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유다의 별 - 전2권 유다의 별
도진기 지음 / 황금가지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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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백백교 사건 모티브로 신흥종교 교주의 도주·사체 발견 등 매우 유사한 사건을 모티브로 쓴 한국형 본격 추리소설.

 

지명수배중이던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이 사체로 발견된 사건은 강한 기시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한 현재진행형의 어마어마한 사건이죠. 오대양 등 교주와 신도가 경찰에 쫓기던 여러 신흥종교 사건과 유사할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시절 신흥종교 백백교 교주가 도주 중 산속에서 사체로 발견된 사건과는 결말까지 닮아 있기 때문입니다. 유병언 전 회장은 기독교복음침례회(일명 구원파)의 사실상 교주 역할을 해왔다고 하죠. 여기서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구원파의 기독교복음침례회는 기독교의 침례교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는 단어만 붙여놓은 이단교도라고 합니다.

 

그런데 시체로 발견된 사람은 정말 교주가 맞을까? 공교롭게도 유씨 시신 발견이 발표되기 얼마전 백백교 교주는 살아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의문을 제기한 추리소설 <유다의 별>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그럴 것도 사건의 검거과정부터 시작해서 시신발견까지 무수히 많은 의문과 석연치 않은 부분이 너무도 많아서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많기에 이 사건은 현재진행형이라고 하죠.

 

도진기 작가는 현직판사로서의 경험을 살려 2010년 데뷔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정교한 트릭과 전문성, 리얼리티를 선보이며 국내 추리 소설 독자들의 지지를 받아왔으며 현직판사라는 독특한 이력을 지니며 그 이력을 발판으로 스토리와 진행과정등 한국형 추리 소설의 새 장을 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이죠. 그 중에서도 저자의 최신작 <유다의 별>은 1920~1930년대에 실존했던 사이비 종교 집단 백백교를, 현대에 벌어지는 잔인한 살인사건과 접목시켜 기발한 상상력으로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작가의 전작 '정신자살', '붉은 집 살인사건', '라 트라비아타의 초상'에서 재치 있는 유머와 예리한 추리로 활약했던 주인공, '어둠의 변호사' 고진이, 열혈 형사 이유현과 함께 다시 한 번 맹활약을 펼친다고 하니 기대가 남다르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37년 4월 경기도 양평 용문사에서 일본 경찰의 수색에 쫓기던 백백교 교주 전용해가 사체로 발견되었고, 산에서 발견 당시 이미 산짐승들에 의해 훼손된 사체를 두고 교주가 맞는지 확인한 사람은 전용해의 아들과 백백교 간부였습니다. 시체의 주머니에는 그의 것으로 알려진 금시계와 돈 80원이 들어있었고, 부검 결과 그는 죽은 지 50일이 지난 뒤 발견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수사가 시작되고 불과 일주일 뒤 죽었다는 것이죠. 일본 경찰은 그로부터 일주일 뒤 “사교 결사 백백교 일당이 일망타진되었다”는 말로 수사를 종결짓습니다. 백백교는 동학의 한 분파에서 나왔지만 시작부터 타락과 부패를 거듭한 사교집단으로 신도들의 재산을 가로채고 반대하는 신도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등 전례없는 만행을 일삼았으며, 경기도 가평에서 발원한 백백교는 양평, 연천, 붕산, 사리원, 세포, 유곡, 평강 등 전국 20여곳에 비밀 아지트를 두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구원파의 유병언씨는 검찰이 유씨 일가 비리 수사에 착수한 지난 4월20일 구원파 수뇌부의 대책회의 끝난 직후 본산 경기도 안성 금수원에서 빠져나갔으며, 검찰은 5월25일 밤 유씨 은신처인 전남 순천의 별장 ‘숲속의 추억’을 덮쳤지만 구원파의 연락을 받고 사라진 뒤였으며, 이로부터 두달 가까이 유씨의 흔적은 끊겼지만 이미 6월12일 ‘숲속의 추억’에서 불과 2.5㎞ 떨어진 밭에서 시신이 발견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되었죠.

 

교주의 죽음 뒤에도 의문이 여전하다는 점에서도 이 두 사건은 매우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백백교 교주가 죽은 뒤에도 당시 신문에는 “시중에는 교주 전용해가 다른 사람으로 위장하고 도망친 것 아니냐는 소문이 여전하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소설 <유다의 별>은 교주의 죽음에 대한 의문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이 소설을 쓴 작가는 인천지방법원 도진기 부장판사이며, 도진기 판사는 백백교 사건에 대한 당시 신문 기사와 국가기록원에 보관된 백백교 판결문, 일본 경찰의 수사 자료 등을 참고해서 이 소설을 썼다고 합니다. 도 판사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이 소설은 1년 전에 쓰여졌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뒤늦게 출판됐는데, 출판 직후 유병언 사체 발견 소식을 접하고 보니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각자 자신의 왕국에서 황제처럼 살며 최대한의 향락을 추구했으며 사체를 두고서도 과연 당사자가 맞는지 논란을 낳는 것도 비슷하다”고 했다합니다.

