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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임마꿀레
임마꿀레 일리바기자 외 지음, 김태훈 옮김 / 섬돌 / 2007년 5월
평점 :
절판
르완다 사태:
르완다 사태의 저변에는 해묵은 종족 갈등이 있다. 르완다는 14세기 이 지역에 진출한 소수 투치족(14%)이 왕국을 세워 토착부족인 후투족(85%)을 지배했다. 그러다가 1916년부터 벨기에의 식민통치가 시작된 뒤 투치족에 대한 벨기에의 철저한 종족 차별 정책으로 두 종족간 갈등이 시작되었다.
1959년 투치족 왕이 죽자 투치족의 한 부족이 정권을 잡고 후투족 지도자들을 살해했다. 후투족이 반란을 일으키자 살아남은 투치족 어린이들이 이웃 우간다로 도망갔다. 1990년 우간다로 망명한 5,000여 명은 르완다애국전선(RPF)을 결성하여 돌아와 르완다를 침공했다. 이후 오랜 내전이 시작되었다.
1994년에 후투족 출신의 대통령 주베날 하비야리마나의 암살 사건으로 50여만 명의 투치족이 살해되었다. 이에 투치족이 반격하여 7월 4일 수도인 키갈리를 함락시켰다. 투치족 반군 조직인 르완다애국전선은 키갈리에서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통로를 차단했다. 이때 수도에 갇힌 6만여 명의 후투족 민간인들은 반군의 보복이 두려워 필사적으로 탈출하기 시작했다.
반군이 르완다 제2의 도시인 부타레와 후투족의 최후 거점인 기세니까지 진격하자 후투족들이 피난을 떠났다. 그들은 주로 키갈리에서 서남쪽으로 약 30km 떨어진 임시정부의 잠정 수도 기타라마시로 가거나 서북부 국경을 넘어 인근 자이르 등지로 피난했다. 피난중 총 300여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였고, 극심한 식량 부족과 콜레라 등 전염병으로 많은 난민이 죽었다.
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책’이란 ‘일정한 목적, 내용, 체재에 맞추어 사상, 감정, 지식 따위를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하여 적거나 인쇄하여 묶어 놓은 것’을 말한다.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저자의 사상을 배우고 감정을 함께 느낄 수 있으며 지식을 전수할 수도 있다. 이런 목적들이 혼용되기도 한다. <내 이름은 임마꿀레>는 1990년에 르완다에서 발생한 종족간의 내전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전수함과 동시에 그 사전의 희생자로서 가해자를 용서하는 감동까지 함께 전해주는 책이라고 볼 수 있다.
후투족과 투치족에 대해서는 예전에 얼핏 들은 적이 있는데, 강대국의 이해 관계와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크게 다루어지지 않은 듯하다. 이들의 소식은 내전, 분쟁, 난민과 동반한다. 코소보에서 일어났던 세르비아계와 알바니아계의 내전과 인종 청소, 나치에 의한 유태인의 인종 청소, 흑인을 열등 종족으로 취급하여 테러를 일삼는 미국의 KKK단,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등 세계 역사에는 종족 간의 분쟁이 드물지 않았다. 단일 민족임을 자랑하는 우리에게는 그렇게 쉽게 이해되는 갈등 상황이 아니라서 사실 마음을 쓰지 않았던 경향이 있다.
그러나 책에서 임마꿀레가 말했듯이 한 나라의 내전은 그 나라 안에서만 해결되어야 할 일이 아니다. 해외가 무관심할 경우 그 나라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신경 쓰지 않겠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후투족의 학살과 사냥처럼 고삐가 풀리고 평범하고 좋은 이웃들이었던 그들이 피에 물든 폭도가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군인이나 테러리스트들에 의한 전쟁보다 이런 이웃들의 변모가 더욱 무섭고 끔찍하다. 이는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안정을 잃어버리게 되는 계기가 된다.
지금은 투치족이 권력을 잡고 있으나 르완다애국전선(RPF)처럼 후투족 난민들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런 악순환을 종식시킬 수 있는 것은 용서 뿐인데, 이는 말만큼 쉽지 않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임마꿀레는 가족의 대부분, 같은 종족의 대부분이 학살되는 과정에서도 하느님에 대한 믿음과 헌신, 사랑으로 마침내 힘든 상황을 이겨내고 살아남는다. 그 중에는 워낙 우연이 많아서 현실성이 떨어지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는 믿음과 확신에 의한 성공으로도 볼 수 있겠다. 그의 강인한 정신과 믿음, 유머를 잃지 않는 긍정적인 모습은 참으로 본받을 만하다.
책의 원제인 ‘LEFT TO TELL’처럼 더 많은 사람이 르완다의 역사에 대해 알고, 다시는 이와 같은 피바람이 몰아치지 않도록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며, 쉽지 않겠지만 용서와 화해의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다면 이 책은 목적을 달성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열 명의 대사관이 할 수 있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이 더 많은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