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e-book을 잘 읽지 못한다. 아니,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전자책으로 읽은 것 중에 에세이 같은 가벼운 책은 읽기 수월했지만, 고전이나 사회과학서적은 제대로 읽히지가 않았다. 아마 나는 디지털 매체로의 깊이읽기가 어려워서이지 않을까.

인터넷상의 읽어야 하는 글들은 출력해서 보는 것을 선호하고 또 그것이 옳은 읽기 방법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저자의 생각은 달랐다. 미래의 독자는 디지털과 인쇄물에서의 깊이읽기가 가능해야 하며 그에 맞는 올바른 교육법이 필요하다고도 말한다. 종이책이 사라질지도 모르는 시대이니 어느 정도 공감했다.

공감이 된 부분을 몇 가지 더 적어 보자면, 디지털시대에 시각적 이고 즉각적인 자극으로 인해 후천적으로 발전시킨 인류의 읽기능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우려, 현대인은 눈뜨는 순간 핸드폰 알람으로 시작해 하루 평균 150-190회 스마트폰을 확인한다는 데이터(-잠에서 깨자마자 마주하는 것이 스마트폰이라는 사실에 소름이 돋은 적이 있다), 깊이 읽기 능력이 쇠퇴하여 무분별한 정보의 바다 속에서 길을 읽고 가짜뉴스나 자극적인 글들에 쉽게 휘말릴 수 있다는 것. 그 결과 민주사회의 후퇴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더 솔직한 감상평을 적자면... 이 책은 작가가 《유리알 유희》를 읽으며 스스로 읽기 실험을 했던 결과에 충격을 받아, 본인의 책도 ˝불투명한 문체˝에, ˝뱀같은 문장구조˝를 사용해 독자들을 혼란에 빠뜨리려고 한 것은 아닌지...의심이 들 정도로 어려운 책이었다. 흑흑.

*트레바리에 제출한 감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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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19-11-02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다 트레바리 ㅋㅋ 너의 긴 글을 읽다니 ㅋㅋ

졔졔 2019-11-03 15:26   좋아요 1 | URL
왠만하면 다섯줄이상 못쓰는데 말ㅇ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