호기심을 보였다. '완전 신기해! 더 이야기 해봐!'라는 표정이었다.

기괴한 새의 모습으 한 천사들, 파충류 모습의 신, 그리고 신의 강림을 예고하는 앱, '계시'. 그리고 그 비밀을 파헤치는 주인공과 해방불명 된 주인공의 지인. 주인공의 끔찍한 과거와 불안정한 기억들. 닿을 듯 닿지 않는 서로 다른 시공간의 교차. 그리고 조금은 잔혹한 묘사들과 몽환적인 느낌의 전개까지.

아. 정말이지 소재만 보면 너무너무 흥미롭다. 생각보다 잔인한 장면들도 있고, 주인공의 기억과 뒤에 나오는 나름 충격적인 전개와 연이어서 스산한 느낌까지!!

꾹 참고 끝까지 읽었을 땐, 정말 정말 간만의 또 취향 작품이었을텐데....싶었다.

블로그 글이나, 기사, 교수의 회고록, 등등 발췌문을 활용한 다양한 양식을 통한 장치들도 흥미로웠던 것 같다.


<의식의 흐름? 편집증적 서사?>
첵 소개글과 작품 해설에서 여러가지 언급을 했지만, 그 중에서 편집증적 서술이라는 설명이 가장 와닿았다. 스티브의 끊임 없는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주인공이 이상한 건지, 글을 읽고 있는 내가 이상한 건지. 이해를 잘 하고 있는 건지. 계속해서 책을 펄럭이게 된다.

가볍게 말하면 정말 아무말 대잔치, 의식의 흐름같은 우리네식 대화를 보는 것 같기도하고. 흔히 일기나 블로그에 쓰는 일기장을 쭉 연이어 붙여놓은 것 같은 느낌까지 든다.

가족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가, 갑자기 친구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가, 비밀스런 이야기를 해주더니 갑자기 사라진 지인 이야기를 했다가. 신과 대화를 했다가.

정말이지 나무 하나에서 뿌리로 뻗어나가는 전개는 처음이라 종잡을 수 없는 흐름이 신기하면 신기하고 어렵다면 너무 어려웠던 작품이었다.

신기한 것은 이 막무가내로 펼쳐질 것 같은 이야기가 종지부에는 한 곳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아직도 답을 쉽게 내리기가 어렵다. 스티브의 망상이었다고만 치부하기에 용인에 나타난 소년의 이야기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뒤에 나오는 그의 행적을 보면 그 결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고.

아, 정말이지 독자를 무한의 이야기 세계로 끌고 들어오는 <무한의 책>이었다.

 


<본 서평은 현대문학(출판사)의 문학독후로 활동하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자유롭게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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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 - 세계 최고 10대 이공계 대학 탐사 프로젝트
설성인 지음 / 다산4.0 / 201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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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은 어떤 인재를 원하는가?_설성인
출판사_다산4.0(다산북스)

 

 

 

 

 

아인슈타인, 마빈 민스키, 엘론 머스크......
세상을 움직이는 역사의 현장에는 이공계 인재들이 있었다!

**

 


4차 산업혁명의 주체는 누구일까?
기술의 중요도가 높아졌다고 하나 기술을 만드는 주체는 사람이다.

 

그동안 기술 혁신을 이끌어 온 인재들은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인류 역사에 한 줄기 빛을 선사해왔다. 이 인재들의 터전이 이공계 대학이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주역들이 세계 최고 이공계 대학에서 어떤 교육을 받고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심층 분석한 이 책을 통해, 명문대 졸업장이 아닌 새로운 인재의 필수 조건을 엿볼 수 있다.

 

- p.14~15<프롤로그 中>

 


ICT 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산업 혁명인 4차 산업혁명.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산업 트렌드로 이슈화 된 지 벌써 오랜 시간이 흘렀고, 어떻게 하면 이 산업을 이끌어갈 인재를 육성할지에 대한 문제가 화두로 오르고 있다.

하지만 그 기술을 다루는 것도 결국은 사람.
특히 자원이라곤 사람밖에 없는 한국이기 때문에, 더욱 인재 육성, 즉 교육 방법이 중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
다.

