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최초였다 - 세상을 바꾼 우먼 파워 100
멜리나 가즈시.수잔 케스탄베르그 지음, 마르고 레노도 그림, 송천석.유상희 옮김 / 에디미디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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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느껴지듯 각 분야에서 최초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

나는 요즘 흔히 말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다. 어쩌면 보수적인 나는 극성페미니스트를 반대하기도 한다.
남성중심의 사회를 동조하지 않지만 남녀평등을 앞세워 혐오를 드러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 내게 '그래 지금 우리에게 이런게 필요하지'라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여자이었기에, 알려지지 않았기에 묵인하며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흔적을 찾고 자리매김해 주는 책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그녀들의 처음이 너무 간결하단 생각이 들었다. 간결하지 않으면 지면의 한계가 있었을테니 이정도가 어디야~라며 스스로를 위로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들의 삶의 힘겨움이 묻혀질까 두려운 노파심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녀들의 삶을 깊게 조명한다기보다 각 분야에서 '처음'이었다는 어쩌면 낯설고 어쩌면 감추어졌던 빙산의 일각을 꺼내주는 책이라는 의미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불어 함께 그려진 삽화도 '예쁜 여자'의 상징인 개미허리, 큰 눈, 긴머리를 강조하지 않고 평범한, 그저 사람을 그린 그림들이 더 우리네 한명한명과 닿은 듯 하고 또 언젠가 책 속 주인공이 나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해 주는 듯 했다^^

어디나 무엇이나 '처음'은 있다.
인간의 반은 여자이기에 그 '처음'이 모두 남자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어물쩡 넘어가며 드러내지 않았던 이름들을 하나하나 기록했다는 점이 참 의미있었다.
여자가 없었다면 인류는 존재할 수 없다.
과거 사회가 남성중심이었고 아직 우리 사회도 남성중심인 경우가 많다.
여자는 엄마는 누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배려함이 당연한 삶을 강요받던 시대와는 많이 다른 세상이 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감추어진 여성들의 활약상이 많음을 알려준다. 책에 소개된 분야 외에도 더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며 생각해 본다.
사회가 학교가 가정이 고개드는 열정을 파묻을 수는 없다고.
당장은 덮어버린 듯 하지만 그 열정은 흐르고 흘러 결국 강이 되고 바다가 되어 들어날 수 밖에 없다고.
그러니 무언가 '여자이기에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열정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
다행히 우리가 사는 지금은 '여자여서'라는 꼬리표가 붙는 세상은 아니다. 물론 아직 100% 모든 분야에서 남녀가 평등하진 않다.
그러나 이 책처럼.. 서서히 하나씩 완벽한 평등을 향한 발걸음과 더불어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나아가야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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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보이! 반올림 56
마리 오드 뮈라이유 지음, 이선한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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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보이!'
무슨 뜻일까 궁금했다.
직역하는 것도 이상하다.
그저 감탄사라니 낯설었다.
감탄사라면 언제 사용하는 걸까?

책은 275페이지의 두께가 좀 있지만 문체가 어렵지않고 뒷이야기가 궁금해 책장을 열고 쭉~ 읽게 된다.

조금은 낯선 가족관계이다.
아빠의 실종, 엄마의 죽음, 이복남매, 성소수자, 후견인이라는 평범하지 않은 내용이지만 남겨진 아이들의 상황이 자꾸 마음이 쓰인다.
책을 읽으며 다행이다 생각한 건 악역이 없다는 것과 진부한 스토리가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빠의 자발적 실종과 엄마의 스스로 선택한 죽음. 이 모든 것을 받아들여야하는 열네 살, 여덟 살, 다섯 살 난 세 아이들, 시에몽, 모르간, 브르즈는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없다.
고아원에서 살아야하는 아이들에게 후견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버지가 남긴 형제 조지안과 바르텔레미 뿐이다.

"모를르방이 아니면 죽음을!"
셋이 헤어지지 않기 위해 맹세를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따뜻했다.
후견인이 되기위해 각자의 방법으로 애쓰는 조지안과 바르의 변화가는 모습도,
오직 셋이 헤어지기싫어 아빠와 성이 같은 형제를 찾았던 세 남매들이 누나와 형을 이해해 가는 과정과 그 안에서 안정을 찾아가며 사랑 받고 가족을 이루어가는 모습이 참 좋았다.
시에몽의 백혈병투병기가 속상했다. 왜 이런일이 이 아이에게 생겨 힘들게 할까 싶어 원망스러웠지만 그 일로 더 끈끈해지는 형제지간의 변화가 뭉클했다.
완벽한 해피앤딩은 아니지만 그래서 현실적이라 느낄 수 있었다.

부모의 부재를 겪는 아이들과 성소수자들의 삶, 가정폭력과 아이를 갖지 못하는 부부의 아픔들까지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소설이지만 현실같아서,
가족을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많은 이들의 삶을 이해하게 되어서,
쉽게 쓰여져 재미있게 읽을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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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 2025년 전국 기적의 도서관 선정도서 한울림 꼬마별 그림책
김병하 지음 / 한울림어린이(한울림)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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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살아갑니다.
나의 삶을 앞만 보고..
엄마로 가르치는 사람으로 딸로 며느리로.. 기타 여러 부캐로..
본캐와 부캐로 앞만 보고 달려가다보니 미처 발견하지 못한, 그냥 지나쳐버린 많은 것들이 떠오릅니다.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쳐버렸다면 오히려 다행인데
나도 모르게, 의도치 않게, 무심코 던진 돌에 맞아 아프게 하진 않았을까.
나의 말투, 행동, 쫒기는 시간, 상황으로 본의 아니게 생채기를 내기도 하고 또 작은 상처에 주저앉아 그간의 나의 걸음을 부정하기도 합니다.
앞만 보고 달려가는 우리 모두의 삶에 잠시 쉼표를 찍어주는 책입니다.

