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영숙과 제이드
오윤희 지음 / 리프 / 2024년 11월
평점 :
➰제목: 영숙과 제이드
➰지은이: 오윤희
➰펴낸곳: 리프
🔖#한줄평
한 줄기 바람 자락은 역사의 소용돌이에 거침없이 빨려들어가 흔적조차 남지 않을 줄 알았지만, 그 소용돌이는 누군가의 인생 곳곳에 살아 숨쉰다
✔️생각
약자들의 자리를 꿰차고 있던 건
대체로 여성들이다
그런 약자를 이용하는 것 역시
그들의 약점을 잘 아는 또 다른 여성이다
전쟁을 겪은 후
우리나라는 과거의 잔재를 완연히 벗어던지지 못했다
집 안에 하나뿐인 아들을 위해
딸이 희생해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뿌리깊게 박혀있었다
그렇게 영숙은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그녀를 맞이한 사회는
어린 소녀가 감당하기엔
너무 혹독한 곳이었다
순진한 마음일랑 통하지 않는
거칠고 욕정이 넘치는 곳에서
영숙은 견뎌내야했던 것이다
백인들이 주를 이루는 사회에서
제이드는 눈에 띄는 존재였다
인종차별은 제이드가 견뎌야 하는
첫번째 사회생활이었다
엄마가 싸주는 한국식 도시락은
친구들과의 사이를 소원하게 하며
엄마와 관계의 틈을 만들었다
아버지의 외도와 손찌검
그것을 묵인하는 엄마
제이드의 입장에선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종류의 것들이었다
그렇게 멀어져갔다
행복한 가정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도 있다
영숙의 이야기도
제이드의 이야기도
꼭 이런 삶을 살았던 이들이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았다
가슴 한켠이 그을린 듯 아파왔다
특히 영숙의 이야기는
도저히 계속 읽을 수가 없어
차오르는 무언가를 억누르기 위해
잠시 책을 내려놓아야 했다
담담하게 이어나가기에
처참한 영숙의 삶이 너무 쓰라렸다
역사를 이루어 가는 것도 사람이고
휘몰아치는 폭풍우에 가엾게 노출되는 것 역시
사람이다
모두가 알아주진 않더라도
누군가는 알아줘야 하는 이야기
자신의 전부를 내어준 자식을 위한 어머니의 이야기
이민 2세로서 최선을 다해 살아간 딸의 이야기
어딘가 있을 영숙과 제이드를 위한 이야기
계속 들려주었으면 한다
✔️줄거리
장례식 후, 제이드는 엄마의 유품을 정리하기 시작한다
그 곳에서 발견한 어머니의 찬란했던 시절의 사진
제이드는 어머니의 과거가 궁금해진다
한국인 어머니 미국인 아버지를 둔 제이드는
문화의 차이를 경험하면서 자라게 된다
이상하게 엉켜있는 부모님의 사이를 보며
제이드는 아버지의 모든 잘못을 받아주는 어머니가
도저히 이해가 되질 않았다
부모님과의 큰 다툼 이후
제이드는 10년간 부모님을 찾아뵙지 않고 지낸다
결혼식을 계기로 다시 부모님과 연락을 하게 된다
하지만 제이드를 기다리는 건
그녀가 예상치 못했던 것들이었다
📖
🔖P 014
“어떤 물건은 사용하기 위해 갖고 있는 게 아니야, 기억하기 위해 갖고 있는 거지.”
🔖P 087
그건 설렘이었다. 나 자신은 미처 몰랐지만, 아니,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어쩌면 나 역시 가슴속 깊은 곳에선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P 284
어디선가 진주는 조개 속에 난 무수한 상처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 인생을 할퀴고 간 수많은 상처도 반짝거리는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면, 그건 바로 내 딸 제이드다. 제이드는 내 상처투성이 인생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영롱한 빛을 발한 내 보석이었다.
포레스트북스(@forest.kr_ )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떤 물건은 사용하기 위해 갖고 있는 게 아니야, 기억하기 위해 갖고 있는 거지." - P14
그건 설렘이었다. 나 자신은 미처 몰랐지만, 아니, 인정하지 않으려 했지만 어쩌면 나 역시 가슴속 깊은 곳에선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 P87
어디선가 진주는 조개 속에 난 무수한 상처로 만들어진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 인생을 할퀴고 간 수많은 상처도 반짝거리는 무언가를 만들어 냈다면, 그건 바로 내 딸 제이드다. 제이드는 내 상처투성이 인생에서 언제나 변함없이 영롱한 빛을 발한 내 보석이었다. - P2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