그렇기 때문인지! 한 해에만 6백여 건이 넘는 수의 발명을 일구어 내고, 특허로 7천 달러에 육박하는 수입을 창출하는. 그런 인재들을 육성하는 세계의 유수의 학교들이라니.

어떤 교육 환경을 가지고 있는지 관심이 동했다. 그리고 바로 그 궁금증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었다.


책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지금, 이 시대를 이끌어가는 세계 유수의 이공계 대학생들의 교육 환경에 대한 내용이었다.

 


<산·학·연 생태계가 잘 조성된 교육 환경>
다 읽고 난 지금, '클러스터'가 떠올랐다.

 

 

 

 

 

산업집적지. 유사 업종에서 다른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 기관들이 한 곳에 모여있는 것을 말한다. 클러스터는 직접 생산을 담당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연구개발기능을 담당하는 대학, 연구소와 각종 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벤처캐피털, 컨설팅 등의 기관이 한 곳에 모여 있어서 정보와 지식 공유를 통한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   -  [네이버 지식백과] 클러스터 (매일경제, 매경닷컴)


MIT가 있는 보스턴은,MIT와 같은 세계 수준의 연구대학들이 있다. 또, 인재와 자본을 대는 벤처캐피털이 있다. 취리히 연방공대는 산학연이라기보다는 지리적 이점이 있는데, 이탈리아-프랑스-독일을 있는 교통의 요지로 상업 중심지로 비즈니스 제반 시설이 갖춰져 있다고 한다.

싱가포르 국립대의 경우 대학이 위치한 곳의 남서부 지역에는 대규모 연구단지가 들어서 있는데, 이러한 연구단지 시설은 산학협력은 물론 융합 연구를 추진하는데 유리한 강점이 된다. 특히나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니, 언어 장벽이 없고, 더군다나 안정적인 사회 환경 때문에 해외 학자들에게 연구 활동의 최적지로도 통한다고 한다.

이 산업혁명 시대에서는 IT 기술과 '융합'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 기술과 공학 기술이 융합되어 새로운 기술들이 창조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인재'와 '교육'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산업과 연구기관, 그리고 연구가 뒷받침 될 수 있는 든든한 자금지원(벤처 캐피털)과 같은 산학연(+자금 지원)인프라 조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별 독하고도 독특한 교육 방식>
친구 중에 공대 친구가 있다. 경영학과인 나로서는 처음에는 마냥 '취업 잘 되는 과'라는 생각에 부럽기만 했었다. 그 친구가 3학년이 되고, 연구실에 들어가면서 (정말로) 시험기간 코피로 얼룩진 소매를 보고, 연구실을 기숙사처럼 이용하고 있는 친구를 보며 입을 다물기로 했다.
 


 

MIT 교수들은 제자들이 입학하는 순간부터 혹독한 교육을 실시한다. 1971년부터 1980년까지 총장을 역임했던 제롬 와이즈너는 MIT 교육 방식이 소방호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을 수저로 떠 마시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다. -p.22 매사추세츠공대
 


MIT와 관련된 책 첫 장을 펼치자마자 나오는 첫 소제목이 '실패부터 배워라'였다.

고등학교 시절 수재 소리 듣던 한 학생이 대학교 1학년 때 치른 물리학 시험에서 27점을 받았다. 이후 죽어라 공부해서 D가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나서 그가 한 말은 "MIT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실패를 몰랐다"라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혹독하게 교육받은 덕분에, 이후 이들은 구글, 애플, 테슬라 등의 세계적 기업들이 탐내는 인재로 거듭난다고 한다. 실제로 학생들은 졸업 후, 실제 창업에 나서기도 하고, 앞서 말한 것처럼 수많은 발명과 특허 건수, 그리고 수입 창출을 일구어 내고 있다.

그리고 기술적인 교육 말고도, 인성, 사회적인 측면에 대한 교육도 놓지 않는다.


