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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미어스 1부 - 상 - 사마르칸트의 마법 목걸이 ㅣ 바티미어스 3
조나단 스트라우드 지음, 최인자 옮김 / 황금부엉이 / 2006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받아들고 보니 빨간 책 표지를 두른 검은 날개에서, ‘해리 포터’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는 말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판타지 소설은 해리 포터 이전에도, 이후에도 많지만, 이처럼 마법사 소년이 주인공인 것은 해리 포터가 제일 성공적이었으므로, 이를 제쳤다고 하면 엄청나게 성공한 것을 의미하게 되었다.
이 책은 마법사 소년인 나타니엘과, 요괴인 바티미어스가 쌍두마차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고 있다. 이들은 나타니엘이 바티미어스를 소환하여 주종관계를 맺는다.
나타니엘은 해리 포터처럼 창백하고 약한 검은 머리 소년이다. 육체적인 힘은 별로 없지만 또래에 비해 정신적으로 조숙하고, 마법사 기질과 정의감이 강한 아이이다.
요괴는 힘이 센 순서대로 마리드>아프리트>지니>폴리엇>임프의 다섯 단계의 레벨이 있고, 바티미어스는 중간급인 지니에 속하며, 5010살이라는 나이에 걸맞게 많은 경험과 기술, 재치, 자부심이 있다.
책은 나타니엘이 바티미어스를 소환하여 임무를 맡기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나타니엘의 이야기는 그의 내면까지 묘사하는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바티미어스의 이야기는 1인칭 시점으로 서술되면서 인간과 요괴와 마법의 세계를 설명한다. 글의 각주 형식으로 바티미어스가 혼잣말을 하는 것은 연극의 방백처럼 사용되어, 본문에 덧붙여 요괴의 세계를 설명하거나 자기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는 것이 특이하다.
해리 포터에 비해 주인공의 수가 적고 나타니엘이 급격한 상황 변화를 겪지 않는 만큼, 책은 나타니엘의 심리 변화와 여러 차원을 볼 수 있는 바티미어스의 능력에 대해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착한 마법사의 세력은 확실하지 않은 반면, 사이먼 러브레이스로 대표되는 야심만만한 마법사의 세력은 드러나게 묘사된다. 간간이 나타나는 마법과 요괴의 모습과 술법은 흥미롭고, 특히 바티미어스의 재치와 위기 극복 능력은 뛰어나다.
따라서 해리 포터의 ‘볼드모트 경’처럼 위대한 능력의 적을 마주하고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긴장감은 약간 떨어지고, 여러 주인공들 사이의 인간 관계나 심리적 갈등 같은 재미는 덜하지만, 다양한 요괴의 세계와 마법들 덕분에 이야기는 나름대로 재미있다.
바티미어스가 없었다면 이룰 수 없었던 성과를 거두고, 나타니엘과 바티미어스가 주종 관계를 벗어나게 되는 것으로 1부가 끝나는데, 이야기가 일단락된다기 보다는 풍부한 복선과 암시가 준비되어 있어서 3부까지 몽땅 읽어야 대단원의 막이 내리겠다. 나타니엘이 얼마나 발전할지, 바티미어스와 함께 어떤 사건을 헤쳐나갈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