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 드문 아이 안효숙

효녀 안효숙
안효숙 지음 / 박영률출판사 / 2006년 4월

1. 효숙이는 힘들다.

한 가족이 있었다. 아빠는 이발을 담당하는 이용 전문가로, 엄마는 아빠와 함께 일하면서 틈틈이 수영과 노래 등을 배울 정도로 욕심이 많은 분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근위축성측삭경화증, 일명 루게릭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되었다. 이 병은 운동신경 세포가 파괴되어 근육이 서서히 마비되는 증상이다. 어제는 할 수 있었던 일이 오늘은 할 수 없게 되는 일들이 계속해서 일어나는 동시에, 감각과 의식은 마찬가지로 또렷하여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병이라고 불린다.

엄마의 투병 중에 아버지가 비인강암 말기인 것이 밝혀지고 항암치료 도중 간암으로 전이되어 갑자기 돌아가신다. 슬픈 가운데에서도 학업과 엄마의 간병으로 바쁘기 때문에 마음 놓고 슬퍼하지도 못할 만큼 한 집안의 가장인 효숙이는 힘들다.

2. 효숙이는 욕심이 많다.

엄마 점심을 차려드려야 하는 것 때문에 점심에 강의 시간을 비워놓기 위해 수강신청 기간이 되면 신청서를 꼼꼼히 살펴야 하고, 점심때 집에 다녀오느라 하루에 학교에 두 번 간다.

그렇게 바쁜데도 원 전공인 문예창작학과 동시에 일어일문학을 복수전공할 정도로 욕심이 많다.

휠체어로 이동과 숙박이 가능한 일본으로 엄마를 모시고 가족 여행을 다녀올 정도로 효숙이는 욕심이 많다.

3. 효숙이는 행복하다.

이제는 눈썹으로 의사 표현을 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는 엄마를 돕고, 엄마에게 웃음을 주는 것만으로도, 엄마가 곁에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하고 감사해하는 효숙이는 행복하다.

아빠가 갑자기 돌아가셨어도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모습과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을 남겨주셔서 효숙이는 행복해한다.

늘 힘내고 웃어주는 똑똑한 동생에 대해서도 효숙이는 고마워하고 행복해한다.

4. 효숙이는 대견스럽다.

내 얘기를 잠깐 하면, 엄마가 교통 사고로 다리를 다치셨을 때 간병인이 자리를 비우는 주말에 병원에서 엄마를 돌보게 되었다. 나는 그 잠깐을 못 참아서 엄마에게 짜증을 많이 냈다. 내 할 일도 바쁜데, 내 아이 볼 시간도 없는데 주말에 여기에서 뭐하나 싶었다. 학교 다닐 때 시간이나 학비, 가족에 구애 없이 자유로왔던 것은 모두 엄마 덕분이었는데 그걸 금세 까맣게 잊었던 것이다.

효숙이를 보면서 편하게 산 내가 민망했고 어린 나이에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 실천하는 모습이 대견스러웠으며 앞으로도 건투를 빌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