메간 스미스 미국 국가 최고기술책임자 : "친절함은 지식만큼 중요하다. 사람들은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는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다. 만약 암을 치료할 수 있는 아이디어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서 나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p.38 메사추세츠 공대


이들은 지식 보다 인성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고 한다. 기술과 발명은 한 명의 머리에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 점은 분명히 우리 교육에 있어서도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외에도 '교과서 없는 강의실, 칼텍', '1-2학년부터 프로젝트에 참여해 전공 문제를 해결하는 태도를 기르는 싱가포르 국립대', '수업 시간에 1-2시간의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하는 칭화대', '자유로운 학풍을 모토로 내세우는 쿄토대', 거꾸로 교실(동영상 강의를 미리 들은 뒤 강의실에서 토의 수업을 진행)로 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한 난양공대'....... 등 정말 독하고도 독특한 다양한 커리큘럼과 교육 모토가 신선하게 다가왔다.

하지만, 교육 방법들이 이렇게 다양함에도 관통하는 단어 몇 가지가 있다면, '존중과 협력'가 아닐까 싶었다. 학생들의 연구를 존중하고 충분히 지원하는 커리큘럼과 학교 문화, 그리고 서로 다른 방식을 가진 동료, 친구들, 혹은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이 한데 모여 함께 의견을 공유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들이 종종 보였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기타/마무리>
내가 잘 모를뿐, 분명 알아보면 한국 내에도 KAIST를 비롯해 산학연 인프라나, 연구 지원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 곳들이 없진 않을 것 같다. 다만, 4차 산업혁명이라는 키워드가 화두고, 그에 따른 인재 육성 문제가 자주 거론되니 궁금했던 소재였다.

솔직히 읽고나서 든 생각은 역시, 산학연+자본이 핵심이구나. 하는 생각이었다.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많았지만, 반은 대학의 커리큘럼이나 면학 풍토에 대한 특징들, 반은 그 대학들이 일구어 낸 연구 성과와 계획 등등에 대한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었다.

또, 궁금했던 것은 '특정한 교육 방법이나 독특한 방식이 있나?'였는데. 왠지 팩트를 확인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이건..... '다 자란 인재들이 그 대학교에 가서 어떻게 교육 받고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으로 거듭날 수 있었는가?'에 대한 느낌이었다.

결국, 모든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말처럼, 끊임없이 시대에 뒤처지지 않게, 열린 마인드로 다방면으로 지식을 쌓으면서 연구해야 하는 구나, 라는 생각으로 종결되었다.

우리, 정말 어렵고 복잡한 시대를 살고 있구나하는 생각과 함께, 혹여 몇 년(십년?) 후가 될지 모르겠지만 나중에 아이를 낳게 된다면 앉아서 공부만 시킬 것이 아니라 다방면으로 경험하고 생각할 수 있게 사고를 기르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본 서평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6'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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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7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잠1(전 2권)_베르나르 베르베르

출판사_열린책들


 

 

 

 



꿈을 제어할 수 있거나 꿈을 통해 과거로 갈 수 있다면?
20년 전으로 돌아가 젊었을 적의 자신을 꿈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꿈속의 당신에게 말을 걸 수 있다고 상상해 보세요.
무슨 말을 하시겠어요?  - 출판사 소개글 中



**




"그러면 말이에요,
만약 20년 전의 당신과 다시 마주하게 되면 뭐라고 하겠어요?"-p.304

 

 

 

 

주인공 자크 클라인은 항해사인 아버지와 유명한 신경 생리학자 어머니 아래 자라온 28살의 의대생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일찍 여의긴 했지만, 신경 생리학자로 '꿈'에 대해 오랜 연구를 한 어머니 덕에 꿈을 통제하는 법을 배우고, 자신만의 꿈의 세계를 구축하며 건강하고 건전하게 자라온 '평범한 청년이었다.

정확히는,
그의 어머니, 카롤린 클라인의 <비밀 프로젝트>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자크는 어머니 카롤린 덕에, 성장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에 부딪힐 때마다 꿈을 통해 그것들을 물리치고 한 단계씩 성장해 왔다.

'유도몽, 역설수면, 이어꾸기, 세노이족, 붉은 모래섬....'과 같은 클라인의 이야기와 꿈의 기록은 자양분이 되어 그의 꿈 속 세계가 더욱 탄탄히 구축되어 갔다.

