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번째 부동산 - 오늘부터 시작하는 부동산 공부
서울경제 집슐랭.김현정 지음 / 두사람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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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하루가 지나면 구문이 된다. 매년 말이면 발간되는 새해를 전망하고 예측하는 책들도 같은 운명이다. 그런데 구문과 지난 책을 읽는 재미도 제법 쏠쏠하다. 독자는 이미 결론을 알고 있기에 그 예측의 정확성과 함께 주장의 근거를 맞춰보는 글맛이 있다. 만약 예측과 전망이 빗나갔다면 그 이유를 유추하는 것도 또 하나의 살아있는 공부가 된다.

쏟아지는 재테크, 부동산 관련 신간들도 마찬가지다. 출간 당시의 경제 동향, 정부 정책, 국내외 정세 등을 감안하여 기숧한다.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한다. 몇 년 뒤에 이 책을 다시 펼쳐보면 저자의 전망과 예측의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 읽은 신간 ‘나의 첫 번째 부동산’은 사회에 갓 진출하는 2030세대를 독자층으로 삼았다.

산전수전을 겪어본 세대의 독자에겐 다 아는 목차처럼 보이지만 정착 본문의 내용은 과거의 그것과 차이가 많이 난다. 때문에 과거의 경험과 지식이 현재에 통용되는 상식이 아닌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돈을 벌고자 하는 인간의 본성이야 큰 차이가 없지만 고령화, 양극화, 저출생, 미혼이 아닌 비혼이 증가하는 시대는 분명 다른 무게로 다가오고 있다. 때문에 부동산에 입문하려는 사람은 기본기부터 새로 배워야 한다.

서울경제신문에서 부동산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유튜브 채널 ‘집슐랭’과 현직 공인중개사 김현정이 같이 쓴 이 책은 부동산에 입문하는 초보자-부린이-들이 알아야 할 목차들을 모두 다루는 기본서이다. 그렇다고 해서 두꺼운 책은 아니다. 개념을 설명해 주고 최소한의 필수 정보를 소개하여, 판단과 분석의 방향을 잡아주는 역할에 좌표를 두었다.

이런 입문서로 기본을 다진 독자는 관심 영역에 대한 책과 자료들을 찾아서 심화 학습을 해야 한다. 그래야 연습이 없는 실전과 같은 부동산 전쟁터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 부동산은 규모가 크기 때문에 잘못된 선택과 판단을 하게 되면 회복하는데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 특히 감언이설로 판단을 흐리게 하는 사람들의 시도를 극복해 내려면-사기를 안 당하려면- 기본기를 다져야 한다. 이 책은 육군 훈련소 같다.


*****

부동산 공부를 막 시작하는 단계라면 기초부터, 쉬운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것이 좋다. 무엇이든 시작은 어렵다. 특히나 부동산 공부의 경우 남들보다 뒤처졌다는 생각에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부동산은 큰돈이 오고 가는 만큼 차근차근 준비할수록 소중한 내 자산을 지키고, 좋은 투자로 활용할 수 있다. (1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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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린이를 위한 친절한 주식공부 - 당장 써먹는 주식투자 실천 가이드
곽상빈 지음 / 평단(평단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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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0만 구독자를 가진 한 유튜버의 몰락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는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기부와 선행을 실천함으로써 많은 이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런데 최근 그가 거액의 투자 사기와 도박 등에 연루되었다는 피해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몰락의 수순을 걷고 있다. 한 때 그의 영상을 즐겨보던 사람으로서 연민과 함께 그의 진면모를 읽어내지 못한 판단 오류를 실감하고 있다. 그가 직판한 화장품이나 투자 권유에 응하지는 않았음에도.

‘주린이를 위한 친절한 주식공부’라는 교과서(?)를 읽으면서 몰락한 유튜버가 생각난 것은 다른 것이 아니다. 1)주식투자나 2)믿었던 사람에게 발등 찍힌 것이나 사람(회사)을 믿는 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피 같은 돈을 주식에 투자할 때는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기에 가능하다. 비슷하게 어떤 사람에게 신뢰를 보내고 뭉칫돈을 맡길 때도 나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을 거라는 자기 확신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보통 사기를 당한 사람은 피해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말하지 않는다고 한다. 무슨 정신으로 사기를 당했냐는 비난에 직면하기 싫은 것이다.

