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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 ㅣ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8
도쿠나가 케이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결혼을 앞둔 친한동료에게서 질투아닌 질투를 가지게 되어서 뜻하지 않게 곤란한 심부름을 부탁하게 되었다가 그로 인해 동료가 사고로 돌아오지 않는 사람이 되어 버린데 대해서 죄책감과 트라우마를 안게 되고, 트라우마를 견디지 못하고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가 하던 주점을 잇게 된 주인공 가타기리. 아버지의 본업은 주류점이지만 소소한 부업으로 하던 배송업이 있는데 이 배송업이 이상하게 부업이 주업이 된 주류점이죠. 작품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본격적으로 아버지의 가업을 잇고 막 부업인 배송업의 첫 시작을 하게 된 어느날 과거로부터 시작합니다. 첫 손님인 한여고생의 배송부턱의 의뢰를 받게 되는데, 의뢰는 7년 후의 자신에게 편지를 전해 달라는 소녀의 의뢰를 받게 되죠. 묘한 분위기의 소녀로부터 의뢰를 받고 그의 본격적인 부업이 주업인 된 배송업을 도맡아 하는 주류점의 하루가 시작됩니다.
주인공의 카타기리는 메이역에서 주택가를 향해 나란히 펼쳐진 상가외곽에서 주류점을 운영하는 30대 초반의 남자이죠. 특이할거 없는 삶을 살아온 그는 흔히 그렇듯이 대학을 졸업하고 평범한 샐러리맨이 되었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퇴사하고 자포자기하고 무의미한 삶에 빠져살다가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과거를 잊기위해서 일에 빠져살자는 의미로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아서 주류점을 잇고 살아가게 된지 7년째 되는 상황이죠. 그런 카타기리주점은 아버지대 부터있는 부업이 있는데, ‘법에 저촉되지 않는 한 무엇이든 배달합니다.’라고 써 있는 언뜻 보기엔 의문스러운 배달가게이죠. 아버지의 배달모토는 "곤란할 때 믿고 찾는 참마음 배달"로 작품의 전반은 프롤로그로부터 7년이 된 어느날의 시작으로 5개의 에피소드가 있는데 돌고 돌아서 프롤로그로 돌아오는 그의 배송업과 과거의 트라우마로부터 회복해 나가는 그와 의뢰인과 그 주변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프롤로그
가타기리가 주점을 이은지 얼마안된 그에게 한 세라복차림의 여고생이 7년 후 자신에게 전해달라고 한 통의 편지를 맡기고 갑니다.
단기 알바생의 우울
마루카와 타쿠야는 대학생으로 각팍한 상황의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고학생이죠. 본의 아니게 마작으로 돈을 잃고 돈이 부족한 상황에서 인근 카타기리 주점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었습니다. 거기에는 2시부터 6시까지 가게를 보는 걸로 동시에 오후에는 배송업도 같이 하게 됩니다. 주류점의 직원으로 사장과 전대 사장때부터 직원이던 주부 후사에가 있지만, 타쿠야는 후사가 없는 시간대에 가게를 보고 그게 아니면 배송도 다니게 되죠. 처음엔 힘드었지만 익숙해질 때 쯤 한 배송의뢰가 들어오고 크리스마스에 매우 유명한 아이돌의 콘서트에 가서 그 대기실에 들어가 케익을 배송하는 것인데 그날 그 배송을 가타기리와 함께 가게 되고 마루카와는 그날로 주류점을 그만두게 되죠.
전철 혹은 우주선
정월 새해, 카타기리는 배달 갔다가 한 3~4살 정도의 소년에게서 엄마에게 전해달라는 조그마한 공작물을 맡게 됩니다. 엄마를 만날 수 없는 아이. 아빠에게선 엄마를 만나는 것을 금지시 당하고 있는 아이에게서 소년의 전 재산인 152엔을 받고, 원치 않는 의뢰로 설렁설렁 얼렁뚱땅 넘어가려다가 후사에의 구박과 갈굼으로 아이의 엄마인 엉덩이를 얻어 맞고 ‘하세가와 미키코’라는 소년의 어머니를 찾기 시작하고 가까스로 아이의 엄마가 있는 곳을 찾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이가 엄마를 만날 수 없는 이유와 그곳에서 근무하는 간호사와 의미심장한 대화를 나누게 됩니다.
악의
하라 요코는 6년 전부터 파트타임으로 근무하는 40대 기혼여성으로, 남편과의 사이도 소원하고 요코 자신도 알콜중독 초기라고 생각이 될 정도로 술을 마시고, 비만에 일도 요령이 없어서 실수도 많은 그런 상황의 여자로 다른 부서에서 이동해 온 과장에게 마녀사냥과도 같은 갈굼속에서 직장내 왕따비슷한 갈굼을 받고 있는 상황의 여자이죠. 그런 그녀가 어느날 인터넷에서 눈에 띄인 카타기리 주류점 사이트의 "무엇이든 배달합니다"라는 말에 무심코 의뢰를 하게 되는데 배송물은 바로 자신의 과장에 대한 "악의"라고 써 보내게 됩니다.