 

이 책은 혼란스러운 시기를 틈타 부와 영생을 추구하며 국내 역사상 최악의 사교범죄를 저지른 백백교란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이러한 소재를 추리 장르라는 특성을 십분 활용해 정교한 짜임새를 갖춰 높은 몰입도와 완성도를 선보이고 있으며, 이밖에도 촘촘하게 짜여진 복선과 트릭, 수수께끼 같은 암호 등은 독자의 두뇌를 자극하고, 또한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뛰어난 완급 조절을 통해 자칫하면 지루해질 수도 있는 추리 전개 부분에서 시선을 뗄 수 없게 하여 속도감 넘치는 전개를 보여 줌으로써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기에 저자 특유의 이력이 묻어나는 수사 과정의 디테일한 묘사와 깊이 있는 서술은 재미를 배가시키는 백미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기발한 트릭과 충격적인 반전이 빛나는 소설 <유다의 별> 눈과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한 현재 꼭 필요한 작품이라 할 수 있는 강력히 추천하는 최고의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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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반양장) - 지금 우리를 위한 새로운 경제학 교과서
장하준 지음, 김희정 옮김 / 부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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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에 글도 좋고 내용도 방대해서 기억에 남는 대목도 많은 아주 훌륭한 책이죠. 그러면서도 현재 경제학자들에 대한 비판도 아주 시원하게 해 주시는~~ 개인적으로 <괴짜경제학>이나 <경제학 콘서트>같은 책들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오히려 장하준 교수가 할말을 다 해 주셔서 더 고마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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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65
브램 스토커 지음, 이세욱 엮음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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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자식들로 양대 산맥을 이루는 것이 흡혈귀와 늑대인간, 즉 뱀파이어와 라이칸 슬로프를 내걸 수 있을 것입니다. 뱀파이어는 슬라브민족이 사는 지방에서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피를 빨며 무덤에서 사는 불사귀'를 말하는 것으로, 현재 각종 매체 영화나 소설에서 나오는 뱀파이어의 원형은 바로 이 브램 스토커의 소설에 나오는 드라큘라 백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뱀파이어같은 이색적이고 매력적인 것들을 꽤나 좋아하는 저로서는 막상 이런 캐릭터들에 대한 오리지날을 읽어보자는 생각에 집어든 것이 바로 이 책 <드라큘라>입니다. 들리는 소문에 의해서도 수많은 드라큘라 영화가 나왔지만, 원작을 제대로 표현한 작품은 없다고도 했으니, 원작이 주는 재미가 얼마나 될지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이 있었죠.

 

아무래도 시기적으로 오래된 작품이라 그런지 현재에 와서는 공포소설로서의 느낌은 많이 퇴색되어 있지만, 소설이 주는 미스터리 적인 분위기와 음울한 고딕풍의 느낌은 여전히 잘 살아있는 그야말로 수작이죠. 또한, 일기와 편지, 그리고 약간의 신문기사로 이루어진 소설이었다는 것 역시, 그냥 일반적인 소설일거라 생각했던 본인의 고정관념을 깔끔히 날려주었습니다. (서간체 소설인 '위험한 관계'가 살짝 드러나 보이는 것도, 그러한 양식상의 특이함 때문일 것이라 여겨집니다.) 덕분에, 등장인물들 개개인의 개성과 사건에 임하는 생각들이 좀 더 생생하게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드라큘라 영화는 너무도 많은데 뭐 트와일라잇이나 여러 가지들이 많지만 개인적으론 제일 유명하고 작품적으로도 괜찮다고 생각되는 것은 1992년 거장 코폴라 감독이 만든 작품을 들 수 있을 것같습니다. 위노나 라이더가 미나로 나오고 당시엔 별로 안 유명했던 키아누 리브스도 나오고, 게리 올드먼이 드라큘라로 나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작품이었는데, 비교적 원작의 노선을 따라가면서, 드라큘라의 영원한 사랑이라는 새로운 내용을 접목한, 무언가 검붉은 느낌의 작품이었다고 생각이 드는 개인적으로 최고의 드라큘라 영화라 할 수 있겠습니다.