속된 말로 돈은 벌고 싶은데 머리 아픈 것은 싫은 사람이 사기꾼의 먹이가 되기 싶다. 저자 곽상빈은 2008년에 대학에 들어간 젊은 축에 속한 전문가다. 그의 인생은 아버지가 일구던 사업 부도와 보증 빚으로 인해 순탄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온갖 경험과 도전을 했고 벤처 창업은 물론 회계사, 변호사 자격을 획득했다. 그가 책의 서두에서 말하는 핵심에 귀를 기울여 보자. 돈 공부를 열심히 해 보니 답은 주식투자 뿐이었다. 돈이 돈을 버는 세상이었고, 노동을 하는 노력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단언한다.

그래서 주식투자를 하면 쉽게 돈을 벌 수 있는가? 답은 당연히 아니다. 남의 말에 팔랑귀가 되면 모두에 언급한 것처럼 믿는 도끼-실상은 나를 속이는-에 발등 찍힌다. 이 책은 주식 투자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을 위한 교과서 같은 백과사전이다. 책을 읽으면서 좋게 느껴진 것은 글자가 많지 않고 사진과 차트가 많다는 것. 또한 여백이 적정하게 있어서 추가로 공부한 것을 메모할 수 있다는 점. 자기만의 공부를 시작하는 처음 교본으로 삼을 만하다. 누군가 그랬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아는가? 투자는 ‘욕심’의 실현이요, 투기는 ‘과욕’의 결과라고 했다. 어느 책이든 분산 투자를 하라고 조언한다. 저자의 조언과 마찬가지다. 거저 주어지는 열매는 없다. 자신이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 공부한만큼 결실을 거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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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와 관련해 엄청나게 많은 투자 기법이 난무하고 있지만, 사실 주식투자는 정해진 답이 없는 분야다. 투자자마다 선호하는 분석 방법이 다르고 전문가마다 종목을 보는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의 ‘정답’은 없지만 ‘해답’은 있다. 주식투자의 해답은, 첫째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수많은 투자 기법을 아는 것이고, 둘째 그 지식을 내 것으로 만들어 돈 버는 투자를 하는 것이다.
(40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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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이 답이 될 때 - 고난의 자리, 하나님이 내게 묻다
장창수 지음 / 두란노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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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생활을 오래 하다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다. 성경 통독과 큐티, 제자훈련 등 각종 타이틀의 훈련들, 기도원, 수련회,, 찬양 집회, 이런 것들은 ‘교회 안’에서 ‘익숙함’으로 자리하고 있다. 마치 왠만한 것들은 이미 알고 있거나, 아는 것처럼 표정짓고 말을 한다. 이것은 인간이라면 어쩔 수 없는 헌계가 아닐까 싶다. 어느 정도 연륜과 지식이 쌓이면 이제 족하다 생각하고, 그 이상의 도전이나 질문을 하려 하지 않는다.

이 순간의 안정감을 지키고 싶어한다. 넘어서면 안되는 금기의 선을 미리 그려 놓는다. 그러나 성경의 기록들은 선을 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한다. ‘익숙’한 이집트 노예생활을 뒤로 하고 광야 생활을 시작하도록 이끌어 낸다. 또 갈릴리 어부였던 베드로 등이 예수를 따라 나선다. 그들은 익숙한 것들과 결별을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어떤 내일이 펼쳐질지 불확실 함에도.

성경은 의심없이 무작정 믿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왜 그래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답을 해준다. 장창수 목사의 설교를 모은 이 책 ‘ 질문이 답이 될 때’는 16개의 질문과 답을 소개한다. 모두 하나님이 사람에게 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하나님의 답변 또한 성경에 기록되어 있다. 때문에 평소 우리가 성경을 읽어야 할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하나님의 마음이나 뜻을 알고 싶으면 성경을 읽어야 한다.

