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우울을 말할 용기 - 정신과 의사에게 찾아온 우울증, 그 우울과 함께한 나날에 관하여
린다 개스크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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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먼저 우울을 말할 용기
➰지은이: 린다 개스크
➰옮긴이: 홍한결
➰펴낸곳: 윌북



🔖#한줄평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어떠한 방식으로 찾아와 삶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생각

우리는 살아가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놓인다
그 상황을 잘 대처해나가느냐
아니면 상황에 휘둘려 스스로를 잃느냐는
과연 어디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 걸까



정신과 의사이자 글쓴이인 린다 개스크는
본인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두고
글을 써내려갔다
물론 그 상황에서 느낀 감정은
오롯이 그녀 안에서 솟아난 것들이다
휘몰아치는 감정들이 쏟아질 때
짓눌리는 무게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우울의 기질의 일부는 부모님께 받고
또 다른 원인은 그녀가 자라온 환경이었다
부모님의 감정 변화 하나에도
집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변한다
남동생의 강박 증세는 분위기를 더욱 경직시켰다



‘제 앞가림도 못하는’ 딸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그녀는
순간적인 감정의 충동으로 인해 불륜을 저지르고
그 상대에게서 쉽게 벗어나지 못해
집착과 강박을 보인다



다행인건 어느 순간 자신의 아픔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아니 어쩌면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을 택하면서 알고있고
자주 상담을 다니긴 했지만
깨닫고 나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은 절대 녹록치 않았다
그녀가 우울증에 대해 자세히 기술할 수 있었던건
정신과 의사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어린 시절 봤던 영화의 한 부분이 떠올랐다
우울증으로 집안에서 칩거 생활을 이어갔고
환각 증세에 시달리며
약을 복용하지만 효과가 없어
결국은 자살에 이르는 캐릭터가 있었다
영화 속에서 큰 비중은 없지만
그들의 마음의 상처가 완연히 이해되지 않았다
어째서 저 사람은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겨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인지
하지만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안개속에 같인 뿌연 깨달음은
린다 개스크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아픔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깊이 있게 이해되기 시작했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담담하게
과거의 잘못 또한 풀어내는 용기를 보며
나 또한 내 안에 묶여있는 나를
풀어줘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부끄럽다고 생각해서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어지는 생각은 이랬다
‘이 과거를 놓아주지 않으면,
현재도 미래도 오지 않을 수 있다고’



상실에서 오는 아픔과 애도는
남겨진 자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린다 개스커의 이야기는
그녀를 스치고 간 많은 환자들의 이야기와 함께한다
우리 주변 어디에서 있을 법한
그들의 이야기는
우울증은 치료해야하는 병이라고 말한다



병의 원인을 찾아 치료에 이르는 과정까지
완치는 없을 지라도
삶을 이어갈 의지를 놓지 않는 것
소통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서로가 필요할 때 어깨를 빌려주는 것
그렇다고 주제넘게 동정하지는 않을 것
모든 과정에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

🔖P 87

한번은 어느 지인이 나에게 왜 어머니를 자주 보지 않느냐고 물었다. 엄마와 내가 같이 있으면 서로 힘든 사이라는 걸 설명하기 쉽지 않았다. ‘모든 어머니는 자녀를 사랑한다’고들 보통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세상에 넘친다. 부모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두들겨 맞고 괴로워하고 상처받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간혹 분위기가 좋을 때는 엄마가 나처럼 생기고 나처럼 말하는 누군가를 사랑하는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온전한 정신으로는 내가 도저히 그런 사람으로 살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엄마와 나는 끝없는 전투를 치렀다. 서로 상대에게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그 앙갚음으로 서로를 계속 벌주었다.