 

또, 드라큘라가 아닌, 그의 숙적 반 헬싱 박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 (만화가 원작이지만) '반 헬싱'도 인상적이었는데, 노교수였던 반 헬싱이 젊고 팔팔한(엑스맨의 울버린이 주인공이니...), 폭력쟁이로 나오는 독특한 설정의 영화였지만, 드라큘라가 너무 촐삭거려서 카리스마 하나 없이 밋밋했다는 점에서(드라큐라가 무슨 잡몹으로 나오니...), 여러모로 자격미달의 말 그대로 흥미위주의 영화이죠. 원래 드라큘라와 반 헬싱은 서로 반대되는 입장이지만 그 본질은 닮았다는 점에서 대칭성을 이루는데, 이 영화는 그러한 기본적인 매력을 무시하고 있으니 패스!!

 

영화에 대해 쓰는게 아닌데 어쩌다보니 이렇게 길어졌지만, 어쨌든, 뱀파이어를 매력적인 캐릭터가 좋은 사람으로 아직 이 소설을 읽어보지 않았다면, 꼭 읽어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햇빛에 노출되면 불타는 흡혈귀의 모습이 이 소설에선 나오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밤에만 활동하고 낮에는 관속에 있긴 하지만, 몇몇 부분에선 드라큘라가 햇빛 아래에서도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점에서 살짝 놀라긴 했습니다.

 

이제 드라큘라도 읽었으니 남은건, 프랑켄슈타인인가? 아무튼 많이 알고는 있었다고 생각하던 그러나 막상 제대로 알고있지 않고 읽어보지 않았던 작품을 이제야 읽게 되어서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던 뱀파이어와 판타지 소재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드라큘라 정말 좋았습니다. 아직 읽어보지 않은 분들에겐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 주고 싶은 최고의 고전이자 판타지라고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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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
앤 브래셰어스 지음, 김지현 옮김 / 비채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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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기억을 유지한 채로 환생을 계속해온 대니얼은 과연 운명의 여자를 만날 수 있을 것인가? 전 세계적으로 800만부 이상의 베스트셀러 작가가 들려주는 애절한 사랑이야기.

 

사랑하는 여인의 기억을 붙잡고 삶과 죽음을 수없이 반복하는 남자와 그를 기억하지 못하는 여자가 이어질듯 엇갈리고 엇갈리면서도 이끌리는 천 년의 사랑 이야기. 두 주인공의 사랑을 통해 사랑이 갖고 있는 힘과 진정한 용기, 헌신이 지배하는 삶의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봅니다. 섬세하고 감각적인 심리 묘사와 인간에 대한 성찰이 무척이나 돋보이는 작품이죠.

<청바지 돌려 입기>시리즈로 유명한 작가 앤 브래셰어스의 로맨스소설, <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입니다.

천년의 세월에 걸쳐 삶과 죽음을 거듭하며 단 한 명의 여자를 사랑하고 그리워하고 찾아다니는 남자, 그 남자를 기억하지 못한 채 환생을 거듭하는 여자. 그런 두 삶이 서로 엇갈리고 이끌리며 운명을 향해 나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오랜 세월 거듭되는 윤회를 다루는 판타지 로맨스답게, 스케일이 크고 장엄합니다. 서기 520년 북아프리카의 전장에서 시작되어, 소아시아, 유럽을 거쳐 2009년 현재의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여러 찬란한 역사의 순간들을 배경으로 두 사람의 사랑은 애절하게 펼쳐집니다.

 

루시는 말을 나눈 적도 없는 전학생 대니얼의 존재가 신경이 쓰여 어쩔 수 없어 합니다. 그런데 어느날 밤, 루시를 안은 체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그 이야기를 듣고 무서워서 도망가는 루시는 점차 전생에서 두 사람의 관계가 밝혀지며, 기억을 유지한 체로 환생한 대니얼과 기억이 없는 루시의 운명은? 무엇보다 눈여겨 봐야 할 주인공은 대니얼입니다. 처음 북아프리카에서 태아나 실수로 한 소녀를 죽이고 말았을 때의 죄책감과 그 후의 생에서 자신의 형 조아킴의 아내로 온 소피아를 보고 소피아가 그 죽은 소녀였다는 걸 알고 사랑은하지만 그녀는 형수이죠. 형의 학대에서 소피아를 구하고자 모험을 했다가 오히려 형에게 죽임을 당하고, 다음 생에서도 소피아를 찾지만 50대의 아주머니인 소피아를 네다섯살의 소년의 모습으로 교회에서 만나게 됩니다. 전생에서 연인으로 만나도 후생에선 각기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되는 두사람, 그리고 그 다른 모습일지라도 자신이 사랑하던 여인을 찾아다니는 남자. 거기다 대니얼에 대한 복수를 품고 형이었던 조아킴 또한 윤회를 거듭하며 대니얼을 찾아다니고 있었죠.

