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소년
오타 아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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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소년 - 오타 아이

(584p /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사법기관은 누굴 위해 존재하는가!

한 가정을, 소년들의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산산히 부숴버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인지...




어린시절의 소마 료스케. 그리고 친구 나오와 나오의 동생 다쿠.

일요일에 불꽃놀이를 보러 가기로 했는데 금요일 등굣길에 뒤돌아 뛰어가는 모습을 마지막으로 다시 볼 수 없었다.

금요일 오후 나오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장소에 덩그러니 놓여있던 책가방에는 토요일 시간표 책이 들어 있었고,

그 현장에는 어떤 표시가 남겨져 있었다.


그런데 23년 뒤 13살 소녀 도키와 리사가 사라진 현장에도 같은 표시가 남겨져 있었다.


// = l


이 표시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오가 사라지고 23년 뒤 나오의 엄마 가나에는 흥신소를 하는 야리미즈에게 사건을 의뢰한다.

그리고 나오의 사건과 무관하지 않다는 생각에 도키와 리사의 사건을 뒤쫓던 경찰 소마 료스케가

그의 친구 야리미즈를 찾아갔다가 함께 나오의 흔적을 찾게 된다.

그런데 사건이 뭔가 자연스럽지 않다. 점점 이상한 부분들이 드러난다.

왜 그랬을까? 어떻게 알았을까? 사건의 실마리는 보이지 않고 의문만 늘어가는데...




애초에 이 모든 사건은 경찰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이다.

강압수사와 거짓자백... 그리고 그 검찰관이 갖고 있는 큰 재량이 결국 위협의 칼날이 되었다.

모든 것은 경찰의 시나리오대로... 그들의 시나리오와 맞지 않는 증거는 살며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들은 그들이 지목한 범인이 범행 증거가 충분하지 않고, 오히려 진범이 아니라는 증거가 발견된다 하더라도

그들이 갖고 있는 검찰관의 권한이 줄어들까봐 혹은 제 밥그릇을 사수하고 위로 더 올라가기 위해 외면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법당국은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것인지 다시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사회악을 격리하거나 재발을 억제하고, 억울한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야 할 사법당국이

오히려 선량한 시민을 억울하게도 범죄자로 둔갑시켜버리는 상황이라니...


23년이 지나도 그들의 그러한 수법은 변하지 않았다.

세상이 변하지 않을 것이란 것을 알고 계획했겠지만 그래도 마음 한 켠에는 그때와는 다른 결과가 있길 조금은 기대하지 않았을까?


법이 때로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렇기때문에 사법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공정하게 권리를 행사하여야 한다.

현실이 이 소설보다 낫다고 감히 장담할 수가 없다. 그러한 사실이 매우 슬프게 다가온다.

자신있게 소설은 소설일 뿐이라고 얘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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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모스크바 수학퍼즐 1단계 -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플레이북 섹시한 두뇌계발 시리즈 4
보리스 A. 코르뎀스키 지음, 김지원 옮김, 박종하 감수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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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모스크바 수학퍼즐 - 보리스 A. 코르뎀스키

(320p / 김지원 옮김 / 비전코리아)



'온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수학퍼즐 책의 저자'

수학퍼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참 많다. 성냥개비 옮기고, 세모가 몇 개이고... 이런 퀴즈 다들 좋아하지 않나?

그런데 그 많은 수학퍼즐 책 중 온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니!

아마도 지금껏 접해본 수학 퍼즐들이 대부분 다 담겨 있지 않나 싶다.


이 수학퍼즐이 우리나라에서 또 이슈가 된 것은

모 방송사의 프로그램의 영향이 꽤 크지 않을까 싶다.

워낙 텔레비전을 챙겨 볼 여유가 없지만 가끔 재방송을 보고 문제를 푸는 재미에 빠지기도 했었는데

아이 셋 엄마는 텔레비전을 제 때 볼 수 없다ㅠㅠ

그래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눈을 반짝일 수 밖에 없었다.

 

 

 

이 모스크바 수학퍼즐. 정말 뇌가 섹시해질 것 같다.


성냥개비, 주사위, 마방진, 도형... 흔히 보는 수학퍼즐들이 총 집합!

그 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몇 번만 옮기기, 몇 개만 옮기기 등의 문제도 다양하게 출제되어 있었다.