윌북집(@willbook.zip)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한번은 어느 지인이 나에게 왜 어머니를 자주 보지 않느냐고 물었다. 엄마와 내가 같이 있으면 서로 힘든 사이라는 걸 설명하기 쉽지 않았다. ‘모든 어머니는 자녀를 사랑한다’고들 보통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세상에 넘친다. 부모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두들겨 맞고 괴로워하고 상처받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간혹 분위기가 좋을 때는 엄마가 나처럼 생기고 나처럼 말하는 누군가를 사랑하는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온전한 정신으로는 내가 도저히 그런 사람으로 살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엄마와 나는 끝없는 전투를 치렀다. 서로 상대에게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그 앙갚음으로 서로를 계속 벌주었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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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위한 치유의 미술관 - 삶에 지친 마음을 어루만질 그림 속 심리학
윤현희 지음 / 다산초당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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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흔을 위한 치유의 미술관
➰지은이: 윤현희
➰펴낸곳: 다산초당



🔖#한줄평

그들도 나와 같은 사람이었음을
그러므로 오늘 하루 괜찮게 살았다면
그걸로 되었다



✔️생각

아는만큼 보이고, 보이는만큼 느낀다
특히 그림은 더더욱 그렇다
그래서 어렵다
여전히 다가가기 힘들지만
아주 조금 가까워진 느낌이다



작곡가는 음악으로 표현하고
작가는 글로 자신을 표현하며
화가는 그림으로 자신을 표현한다
작품에는 작가의 내면과 시대상까지
많은 것들이 살아 꿈틀댄다



과거를 살았던 그들의 감수성은
현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감수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어린 시절의 부당한 대우로 인해
치유하지 못한 내면의 아픔을 그린
에드바르 뭉크와 에곤 실레


안정적인 삶을 살았음에도
흔적을 남기는 것이 두려웠던
가면증후군에 시달렸을지도 모르는 베르트 모리조


인생의 겨울을 황금기로 뒤바꾼
그랜마 모지스


신분을 뛰어 넘는 공감으로 그린 초상화로
파격적인 전시회를 열었던
디에고 벨라스케스


멀리서 보면 완벽한 선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고뇌의 흔적을 남긴
바실리 칸딘스키



그림과 화가에 대한 저자의 조예 깊은 설명과
이어지는 심리적인 관점에서의 이야기는
내 안의 삐뚤어진 내면을 어루만져주었고
타인을 이해하는 다른 관점을 보여주었다
최근에 읽은 ‘인간관계론’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많았다



‘벨라스케스’는
17세기 스페인 합스부르크 왕조의
궁정화가였다
그는 궁정 살림까지 맡아서 했고
그만큼 많이 바빴다
하지만 그가 남긴 여러 초상화는
그 시대의 최고 권위자인 교황을 시작으로
왕의 광대와 노예까지 다양했다
‘공감적 연민’과 평등에 대한 ‘감수성’은
그의 그림에서 고스란히 녹아있다
시선처리와 눈동자에 담긴 감정
얼굴 근육하나에도 섬세함이 돋보인다
교황과 노예의 초상화를 같이 전시했던 그의 행보는
엄청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랜마 모지스’는
76세 나이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관절염으로 더이상 바느질을 할 수 없음에도
오랜 열망으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렸다
그녀의 그림에서 전문 화가의 기교는 찾아볼 수 없다
‘나이브’한 그림이라고 한다
편안함과 따뜻함을 화폭에 담은 그녀는
100세까지 장수하며 20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
인생의 ‘겨울’을
찬란하게 빛낼 수 있음을
몸소 증명했다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시기는
나이가 정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정하는 것이라는 것이기에
열정과 열린 마음으로
삶을 마주해야 함을 알았다



지금까지 미뤄왔던 열망이 있다
더 늦기 전에 시작하고자 마음먹었다
조바심과 불안감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결코 늦은 것이 아니라고
’그랜마 모지스’가 말해주는 듯했다



54점의 그림과 16명의 화가들에게
다양한 위로를 받았다
그림에 대한 조예를 높이는 것은
너무 부담스럽고
다만 앞으로 미술관을 방문한다면
작품과 예술가들의 삶을
미리 알고 간다면
깊이 있는 이해와
또 한 번의 위로를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또 다시 인덱스가 난무했다

🔖P 51

뭉크의 그림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시무시한 절망과 고통을 에둘러 포장하고 미화하기보다 감정을 날것 그대로 처절하게 직면한 솔직함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P 95

어린 시절 경험한 트라우마와 부정적인 경험을 치유하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을 때, 많은 경우 그 사람의 내면에는 그때의 아이가 성장하지 못한 채 남아 있게 된다. 성인이 된 후 그 상처가 건드려지는 사건을 맞닥뜨리면 당시의 상처받은 아이가 뛰쳐나와 미숙한 감정 대응과 행동을 보여준다.


