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넬슨 만델라 어록 - 전 인류의 스승, 넬슨 만델라 최초의 공인 어록
넬슨 만델라 지음, 윤길순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12월
평점 :

“삶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았다는 단순한 사실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가 우리 삶의 의미를 결정할 것이다” (넬슨 만델라, 윌터 시술루의 아흔 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2002년)
지난 12월 5일, 향년 95세로 세상을 떠난 넬슨 만델라 최초의 공인 어록입니다.
남아프리카 최초의 흑인 대통령, 노벨평화상 수상자, 한평생 아프리카인의 위한 자유와 민주주의의 투쟁에 헌신한 넬슨 만델라. 그의 주옥같은 어록은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서, 그 깊은 울림이 전 세계인을 감동시켰습니다.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넬슨 만델라 메모리센터에는 전 세계로부터 만델라 말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고, 그 결과 이 책이 태어났다고 합니다.
만델라의 개인 문서와 연설문, 편지, 음성 기록 등 지난 63년간 방대한 자료를 조사하여 진위를 가린 뒤, 만델라 사상 세계를 2,000여 개로 집대성되었습니다.
투쟁과 삶의 지혜, 철학 등 만델라 사상의 정수를 담은 일종의 '만델라 사전'인 샘이죠.
알파벳 순서에 따라 '책임(Accountability)'에서 '시오니즘(Zionism)'에 이르기까지 217개의 주제어로 만델라의 삶을 재조명했으며, 또한 각 주제 내 어록을 연대순으로 정리하여 그의 신조가 어떻게 발전했는지, 또는 끝까지 변하지 않았는지를 엿볼 수 있게 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세계인들의 관심사에 화답하는 책입니다. 주제별로 연대기 순으로 소개된 그의 발언들을 따라가다 보면, 그의 사상이 어떻게 발전했는지와 흔들림 없이 지켜나간 그의 신념을 찾을 수 있게 했습니다.
예를 들어 만델라는 1964년 인종차별정책 원칙에 대해 “우리 ANC는 언제나 인종차별 없는 민주주의를 지지했고, 그렇지 않아도 이미 분열된 인종들을 더욱 분열시킬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삼갔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05년에 이 발언은 스스로 다시 한번 등장했으며, 그 사이 27년의 옥살이와 남아공 최초의 흑인 대통령, 노벨상 수상을 받음에도 바뀌지 않는 그의 신념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죠.
사실 수십년간 남아공에서 그의 이름은 금기어에 가까웠습니다.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인종차별정책) 정권 아래에선 정치범의 발언을 인용하는 것만으로도 옥살이해야 했기 때문이죠. 그가 27년이 넘는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세상에 나왔을 때 그의 말은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 와중에 잘못된 발언이 소개되기도 했다는 점입니다. 다른 유명인의 발언이 그의 말처럼 잘못 알려져 세상에 유통됐으며, 이러한 문제점에 해결하기 위해 넬슨 만델라 메모리센터는 만델라가 1940년대부터 60여년간 만델라의 공식 어록을 집대성해 2011년 세상 밖에 내놨습니다. 이 책에는 1948년부터 그가 남긴 편지와 일기, 연설문들. 투옥되기 전의 인터뷰 등을 한 자리에 담았습니다. 발언 대부분이 출처를 밝혀 공신력을 더했죠.
600쪽이 넘는 페이지가 부담스럽지만, 3~4줄의 핵심 발언을 직접 인용하는 정도라 읽는 데 크게 부담이 없습니다. 내용을 소주제로 찾아보기 쉽게 목차를 달아뒀기에 그가 어떤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 찾아보기도 쉬우며, 성경의 잠언을 읽는 기분으로 만델라의 삶의 궤적을 좇을 수 있습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어록이라는 특성에만 집중한 나머지 그의 삶을 소개해주는 내용이 별로 없다는 점입니다. 발언 별로 장소와 연도 같은 개략적인 맥락만 나오기 때문이죠. 만약 넬슨 만델라에 대한 사전 지식과 만델라에 관련된 서적과 함께 그의 대한 지식을 어느 정도 있는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다면 더 생생한 느낌으로 그와 만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