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효주, 손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 - 초밥장인 안효주의 요리와 인생이야기
안효주.이무용 지음 / 전나무숲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음식과 만화를 좋아하는 터라 <미스터 초밥왕>, <중화일미>, <불꽃의 요리사 주부덕>, <대사각하의 요리사> 등 만화 요리책을 즐겨 보았다. 어떤 책이든 주인공이 사건을 해결하는 내용인데, 만화 요리책은 특히 요리대회나 대결 구도를 통해 주인공이 해답을 얻고 진일보하는 내용이 많다. 특히 미스터 초밥왕의 쇼타는 지방대회와 전국대회를 거치면서 초밥의 기본이 되는 쌀과 물, 생선과 초밥 재료들에 대해 눈을 뜸과 동시에 모든 것의 기본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마음이 있음을 배워간다.
<미스터 초밥왕>의 한국편에 인삼초밥으로 등장하여 한국의 미스터 초밥왕으로 불리는 안효주 님은 일식 요리에 대해 책 3권을 낸 30년 경력의 일식 요리사이자 초밥 전문점의 CEO이다. 그는 <손 끝으로 세상과 소통하다>라는 이 책을 통해, 그간의 요리 인생과 초밥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책은 다섯 가지 '일', 요리로 교감하다, 맛의 드라마를 연출하다, 초밥의 기본을 말하다, 초밥의 매너를 말하다, 행복한 요리사를 꿈꾸다로 나뉘어져 있다.
음식에도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가 있어서 요리사와 손님 사이에 몇 단계를 거치는 것이 대부분인 요즘, 각 손님의 입맛과 기호에 맞추어 초밥을 만들어 대접하는 스시 바는 아주 생생한 교감의 현장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그것이 바로 '요리로 교감하다'를 가장 처음에 둔 저자의 마음일 것이다. 밥과 배합초와 생선과 고추냉이의 만남은 요리사의 정성이라는 양념이 들어가서 간결하고도 다양한 맛을 낸다.
이 다양한 맛들은 바로 뒷장, '맛의 드라마를 연출하다'에서 12가지 재료로 만든 초밥들의 향연에서 생생하게 맛볼 수 있다. 3장과 4장의 초밥의 기본과 매너는 초밥을 이해하고 즐기기 위한 기본적인 지식들이다. 최고의 소금을 찾아다니고 쌀과 물을 관리하는 것에서는 쇼타의 모습이 비치는 듯했다.
저자의 초밥 인생 이야기는 마지막 5장에 나온다. 권투로 프로 데뷔를 하려다가 좌절하고 군대에 다녀온 후, 권투를 하던 시절 일식집 아르바이트를 했던 계기로 일식집에 취직하게 된 것이 아주 우연한 초밥 인생의 시작이었다.
요리사는 쇼타의 경우에서도 보듯이 엄격한 도제 생활이다. 배우고 익히려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선배들 사이에서 하나라도 배우고 연습하려고 노력하던 이야기, 평생의 멘토인 이보경 스승님을 만난 이야기, 처음 직장에서 신라호텔로, 신라호텔에서 지금의 가게를 세우기까지의 선택 이야기는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을 보는 듯했다.  

짧은 머리에 흰 모자와 유니폼을 입고 손님을 향해 띄우는 웃음은 밝고 훈훈하다. 그러나 요리 면에서는 엄청나게 엄격한 편이니, 초밥 재료를 고를 때나 요리를 하는 마음의 기본이 되지 않은 사람에게는 엄한 모습을 보여준다. 가볍고 따뜻한 말을 건네는 대신 묵묵히 지켜보는 시선으로 믿음을 보여주는 저자의 모습은, 처음 다가가기는 어렵지만 친해지고 나면 언제나 믿을 수 있는 친구처럼 듬직해 보인다.
날생선을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초밥의 묘미를 잘 느끼지 못했는데, 초밥의 기본과 매너, 12첩 반상을 차린 듯한 맛의 드라마를 보면서, 게다가 윤기나는 초밥 사진들까지 눈으로 맛보면서 처음으로 초밥을 먹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언젠가 그의 가게에 가서 바에 앉아 그가 권하는 초밥을 먹어보고 싶다. 물수건으로 손을 씻고 생선이 왼쪽으로 가도록 집어서 생선 쪽에 간장을 묻혀 입에 넣는다. 생선과 밥이 고르게 풀어지면서 느껴지는 초밥의 맛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걸고 있는지 교감을 시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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