🔖P 164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한순간의 단면만을 보고 그것을 따라가기 위해 애쓰기보다 매일의 흔적을 켜켜이 쌓아나갈 때 그것이 응축된 틈 사이로 분출되며 온전한 ‘나의 삶’으로서 진품의 아우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P 221

현상이나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진실이 보인다.


🔖P 247

사실 모든 혁신은 전통과 주류의 가치에 대한 저항에서 탄생하지 않는가.




로즈(@from__rosemary)님의 서평단 당첨, 다산초당(@dasanbooks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뭉크의 그림이 사랑받는 이유는 무시무시한 절망과 고통을 에둘러 포장하고 미화하기보다 감정을 날것 그대로 처절하게 직면한 솔직함에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 P51

어린 시절 경험한 트라우마와 부정적인 경험을 치유하지 못하고 어른이 되었을 때, 많은 경우 그 사람의 내면에는 그때의 아이가 성장하지 못한 채 남아 있게 된다. 성인이 된 후 그 상처가 건드려지는 사건을 맞닥뜨리면 당시의 상처받은 아이가 뛰쳐나와 미숙한 감정 대응과 행동을 보여준다. - P95

마찬가지로 우리의 삶도 한순간의 단면만을 보고 그것을 따라가기 위해 애쓰기보다 매일의 흔적을 켜켜이 쌓아나갈 때 그것이 응축된 틈 사이로 분출되며 온전한 ‘나의 삶’으로서 진품의 아우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P164

현상이나 상황을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면 또 다른 진실이 보인다. - P221

사실 모든 혁신은 전통과 주류의 가치에 대한 저항에서 탄생하지 않는가. - P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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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론 - 인간관계의 영원한 바이블 굿라이프 클래식 시리즈
데일 카네기 지음, 송보라 옮김 / 윌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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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인간관계론
➰지은이: 데일 카네기
➰펴낸곳: 윌북



🔖#한줄평

인간 관계를 위한 작은 노력은 상대방을 이해하는 것이고, 이는 곧 큰 결과로 이어진다



✔️생각

이 책을 좀 더 빨리 알았더라면..
아쉬움에 책을 덮었다가 다시 훑어보고
빠뜨린건 없나 또 읽어봤다



이젠 완전한 남이 되어버린
지난 인연들이 스쳐갔다
만약 이 책을 좀 더 일찍 읽었더라면..
좀 더 성숙한 태도로 나의 인연을 지켰더라면
이런 가정이 끝도 없이 떠올랐다 사라졌다
관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것에 서툴러
어찌 할 바를 몰라하던 순간들이 스쳐갔다



그러나 한 번 끊어진 인연은
다시 이어가기 힘들다고들 한다
그리고 지금 내 주변에는
그 때보다 더 소중한 인연들이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좋은 관계를 이어가고 싶었다
이론으로는 알고 있지만
실생활에 적용하는 것은 참 힘들다
아마 살아왔던 시간의 관성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한 번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작은 실천을 해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비포&에프터에 이어진다]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읽고나니 명확히 알 수 있었다

1️⃣ 쉽다

수많은 사례를 들어주며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주는 센스가 너무 좋다

2️⃣ 실용적이다

행동에 옮기기까지 우리는 많이 생각한다
그러다 못하는 경우가 참 많다
그런 불상사가 없도록 처음부터 다짐을 걸고 시작하고 있다
절대 어려운 미션은 없다
시키대는 대로만 하면 된다

3️⃣ 비포 & 애프터가 확실하다

책을 완독한 저녁, 그날은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읽었던 내용을 실천에 옮겨본것이다
모든 것을 상대방의 입장에서 먼저 나서서 했다
대화를 들어주는 것으로 시작해
공감과 따뜻한 말들로 이어졌다
다소 딱딱했던 저녁 식사 시간이
‘한’ 사람의 다른 대화방식으로
화기애애해졌다