왜 하나님을 믿어야 하는지?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할 때 질문하라. 내가 믿는 하나님은 정말 믿을만한 존재인지 의심하고 질문해 보자. 불경한 언행이 아니다. 성경의 인물들도 하나님을 어떻게 믿고서 자기 목숨을 걸 수 있겠냐고 묻는 장면이 곳곳에 나온다.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믿고 맡겨야 하는 분이 아니다. 저자는 시의 적절한 예화와 주제에 부합하는 책과 영화, 예술 작품 등을 사용하여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옥에 티도 있다. 성경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자료를 인용하다 보니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도 보인다. 56쪽 중간에 야곱이 에서의 장자권을 빼앗은 다음 1,600킬로미터(?)나 떨어진 외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쳤다든지, 258쪽 중간에 예수가 활동하던 그 시기에 율법학자들이 4천 년 (?)동안이나 성경을 연구했다는 표현은 바로 잡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소소한 것에 불구하고 이 책은 대단한 몰입감을 독자에게 선사한다.

무조건 듣고 믿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 내 삶에 이 말씀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생각하며 읽어 내야 한다. 책을 한 권 읽고 새로운 것(통찰이나 관점, 지식)을 얻었다고 자족하는데 머물러서는 안된다. 현재 삶에 안분자족하며 사는 것에서 떠나야 한다. 모세를 따라서 광야로 떠났던 사람들처럼, 예수를 따라 나섰던 갈릴리 어부들처럼. 자신의 삶의 경계-익숙한 것에 머물려는-를 무너뜨리는 하나님의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우리는 보통 예수 믿으면 만사형통하고 모든 일이 생각대로 잘될 거라 여깁니다. 자녀의 길이 열리고, 사업도 잘되고, 건강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믿음으로 살려고 몸부림치고, 남들보다 예배도 잘 드리고 이웃들을 잘 섬기면서 살아도 삶에 고난이 닥쳐올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잘 믿는 사람에게도 인생에 엄청난 광품이 불어올 수 있습니다. 가정에 큰 물결이 덮칠 수 있습니다.
본문이 말씀하고자 하는 것은 불어오는 광품과 닥쳐오는 큰 물결에 우리가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가입니다.
(180p)

차라리 옛날 동네에서 혼례를 치를 때의 분위기가 천국에 가깝습니다. 결혼식이 동네잔치 자리가 됩니다. 온 동네에 먹을 것이 풍성하고 기쁨이 넘칩니다. 동네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이 가득합니다. 동네에 있는 가난한 사람들도 그날만큼은 잔치 음식으로 배불리 먹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너그러워집니다. (21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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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문명 1~2 - 전2권 고양이 시리즈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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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단숨에 읽은 책.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간 소설. 문명 1-2권. 전작 '고양이'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다. 예의 간결한 번역은 전미연 님의 손을 거쳤다. 베르나르의 소설은 쉽게 읽힌다. 그러나 깊이를 제대로 느끼려면 책 속의 백과사전을 읽고 나서 현실의 사전을 찾아보는 수고로운 과정을 더해야 한다.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제12권>은 소설의 맥을 끊으면서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조금만 신경을 써서 보면 절대와 상대가 대립하고 양립하는 모순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절묘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문명을 읽다말고 세 인물에 대한 자료를 따로 찾아보았다. 피타고라스, 티무르, 바스테트. 이들은 소설의 주인공들이다. 고양이와 쥐에게 붙여진 이름이지만 역사 속의 그들의 위상은 시대를 풍미한 이름이었다. 수학을 포기한 학생들도 그 이름만은 기억하는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요 수학자인 피타고라스(BC.580-500). 칭기즈 칸의 몽골 제국을 복원하겠다는 꿈과 이슬람 제국을 건설하는 야망을 가졌던 티무르(1336-1405)는 중앙아시아에 자신의 이름을 딴 제국을 일궈냈다. 그는 가혹한 정복자의 악명을 떨쳤다. 바스테트는 사람 이름이 아니다. 고대 이집트에서 숭배하던 여신의 이름이다. 태양신 라의 딸인 바스테트는 고양이 머리가 달린 인간 여인의 모습과 평범한 고양이 모습으로 존재했다고 한다. 또한 바스테트는 음악과 성적 쾌락, 다산을 상징하는 여신으로 숭배받았다. 