그러나, 5단계 역설수면을 넘어 그 이상의 깊은 곳을 탐사하려던 클라인의 <비밀 프로젝트> 도중, 피험자가 사망하는 일이 발생한다. 동료의 도움도 받지 못한 채, 홀로 언론의 뭇매를 받아내야 했던 그녀는 그 일 직후 돌연 모습을 감추고 만다.

그리고, 자크는 그 일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고, 사랑하는 사람도 뒤로한 채, 탈선의 길을 걷는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의 꿈 속, 붉은 모래섬에서 20년 후의 자신을 만나게 되는데..........


"당신은 누구시죠?"
"난 20년 후의 자네야. 다시 말해 48살의 자네야"-p.223


**

 


 

정말정말 기대했던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의 신작 <잠>!! 

주인공 자크의 어머니, 클라인이 <비밀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도중 피험자의 사망이 발생하고, 그로 인해 자취를 감춘 어머니를 찾아 꿈속의 '나'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SF추리소설이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생리학자이고, '꿈'을 연구하다보니 '의식, 무의식'과 같은 심리적인 용어들이나 과학적인 용어들이 많이 나와서 어려우면 어쩌나 싶었는데, 정말 '괜한 걱정'이었다.

'잠'이 핵심 소재, 그리고 꿈에 대한 이야기가 함께 나오니 몽환적인 느낌도 나고, 과학부문은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비현실적인 느낌에 판타지 소설을 읽는 기분까지 들었다. 특히 20년 후의 내가 꿈에 나타난다는 설정은 정말 흥미로웠다.

거기다 사라진 어머니의 자취를 함께 따라가면서 <꿈의 민족>인 세노이족도 만나고, 추리물 같은 요소도 가미되서 지루할 틈 없이 읽을 수 있었던 작품이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그린 꿈 속 세계>
책은 아주 조금 역순행적으로 흘러간다. 초반 3장까지 현재 주인공의 나이 시간대로 흘러가다가, 이후에는 주인공이 태어나서부터 현재까지 성장기가 그려진다. 요 자크의 성장 과정에서 작가님이 꿈이 대해 연구하고 상상한 것들이 잔뜩 펼쳐진다.


"<책의 세계는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받지 않고 스스로의 정신에서 얻은 가장 위대한 세계이다>라고 헤르만 헤세라는 작가가 말했어. 엄마는 여기에 <책의 세계는 이것보다 더 거대한 꿈의 세계에 자양분을 공급한다>고 덧붙이고 싶어."-p.59


이것은 작가님 이야기인가요?
순간, 매번 다채로운 소재로 작품을 가져오는 작가님의 작품들이 떠오르는 대목이었다. 이 작가님 왠지 꿈도 다 기록해뒀다가 작품 소재로 쓰셨을 것 같다!!라는 생각이었달까. 

또, 프로이트나 융... 등 꿈에 대한 해석이나 수면에 대해 연구해 온 학자들의 모습들이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내용이었다. 또, 수면과 꿈에 대한 연구 기사가 떠올라서 현실과 오버랩되는 느낌에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꿈, 어디까지 꿔봤니?_20년 후 나와의 만남>
작품을 읽다보면 자크와 함께 꿈 속을 유영하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형용하기 힘든 꿈의 깊이와 무한한 가능성에 나도 모르게 설득당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크는 유도몽을 통해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으로부터 이겨낼 용기를 얻어내기도 하고, 아버지와의 사별로 발생한 생리적인 문제도 해결한다. 또, 잘 자는 것만으로 성적도 오르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까지 한다.

작가님이 표현하는
잠의 단계, 그에 따라 펼쳐지는 꿈과 그 한계에 영향을 주는 수면의 질, 그리고 효과에 대한 연구 이야기는 정말 흥미롭다. 우연히 TV에서 보았던 최면요법도 떠오르고. 5단계 '역설수면'에서 더 나아가 수면의 더 깊은 단계에 대한 가능성을 펼쳐 보려던 그 상상력에 정말 즐거웠다.