첫 문제부터 차근차근 풀어갔는데 사실 초반엔 이건 너무 쉽잖아~ 라고 생각했지만

거듭해 넘어갈수록 생각이 많아지는 문제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또, 어떤 문제를 클리어했는데 같은 유형의 더 어려운 문제가 연속해 등장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게 겨우 1단계라지? 두 권의 시리즈 중 초급편에 해당하는 문제들이 실린 것이 1권이라고 한다.

2권은 어떤 수학적 공식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을지...!


그래도 1권에는 초반에 쉬운 문제들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몇몇 간단한 퀴즈들은 초등학생인 큰 아이에게 고민해보라고 주어도 좋을 것 같다^^


사실 수학공부를 하라고 하면 정말 머리가 아픈데, 수학퍼즐을 풀라고 하면 안돌아가던 머리도 돌려보게 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분명히 스스로 사고하는 능력이 자라나게 될 것이 아닌가?

내가 좋아했던 수학퍼즐, 내 아이들도 가족적인 분위기에서 웃고 떠들며 하나씩 풀면서 커가게 하고 싶다.

머릿속에 입력하는 공부만이 전부는 아니니까~


오랜만에 수학문제를 풀면서 집중했지만 나에겐 힐링이 되는 시간이었다.

사실 쭉 훑어보긴 했어도 아직 끝까지 풀진 못했는데 한 권 시원하게 클리어하고 2권도 욕심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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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이 쿵 GoGo 방과 후 자기주도 학습만화 5
임영제 지음, 김현민 그림, 신남식 감수 / 사파리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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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 동물이 쿵 - 사파리



동물이 쿵 학습만화 + 쿵 지식 매거진 + 사은품 노트까지 알차게 챙겨주셔서

삼형제는 또 신나게 책 속으로 풍덩~

평소라면 무조건 혀니가 먼저 붙들고 읽었을텐데(신간에 양보란 없다;;)

식사중에 책이 도착해서 둘째 워니가 빛의 속도로 밥을 먹고 학습만화 <동물이 쿵>을 집어 들었어요.


둘째는 아직 글자 읽는 속도가 빠르지 못해서

글이 많은 책은 글씨를 다 읽지 않고 띄엄띄엄 읽고 지나가는데

이 책은 워니의 호기심을 꽉 붙들어 글자도 읽게 하면서 그림으로도 많은 부분을 설명하고 있더라고요.


열어보면 내용은 없고 시선 끌기에 급급한 학습만화도, 지식 전달에만 너무 치중해서 지루한 책도 아니었어요.

아이들의 눈빛을 초롱초롱하게~ 책장을 다 넘길때까지 놓지 못하게 호기심도 끌어주면서

적절한 글과 그림의 조화로 지식 또한 자연스럽게 심어주는 잘 만든 학습만화였습니다.


읽다가 학습만화로 채워지지 않는 좀 더 세밀한 특징들은 세트 구성된 <쿵 지식 매거진>에서 꽉 채워주고 있어서

쿵 시리즈가 더욱 든든하게 느껴집니다.

 

 

 

 

 

포유류 / 양서류와 파충류 / 조류 / 어류

네 가지로 크게 분류하고 그 안에 또 주제들을 제시하여 구분해 놓았는데요.

등장하는 동물들이 백여종이 넘는답니다.

제가 등장하는 동물들을 다 세어보진 못했고요. 권말 부분에 찾아보기가 있어요.

궁금한 동물들, 혹은 다시 보고 싶은 동물들이 있다면 이름으로 페이지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집중해서 본 부분은 바닷속 각 층에 살고 있는 어류들이었어요.

대부분 다 알고있는 종이었지만 스나이프일, 그레나리에스도 보이더라고요.


그림이라 실물과는 차이가 조금 있지만 특징이 잘 살아있어서

아직 한글을 전혀 모르는 막내도 그림을 보고 심해아귀, 도끼고기를 찾아냈어요 ㅋㅋ

 

 

 

 

 

 

 

워니는 악어도 관심있게 보았는데요.

엘리게이터 / 크로커다일 / 가비알 의 서로 다른 특징을 정확하게 설명해주어서

둘째나 셋째도 악어를 보면 어떤 종의 악어인지 이제 구분을 합니다.

