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뿔소 가죽 - Spring 헤럴드 블룸 클래식 1
에밀 졸라 외 지음, 헤럴드 블룸 엮음, 정정호 외 옮김 / 생각의나무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생각의나무]에서 펴낸 헤럴드 블룸 클래식 시리즈는, 1930년 미국에서 태어나 지난 수십년간 미국 문단을 주도해온 헤럴드 블룸 교수가 선정한 이야기 41편과 시 83편을 수록하고 있다. 헤럴드 블룸 교수는 서문에서 '나이를 불문하고 지극히 지적인 어린이들과 어린이의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대부분 19세기 이전의 작품들이 실려 있으며, 환상문학, 서사문학, 서정시, 명상록을 포함한다. 이들은 비전 있는 사유와 경탄을 담고 있으므로 시간을 뛰어넘어 무한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이는 대단한 작품들이라고 평가한다. 이 이야기와 시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져 있다. 

그 중 <코뿔소 가죽>은 봄에 속한다. 중국의 작가 린위탕이 구별한 사계절 중에서 봄은 '밝음, 고혹적인 아름다움, 우아함, 우아한 아름다움, 빛남, 생기, 생동, 영, 부드러움'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런 봄의 특성으로 분류된 <코뿔소 가죽>에는 이야기로 길버트 키스 체스터턴의 '기묘한 이야기', 루디야드 키플링의 '코뿔소 가죽', 라프카디오 헌의 '거울 그림자', 에밀 졸라의 '보완물'이 수록되어 있고, 시에는 19편이 실려 있다.
책의 제목을 차지한 '코뿔소 가죽'과 '거울 그림자'는 전래동화에 나오는 이야기로 들어본 이야기라서 낯익고 쉬웠다. '기묘한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기묘한 분위기의 이야기로서, 한번 더 찬찬히 읽어보아야 그 뜻을 알 수 있을 듯하다. 에밀 졸라의 '보완물'은 아동문학에 들어가기에는 약간 시니컬한 내용으로, 여인들의 아름다움을 보완하기 위한 액세서리의 일환으로 대여되는 추한 외모의 여인들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이야기를 통해 에밀 졸라는 아름다움을 사고팔며 여성의 외모만을 중시하는 세태에 대해 비판하고 있다.
시는 엷은 하늘색 바탕 위에 자리잡아 표지의 책등과 제목의 푸른색을 일관되게 표현하고 있다. 작자 미상부터 이솝, 존 키츠 등 다양한 시인들의 시가 수록되어 있고, 가장자리의 여백에는 봄에 피는 꽃들이 아름다운 색깔로 피어 있다. 시를 읽어본 것이 얼마나 오랜만인가.
 
초반의 헤럴드 블룸 교수의 프롤로그와 함께, 후반의 역자 해제, 수록 작가 소개까지 읽음으로써 서양의 아동문학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뿐만 아니라 지금껏 잊고 있었던 어린 날의 추억들까지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풍부하게 수록되어 있는 거장들의 미술 작품을 보는 재미도 아주 쏠쏠한데, 회화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탓에, 어느 작가의 무슨 그림이라는 것이 표기되어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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