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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비포 유 ㅣ 미 비포 유 (살림)
조조 모예스 지음, 김선형 옮김 / 살림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스스로를 못난 오리새끼라고 생각하는 루이자는 중풍을 앓는 할아버지와 실직의 두려움에 편할 날이 없는 아버지와 가족과 살림밖에는 모르는 엄마, 미혼모인 여동생 트리나와 그의 아들 토머스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카페 버터드 번에 6년째 근무했지만 갑작스럽게 문을 닫는 바람에 졸지에 실업자가 되고 말죠. 석달치 월급을 받아 집에 돌아온 루이자는 온가족이 자신의 월급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깨닫고 재취업을 하려고 노력하지만 특별한 기술이 없어 결국 실업수당을 신청하고 맙니다.
이 곳 저 곳 문을 두드리다가 결국은 사지마비 환자를 돌보는 간병인으로 6개월간 일하기로 한 루이자는 서른 두 살의 윌을 돌보게 됩니다.
한 때는 잘 나가던 CEO였던 윌은 교통사고로 사지마비환자가 되었고 엄청난 통증과 열에 시달리는 환자였습니다.
치안판사인 어머니 카밀라는 사랑하는 아들을 보살피기 위해 마굿간이었던 별채를 개조하고 간호사인 네이선과 함께 할 간병인이 필요로 했었습니다.
루이자는 환자의 엉덩이를 닦는 일이 없기를 기도하며 간병인 일을 시작하지만 첫 대면부터 날카롭고 차가운 윌에게 쉽게 다가가지 못하고 쩔쩔매죠. 뜨거운 차를 준비하고 청소를 도와주던 루이자는 자신의 무능함에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다시 대학에 가야겠다는 동생과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꾹 참기로 합니다.
이발도 면도도 하지 않고 모든 것을 포기해버린 것과 같이 죽어가고 있는 윌을 보살피는 일은 너무도 어렵고 힘든 일이 었죠.
그러던 어느 날, 루이자는 카밀라가 딸에게 하는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됩니다.
여러번 자살을 시도했던 윌이 가장 원하는 일은 자신의 죽음을 도저히 받아들이지 않는 어머니를 위해 6개월의 시간을 주고 고통없이 안락사의 길을 선택하는 것임을 알게 됩니다.
그 시간동안 윌의 마음을 돌려놓아야 한다고 결심한 루이자는 사지마비 환자를 위한 정보를 얻기 위해 생전처음 인터넷을 뒤지고 윌에게 희망을 주기위한 '모험달력'을 만들게 됩니다.
성으로 산책을 가거나 연주회를 가고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면서 윌이 일반인들과 다르지 않음을 느끼게 해주려는 루이자의 노력으로 어느 정도 활력을 찾은 윌은 세상밖으로 나가지 않으려하는 루이자에게 묘한 동질감을 발견하게 됩니다.
남자친구인 패트릭과 오랫동안 사귀어왔고 사랑을 나누는 사이이지만 서서히 윌에게 마음이 끌리는 루이자.
조금은 엉뚱하고 솔직한 루이자에게 동화되어가는 윌은 새로운 삶을 꿈꿀 수 있게 됩니다.
몇 번이나 심한 열과 통증으로 병원에 실려가는 윌...그런 그를 보며 그를 붙잡고 싶은 루이자.
이제 6개월의 기한이 다 되어갈 무렵 루이자와 윌은 네이선과 함께 마지막 여행을 떠납니다.
따뜻한 태양과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지만 윌은 루이자에게 말하죠.
'나는 당신이 원하는 것을 줄 수 없다..'고.
결국 윌은 6개월의 시간이 지나면 자신이 원하는 길을 가겠다고 선언합니다.
깊은 절망으로 슬픔에 빠진 루이자.
과연 사지마비 환자로 남은 생을 살아야하는 것일지. 루이자의 사랑이 윌을 삶의 희망으로 이끌 수 있을까요. 윌의 입장이라면 윌이 원하는 안락사를 선택하지 않을까.
진심어린 사랑을 찾은 두 사람이지만 결국 하나가 되지 못한 슬픈 사랑을 보면서 또 다른 사랑을 배우게 됩니다.
자신이 백조임을 전혀 알지 못하는 루이자를 세상밖으로 이끌어 주려는 윌과 죽음으로 걸어들어가려는 윌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루이자의 모습은 좀 더 큰 사랑의 힘을 보여줍니다.
윌이 그토록 가고 싶었던 파리의 카페 마르키에 앉아 윌의 마지막 편지를 읽는 루이자의 눈에 눈물이 차 오르죠.
사랑하는 루이자를 위해 미래를 계획해놓은 윌의 사랑이 얼마나 아름답고 감사한지 갑자기 코끝이 시큰해집니다.
이제 루이자는 미운오리새끼가 아닌 백조가 되어 하늘을 날아오를 일만 있을 것 입니다.
더 이상 고통없는 세상으로 떠난 윌에게 루이자는 자랑스럽게 말할 것 같습니다.
'당신 생각은 많이 할 거에요. 그리고 당신의 당부처럼 그냥 잘 살거에요. 안녕 내사랑 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