베르나르는 실존인물과 신화적 존재의 특징들을 소설 캐릭터에게 절묘하게 투영한다. 그렇기에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각 챕터마다 예의 백과사전이 마치 다큐멘터리 나레이션처럼 등장한다. 이야기가 끊기는 느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재미있는 소설을 읽다가 '알쓸신잡'-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한 권 더 읽은 것 같다. 베르베르가 롱런하는 이유가 아닌가 싶다. 그의 소설은 단지 이야기를 풀어나갈 뿐 아니라 인간, 문명, 종교, 철학, 미술, 심리, 과학 등 인류가 쌓아올린 지식의 탑을 능수능란하게, 그러나 쉽고 간결하게 진열해 놓는다. 그렇기에 그의 독자들은 일거양득한 느낌을 받는다. 꿩도 먹고 알도 먹은 느낌 아닐까? 


요즘 반려동물과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을 '집사'라고 한다. 소설의 주인공은 자존감이 강한 암컷 고양이다. 그는 자신이 집사를 거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반려견이나 반려묘와 같이 사는 사람들은 오늘부터 그 분(?)들의 눈빛을 잘 살펴볼 일이다. 소설 속에서 인간은 멸종의 위기에 직면한 약한 종으로 묘사된다. 반면 그간 인간의 유익을 위해 희생되고 고통스런 삶을 살았던 여러 동물들이 새로운 세상-인간이 지배하는 지구가 아닌-의 주역으로 급부상한다.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끝을 모르고 성장과 발전, 보존보다는 개발이란 폭주를 멈추지 않는 인류에게 경종을 울리는 것인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내 애정 표현이라고 받아들인 나탈리가 눈을 게슴츠레 뜨고 나를 쓰다듬는다. 
자기가 아니라 내 긴장을 풀기 위해 이런다는 걸 모르네. 자기가 나한테는 인형 같은 존재라는 걸 어떻게 가르쳐 줘야 하나...
(제1권 119p)


저 옹졸한 뇌로 과연 이 명백한 진리를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선언하듯 덧붙인다.
"아무 걱정하지 말고 나한테 맡겨요. 날 믿어요. 모든 게 잘될 거예요. 내가 다 책임질게요"
유머와 예술과 사랑을 깨달은 내가 당신들을 묘류의 세상으로 인도할게요.
(제2권 33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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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조용한 침공 - 대학부터 정치, 기업까지 한 국가를 송두리째 흔들다
클라이브 해밀턴 지음, 김희주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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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마다 신문이나 뉴스를 챙겨 보지 않은지 조금 되었다. 진영 논리나 클릭을 유도하는 듯한 자극적인 제목들에 낚이고 싶지 않아서다. 대신에 남는 시간에 정보 분석과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 국제 관계를 다룬 책을 읽었다. 6월에 읽은 첫번째 책은 '중국의 조용한 침공'이다. 부제가 강렬하다. '대학부터 정치, 기업까지 한 국가를 송두리째 흔들다'. 저자는 호주에 있는 찰스스터트대학교에서 공공윤리를 가르치는 클라이브 해밀턴 교수이다. 그는 중국-정확히는 중국 공산당-이 다른 나라의 학교, 정치, 기업, 언론, 문화, 종교 등 거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조용히(!) 영향력을 확대해 가는 것을 근거 자료를 제시하며 밝힌다. 중요한 것은 그 행보가 티 안나게 '조용히' 진행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비에트연방(소련)이 냉전을 치렀다. 중국은 모택동의 문화 대혁명으로 퇴행하기도 했지만 등소평이 경제 분야 개방정책으로 대국굴기의 기틀을 마련했다. 구소련이 붕괴하고 미국이 유일한 절대강자의 위치를 공고히 했지만 시진핑의 중국은 '일대일로' 비전을 전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는 중국 주도의 '신' 실크로드 전략 구상으로, 내륙과 해상의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지칭한다. 중국은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계 경제를 중국 '위완화'를 기축통화로 하기 위한 전방위적인 구애와 압박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저자가 살고 있는 호주는 영연방 국가이지만 지정학적 위치로 인해 아시아권의 경제 공동체로 편입을 자원했고, 이에 중국의 전략적 공략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경계한다. 호주의 대학교는 5만명이 넘는 중국 유학생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들이 내는 등록금과 체류비는 학교와 주변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하다. 중국은 공자학원을 국비-중국 공산당의 돈-를 지원하여 전 세계 곳곳에 운영하고 있다. 미국에 대항하는 경제 대국의 위상 뿐만 아니라 오랜 역사와 문화 대국임을 홍보하기 위함이다. 중국 공산당의 장학금을 지원받고 공부한 학생들은 본국에 귀국하여 중국을 홍보하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행하게 된다. 이런 경향은 교육과 경제 분야를 거쳐 정치 권력에까지 전이된다. 저자가 조사한 바로는 호주의 주요 선거에서 중국계 호주인이 당선되어 친베이징적인 행보를 걷는 사례 또한 늘고 있다. 문화와 종교 분야도 그러하다.


