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의 미궁을 탈출하라 청소년을 위한 철학 판타지 소설 3
좌백 지음, 왕지성 그림,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감수 / 마리북스 / 2007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논리의 미궁을 탈출하라>라는 책 제목보다도 지은이인 '좌백'의 이름이 더 먼저 눈에 띄는 것은 한때 그의 무협 소설을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의 아내 '진산'이 지은 '마님 되는 법'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무협소설은 황당하고 비약이 심하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좀더 현실적이 되는 데 한 몫을 했다는 그의 작품은 구성의 정교함이나 문학적인 장점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전작을 바탕으로 이 책도 재미있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것은 섣부른 오류일까?

 <논리의 미궁을 탈출하라>는 마리북스에서 '청소년을 위한 철학 판타지 소설' 시리즈 중 첫 작품이고, <소크라테스를 구출하라>와 <제자백가를 격퇴하라>가 뒤를 잇는다. 철학이라고 하면 어른들도 어려워하는데, 논리와 철학은 이후로 모든 학문의 기초가 되기 때문에 반드시 익혀야 하는 개념들이므로, 청소년을 위하여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요즘은 학습지도 만화로 풀어쓰는 세상이니, 컴퓨터 게임의 시나리오처럼 각 스테이지에서 미션을 완수하고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식의 진행이 잘 먹힐 듯도 하다.

중학교 3학년생인 지누는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다. 건강까지 해쳐 가면서 컴퓨터 게임을 한 지누는 결국 시골에 있는 삼촌 댁에 보내지게 되고, 삼촌의 서재에서 논리학의 세계에 빠져든다. 철학(philosophy)의 대변인 같은 애지(愛知?)라는 소녀와 논리학 책을 벗삼아, 현실 세계로 돌아오기 위해 많은 모험을 한다. 여러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논리학에 사용되는 개념들을 배워야 하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스스로 답을 알아내야 한다. 이런 문답 형식으로 논리학의 기본 문장 단위인 명제 (서술문에서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사태 내용)를 시작으로 하여 오류, 궤변, 추리와 추론, 논리학의 근본 법칙인 동일률, 모순율, 배중률 등 많은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논리학은 어렵지 않다. 그러나 논리학에 대해 따로 배울 기회를 갖지 못한 내게는 연역법과 귀납법마저도 헷갈리는 처지였으나, 청소년과 동일한 수준에서 논리학에 대해 배우다 보니 꽤 많은 오류와 법칙들을 깨달을 수 있었다.

풍부한 일러스트와 각 장 맨 뒤에 실려 있는 논리 퀴즈들 덕에 흥미를 잃지 않고 끝까지 읽어나갈 수 있겠다. 그리고 맨 뒤에 실려 있는 42가지 오류와 사례들, 더 알아두면 좋은 논리학 상식들은, 짧은 한자어들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 어려웠던 오류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이처럼 쉽게 논리학을 접하게 되면 앞으로 모든 학문을 이해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중학교 3학년생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어리고 철없어 보이는 지누, 앞으로 소크라테스를 구출하고 제자백가를 격퇴하면서 쑥쑥 커 나갈 것을 지켜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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