 

미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영화화가 되었다는 이 작품 다소 유치해 보일수도 있는 윤회와 전생이라는 소재를 가지고 많은 이들의 심금을 자극하는 작품을 만들어낸 작가의 시공간을 초월한 로맨스 소설. 시간이 지나고 이름이 바뀌고 모습이 달라져도 가슴에 품었던 여인을 찾아다니며 순애보를 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애절하고 처절해 보일지라도 요즘같은 시대에 다시한번 되돌아보고 사랑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하는 가벼운 사랑이 더 많기에 애절하고 아름다운 천 년의 사랑이 더 빛을 발하는 성인을 위한 판타지 로맨스 소설 <마이 네임 이즈 메모리> 웅장한 이야기이면서도, 한편으로는 21세기를 살아가는 평범한 20대의 청춘들의 촉촉한 감성과 세련된 감각을 녹여 넣은 소설이라서 더 의미가 있고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 생각이 듭니다. 올 여름이 가기전에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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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산업 - 상 - 소설 대부업 기업소설 시리즈 1
다카스기 료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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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앤캐시’가 한때 인수직전까지 갔었던 일본 최대의 대부업체 ‘다케후지’를 모델로 일본 경제소설계의 거장 ‘다카스기 료’가 대부업의 실상을 고발한 경제소설 <욕망산업-소설대부업>이 바로 이 책입니다.

 

이 책은 일본 경제소설의 거장 다카스기 료(高杉良)의 저서로 1980년대부터 대부업체가 어떻게 막대한 부를 축적하였는지에 관한 구조적 실태를 파헤친 경제소설이다. 일본 경제가 전성기를 달렸던 1990년대 경제학자들 사이에서 ‘소니와 대부업체 다케후지 중 누가 돈을 더 많이 벌까’라는 질문에 대부분 ‘다케후지도 잘 벌기는 하지만 소니는 세계적인 기업’이라는 반응을 보였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1997년 법인세 신고 소득순위에 따르면 다케후지의 소득은 약 1353억 엔으로 일본 내 14위를 기록했으며, 소니는 20위, 민간은행의 선두주자인 스미토모 은행(현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은 52위에 그치며 다케후지보다 훨씬 처지는 순위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일본 최대의 대부업체 ‘다케후지’를 모델로 삼아 ‘소비자 금융’이라는 허울 좋은 말로 포장된 대부업체의 진실을 낱낱이 폭로하고, 대부업의 이면에 감추어진 온갖 부조리한 일면들을 담담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확실히 저력 있는 거장은, 번잡한 묘사 없이 필요한 말만 하면서도 천 가지 재미를 전달하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 소설은 1980년대 초반에 발표되었으며, 소설의 배경도 그 무렵이라 읽기적에 좀 괘리감을 느낄까 우려가 있었는데 막상 지금 다시 읽어 보니 직장 생활의 갖가지 단면이 너무도 실감나게 묘사되어, 이런 재미를 왜 이제야 알게 되었는지 그리고 특히 장르로 발전된 이런 기업 소설은, 나이 들어서 직장 생활을 해 봐야 실감 공감하게 마련인가 봅니다.

 

표지만 보면 무시무시한 대부 업체에서 아주 그냥 서민의 고혈을 짜내기 위해 갖은 무자비한 방법을 다 쓰는 고발소설 아닌가 착각하기 쉽습니다. "욕망'이라고 하니 무슨 에로틱한 묘사나 잔뜩 나오지 않을지 엉큼한 기대를 가진 저 같은 독자도 있을 거구요. 그런데 최소한 1권까지는 그런 내용은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제법 잘나가는 (설정상 전일본 동종업계 1위인) 어느 대부업체의 경영 실태와 흑막을, 흥미 만점으로 파헤친 스토리라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주인공은 50대를 넘긴, 일본 유수의 제도 은행에서 전무이사직까지 올랐다가, 부행장직까지 미처 승진하지 못하고 카드부문 자회사로 좌천됩니다. 당시 일본 은행에서 카드사업은, 그리 대접 받는 분야가 아니었던 것이, 도대체 크레딧 카드라는 매체부터가 일본에서는 낯선 결제 수단이었기 때문입니다. 카드 남발로 인한 가계 부채 문제, 신용 불량자 양산은 아직 먼 미래일 뿐이구요. 제 생각에 이 소설이 발표될 무렵이라면, 일본에서도 이 크레딧 카드를 두고 "그게 뭐지?"라며 낯설어할 시절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물론 이 시절 일본의 극도의 호황을 맞이하고 있었으니, 아직 플라자 합의도 없었을, 초 저(低) 엔화가치 호시절의 이익을 마음껏 누릴 시절입니다.

