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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리딩
이시이 히로유키 지음, 김윤희 옮김 / 웅진윙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지난번에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과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을 읽었다. 설득과 협상은 상대에게 나의 의사를 전달하여 성취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같다.
콜드리딩은 이 책의 설명으로는 ‘대화 속에서 심리적인 트릭을 구사하여, 생면부지인 상대의 마음을 간파할 뿐 아니라 미래의 일까지 예언하는 것’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대화 기법을 구사하는 대상은 기법의 활용 정도에 따라 영업 사원, 카운슬러에서 시작하여 최고봉인 점술가, 종교창시자, 심령술사까지로 구분된다. 콜드리딩의 심리와 대화 테크닉을 통해 신뢰가 싹트면서 닫혀 있는 마음의 빗장을 열게 할 수도 있다.
그런 콜드리딩을 시작하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로 잠재의식에 대해 공들여 설명하고 있고, 본론에서는 콜드리딩의 5단계인 라포르를 구축하라, 폭넓고 애매하게 설득하라, 고민거리가 속해 있는 카테고리를 탐색하라, 고민의 주제를 뽑았으면 범위를 조금씩 좁혀 나가라, 미래를 예언하라에 대해 각 단계를 설명하였다. 실전에 응용하는 것에서는 영업, 서비스와 판매, 취업과 면접, 사교모임, 회의와 프레젠테이션, 거절하는 방법, 전화 통화, 이메일로 세분하여 각 상황에서 콜드리딩을 구현하는 방법을 알려주었고, 마지막으로는 고급 기술로서 관념운동과 다이나믹 포킹, 트릭을 설명하였다.
이 책에는 상당히 많은 부분의 학문과 경험이 종합되어 있으나 학문의 깊이는 그리 깊지 않고, 현상의 해석에 치중되어 있다. 거기에다 상대에게 내 의지를 전달하고 감응시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미래에 대한 예언의 비중이 커져서, 점술가를 대변하는 듯한 그런 인상도 받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같은 설명을 하더라도 누가 말하는가에 따라 부여되는 권위가 다르듯, 이 책에 할당되는 가치와 권위는 약간 떨어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다. 뚜렷하게 지식을 바탕으로 하는 대화가 아니고, 상대의 습관과 바디 랭귀지를 분석하고, 일반적인 통계에 맞추어 두루뭉술한 대화를 이어나간다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이다. 이는 저자가 서문에서 걱정한 것처럼 정통파들이 추구하는 화술이나 커뮤니케이션에 매여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굳이 미래를 예언하는 것을 마음에 담지 않는다면, 콜드리딩의 기법들 중에 라포르만 잘 이해해도 대화를 성공적으로 시작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처럼 콜드리더들의 테크닉에 대해 배움으로써 원하지 않았던 상황의 전개와 피해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점술가들의 기법이 궁금한 분들은 한번쯤 읽어보셔도 괜찮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