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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을 떠요 - 함께여서 행복한 우리들의 희망 이야기
김만수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3월
평점 :
품절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값없이 주신 생명의 축복을 네 이웃에게 주는 것은 주님의 명령이다’라는 구절이 성경에 나온다고 한다.
TV 프로그램 ‘눈을 떠요’는 보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그동안 각막을 이식받은 23명의 이야기를 통해 사물을 볼 수 있다는 평범함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비슷한 이야기가 계속되어서 나중에는 감동이 좀 약해지긴 했지만, 이들의 사연을 통해 각막 기증에 대해, 주변 사람들에게도 전파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한참 전에 TV에서 조계종 큰스님이 입적하시면서 장기 기증 의사를 밝히셨다는 뉴스를 보았다. 불교의 전통 장례 방식은 시신을 화장하는 다비식이었기 때문에 장례위원회 사람들과 신도들은 당황했고, 결국 장기 기증이 유효한 사후 몇 시간 이내 조치를 취하지 못한 바람에 결국 기증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이 뉴스를 보면서 역시 종교를 떠나서 일가를 이룬 분들은 마음이 광대무변하여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도달하지만, 고정관념에 묶여있는 사람들은 그런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잣대로 그분들을 판단하는 우를 저지른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마 그와 같은 이유들 때문에 살면서 장기나 골수를 기증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이, 사후에 각막이나 장기를 기증하는 것도 활발하지 못하고, 본인이 의사를 밝힌 경우에도 가족들이 반대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대한 설명으로 책 마지막에 어떤 조건의 사람들이 각막을 기증할 수 있는지, 각막 기증 후에 외견상의 이상은 없는지에 대해 문답 형식으로 답을 해 놓았다.
정말 필요하지만 사람들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들에 대해 TV가 보일 수 있는 영향력을 다시 한번 깨달았고, 바보상자로서의 기능 말고 이런 캠페인이나 공익성을 가진 프로그램들도 많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감동만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www.donor.or.kr)에 한번 들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