 

 

 

얼핏 보아도 글자가 적지 않지만 그림 또한 크고 또렷하여 시선을 많이 끌어주죠.

책을 이것 저것 보다보니 학습만화라고 다 인기가 좋은 것은 아니더라고요.

그림체나 색감, 인물들의 표정 등에서 아이들에게 주는 효과가 차이가 나요.

<동물이 쿵>은 선명하지만 과하지 않은 컬러와 재밌는 표정들로 그려져 있어서 아이들 시선을 끌어주고요.

다양한 동물들에 대한 정보들이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어서 마지막 책장이 넘어갈때까지 붙들고 있더라고요.

 

 

 

 

아이들이 학습만화에 관심이 쏠려 <쿵 지식매거진>은 안봐주면 어쩌나 싶었는데

참... 아이 셋을 키우고 있지만 아이들 마음을 온전히 바라봐주지 못하는 엄마인가봐요.

동물의 특징도 자세히 풀어 설명하고 있고, 작은 그림 뿐 아니라 커다란 동물 실사들이 함께 들어가 있어서

글자를 읽지 못하는 막내까지 사진들을 보며 어떤 동물인지 말해 주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단연 인기를 끌었던 것은 바로 <천산갑>이었어요.

개미핥기, 아르마딜로와 닮은 구석이 있는 천산갑은 직접 보기 어려운 동물이라 더 관심을 갖더라고요.

그 날 변신완구들 중 공처럼 말리는 로봇을 가져와 천산갑을 닮았다고 얘기하며 한참 놀았습니다.

 

 

큰 아이부터 막내까지 좋아했던 학습만화 <동물이 쿵>.

사파리 어린이도서에 관심이 많은 편인데 끊임없이 우리 아이들에게 유익한 책들이 나오네요.

쿵 시리즈도 통째로 들여놓고 싶은 엄마의 욕심이 또 머리를 들고 있어요ㅎㅎ

한 권 한 권 모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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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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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 리안 모리아티

(628p /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허즈번드 시크릿>,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 <정말 지독한 오후>의 작가 '리안 모리아티'.

<허즈번드 시크릿>이 가장 유명한 것 같지만 <정말 지독한 오후> 역시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 작품 역시 가제본으로 빠르게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이번 작품에서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하고, 각자의 사랑을 한껏 드러낸다.

그들이 그려내는 사랑은 모두 다르다. 물론 사랑에 형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각자의 방식, 행동, 이해 등이 모두 다르다.

막무가내식 지박도 있고, 계산적이거나 예뻐보이도록 포장한 사랑도 있다.

서로 다른 사랑의 방식을 인정하지 못해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사랑을 죄다 나열하자면 적지 않은 분량의 소설 대부분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는데

긴 글로 시선을 어지럽히고 싶은 생각도, 스포일러를 마구 뿌려댈 생각도 없다.

그냥 이들의 사랑에 대한 나의 시선을 적는 것으로 대신해본다.



"나한테 스토커가 있어요."

(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20p 중에서...)



엘런은 심리학을 공부했던 최면치료사이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특히 여자들의 마음을 잘 읽고 이해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녀 스스로 사랑 혹은 남자에 대해 매우 예민하고 강박 혹은 불안감을 갖고 있는 여성으로 보인다.

사랑과 살아하는 사람과이 관계가 자연스럽게 흘러가게 두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기엔 끊임없이 계산하고 완벽한 사랑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느낌이다.

자신은 최면을 통해 다른 사람들을 치료한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떨어져 생각해보면 최면을 통해 자신의 마음도 다독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엘런이 만나고 있는 남자 패트릭. 그에게 스토커가 있다.

그 스토커는 바로 패트릭의 전 여자친구.

패트릭에게는 사별한 부인이 있고, 사스키아라는 여자친구가 있었다.

그런데 그녀와의 헤어짐 이후 그녀는 패트릭의 스토커가 되었다.


패트릭은 그녀를 정상이 아닌 사람 취급을 하지만 사스키아는 그녀 나름의 사랑을 했고,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통해 그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터라 사랑을 제대로 끝내지 못한 것은 아닐까?


딱 정답이 있는 상황이 아니라면 오락가락 어찌하면 좋을지 모를 경우가 있다.

사실 그들도 그런 것이 아닐지...


엘런도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면서 처음처럼 완벽한 상황을 이어가지 못하고 균열을 드러낸다.