요조앤(@yozo_anne)님께서 필사하면서 읽는 피드를 보았다
조만간 나도 필사를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그만큼 놓치고 싶지 않은 내용들로 꽉 차있다



앞으로 만나는 나의 인연들과는
후회없는 인간 관계를 쌓아가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입장에서, 그를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대화를 시작하는 것이라 한다



빡빡하게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의 일원으로서
오롯이 나만 바라봤다
이젠 살짝 방향을 틀어
맞은편에 있는
옆에 있는 인연을 바라봐야겠다



내가 원하는 것이 있으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먼저 해주라는 말
앞으로 지키며 살아가야겠다
열심히 인덱스를 붙이다보니 ‘새 거’ 하나를 거의 다 썼다
그만큼 좋다는 것!



📖 너무 많아서 정말 못고르겠다

🔖P 17
말하는 능력은 특별한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다


🔖P 51
우리가 대하는 사람은 논리의 생명체가 아닌 감정의 생명체이자, 편견으로 가득하고 자존심과 자만심으로 움직이는 생명체다.


🔖P 85
이 책에서 가져갈 한 가지는 항상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눈으로 상황을 보는 습관이다. 그것 하나만 얻어가도 당신이 경력을 쌓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P 125
“훌륭한 매너는 작은 희생으로 완성된다.”


🔖P 186
잘못을 방어하려 애쓰는 건 어리석은 자들이다.


🔖P 227
신경질적이고 고집불통에 말도 안 통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측은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공감해주자… 당신이 만나는 사람은 대부분 공감에 굶주리고 목말라 있다. 그러니 상대에게 공감하면 그만큼의 사랑이 돌아올 것이다.




핏티(@book_withppt)님의 서평단에 당첨되어 윌북(@willbooks_pub)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말하는 능력은 특별한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다 - P17

우리가 대하는 사람은 논리의 생명체가 아닌 감정의 생명체이자, 편견으로 가득하고 자존심과 자만심으로 움직이는 생명체다. - P51

이 책에서 가져갈 한 가지는 항상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생각하고, 그들의 눈으로 상황을 보는 습관이다. 그것 하나만 얻어가도 당신이 경력을 쌓아가는 데 큰 힘이 될 것이다. - P85

"훌륭한 매너는 작은 희생으로 완성된다." - P125

잘못을 방어하려 애쓰는 건 어리석은 자들이다. - P186

신경질적이고 고집불통에 말도 안 통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측은지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공감해주자… 당신이 만나는 사람은 대부분 공감에 굶주리고 목말라 있다. 그러니 상대에게 공감하면 그만큼의 사랑이 돌아올 것이다. -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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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숙과 제이드
오윤희 지음 / 리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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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영숙과 제이드
➰지은이: 오윤희
➰펴낸곳: 리프




🔖#한줄평

한 줄기 바람 자락은 역사의 소용돌이에 거침없이 빨려들어가 흔적조차 남지 않을 줄 알았지만, 그 소용돌이는 누군가의 인생 곳곳에 살아 숨쉰다



✔️생각

약자들의 자리를 꿰차고 있던 건
대체로 여성들이다
그런 약자를 이용하는 것 역시
그들의 약점을 잘 아는 또 다른 여성이다




전쟁을 겪은 후
우리나라는 과거의 잔재를 완연히 벗어던지지 못했다
집 안에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딸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뿌리깊게 박혀있었다
그렇게 영숙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를 맞이한 사회는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엔
너무 혹독한 곳이었다
순진한 마음일랑 통하지 않는
거칠고 욕정이 넘치는 곳에서
영숙은 견뎌내야했던 것이다




백인들이 주를 이루는 사회에서
제이드는 눈에 띄는 존재였다
인종차별은 제이드가 견뎌야 하는
첫번째 사회생활이었다
엄마가 싸주는 한국식 도시락은
친구들과의 사이를 소원하게 하며
엄마와 관계의 틈을 만들었다
아버지의 외도와 손찌검
그것을 묵인하는 엄마
제이드의 입장에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종류의 것들이었다
그렇게 멀어져갔다