바다와 상흔
3월에 카타기리는 오키나와로 출장을 오게 되죠. 부재중에 대타로 마루카와 타쿠야를 이틀동안 아르바이트로 다시 쓰게 되고, 출장을 오게 된 의뢰내용은 이혼하게 된 부부의 추억이 담긴 항아리를 오키나와의 바다에 던져 넣어달라는 의뢰를 받고 오키나와에서 막 일을 마치고 쉬고 있을 때 타쿠야로부터 전화가 걸려옵니다. 모치즈키 아이라고 자칭하는 여성이 카타기리을 물었다는 것인데, 카타기리는 그것이 7년 전에 7년 후 자신에게 편지를 의뢰했던 여자라는 것을 기억해 내고 급히 비행기를 타고 주류점으로 돌아오게 됩니다.
아침의 방문자
비행기를 타고 급히 귀가한 카타기리는 상태가 불안해 보였다는 모치즈키 아이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게 되고, 아이를 찾으면서 과거의 카타기리는 동료이자 친구이며, 고등학교, 대학과 함께에서 계속 몰래 사랑했던 여자의 약혼자이기도 했던 구니시마가 8년 전에 카타기리 대신 거래처에 가는 도중 사고사 한 것을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하고 그 이후 그 자신을 용서할 수 없었고 그 죄책감으로 계속 살아왔던 것을 회상하게 되죠. 그래서 더 이상 자신의 가까이에서 죽음을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과 그런 마음으로 모치즈키 아이를 찾아가기 시작합니다.
메이 역에서 주택가로 향해 나란히 즐비한 상가안에 있는 "카타기리 주류점". 부업으로 배달업도 겸하고 있는 이곳에서 다양한 내용의 배송의뢰를 받고 배송을 해주고 있죠. 아이돌에게 선물을 보내 달라는 것과 만날 수없는 어머니에게 공작물을 보내 달라는 요청은 상당히 안타까운 결말이 기다리고 있고, 직장상사에게 "악의"를 전해달라는 의뢰까지 황혼이혼을 하게 된 남성부터, 신혼여행에서 구입 한 항아리를 신혼 여행지였던 오키나와의 바다에 버려달라고 부탁 등등. 특히나 이 작품에서 주목할 것은 배달내용도 내용이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조연들의 깨알같은 재미도 작품을 더 재미있게 하는 요소가 아닌가 생각하게 됩니다. 임시 아르바이트 대학생과 가게를 보는 아줌마 이 두 캐릭터가 참 독특하고 재미있죠. 장아찌와 와이드 쇼를 좋아하는 평범한 아줌마지만 매우 의지가 되는 존재로 카타기리를 어린 시절부터 알고 있던 사람으로 가타기리를 작은사장이라며 부르고 평소에는 말그대로 시간때우기로 앉아만 있다가는 존재이지만 결정적일 때 한건해주는 없으면 서운한 의지되는 약방의 감초와도 같은 존재이죠. 그리고 단기알바생이자 땜방을 자주하게 되는 마루카와도 왠지 이 주류점에 묶여있게 될 운명같아보이는 그도 안쓰럽지만 미워할 수 없는 참 안타까운 캐릭터입니다.
이 작품 다양한 '배달'을 그린 작품인가라고 생각하면, 도중에 새로운 전개가 펼쳐지게 되죠. 사실, 카타기리는 이전에 회사생활을 하던 이로 어느 사건을 계기로 그만 두어 버리지만 그 계기가 된 사건이 카타기리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어서 현재는 주류점에 있지만 그는 주류점과 배송업에 전혀 매치가 안되는 검은정장을 항상 입고 있죠. 어쩌면 그것은 그에게 있어서 '과거'라는 과거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그의 상처만 남은 '갑옷'이었던 것이었겠죠. 그리고 아이의 공작의 배송지로 만난 여성도 그녀도 마음에 무거운 십자가를 지고 있어서 그 여성을 무심코 지나쳐버리다간 나중엔 다시 찾게 되는 데 이 이야기가 처음 프롤로그에서 중간에서 다시 앞으로 돌아와 마지막으로 가는 이유가 바로 그것입니다. 첫 의뢰에서 7년이 지난 이때 그 여자의 이야기가 작품의 시작 부분에 그려진 이야기와 연결되는데 둘다 첫의뢰로 만난 그때가 상처를 받고 방황하고 자포자기 였던 때 만난 사이였기 때문이죠. 둘은 과연 7년후에 만난 이때 과거의 상처에서 회복될 수 있고 갑옷을 벗고 앞을 향해서 담담하게 걸어나갈 수 있을지 어쩌면 이 배달업은 의뢰인의 바램과 희망을 배달하는 것도 되지만 정작 배송하는 가타기리를 치유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희망을 배달하는 가타기리 정작 그 자신은 치유가 되지 않았지만 7년전 첫 의뢰인과의 극적인 만남속에서 그는 과거의 상처뿐인 갑옷을 벗어내게 될지 그것을 보는 것이 이 책의 백미가 아닌가 싶습니다. 단순한 ‘부업’인 배달의 이야기가 아닌 배달하면서 찾아가고 회목해 나가는 치유를 그린 이 작품 너무 의미있고 뜻깊은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