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치 감성 충전 끝!

타샤의 정원 - 버몬트 숲속에서 만난 비밀의 화원 ㅣ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토바 마틴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내게 꽃이란 기념할 일이 있을 때 받는 꽃다발 정도이다. 게다가 식물을 키우면 내 손에서는 왠지 비실비실 힘을 잃기 때문에 키우려는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일부러 꽃 사진이나 책을 들춰보지 않는 한 꽃을 보는 것은 꽤 드문 일이다.
그런데 이 책 <타샤의 정원>은 그런 내게 일년치의 감성을 충전해 주었다. 아름다운 꽃과 지은지 수백년이 되어 보이는 나무집, 파파 할머니인 타샤 튜더가 그렇게 잘 어울리는지... 수많은 모양과 색깔의 꽃 사진과 타샤가 그린 그림들, 간간이 찬조출연하는 어린이와 코기, 염소들은 타샤의 정원을 완성하는 주인공들이다.
친구인 토바 마틴이 묘사하는 타샤의 모습은 참 여러가지이다. 마음에 드는 씨앗이 있으면 몇 시간 거리를 가는 타샤, 꽃이 피면 자랑스럽게 친구들을 불러 모으는 타샤, 도움받기를 좋아하는 타샤, 깃털 달린 동물들을 좋아하여 비가 오면 병아리들을 앞치마에 실어 나르는 타샤, 가을부터 한 해의 정원을 준비하는 타샤, 튤립과 수선화를 사랑하여 집안 곳곳을 장식하는 타샤 등등 수많은 타샤의 모습이 웃음을 자아내게 하고 감탄이 절로 나게 한다.
30만평에 이르는 그녀의 정원은 계절에 따라 매번 바뀌며, 책에 실린 수많은 사진들이 그 찬란함을 전하고 있다. 찬란하게 피었다가 끝내 져 버리는 꽃의 일회성이 너무 허전할 법도 한데, 아직도 해마다 더 나은 모습의 정원을 꿈꾸는 타샤의 감성이 참으로 보기 좋았다. 그리고 꽃을 사랑하는 만큼 따뜻한 그림도 마음에 들었다. 아직 타샤의 그림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데 한번 찾아서 읽어야겠다.
라일락 나무 한 그루에서 꽃이 피면 일대가 온통 향기로 진동하게 된다. 타샤 튜더는 이처럼 자신의 정원을 가꾸면서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그리고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까지 자연의 신비와 화려함, 향기를 선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