행복한 가정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도 있다
영숙의 이야기도
제이드의 이야기도
꼭 이런 삶을 살았던 이들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았다
가슴 한켠이 그을린 듯 아파왔다




특히 영숙의 이야기는
도저히 계속 읽을 수가 없어
차오르는 무언가를 억누르기 위해
잠시 책을 내려놓아야 했다
담담하게 이어나가기에
처참한 영숙의 삶이 너무 쓰라렸다




역사를 이루어 가는 것도 사람이고
휘몰아치는 폭풍우에 가엾게 노출되는 것 역시
사람이다




모두가 알아주진 않더라도
누군가는 알아줘야 하는 이야기
자신의 전부를 내어준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이야기
이민 2세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 딸의 이야기
어딘가 있을 영숙과 제이드를 위한 이야기




계속 들려주었으면 한다




✔️줄거리

장례식 후, 제이드는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 곳에서 발견한 어머니의 찬란했던 시절의 사진
제이드는 어머니의 과거가 궁금해진다
한국인 어머니 미국인 아버지를 둔 제이드는
문화의 차이를 경험하면서 자라게 된다
이상하게 엉켜있는 부모님의 사이를 보며
제이드는 아버지의 모든 잘못을 받아주는 어머니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부모님과의 큰 다툼 이후
제이드는 10년간 부모님을 찾아뵙지 않고 지낸다
결혼식을 계기로 다시 부모님과 연락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제이드를 기다리는 건
그녀가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었다




📖

🔖P 014

“어떤 물건은 사용하기 위해 갖고 있는 게 아니야, 기억하기 위해 갖고 있는 거지.”


🔖P 087

그건 설렘이었다. 나 자신은 미처 몰랐지만, 아니,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어쩌면 나 역시 가슴속 깊은 곳에선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P 284

어디선가 진주는 조개 속에 난 무수한 상처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 인생을 할퀴고 간 수많은 상처도 반짝거리는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면, 그건 바로 내 딸 제이드다. 제이드는 내 상처투성이 인생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영롱한 빛을 발한 내 보석이었다.




포레스트북스(@forest.kr_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떤 물건은 사용하기 위해 갖고 있는 게 아니야, 기억하기 위해 갖고 있는 거지." - P14

그건 설렘이었다. 나 자신은 미처 몰랐지만, 아니,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어쩌면 나 역시 가슴속 깊은 곳에선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 P87

어디선가 진주는 조개 속에 난 무수한 상처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 인생을 할퀴고 간 수많은 상처도 반짝거리는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면, 그건 바로 내 딸 제이드다. 제이드는 내 상처투성이 인생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영롱한 빛을 발한 내 보석이었다. - P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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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 더 독 현대문학 핀 시리즈 장르 5
황모과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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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언더 더 독
➰지은이: 황모과
➰펴낸곳: 현대문학




🔖#한줄평

미래 어느 시대엔가 있을 법한 이야기는 세상의 잣대에 따른 인간 이하의 삶을 마주하고 있을지도 모를 누군가의 것이다




✔️생각

SF소설은 흔히 우주선이 나오고
외계인도 등장하며
초능력으로 싸우는
영웅의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페이지를 넘길 수록
분명 SF를 읽고 있고
원자력발전소의 폭발로
방사능에 유출된 끔찍한 존재들이 등장하는
인간같은 로봇들이 등장하는
그런 소설을 읽고 있는데
인간의 내면을
너무 깊게 파고드는 문장들에
모골이 송연해졌다



편집인은 우월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유전자를 조작해서 태어난 인간
비편집인은 돈이 없어서
있는 그대로 태어났으나
그 모습은 어쩐지 기이하다



태어나기도 전에
부모의 재력에 따라
이들은 존재부터 능력, 외모, 성품까지
선을 그으며 살아가야한다



그에 따른 비편집인의 자기비하는
스스로를 바닥으로 끌어내린다
인간 이하의 삶을 자처하며
개장으로 몸을 던진다
죽어도 마땅한 삶이라고 생각하면서
세상에 온갖 불만을 갖다붙인다



