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아의 복수 - 가이아 이론의 창시자가 경고하는 인류 최악의 위기와 그 처방전
제임스 러브록 지음, 이한음 옮김 / 세종(세종서적) / 2008년 5월
평점 :
절판


1970년대 초 가이아 이론을 창시한 제임스 러브록 교수님이 그간의 행성의사로서의 관찰 기록을 들고 <가이아의 복수> (2008, 제임스 러브록 지음, 세종서적 펴냄)를 펴냈다.

가이아 가설이란 '지구의 생명이 현재 어떤 생물들이 모여 살든 간에 지표면 조건을 늘 그들에게 알맞게 능동적으로 유지한다는 추정'이다. 이는 생명이 자신이 있는 행성 조건에 적응하면서 나름대로 진화한다는 기존의 통념에 반하는 혁신적인 개념이었다. 이 가이아 가설에서 더 발전된 가이아 이론은 '지구를 하나의 진화하는 시스템으로 긴밀하게 결합된 생물, 지표면 암석, 바다, 대기 전체로 이루어진 자기 조절 시스템으로 보는 지구관'이며, 이 시스템은 지금 있는 생명에 가능한 알맞게 늘 유지되도록 표면 조건을 조절하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본다. 구성 부분들 사이의 상호 작용과 되먹임은 복잡하며, 시간적 · 공간적으로 다양한 규모에서 가변성을 보여준다.
가이아는 지표면에서 약 160킬로미터 아래 지각의 암석이 지구의 뜨거운 내부를 이루는 마그마와 만나는 지점에서 시작하여, 바다와 대기를 지나 우주와 접하는 상공인 약 160킬로미터에 있는 더 뜨거운 열권에서 끝나며, 생물권을 포함하여 30억 년 넘게 우리 행성을 생명에 알맞게 유지해 온 역동적인 생리학 시스템(41쪽)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이런 개념은 2000년대가 되어서야 대중적인 이론으로 받아들여졌다. 그 전까지 지구는 인간의 목적에 따라 개발하고 활용하는 대상으로서, 무절제한 남획과 개발, 이용의 재료였을 뿐이다.

저자는 화석 연료의 연소에 따라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서 온실효과와 산성화가 일어나고, 태양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무차별적인 경작과 택지 개발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었으며, CFC 등에 따른 오존층의 감소 등 다양한 상호작용들이 강력한 되먹임으로 작용하여, 지구 온난화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한다.
IPCC의 2001년 보고서에 따르면, 1850년경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2001년 현재 장기 평균보다 기온이 1도 더 높아졌고, 금세기에 5도 더 올라갈 수도 있다고 말한다. 5500만년 전의 에오세 때처럼 기온이 올라가서 인류의 90% 이상이 사라질 위험이 멀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붕괴가 일어나고, 문명 파괴로 인해 석기 시대로 돌아갈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에오세의 충격이 정상화되기까지는 10만년이 소요되었다고 했다. 그런데 현재는 그런 위험의 절박성을 깨닫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이들이 많아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고 있다.

녹색주의자들, 환경보호론자들이 짧은 안목과 무지에 의해 원자력 발전을 반대하였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이고 효율적인 원자력 발전 대신 비용과 효율이 떨어지는 재생 에너지라는 잘못된 카드를 택하고 있다고 안타까워한다. 이처럼 '환경론이라는 이름 하에 빚어진 큰 오류'의 예로, 저자는 화학 살충제와 제초제, 질산염, 산성비, 위험한 식품 등을 열거한다.
저자는 가이아의 조절 능력을 파괴하는 인간에게 가이아가 복수를 가하기 전에, 지속 가능한 퇴보를 통해 붕괴의 속도를 늦추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를 위하여 화석연료 발전 대신 원자력 발전을 지지하고, 화학적으로 식량을 합성하고 농경지를 생태계로 돌려줄 것을 주장한다.  

지금껏 신문이나 인터넷에 나오는 교토의정서와 '탄소 펀드' 정도로만 지구 온난화의 위험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가이아 이론의 창시자에게서 그 생생하고 절박한 위험을 들으니 두려움이 몰려온다. 복잡한 상호작용과 되먹임 대신 즉각적인 반응만으로 판단한 것들이 얼마나 짧은 생각이었는지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컴퓨터 시뮬레이션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예상치 않았던 부작용을 미리 알아볼 수 있고 더 빠른 행동에 들어갈 시기가 되었다.
감정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접고 냉정한 이성과 지식으로 가이아의 복수를 막을 방도를 찾아 보자. 앞으로도 길이 녹색 지구를 누릴 수 있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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