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윤 작가는 <삶을 바꾸는 책읽기>로 알게 되었다. 내 자신이 세상 쓸모없게 느껴지던 취준생일때, ‘나를 가꾸는 시간’의 중요함, 쓸모만을 따지다가 잃게 되는 인간의 존엄 같은 것을 생각하게 했던 책이었다. 정말 많은 밑줄을 그으며 읽었던 책이다.
(그 작가가 아무튼 시리즈를 썼다니 당연히 사봐야지!)
내 사연이 담긴 음악을 들을때 그 당시의 감정이 다시 떠오르는 것처럼, 같은 작가의 책에도 그런기능이 있는것인지. <삶을 바꾸는 책읽기> 를 읽던 시절이 개인적으로 힘들었던때라, 이상하게도 이번 책을 읽으면서 그때의 불안과 고통이 자꾸 떠오르는 거다.

모자라게 느껴지던 자신과 노력보다 더 많은것을 욕심내는 허영 같은것들.

“나의 비애는 아무것도 안 하고 나를 아주 괜찮은 사람으로 남들이 알아봐주길 원했다는 것이다. 나의 비애는 스스로 인정하고 존중할 만한 그 어떤 일을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31)

“기대받는 것만큼 ‘진짜로’ 잘해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또한 내게는 있었다. 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잘 하고 싶었다”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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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글을 막 쓰고싶을 때가 있다. 보통은 기쁘고 좋은일이 있을때보다, 우울하거나 답을 찾을 수 없는 깊은 고민에 빠졌을때다. 이 걱정의 리스트를 적어서 정리하거나 안좋은 감정의 원인을 찾기 위해 쓰고 싶은 욕구가 커지는 것같다. 작가도 그런면이 있는지 그녀의 메모들에서 전해지는 감정은 조금 쓸쓸하고 울적하고 난해했다.

자신에게 도움이 될만한 생각들을 메모장에 꿀벌이 꿀을 모으듯 모았다는 그녀는 지금 그 노트들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지만 무의식 어디엔가 남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당시 노트에 쓴 것들이 무의식에라도 남아 있으리라, 나는 믿는다. 어느날 무심코 한 내 행동 속에서 그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 믿는다. 이게 메모를 하는 가장 큰 이유인지도 모른다. 무심코 무의식적으로 하는 행동이 좋은 것이기 위해서.”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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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 보이는 것이 아닌 ‘진짜로’ 좋은 사람이 되기위해
남들의 생각대로 사는게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힘이 쎈 사회가 시키는대로 그저 흘러가는대로가 아닌
‘의도적’으로 살기위해

내가 좋은영화를 찾아보고 꾸역꾸역이라도 책을 읽는 이유도 비슷하다. ‘척’이 아니라 ‘진짜’가 되고싶은 마음. 허영이 아닌 현실을 살고싶은 마음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메모장 안에서 우리는 더 용감해져도 된다는 점이다. 원한다면 얼마든지 더 꿈꿔도 좋다.(...) 어떻게 살지 몰라도 쓴 대로 살 수는 있다.”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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