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먼저 우울을 말할 용기 - 정신과 의사에게 찾아온 우울증, 그 우울과 함께한 나날에 관하여
린다 개스크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3년 11월
평점 :
➰제목: 먼저 우울을 말할 용기
➰지은이: 린다 개스크
➰옮긴이: 홍한결
➰펴낸곳: 윌북
🔖#한줄평
우울증은 누구에게나 어떠한 방식으로 찾아와 삶을 흔들어 놓을 수도 있다
✔️생각
우리는 살아가면서 예상치 못한 상황이 놓인다
그 상황을 잘 대처해나가느냐
아니면 상황에 휘둘려 스스로를 잃느냐는
과연 어디에서 원인을 찾아야 하는 걸까
정신과 의사이자 글쓴이인 린다 개스크는
본인을 제 3자의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두고
글을 써내려갔다
물론 그 상황에서 느낀 감정은
오롯이 그녀 안에서 솟아난 것들이다
휘몰아치는 감정들이 쏟아질 때
짓눌리는 무게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우울의 기질의 일부는 부모님께 받고
또 다른 원인은 그녀가 자라온 환경이었다
부모님의 감정 변화 하나에도
집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음장처럼 변한다
남동생의 강박 증세는 분위기를 더욱 경직시켰다
‘제 앞가림도 못하는’ 딸이라는 말을 듣고 자란 그녀는
순간적인 감정의 충동으로 인해 불륜을 저지르고
그 상대에게서 쉽게 벗어나지 못해
집착과 강박을 보인다
다행인건 어느 순간 자신의 아픔을 깨닫게 된 것이다
아니 어쩌면
정신과 의사라는 직업을 택하면서 알고있고
자주 상담을 다니긴 했지만
깨닫고 나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은 절대 녹록치 않았다
그녀가 우울증에 대해 자세히 기술할 수 있었던건
정신과 의사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
어린 시절 봤던 영화의 한 부분이 떠올랐다
우울증으로 집안에서 칩거 생활을 이어갔고
환각 증세에 시달리며
약을 복용하지만 효과가 없어
결국은 자살에 이르는 캐릭터가 있었다
영화 속에서 큰 비중은 없지만
그들의 마음의 상처가 완연히 이해되지 않았다
어째서 저 사람은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겨
주변인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는 것인지
하지만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건 아니었다
안개속에 같인 뿌연 깨달음은
린다 개스크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아픔이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깊이 있게 이해되기 시작했다
또한 자신의 이야기를 이렇게 담담하게
과거의 잘못 또한 풀어내는 용기를 보며
나 또한 내 안에 묶여있는 나를
풀어줘도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부끄럽다고 생각해서 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렇지만 이어지는 생각은 이랬다
‘이 과거를 놓아주지 않으면,
현재도 미래도 오지 않을 수 있다고’
상실에서 오는 아픔과 애도는
남겨진 자들의 건강한 삶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린다 개스커의 이야기는
그녀를 스치고 간 많은 환자들의 이야기와 함께한다
우리 주변 어디에서 있을 법한
그들의 이야기는
우울증은 치료해야하는 병이라고 말한다
병의 원인을 찾아 치료에 이르는 과정까지
완치는 없을 지라도
삶을 이어갈 의지를 놓지 않는 것
소통하고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서로가 필요할 때 어깨를 빌려주는 것
그렇다고 주제넘게 동정하지는 않을 것
모든 과정에 함께 할 수 있는 마음이
우리에게도 필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
🔖P 87
한번은 어느 지인이 나에게 왜 어머니를 자주 보지 않느냐고 물었다. 엄마와 내가 같이 있으면 서로 힘든 사이라는 걸 설명하기 쉽지 않았다. ‘모든 어머니는 자녀를 사랑한다’고들 보통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세상에 넘친다. 부모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두들겨 맞고 괴로워하고 상처받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간혹 분위기가 좋을 때는 엄마가 나처럼 생기고 나처럼 말하는 누군가를 사랑하는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온전한 정신으로는 내가 도저히 그런 사람으로 살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엄마와 나는 끝없는 전투를 치렀다. 서로 상대에게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그 앙갚음으로 서로를 계속 벌주었다.
윌북집(@willbook.zip)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한번은 어느 지인이 나에게 왜 어머니를 자주 보지 않느냐고 물었다. 엄마와 내가 같이 있으면 서로 힘든 사이라는 걸 설명하기 쉽지 않았다. ‘모든 어머니는 자녀를 사랑한다’고들 보통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세상에 넘친다. 부모의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두들겨 맞고 괴로워하고 상처받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간혹 분위기가 좋을 때는 엄마가 나처럼 생기고 나처럼 말하는 누군가를 사랑하는게 맞는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온전한 정신으로는 내가 도저히 그런 사람으로 살 수 없다는 게 문제였다. 그래서 엄마와 나는 끝없는 전투를 치렀다. 서로 상대에게서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그 앙갚음으로 서로를 계속 벌주었다. - P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