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범석의 아이디어
최범석 지음 / 푸른숲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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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때에는 교복으로, 대학을 들어가고부터는 지금까지도 십여년간 청바지 또는 면바지와 면티로 대부분의 나날을 보낸 나는, 패션에 대해 거의 문외한이다. 철따라 유행이 어떻게 바뀌는지 TV를 봐야 알 수 있지만, 가끔 격식을 차려야 하는 곳에 갈 때만 잠깐 당황할 뿐 전혀 불편함이 없는 삶을 살고 있다. 그런 내가 <최범석의 아이디어> (2008, 최범석 지음, 푸른숲 펴냄)를 손에 쥔 것은, 32살 젊은이가 동대문에서 파리로, 또 뉴욕으로 뻗어나가는 열정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저자의 이름은 <세상의 벽 하나를 빌리다> (2007, 최범석 지음, 북하우스 펴냄)에서 이미 들었다. 무학력에 동대문 시장에서 장사를 하면서 독학으로 디자인을 공부하여 파리에 입성하기까지의 개인사를 다루었다고 한다. '패션 70s' 같은 드라마를 봐도 얼마나 텃세가 심한지 잘 드러나는데,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패션의 본고장인 파리에서도 매장을 낼 정도라고 하니 그 재능과 열정의 밀도를 알 수 있었다.

 이번 <최범석의 아이디어>에서 그는 파리에서 뉴욕으로의 진출을 꿈꾸면서, 패션 디자이너로서 창조성과 창의력을 일깨우는 IDEA를 설명한다. I (Imagination, 영감은 저절로 오지 않는다), D (Designer, 프로 디자이너는 자신의 삶을 디자인한다), E (Entertain, 즐겨야 보인다), A (Action, 너의 꿈을 향해 끊임없이 움직여라)라는 네 단어는 나이에 비해 많은 것을 이루어낸 그의 삶을 대변한다. 
빈티지, 팝 아트, 컬렉션, 테크토닉, 파티, 칸쿤... 모두 낯선 단어들이다. 그럼에도 저자의 설명과 함께 하는 이 단어들은 편하면서도 새롭게 다가왔고, 그 깊이를 느끼지는 못할지라도 관심은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했다. 
2007년 뉴욕 컬렉션을 지켜보면서 다음번에는 이 무대에 자신의 작품을 올리고 싶다고 꿈꾸고 다짐하는 일지, 그리고 마침내 2009년 2월에 뉴욕 컬렉션으로 데뷔하는 준비. 저자는 명확하게 꿈꾸고 끌어당기는 시크릿을 이미 오래 전부터 체화하고 있었던 것이다.

저자가 찍은 사진들, 다른 이가 찍은 저자의 모습들, 풍부한 자료 사진들. 두 페이지에 하나씩은 꼭 들어 있는 시각 자료들 덕분에 책은 톡톡 튄다. 저자는 남성 패션 디자이너이지만 남성 패션을 알지 못해도 충분히 재미있는 내용이다. 
치열하게 현재를 살면서 미래를 개척하는 최범석의 아이디어를 보며 그의 열정에 전염되어 보면 어떨까? 
더불어 그의 성공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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