그리고, 꿈속에서 20년 후 미래의 나와의 만남이라니!! 둘이 서로 부르기 애매해서 구분지으려고 JK28, JK48이라고 명명하는데, 이 대목 왜 이렇게 귀엽고 웃겼는지. 내가 개그 코드가 특이한 걸까. 근데 둘이 꿈 속에서 대화할 때마다 자꾸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


 

"젊은 시절 자신의 꿈속에서 시간을 되돌아가게 해주는 기계...... 물질의 물리학 법칙에서 벗어난다..... 나더러 이걸 믿으라고요?"

"그 증거가 여기 있잖아. 바로 나 말이야." -p.240


가위도 눌려보고, 자각몽도 꿔본 적 있었던 것 같고, 꿈꾸다 꿈속에서 깨고 또 깨본(?) 경험도 있었지만, 20년 후 미래 자신과의 만남이라니. 이런 꿈은 또 처음이야. 타임머신을 발명하다하다 꿈에서 시간을 거슬러 와버리다니. 이것도 신선한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문제는 자크가 약간 탈선하던 중에 약에 손을 대는 바람에 본인이 미쳤다고 생각했던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 미래의 자신에게 반항하다가 가위같은 가위 아닌 가위 같은 것에도 걸려보고, 그제서야 실감하고 정신차려 클라인을 찾으러 나간다.

JK48은 미래에 타임머신이 개발되서 과거의 꿈속으로 올 수 있다고 했는데. 내가 20년 전의 나에게 갈 수 있다면, 나는 무슨 이야기를 할까. (일단 초등학생이 아니므로, 좀 더 미뤄야겠다.)


<기타>
2권이 너무너무 기대되는 작품이다!
일단 준비하던 일정이 있어서 숙제 먼저 끝내느라 1권만 읽고 쓰게 되었는데, 2권이 너무 너무 궁금하다. <타나토노트>때는 주인공 중 한 명이 실험하다가 ....... 이어서 연작이 <천사들의 제국>이었으니.....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자크도 전문의 과정에서 어머니의 의지를 이어 관련 연구하려고 했던 것 같은데. 나머지 연구를 자크가 하는 걸까. ........아, 그러니까 20년 후의 자크가 꿈에 나타난 거겠지?

아... 2권 있었으면 오늘 같이 읽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만큼 책은 흡입력있고, 가독성도 좋아서 술술 읽혀들어갔다. 또, 잠이라는 소재가 과학과 심리학 부문이 오묘하게 맞물려 있는 소재다보니 주제 자체도 나는 너무 좋았던 것 같다.

읽는 동안. 우리가 종종 지나가버리는 꿈들, '그거 개꿈이야, 너 피곤하니?' 등등으로 치부해버린 그것들을 버리지 않고, 또 이렇게 작품으로 만들어 낸 작가님의 상상력에 존경과 놀라움이 가득했다.


일전에 외국 모 로맨스 작가가 어떤 유명 소설 팬이었는데, 꿈을 꾸고나서 쓴 책이 <트와일라잇>이었다던가, 아니면 <그레이의 50가지>였던가...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무튼 두 작가 중 한 분인 것 같은데.

이게 떠오르니까, 작 중 클라인이 자크에게 꿈에 대해 일지를 써보라고 했던 게 함께 떠올랐다. 갑자기 나도 그 일기 한 번 써보고 싶어졌다.

종종, 꿈이라는 게 의식/무의식적으로 내재했던 현실의 무언가가 비현실과의 경계에서 나타나는 판타지 같은 느낌이라. (무슨 말을 하는 거지) 왜, 그....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내재되있던 내 욕망(?), 꿈(?), 이런 게 나타나는 것 같기도해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거나, 오, 그 꿈 같은 이야기 펼쳐지면 좋겠어!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서. 행여 나중에 글을 쓰게 된다면, 소재로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악몽은 너무너무 무섭지만.


요즘은 푹 자고 싶어서 되도록이면 꿈을 안 꾸고 싶었는데, 괜히 즐거운 꿈을 꾸고 싶게 만드는 이야기였다.
정말 지루할 틈 없었던 작품. 그래서인지 리뷰를 쓰는 지금도 너무너무 즐겁다.
(다만, 글은 좋은데 리뷰가 글을 망치는 느낌! 아, 이게 정말 좋은 건데 뭐라 표현할 수가 없네ㅠㅠ)

작가님의 작품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읽어보는 걸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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