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파마를 했어요
쑨칭펑 지음, 팡야원 그림 / 예림당 / 2006년 3월
평점 :
절판


제목 그대로 사자가 파마를 한 이야기이다. 원래 주르륵 흘러내리는 생머리였지만 구불구불한 머리를 가지고 싶었던 사자의 고민을 여러 동물들이 합심해서, 특히 여우의 멋진 아이디어를 통해 해결해주는 과정을 그린 동화이다.

바람이 불 때 파도가 치는 것에 착안해서 모두 함께 입으로 바람을 불어주기도 하고, 빗방울이 떨어져서 물 표면에 동심원이 그려지는 것을 보고 비를 맞히기도 한다. 그러다가 여우의 아내가 과자를 굽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비가 오는 날 연을 띄워서 번개를 맞음으로써 사자의 머리에 파마를 하고 굽슬굽슬한 머리를 성공적으로 얻게 된다. 번개로 파마를 한다는 설정은 기발하다. 게다가 옥수수로 머리를 감아서 팝콘까지 얻게 되는 것은 또 하나의 재미가 된다.

그림은 테두리가 부드럽고 그라데이션을 주어서 입체감이 있었고, 노란색, 분홍색, 푸른색, 녹색, 하늘색 등으로 채워져서 아주 밋밋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강렬하지도 않은 딱 적당한 느낌이 되었다. 반짝거리는 표지의 제목도, 받침이 있는 글자는 위아래로 길고 받침이 없는 글자는 짧아서 리듬감이 느껴지는 글씨체도 참 예쁘다.

책 내용처럼 멋있게, 예쁘게, 귀엽게, 세련되게를 외치는 요즘 사회에서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아지는 아이들에게 적합한 내용으로 보인다. 지금 30대 중반인 나는 중학생때쯤 사춘기가 시작된 후에야 외모에 관심을 가졌는데, 요즘 아이들은 많이 빨라져서 초등학교 입학 전에 벌써 외모에 관심이 많고 콤플렉스까지 생기기도 한다. 사자가 외모에만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내면도 충실했으면 좋으련만 그것은 책을 읽어주는 부모만의 마음일 것이고, 아이들은 사자가 구불구불한 멋진 머리가 되고 덤으로 팝콘까지 산더미처럼 얻게 된 것에서 깔깔대며 좋아한다.

마지막에 글보다 그림이 먼저 나가서 클라이막스에서 약간 김이 새긴 했지만, 외모와 더불어 친구의 어려움을 해결해주고자 노력하고 얻어진 결과에 같이 기뻐하는 여우와 친구들의 모습도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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