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 웃음 어디 갔지? - 생각하는 그림책 1
캐서린 레이너 지음, 김서정 옮김 / 청림아이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5분이면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으나 곰곰이 생각하기에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이 그림책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좀 크면서 이처럼 그림 위주인 그림책을 졸업할 때가 되었는데, 오랜만에 읽은 '내 웃음 어디 갔지?'는 생각하는 그림책답게 <웃음>이라는 주제에 대해 질문하고 있다.
호랑이 아우구스투스는 아주 무표정한 자세로 등장한다. 웃음을 잃어버린 아우구스투스는 꽃밭으로, 물속으로 웃음을 찾으러 돌아다닌다. 우연히 만난 빗속에서 신나게 춤을 춘 다음 바닥에 고인 물웅덩이를 들여다 보다가 거기에 비친 자신의 턱 밑에서 바로 그 웃음을 만난다!!
호랑이는 먹을 듬뿍 묻힌 큰 붓으로 거침없이 흘려 그린 것처럼, 굵고 가는 선들과 거친 테두리가 대비되어 생동감을 준다. 네모난 각진 얼굴은 지금껏 보아오던 둥근 호랑이의 모습과 달라서 더 엄격하고 준엄한 느낌이다.
걸어갈 때 뒤로 죽 뻗은 다리의 활력, 위로 활처럼 굽은 꼬리의 무늬, 물속을 헤엄치는 몸의 휘어짐 등을 보면서 표정을 알 수 없는 아우구스투스의 마음까지 대략 읽어낼 수 있으니, 과연 상을 받을 만한 그림이라고 생각한다.
수채화처럼 맑은 느낌을 주는 나뭇잎들과 새들, 물속의 물고기들은 주변 세상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새삼 깨닫게 한다.
자기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만큼 소홀하게 대하는 것이 있을까? 더 많이 더 비싼 것을 더 빨리 가지고 싶어하는 마음에서 벗어나, 가지고 있지만 그 중요함을 모르던 내면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긍정심리학과 행복학이 요즘 주목받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행복과 웃음은 멀리 있지 않다. 비가 온다고 숨지 않고 열심히 즐긴 다음 웃음을 찾아낸 아우구스투스처럼, 지금 이 순간을 신나게 즐기고 만족한다면 기분 좋은 노곤함과 함께 행복한 웃음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림책을 덮고 아이의 턱에서 웃음을 찾아보자. 엄마 아빠와 함께 책을 읽는 아이에게서는 온몸에서 행복한 웃음이 묻어나오고, 그 웃음에서 행복을 찾는 엄마 아빠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이 피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