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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가 이별의 날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이은선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6월
평점 :
하루하루가 이별의 날_프레드릭 배크만
출판사_다산책방(다산북스)
"제 손을 왜 그렇게 꼭 잡고 계세요, 할아버지?"
"모든 게 사라지고 있어서, 노아노아야
너는 가장 늦게까지 붙잡고 있고 싶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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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어느 한 순간이 끊임없이 재생되고
현재가 녹아내리며, 완전히 놓아버릴 때까지....
기억을 잃어가는 노인과 헤어짐을 배워가는 손자의 세상에서 가장 느린 작별인사.
- 책 소개글 中
<리뷰>
"여기는 내 머릿속이란다, 노아노아.
그런데 하룻밤 새 또 전보다 작아졌구나."-p.43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할아버지와 손자 노아의 따뜻하고 눈물겨운 이별 여행기였다. 할아버지와 손자 노아와의 추억, 아들 테드와의 추억, 그리고 아내와의 추억들이 할아버지의 머릿속 세상에서 펼쳐진다.
점차 작아져가는 공간에서, 할아버지는 손자 노아와 추억을 꺼내며 조금씩 이별 연습을 준비한다. 하지만 바로 '안녕'을 말하지는 않는다. 이별의 순간이 언젠가 올 것임을 알지만, 후회와 한스러움이 가득한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절제된 문장으로 손자와 차분하게 대화를 나누는 이야기가 나온다.
"노아노아야.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약속해주겠니? 완벽하게 작별 인사를 할 수 있게 되면 나를 떠나서 돌아보지 않겠다고. 네 인생을 살겠다고 말이다. 남아 있는 누군가를 그리워한다는 건 끔찍한 일이거든."-p.133
하지만 그런 절제된 문장 사이사이로, 이별을 직감하는 할아버지의 대사들과 점차 사라지는 기억 속에 비슷한 말을 반복하는 할아버지 모습들이 자꾸 병원의 할머니를 떠오르게 해서 눈물이 차올랐다.
손주들, 자식들 앞에서 전혀 내색하지 않고 추억 속에 살아가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 공간을 소중히 끌어안고, 손주와 자식들이 찾아오면 어제 만난 것처럼 웃으며, 안부를 물으시는 당신들의 모습이 떠올라 가슴 한 켠이 시큰해졌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대화 중에, 한 페이지를 잃어버린 책을 계속 읽는 것 같다....라는 내용이 있었다. 물건을 찾는데 주머니를 뒤지다가 열쇠를 찾고.. 그러다가 인간 관계를 찾고....
이전 같아선 남의 일 같았고, 다가오지 않은 상황에서 먼 일 같았는데. 바로 어제 만난 할머니의 주름진 손과 야윈 팔목, 그리고 몇 달만에 찾아온 나쁜 손녀에게 손녀라고 용돈 쥐어주시면서 밥 많이 먹으라고 하는 할머니의 모습이 자꾸 겹쳐져서인지 책이 유독 슬프게 읽혔던 것 같다.
진짜.... 책 자체는 안슬펐는데. 막 통곡하고 그런 내용 아니었는데. 노아의 순수함과 할아버지의 대화가 가슴 따뜻하게 해주는 책이었는데, 내게는 그 어떤 책보다도 따뜻하면서 너무 슬픈 책이었다.
<본 서평은 '다산 북클럽 나나흰 6기'로 활동하면서 해당 도서를 무상으로 지원받아 직접 읽어본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