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에서 느껴지듯 각 분야에서 최초의 여성에 대한 이야기다.나는 요즘 흔히 말하는 페미니스트는 아니다. 어쩌면 보수적인 나는 극성페미니스트를 반대하기도 한다.남성중심의 사회를 동조하지 않지만 남녀평등을 앞세워 혐오를 드러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그런 내게 '그래 지금 우리에게 이런게 필요하지'라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여자이었기에, 알려지지 않았기에 묵인하며 잊혀지는 것이 아니라 흔적을 찾고 자리매김해 주는 책이다.다만 아쉬운 점은 그녀들의 처음이 너무 간결하단 생각이 들었다. 간결하지 않으면 지면의 한계가 있었을테니 이정도가 어디야~라며 스스로를 위로 했지만 그럼에도 그녀들의 삶의 힘겨움이 묻혀질까 두려운 노파심이 있었을 것이다.그러나 이 책은 그녀들의 삶을 깊게 조명한다기보다 각 분야에서 '처음'이었다는 어쩌면 낯설고 어쩌면 감추어졌던 빙산의 일각을 꺼내주는 책이라는 의미에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더불어 함께 그려진 삽화도 '예쁜 여자'의 상징인 개미허리, 큰 눈, 긴머리를 강조하지 않고 평범한, 그저 사람을 그린 그림들이 더 우리네 한명한명과 닿은 듯 하고 또 언젠가 책 속 주인공이 나도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해 주는 듯 했다^^어디나 무엇이나 '처음'은 있다.인간의 반은 여자이기에 그 '처음'이 모두 남자일 수는 없다. 그럼에도 어물쩡 넘어가며 드러내지 않았던 이름들을 하나하나 기록했다는 점이 참 의미있었다.여자가 없었다면 인류는 존재할 수 없다.과거 사회가 남성중심이었고 아직 우리 사회도 남성중심인 경우가 많다.여자는 엄마는 누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배려함이 당연한 삶을 강요받던 시대와는 많이 다른 세상이 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아직은 감추어진 여성들의 활약상이 많음을 알려준다. 책에 소개된 분야 외에도 더 있을 것이다.책을 읽으며 생각해 본다.사회가 학교가 가정이 고개드는 열정을 파묻을 수는 없다고.당장은 덮어버린 듯 하지만 그 열정은 흐르고 흘러 결국 강이 되고 바다가 되어 들어날 수 밖에 없다고.그러니 무언가 '여자이기에 안 된다'는 생각으로 열정을 포기하지 말아야겠다고.다행히 우리가 사는 지금은 '여자여서'라는 꼬리표가 붙는 세상은 아니다. 물론 아직 100% 모든 분야에서 남녀가 평등하진 않다.그러나 이 책처럼.. 서서히 하나씩 완벽한 평등을 향한 발걸음과 더불어 포기하지 않는 열정으로 나아가야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