문제는 중국 공산당이 민주적인 절차와 정당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은 공산당 독재 노선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크게 보면 황제는 사라졌지만 중국 공산당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공산당의 입지를 흔드는 어떤 시도나 움직임도 좌시하지 않는다. 한때 중국 본토에서 유행했던 파룬궁을 탄압한 것이 대표적이다. 또한 독립을 주장하고 있는 티벳의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옹호하는 국가에 대해서는 보복을 감행한다. 그뿐인가. 한국이 주한미군에게 미사일 기지를 제공하자 중국 내 사업장을 축출하고, 관광을 전면 통제하기도 했다. 이런 조치는 매우 일사불란하게 이뤄지는데 공산당 일당 독재이기에 가능하다. 


우리나라도 손 놓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제주도를 비롯한 지자체들이 중국 자본을 적극 유치하여 각종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대학들도 중국인 유학생을 경쟁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꽌시 문화가 아직도 통용되는 불투명한 중국과의 관계는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야 한다. 무조건 그들을 불신하거나 비하할 일은 아니다. 중국은 미국과 자웅을 겨룰만큼 저력을 키웠고, 과거에 일본이 그러했듯 제3세계를 중심으로 자기편을 늘려 왔다. 지정학적으로 일본과 더불어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밖에 없는 한국은 저자가 이 책을 통해서 보여주는 중국의 속내를 살펴서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중국은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그들은 조용히, 서서히 침공한다. 그들의 행태를 알아차리고 경보를 우리는 파수꾼 역할을 하는 깨어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클레이브 해밀턴 교수가 울리는 경계경보에 귀를 기울여 보라.


 시진핑 국가주석이 집권한 이후 중국은 문화부장을 앞세워 중국의 소프트파워 형성에 돈과 인력을 쏟아부었고, 그 결과 전 세계 119개 나라에서 열리는 춘절 기념행사가 2010년에는 65개에서 2015년 900개로 급증했다. (63p)


중공이 호주 정치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방법은 정당에 기부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방법이 효과가 있는 듯 중공과 밀접한 중국계 호주인 일부가 호주 정치 기구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점점 그 수가 늘고 있다. 지금은 많지 않으나 이 추세대로 가면 베이징 대리인들이 호주 정치를 장악해 보이지 않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을지 염려스럽다. (142p)


호주중국관계연구소의 정체를 정리하면 이렇다. 베이징의 지원을 받아 합법적인 연구 기관으로 위장한 선전 집단이며, 최종 목표는 호주의 정계와 정책에 미치는 중공의 영향력을 키우는 것이다. 연구소를 관리하는 대학은 돈 욕심에 눈이 멀어 학문의 자유와 참된 실천의 약속을 저버리고, 연구소를 책임지는 전작 정치인은 자신이 베이징의 얼마나 귀중한 자산이 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174p)


제프 웨이드는 중국이 최근 체결한 자유무역협정 대부분이 미국의 동맹국과 이루어졌다고 지적한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과 뉴질랜드, 싱가포르, 한국, 호주와 협정을 체결했고, 유럽연합과도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중국의 목표는 이런 국가나 연합이 베이징에 의존하게 만들어 미국으로부터 떼어내는 것이다. 미국 동맹을 깨트리는 것이 베이징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인 것이다. (188p)


중국의 실크로드, 일대일로

BRI(일대일로 이니셔티브)로도 알려진 일대일로OBOR는 중국을 아프리카와 오세아니아는 물론 더 넓은 유라시아 대륙과 연결하려는 원대한 전략 구상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고대 실크로드에서 영감을 받아 2013년에 최초 발표한 일대일로는 각각 육상 실크로드와 해상 실크로드를 추진하고 있다. 일대일로라는 전략적 구상을 추진할 수 있는 원동력은 중국이 투자와 대외 원조를 위해 비축한 막대한 현금이다. 중국이 이런 전략적 구상을 세우게 된 한 가지 강력한 동기는 중국의 돈과 기업, 노동력을 해외로 내보내 경제 성장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에너지 공급원을 다양하게 만들고, 낙후한 지방을 활성화하고, 과잉 생산되는 철강과 건축 자재 등의 판로를 확보하려는 의도다. 하지만 일대일로는 경제적 목적을 뛰어넘는 야심이다.

