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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수업 - 풍성하고 깊이 있는 클래식 감상을 위한 안내서
김주영 지음 / 북라이프 / 2017년 10월
평점 :

클래식 수업 - 김주영
(북라이프)
서울대학교, 모스크바 국립 음악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피아니스트 겸 칼럼리스트 김주영이 들려주는 클래식 이야기.
열두 달에 맞추어 이야기를 담아냈지만 특정 계절과 관계 없는 글도 많다며 처음부터 읽지 않아도 된다고...
실제 책장을 넘겨 보니 음악 형식에 따라 분류되어 있기도 하고,
그 형식을 깊게 설명하기 보다는 그에 맞춰 작곡가나 곡을 흐름이나 특정 기준을 들어 설명하기도 했다.
클래식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 쉽게 읽힐만한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 소개에도 '풍성하고 깊이 있는 클래식 감상을 위한 안내서'라고 되어 있지 않은가?
분명 아는만큼 들린다고 같은 곡도 더 깊이 있게 듣고, 곡에 담긴 더 많은 것들을 전해들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되는 책임에 분명하다.
만약 클래식이 어렵고 본문에 들어간 음악 용어 등을 이해하기 어렵다면
그 단어 하나하나에 집착하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천천히... 소개된 음악들을 한 곡 한 곡 감상하면서 책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한 호흡에 읽어내려야 한다는 부담도 없는데다 유독 조용한 분위기에서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음악 감상을 하고픈 날도 있으니까.
'나'의 경우에는...
아이들이 클래식을 조금 더 가깝게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부모에게 클래식에 대한 이야깃거리가 많은 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서 이 책을 옆에 두고 싶었다.
아이들이 꼭 클래식을 즐겨 들어야 한다는 생각은 없지만 그래도 경험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접하는 음악보다 훨씬 광범위한 음역대와 풍성한 사운드를 담아내고 있고, 작곡 기법에 있어서도...(개인적인 취향일 수 있다.)
어느 날 아빠가 아이들에게 '아빠가 좋아하는 곡'이라며 첼리스트 요요마가 연주한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을 들려 주었다.
동요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과연 이 곡에 귀를 기울일까? 싶었지만 음악을 들려주며 작곡가나 연주자에 대한 아빠의 이야기까지 듣고는 며칠 뒤에 곡 제목을 되묻기도 했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집중해 들은 것은 아니다. 듣다 보면 아이들의 집중력도 떨어진다.
하지만 거부감이 없다는 것 자체가 꽤 괜찮은 반응이었다고 생각한다.
만약 아무런 지식 없이 음악만 들려주었더라면... 그래도 들었을지도 모르지만 기억에서는 훨씬 옅었으리라.
그래서 나도 아이들과 이야기 할 '거리'를 만들기 위해 클래식 에피소드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나 스스로 좋은 음악을 즐겁게 들을 수 있도록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가 함께 관심을 갖고 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는 생각이었다.
김주영의 클래식 수업은 음악 형식상 협주곡(concerto)로, 작곡가는 바로크의 음악가 바흐(Johann Sebastian Bach)로 부터 시작되어
스비아토슬라프 리히테르(Sviatoslav Richter)에 이르기 까지 다양한 음악과 작곡가, 그리고 에피소드를 담고 있는 책이다.
처음부터 차례대로 읽지 않아도 된다고 부담을 덜어주신 덕분에 바흐, 쇼팽, 멘델스존 등 내가 좋아하는 작곡가가 나오는 부분부터 읽기 시작하였다.
역시 좋아하는 만큼 관심이 더 가고, 내용도 더 잘 들어온다. 그리고 서로 맞물려 있기 때문에 거기서부터 영역을 점차 넓혀 가면
이 책 한 권을 어렵지 않게 탐독할 수 있게 된다!
열두 달로 나뉜 그 안에는 또 다시 세 개의 챕터로 구분되고, 각 달의 마무리에는 Lesson이라는 타이틀로
부가적인(?) 다양한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는데 그 중'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피아노 곡'과 '음악가와 음식'을 흥미롭게 읽었다.
정답이 정해져있지 않지만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초절기교 프란츠 리스트가 빠질 수 없다고 나 역시 생각한다.
리스트는 그야말로 아무나 따라할 수 없는 곡을 만드는 것이 목표인 작곡가라 생각될 정도이니...
그리고 음악가와 음식. 작가 본인인 피아니스트 김주영의 일상에서 음악가들의 이야기로 연결이 되니
앞서 제대로 클래식 이야기를 하였다면 번외로 흥미를 갖고 읽게 하는 힘이 있는 글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삼아 하는 이야기들이 아닌 음악을 듣는 힘을 키워주는 정말 내 지식이 될 수 있는 그런 책이었다.
17세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 사이의 광범위한 음악과 작곡가에 대한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담아낸다는 것이 어디 쉽겠는가?
그럼에도 클래식의 형식과 음악가, 곡의 이야기를 관련 지식들과 함께 전달하고 있다.
지금 이 리뷰를 작성하면서 평균율이 듣고 싶은 마음에
하마마츠 콩쿠르(온다 리쿠의 소설 '꿀벌과 천둥'의 배경이 된 일본 국제 콩쿠르)에서
조성진님이 연주한 적 있었던 BWV. 848을 들었다.
그리고 김주영님의 베토벤 소나타 전곡의 소개를 읽은 뒤 몇 번을 들었던 '발트슈타인'을 듣고 있다.
음악을 들으며 쓰는 책 리뷰... 이거 생각보다 괜찮다!
이 책을 읽으면서 책에 소개된 전 곡을 들어보진 못했지만 시간을 두고 모두 들어볼 수 있으면 좋겠다.
적지 않은 곡이라 금방 들을 수 있을 것 같진 않지만 천천히 한 곡 한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