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단절 - 과잉정보 속에서 집중력을 낭비하지 않는 법
에드워드 할로웰 지음, 곽명단 옮김 / 살림Biz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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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며칠 전에 기차 여행을 했다. 앞좌석에는 아이 셋과 어른 둘이 좌석을 마주 놓고 앉아 있었는데, 아이들 손에는 하나같이 게임기가 들려 있었다. 게임에 몰두하느라 바깥 경치를 본다거나 서로 이야기를 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
중학생인 조카의 컴퓨터에는 항상 대답을 기다리는 메신저 창이 두세개 떠 있고 휴대전화로는 끊임없이 문자메시지를 주고 받으며 mp3 플레이어로 음악을 듣는다. 그런 멀티태스킹 와중에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 궁금할 정도이다.
이런 모습은 이제 더이상 흔하지 않다. 지하철 출퇴근 시간에는 무료한 시간을 겨냥한 무가지들이 번성하고 있고 PMP나 책 등 무엇인가를 하는 사람도 많다. 그런데 계속 그렇게 하면서 생각할 시간은 있는 것일까. 그런 맥락에서 주의력 결핍 장애 분야의 전문가인 에드워드 할로웰의 <창조적 단절> (2008. 살림biz)을 읽게 되었다.  

병으로 분류되는 주의력 결핍장애와 유사한 증세를 보이는 사람들이 1990년대부터 늘어나는 것을 보면서 그 이유로 주의력 도둑 4인방, 즉 서두름, 과잉 정보, 걱정, 잡동사니을 꼽았다.
주의력 결핍 정도를 알아보는 설문조사를 통해 자신의 주의력 정도를 알아본 후, 정신없이 돌아가는 현실에 대한 진단과 그 극복책의 두 부분으로 크게 나뉘어지는 본문이 시작된다. '생산적인 일에 집중할 수 없는 세상'이라는 제목의 1부에서는 요즘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실태, 그렇게 하는 이유와 기저에 담긴 심리를 설명하였다.
2부에서는 '산만한 세상을 극복하는 창조적 단절'이라는 제목으로, 1부에서의 산만하고 바쁘고 정신없는 생활 대신 창조적 단절을 통해 스스로를 운영하는 방법들을 말한다. 밑그림이 없이 조각그림을 맞출 수 없는 것처럼, 더 나은 성과와 여유를 위해 창조적 단절은 참으로 중요하다. 

프랭클린 플래너를 사용할 때 1상한부터 4상한까지 중요성과 긴급성에 따라 일을 나누던 것이 생각난다. 많은 사람들은 중요하지도 않고 긴급하지도 않은 1상한, 중요하지 않지만 긴급한 2상한에 시간과 주의를 할애하느라 중요하고 긴급한 일, 중요하지만 긴급하지 않은 일을 수행할 여력이 부족하다. 이렇게 단지 급하다는 이유만으로  멀티 태스킹을 하다 보면 일은 일대로 바쁘고 성과는 없고 자신을 소진하게 된다.
늦게까지 일을 해도 항상 일에 치이는 사람, 남들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서 일이 쌓이는 사람, 중요한 일을 시작할 부담 때문에 다른 필요없는 일들을 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들은 한번 읽어볼 만한 내용들이다. 우리는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 냄비에서 얼른 빠져나와서, 성취감과 느긋함과 충실한 생활을 누릴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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