 

사실상 좌천이지만 이대로 물러설 주인공이 아닙니다. 그는 대단히 공격적인 사업 전략을 전개하여, 별 존재도 없던 카드부문을 업계 1위로 올려 놓습니다. 그런데 오미야 씨가 몰랐던 사정이 있었으니, 이미 그는 제도 은행 내부의 "정치'에서 패배한 처지라, 마치 와신상담이나 하듯 앙앙불락하는 그의 태도를 경영 수뇌부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었습니다. 실적만 부풀리려 치솟는 대손율에는 눈을 감았다는 등 온갖 비판이 난무하자, 그는 아예 더 못한 한직으로 좌천되기 직전입니다.

 

여기서, 객관적 관찰자의 눈에서 주인공은 뻔히 보이는 운명을, 정작 현실을 인정하지 않는 주인공의 눈만 보지 못하고 있음을 알게 됩니다. 안타깝죠. 이미 그는 동료와 선배 눈 밖에 났습니다. 그저 한직에서 급여만 챙기다가, 모양 좋게 은퇴하면 그게 절대우위 전략입니다, 성과도 실적도 다 필요 없다는 게 이미 결정난 분위기인데, 그만 현실을 인정 않고 역습을 꾀하다가, 모든 걸 잃고 맙니다. 여기서 우리는 직장 내에서 벌어지는 갖자기 꼼수, 전략, 판을 다 짜 놓고 원망은 남한테 돌리는 방법, 교묘하게 상대를 매장시키는 책략, 겉만 번지르르한 말솜씨 등 직장 다니며 겪을 수 있는 천태만상을 다 구경하게 됩니다.

 

주인공은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제가 본 대로라면, 그는 실추된 명예와 자존을 찾기 위한 동기로, 제도은행에 대한 멋진 복수를 꿈꾸며, 남들 다 말리는 대부업체에 바지사장으로 입사합니다. 헌데, 여기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상장을 앞두고 있다고는 하나, 1인 오너가 지배하는 기업에 어떤 원칙이 있을 리 없습니다. 이 와중에서도 그는, 초기 뒷배를 봐준 인연을 들어 주식 양도를 집요하게 요구하는 거물의 요구를 교묘하게(진짜 교묘하더군요) 무마한 공으로, 오너에 대해 더욱 큰 발언권을 갖게 됩니다. 이 와중에, 직급에 무관하게 사실상 사내 2인자였던 오너의 측근은, 이 주인공을 다각도로 견제하고 무력화하려는 술수를 부리는데, 딱 궁금한 대목에서 상편이 끝나더군요.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직장에서 벌어지는 소리 없는 전쟁, 그에 대한 사실적이고 치밀한 묘사가 좋았습니다. '욕망산업'은 우리가 몰랐던 대부업체의 각종 위선적인 경영 메커니즘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 이는 마치 개미지옥과도 같이, 도와준다는 구호 아래 서민들을 점점 더 나락으로 빠뜨려나가죠. '도미후쿠'가 보여주는 대부업의 시스템은, 대출금을 계속 융통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는 구조입니다. 즉 서민들을 빚더미의 구렁텅이로 옭아매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 사업인 것이죠. 현재에도 수많은 대부업체 광고들이 난무하며 사람들을 현혹하고 있는데, 그 이면에 감추어진 대부업의 무서운 두 얼굴의 진실이 '욕망산업' 이야기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실제로 '다케후지'는 많은 추문을 뿌리다가 2011년 국내 최대 대부업체인 '에이앤피파이낸셜'에 인수될 뻔했다고 합니다. 즉, '욕망산업'이 '다케후지'의 실상을 정확하게 꿰뚫었으며 그 미래까지 예언한 것이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여러 비상식적인 사건들은 여전히 대부업계에서 현재진행형일 수도 있다는 것을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이 소설은 단순한 대부업에 대한 고발 수준에 머물지 않고 있습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깔끔한 이야기와 매력과 개성이 넘치는 여러 등장인물들, 치열하고 현실감 있는 갈등 묘사, 담백하면서 힘 있고 가슴을 조이는 전개 등이 대부업의 실상과 맞물리며 소설로서의 재미 또한 극대화시킨다. 독자들은 대부업의 진실을 알아가는 유익함은 물론 이야기의 흡입력이 주는 즐거움에 흠뻑 빠질 것이다. 상권에 이어서 하권을 빨리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무척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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