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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기에도 여자의 인생은 짧다
김혜영 지음 / 밀리언하우스 / 2007년 11월
평점 :
절판
지난 10월 26일, 김혜영씨는 이문세씨와 함께 MBC에서 수여하는 골든 마우스를 수상하였다. MBC 라디오 프로그램을 20년 이상 진행한 DJ에게 수여되는 이 상의 수상자는 지금까지 이종환, 김기덕, 강석 등 세 명이다.
김혜영 하면 억척스러운 이미지가 떠오른다. 가끔 점심에 외출할 때면 FM 95.9로 맞춰둔 라디오에서 '강석, 김혜영의 싱글벙글쇼'가 흘러나오는데, 아주 괄괄한 목소리에 다양한 음성 변조, 조금은 연배가 있는 분들이 보낸 사연 소개와 전화 데이트까지, 참 예스럽고 정겨우면서 약간은 시대에 뒤처진 그런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했다. 그처럼 내게 라디오의 DJ로만 존재하는 김혜영씨가 쓴 이 책은, 행복론, 성공론, 부자학, 자녀교육, 살림 이야기까지 그의 프로그램만큼이나 참 다양하고 싱글벙글 웃음이 묻어있는 내용들이었다.
그는 대학교 1학년때 코미디언으로 방송계에 들어와 지금까지 21년째 방송 생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관계로 아주 바쁘고 힘들게 살아왔는데, 이제 돌이켜 보니 마음먹기에 따라서 그런 바쁨과 어려움도 행복으로 바꿀 수 있다는 말을 책 전반에 걸쳐 하고 있다.
정오부터 2시까지 생방송 프로그램을 하면서 어떻게 이런 일들을 병행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그는 바쁘다. 이런 바쁨과 낙관과 열정은 약이 없다는 사구체 신우염도 극복하게 했으니, 그는 바쁘게 살 팔자인가 보다. 목적 없이 마음만 바쁜 그런 삶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 모두 챙겨가며, 옳다고 생각하는 것을 밀고 나가며, 자잘한 행복을 추구해 가며, 성공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자부심을 가지며, 엄마다운 엄마가 되어 살고 있으니, 직장 다니면서 아이 키우기 어렵다는 이유로 거의 둘다 흐지부지하고 있는 내가 부끄러워질 정도였다.
그래, 행복하기에도 인생은 짧다. 어떻게 살아가기로 마음먹는가에 따라 우리 인생은 행복해질 수도 지루하고 불행해질 수도 있다. 김혜영씨처럼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행복해지기 위해 웃는" 그런 향기로운 사람이 되도록 생각을 바꾸어야겠다. 잔잔히 웃고 있는, 맨발의 표지사진처럼 편안한 그의 목소리가 참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