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에 대한 원인모를 호기심이 있었다. 쿠바란 이름과 함께 떠오르는 것들-체게바라, 차베스, 남미의 사회주의 국가, 가난하지만 행복하다는 쿠바 사람들-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다. 하여 교*문고의 광고메일에 영업당해 덥석 ‘아바나의 시민들‘을 샀다.

책을 읽는 내내 (아주 상투적이고 식상하지만) 아바나의 바닷바람과 아바나의 태양을 쬐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 이 책의 특징으로 꼽히는 2인칭 서술 때문에 감정이입이 잘 된 탓일 수 있다. 덕분에 난 (여름휴가도 못갔는데....) 쿠바로 여행을 다녀왔다.

˝아바나의 진정한 볼거리는 자연경관이나 유적보다 길거리를 걸어 다니는, 아바나의 현재를 구성하는, 과거를 짊어지고 미래를 향해가는 시민들인데.˝ -p.136

아바나의 모든 것이 매력적이었다. 태양, 바다, 파도의 포말, 시간에 부식되어버린 낡은 건물들, 물라토의 구릿빛 피부, 그들의 수줍고 선한 웃음이 전해지는 듯 했다.


작가가 아바나에 머물면서 직접 찍은 사진들로 책을 채운다. 시선이 머무는대로 써내려간 글과 퍽 잘 어울린다. (순간순간 토익 part 1. 같은 느낌이 드는건.... 그냥 기분탓이겠죠....)

˝아바나 어때?˝ ˝멋져. 정말 멋져.˝ 쓸데없는 대화다. 아바나에 대해서라면 당신의 언어는 무력하고, 백 마디의 말보다 사진 몇 장이 더 효과적이다. -p.160

˝인간은 소비할 때가 아니라 생산할 때 양질의 만족을 느낀다. (...)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생산해볼 것. 중요한 것은 결과보다는 생산의 행위이고 실천이다. (...) 생산의 행위 자체가 행복이다.˝ -p.308



(+) 책이 너무 예쁘다. 새빨간 켄트지 재질의 표지. 흰티라도 입는 날이면 아이폰 레드처럼 물빠짐 현상을 경험할 수 있을 것 같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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