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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 ㅣ 오늘의 일본문학 6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8년 1월
평점 :
보험회사에서 보험설계사로 일하는 21세의 한 여성이 누군가에게 교살당한 시체로 발견된다.
그녀는 저녁 후 직장 동료들과 헤어진 후, 남자친구를 만나러 간 이후 소식이 두절되었고,
그녀가 만나기로 했다는 대학생 남자 친구는 행방불명 상태이다.
경찰은 그 남자 친구에 대하여 지명수배를 내리고, 그녀 주변인물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소설은 이렇게 한 젊은 여자의 살인사건에서부터 시작하지만, 범인의 존재는 처음부터 밝혀지고
그 사건의 전모를 파헤치는 구성을 취하고 있지만, 정통적인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추리소설 특유의 독자들을 작품 속에 빠지게 하는 매력적인 수수께끼도,
교묘한 트릭도 상상치 못했던 대 반전도 찾을 수 없다.
작가는 전형적인 추리소설의 공식을 취하기 보다는 '살인사건'을 하나의 모티브로 삼아
'인간 본성'에 대한 묵직한 주제를 소화하려 한다.
전작에서 주로 현대 도시 젊은이들의 일상을 선명하게 그려 내면서, 그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형성화시켰던 작가는 이 작품에서는 지방 소도시의 젊은 청춘들을 그리고 있다.
'살인'을 모티브로 삼았기에 마치 다큐멘터리의 나레이터와 같이 각 등장 인물들의
생각, 행동, 언어, 성격 등에 대하여 어떤 주관적인 개입이 없이,
제3자적 시각으로 덤덤하게 묘사하고 있다.
작가는 2007년에 발표한 이 소설을 "감히 나의 대표작이라 하겠습니다"라고 평가했다.
분명 작가가 이 소설에서 다룬 주제와 문제의식은 이전 작품보다 묵직한 느낌을 준다.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선과 악은 인간의 사유 속에 존재한다는 견해가 있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독자들에게 절대선과 절대악의 존재에 대한 날타로운 질문과
부조리한 인간존재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사유할 기회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