화가 김씨 아저씨는 마당 한켠에 텃밭을 만들었어요.
매일 매일 자라는 채소와 과일들을 보느라 매일 매일 텃밭으로 향합니다.
텃밭의 채소만 보이던 어느날,
무심코 지나다 밟힌 고개숙인 민들레.
그 민들레앞에 한참을 머물다 갔어요.

'울안에 너를 가두고자 함이 아니오.
다시는 너를 밟지 아니하고자 함이니~
무심한 내 발굽에 밟힌 민들레'

밟지 않기위해 울타리를 쳐주는 김씨 아저씨의 모습에 울컥합니다.

아직은 성적이 중요한 세상이다 싶어
조금은 다그치고 조금은 어르고 달래며 학생의 본분을 알려주고자 나름 열심히 달려가봅니다.
그러다 무심코 아이의 얼굴을 보니 놓치고 있는 것이 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생각하고 생각하고 생각하고...
한참을 머물러봅니다.
살아가는 지혜가
더불어 함께하는 용기가
배려하는 마음이
다시 밟히지 않도록 작은 울타리를 세워봅니다.
지금이 지나면 다시 오지않을 지금, 여기!
나와 너, 그리고 우리♡
잊지않기 위하여 울타리를 만들어봅니다.
그리고..
전해봅니다.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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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 완두
다비드 칼리 지음, 세바스티앙 무랭 그림, 이주영 옮김 / 진선아이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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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두는 태어날 때부터 몸집이 아주 작은 아이였어요. 작은 완두는 엄마가 손수 만든 옷을 입고, 인형 친구들의 신발을 빌려 신었죠. 완두는 좋아하는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아주 많았어요. 그런데 학교에 들어가면서, 자사이 친구들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요. 그래서 완두는 어떻게 했을까요? 다른 사람과 자신의 차이를 이해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행복하게 성장해 나가는 완두의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 진선아이 그림책방

엄지손가락.
작고 통통한 엄지손가락.
나는 늘 엄지손가락같은 내가 싫었습니다.
친구들은 검지손가락이나 중지손가락 처럼 길쭉길쭉 예뻤는데 나는 새끼손가락보다 작고 통통한 엄지손가락처럼 가장 아래에 있었지요.
그런 나는 뭘 자신있게 내세울 것이 없었습니다.
특별히 잘하는 것도
그렇다고 특별히 못하는 것도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특별히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없는 그것이 나의 장점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된 날.
그 날 나는 뭐든 잘하는 엄지손가락이었습니다.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 아닌,
연필을 단단히 잡아주는 엄지손가락으로.
작은 하트를 예쁘게 만들 수 있는 엄지손가락으로.
그렇게 나여서 할 수 있는, 뭐든 잘하는, 어디하나 빠지지 않는 그런 내가 되었습니다.
생각의 한 끗 차이.
그 한 끗 차이는 세상을 아름답게 보게 하고 살아갈만하다 여기게 합니다.

좋아하는 것이 많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완두처럼.
어른이 되어도 여전히 작지만
직접 지은 예쁜 집에서 사는 완두처럼.
회사 안의 모든 것이 완두에게 맞춤인 것처럼.
누구도 할 수 없고 딱 완두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매일의 삶이 행복한 완두처럼..

다르지만 특별하게.
특별하지만 더불어 함께.
그렇게 세상에 속하여
그렇게 나만의 맞춤 삶을 살며
그렇게 함께 살아가는..
우리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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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새는 밤에 난다 반올림 48
신세은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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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수학의 신비한 힘은 문학 속으로 들어와 청소년들에게 빛처럼 환한 깨달음과 솜털처럼 따뜻한 위안을 주고, 우리는 그 안에서 아득한 우주의 크기를 경험한다. 소설 속 인물, 살아 있는 우리 모두가 저마다 하나씩 우주를 갖는다는 것은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가. 여섯 편의 단편 소설은 모의고사 성적과 대학입시, 진로 사이에 첫사랑과 자존감, 타인에 대한 이해 같은 것들을 나란히 두고 이 모든 것이 청소년의 삶이라는 점을 넌지시 일러주고 있다.
- 책날개의 글 중에서

청소년소설을 읽으며 뭉클했던 기억이 참 오래전이다.
일상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어설까.
주인공들의 마음이 공감되서일까.
한편 한편이 소설이라고 하기엔 실화같았고 우리 아이들이, 어쩌면 어른들도.. 우리네 삶이 녹아 있는 듯 했다.
'그래.. 그랬지..'
'참 힘들었겠다'
'그래도 잘 살아내고 있네!'
짧은 글 속 삶은 그렇게 공감이 되고 또 그렇게 위로가 되었다.
마냥 어린아이들일 것 같은 청소년들의 아픔을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어쩌면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청소년들의 지금의 삶이 더 많은 고민과 더 많은 아픔과 상처, 회복이 있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머물렀다.
어른은 청소년들의 그 모든 것들 위에 그저 나이가 더해지고 단단해지는 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무엇보다 수학과 과학의 이론들이 삶 속에 깊히 담겨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왜 수학(과학)을 해야해요?"
라고 많은 아이들이 묻는다.
그 아이들에게 이 책을 전하고 싶다.
삶이 수학이고 삶이 과학이라고..
우리가 모르는 삶의 순간순간에 그렇게 자리하고 있었던 거라고.
꼭 이론을 문제를 풀어야하기에 배우는 과목이 아닌 삶 속에 녹아있는 그런 배움이 되면 참 좋을 것 같다.

많은 아이들이 어른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다.
공감으로 위로로 희망으로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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