일대일로가 강조하는 것은 항구와 철도, 도로, 에너지망, 통신 등 대부분 '연결성'을 끌어올리는 사회기반시설을 구축하거나 획득하는 것이다. 현재까지는 항만 시설의 건설이나 획득에 집중했다.(197p)


중국 정부는 학자와 여론 주도층을 돈으로 설득하는 전략을 고수해, 각종 세미나와 회의에 자금을 지원하며 호주에서 일대일로를 선전하고 있다.(205p)


스파이는 당연히 신소재나 나노 기술 등 첨단 분야의 연구 결과를 노린다고 생각하겠지만, 안심할 수 있는 분야는 거의 없다. 농업도 마찬가지다. 2016년 미국 정부는 농민들에게 유전자 조작 종자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는 중국 사업가를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262p)



학자들이 자기 검열하도록 압력을 행사하는 또 다른 방법은 각종 협력 사업이나 재정적 관계를 맺는 것이다. 2016년 기준으로 호주 대학이 중국 대학과 공식적으로 체결한 연구 협력 계약이 거의 1,100건이었다.  그중 최고는 총 107건의 협력 계약을 체결한 시드니대학교이었다. 직원이나 학생 교류 협약도 수백 건이다. 이런 협약이 대학 행정부를 중국에 우호적으로 행동하도록 꾀고 비판적인 학자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도록 억누르는 유인책이다. (298p)


하지만 이런 상황을 모두 무시하듯, 시드니공대는 2017년 4월 중국전자과기집단과 제휴해 빅데이터 기술과 메타소재, 첨단 전자 장치, 양자 컴퓨팅 및 통신을 연구하는 공동 연구소를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연구 주제가 모두 군사 및 보안 분야에 응용되는 주제였다. 예를 들어 중국이 메타소재 활용법을 연구하는 이유는 보이지 않는 스텔스기 제작이라는 인민해방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신설된 시드니공대 연구소에 중국 국영 기업 중국전자과기집단이 2,000만 달러를 지원하고 있다. (308p)


공자학원은 실제로 중국어를 가르치고 중국 문화를 홍보하고 있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니다. 과거 중공 최고 지도자였던 후진타오는 공자학원의 목표를 '공산당의 국제적 영향력을 증대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공자학원이 설치된 기관에 행사하는 영향력을 키우는 일도 목표에 포함되었다. 공자학원을 설치한 대학은 중국 교육부가 설치기금을 지원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저명한 중국학자 데이비드 샴보David Shambaugh는 그 기금이 사실은 교육부를 거쳐 '세탁된' 중공 선전부 자금이라고 지적했다.(324p)


중국인 학생들에게 인권과 민주주의 강의를 듣게 하고 자유롭게 질문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이들이 이념의 틀 안에서 확실히 빠져나오도록 해야만 한다. 중공에 도전하는 의견을 막으려는 조짐이 보이면 지나치지 말고 맞서서 비판해야 한다. 외국 정부의 통제를 받아 은밀히 운영되는 반민주 단체 중국학생학자연합회를 해산하고, 중국인 학생들을 지원하는 단체를 새로 설립해야 한다. 연방 정부는 베이징을 편드는 정치적 시위에 가담하는 중국인 학생에게는 절대 호주 영주권을 주지 않겠다고 확실히 밝혀야  한다.  (342p)


그래도 호주 사회에는 민주주의 제도와 민주적인 일상을 사랑하는 사람이 많다. 민주주의를 누구보다 열렬히

사랑하는 사람은 중공의 손아귀에서 탈출해 호주에서 자유를 얻은 중국계 호주인들이다. 호주의 주요 인사들이 중국의 정치 체제나 호주의 정치 체제나 크게 다르지 않고 경제 혜택과 자유를 맞바꿀 수 있으며 중공이 '중국 가치'를 대변한다고 주장하면, 그 소리를 듣는 중국계 호주인들은 속이 뒤집힌다. (41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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