바닥이라고 생각했던 곳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심연을 헤메이고 나서야
열등감과 편협한 생각을 버릴 수 있었다
당연하게 여겨온 것을 잃고나서야
살아갈 수 있는 시간의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



‘언더 더 독’을 읽으면서
내내 숨이 막혔다
내용 전개가 너무 탁월해서
다음을 예측하는 것이 절대 불가능했다
생각지도 못한 곳으로
독자를 훅 끌어당긴다



황모과 작가님의 내뱉듯 던지는 말들에
여러 번 가슴이 뛰어
인덱스에 저도 모르게 손이 갔다



처음 책을 받았을 때
전체적으로 작은 로봇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보니 TV속에
꽃 두 송이가 있다
소신을 지킨 로봇들에게 보내는
마음이리라



인간 이하의 삶을 살고 있을지라도
절대 스스로를 포기하진 말자
살아가다 보면 이야기를 들어달라고 외치는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듣는 사람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



✔️줄거리

‘한정민’은 물려받은 것이라곤
아버지의 마이너스 통장뿐인
‘비편집인’이다
유전자를 편집하지 못한 채 태어나
열등한 삶을 살아왔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었다
인생의 마지막이라 여기고 찾은 곳은
식용개를 길렀던 철창들이 모인 사육장
‘정민’에게 ‘우월한’것이 있다며
인류를 위해 실험에 동참해주지 않겠냐며
‘편집인’인 젊은이가 찾아온다
삶의 마지막 끈을 놓을 생각이었던
‘정민’은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이후 그는 ‘다운그레이드’되었다
‘더티 워크’를 했으며
‘언더 더 바텀‘에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 핑크인덱스와 어울리지 않는 문장들

🔖P 22

우리같은 비-편집인에게 리스크가 작은 일은 없었다. 살아 있는 내내 그랬고, 여기 오기 전에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어떤 선택을 하든 결론이 죽음뿐이라면 내가 부언가를 선택할 권리가 있기나 할까?


🔖P 79

이곳의 장치들은 강제로 다운그레이드를 당했다지만 나는 스스로 다운그레이드했다. 인간으로 살아남길 포기했을 때. 인간 이하라 생각해왔지만 이제 보니 나는 기계 이하였다.


🔖P 96

이제 나를 지우기로 한다. 귀찮은 존재감도 떠올리지 않기로 한다. 지금 이곳에 누가 있는지 주어를 떠올리지 않는다. 허무함마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무의 상태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소멸이리라.


🔖P 112

이제 생각하지 예외적인 일들이야말로 지극히 예사로웠다. 예외를 통해서만 우리는 우리의 특수함이 예사롭다는 사실을 확인해왔다. 예외만이 기준의 무의미함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예외야말로 그저 평범한 일이다. 예외가 근원이고 고유함이며 본질이다. 예외가 이 세계의 본질이었다.



@woojoos_story 모집, @hdmhbook 출판사에서 도서지원으로 #우주클럽_SF방 에서 함께 읽고 있습니다.

우리같은 비-편집인에게 리스크가 작은 일은 없었다. 살아 있는 내내 그랬고, 여기 오기 전에도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어떤 선택을 하든 결론이 죽음뿐이라면 내가 부언가를 선택할 권리가 있기나 할까? - P22

이곳의 장치들은 강제로 다운그레이드를 당했다지만 나는 스스로 다운그레이드했다. 인간으로 살아남길 포기했을 때. 인간 이하라 생각해왔지만 이제 보니 나는 기계 이하였다. - P79

이제 나를 지우기로 한다. 귀찮은 존재감도 떠올리지 않기로 한다. 지금 이곳에 누가 있는지 주어를 떠올리지 않는다. 허무함마저 사라지면 모든 것이 사라질 것이다. 무의 상태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소멸이리라. - P96

이제 생각하지 예외적인 일들이야말로 지극히 예사로웠다. 예외를 통해서만 우리는 우리의 특수함이 예사롭다는 사실을 확인해왔다. 예외만이 기준의 무의미함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예외야말로 그저 평범한 일이다. 예외가 근원이고 고유함이며 본질이다. 예외가 이 세계의 본질이었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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