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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비너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위험한 비너스 - 히가시노 게이고 (현대문학)
'히가시노 게이고' 그 이름만으로도 소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다.
수 많은 미스터리, 추리 소설들을 출간해 베스트셀러라는 이름표를 붙였으며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어 사랑받은 작품들도 있는 그는
명실상부 일본 추리소설계의 대표 작가이기 때문이다.
...
그 얼마 뒤에 가즈키요 씨가 그림 그리기를 중단해야겠다고 말하기 시작했어.
이유를 물어봤떠니, 무서워졌다는 거야. 정신없이 붓질을 해왔지만, 문득
인간이 들어서서는 안 될 영역에 발을 들인 듯한 두려움이 든다고 했어.
...
위험한 비너스 중에서...(p.437)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번 작품 <위험한 비너스>는
신의 영역을 욕심내던 자들과
신의 영역을 살짝 엿본 것만으로도 두려웠던 그를 둘러싼 이야기였다.
금방 사랑에 빠지는(?) 동물병원 수의사 하쿠로.
그리고 그의 엄마 데이코와 야스하루 씨 사이에서 태어난 이복동생 아키토.
어느 날 갑자기 아키토의 신부라며 나타난 가에데.
가에데는 남편인 아키토가 쪽지를 써놓고 나갔는데 행방불명이 되었다면서 하쿠로를 찾아 온다.
지나치게 쾌활하면서도 뭔가 의심스러운 가에데.
그녀가 아키토의 신부라는 것을 증명하지도 않았고,
동생의 신부라면 조금 더 거리를 두었어야 맞는데 어쩐지 하쿠로는
그녀에게 이끌려 그녀가 원하는 것을 모두 들어주고 있다.
가게야마 모토미의 말을 빌리자면 그는 그녀에게 빠져 버린 것이다.
그녀가 사라진 아키토의 행방을 찾기 위함이라는 명목으로 여기저기 파헤치고 다닐 때,
하쿠로는 늘 함께 하거나 함께 하고 싶어했다.
그런데 어쩐지 아키토의 행방보다는
하쿠로의 아버지 가즈키요와 엄마 데이코에 관계된 단서들이 계속 드러나는데...
과연 신의 영역에 욕심을 낸 자는 누구이며,
아키토는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추리소설도 미스터리소설도 너무나 좋아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이번 '위험한 비너스'가 처음이었다.
물론 그의 소설을 갖고 있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가 출간한 책의 수에 비해 많지는 않아도 이미 네 권의 구매해 책장에 꽂아 두었지만
육아로 인해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재밌는 책들은 계속 나오다보니
본의아니게 읽지 못한 책들도 쌓여 간다.
그런데 이 '위험한 비너스'를 읽고 보니 그 네 권의 책을 읽지 못했던 진짜 이유는
아직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한 번도 읽어본 적 없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탄탄한 짜임 위에 어렵지 않은 문체는 가독성을 높여 주었고,
배경이나 인물이 비교적 단조롭기 때문인지
산만하지 않고 집중해서 읽어내릴 수 있었던 것 같다.
처음 제시되었던 아키토의 행방 외에도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몇 가지 사건이 더 드러나고
그 사건들이 서로 맞물리며 좁혀지다가 마침내 해결되는 이 소설은
작위적으로 끼워맞춰 독자를 불편하게 하지 않았다.
이 소설로 인해 집에 있던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들이
곧 책장 밖으로 나오게 될 것 같다!
그의 소설을 몰랐을 때는 미뤄둘 수 있었던 것들이
알고 나니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이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은 소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