사스키아 역시 뭐 일반적인 사랑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어쩐지 밉게만 보이지 않는다.

심지어 엘런과 사스키아는 한 남자를 사랑하는 여자들로서 연적이라 볼 수 있지만 서로가 그리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나 역시 여자라 그런가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녀들의 그런 마음이 뭔지 알 것 같다. 사랑을 해 본 사람이라면 다들 그렇지 않을까?

오히려 패트릭의 행동에 속이 터질 때도 있었다. 패트릭은 사별한 아내와의 사랑을 제대로 정리하고 새로운 사랑을 만났던 것인지...


각자 사랑하는 방식도 각자의 성격도 다르다.

리안 모리아티는 그의 특징이 그러하듯 인물들의 감정, 심리를 아주 섬세하고 솔직하게 그려냈다.

각 인물들의 시선에서는 서로가 이상하게 보일지 몰라도 제 3자인 독자의 입장에서는 모두의 사랑에 한 번쯤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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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시라이시 가오루 지음,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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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 - 시라이시 가오루

(일본소설 / 316p /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시라이시 가오루' 소설 속 주인공의 이름이자 소설을 탄생시킨 작가의 필명이다.

세상사에 무관심하게 보이기도 하고 방관자의 느낌도 갖고 있는 시라이시 가오루는

의외로 자신이 옳다고 여기거나 하고자 마음 먹은 일이 있다면 방법이 그 과정이 어찌되었든 끝까지 밀고 나가는 성격이다.

세상 어떻게 되어도 상관 없다는 투로 살면서도 은근히 의리나 정도 있는 사람이었다.


사실 이 소설의 후속편인 <모두가 나에게 탐정을 하라고 해>를 먼저 읽게 되었는데,

거기서도 머리 잘린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스쳐 지나가곤 해서 이 소설에서는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전반을 지배하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소설의 절반을 읽을때까지도 그저 시라이시가 그녀의 머리를 잘라 그곳에 가져다 놓았고,

다른 부분은 냉동고에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 정도만 드러낼 뿐 뚜렷한 정보를 주지 않고 있다.


시라이시 가오루의 회사 생활과 그 주변의 일상을 좀 광범위하게 그려내는 느낌이 든다.

편의점 알바생, 지진, 형사...

그저 그 여자와의 이야기가 궁금했던 내게는 너무 샛길로 많이 빠지는 느낌이었지만

만약 후속편이 아닌 <나와 그녀의 머리 없는 시체>부터 제대로 읽었다면

그저 일상적인 생활을 하던 평범한 한 남자에가 닥친 어떠한 사연이라고만 여기고 읽었을 것이다.

따라서 이 시리즈는 전작부터 읽는 편이 소설의 흐름에 생각을 맡기기 쉬울 것으로 보인다.


후편에서는 시라이시의 넓은 시야와 관찰력, 감각 등의 장점을 살려 사건의 본질을 잘 꿰뚫었는데

이 전편에서는 오히려 친구이자 동료인 노다의 눈썰미가 참 예리하다.

만약 노다가 범인이었다면 시라이시와 범인의 전세가 역전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그만큼 상대를 예리하게 살피고, 생각도 판단도 행동도 빠른 남자이다.

반면 시라이시는 생각도 길고, 깊고, 잘 표내지 않다가 마침내 결론을 내린 것만 끝까지 밀고 나가는 성격이다.

때문에 그는 그녀의 머리를 자를 수 있었고, 사건을 끌고 올 수 있었을 것이다.

전문 탐정처럼 사건의 요점만 추려내어 단시간에 결혼에 도달해 짠~ 하고 해결하진 못해도

그의 깊은 생각은 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라면 꽤 매력적으로 보일만 하다.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그저 맹하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이 함정이다.


하도 그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아 머리 잘린 그녀에 대한 사건을 과연 제대로 다루는 것이 맞을까 싶었지만

역시 끝까지 읽고 보면 나름의 복선이 다 깔린 이야기들이었다.

역시 시리즈는 순서대로 봐야 내멋대로 판단하지 않게 되는 듯.




<나와 그녀의 머리 잘린 시체>라는 제목만 보면 참 섬뜩하고 잔인한 내용의 소설로 느껴진다.

뭐 머리를 자른 것도 사실이고, 역 앞에 가져다 놓았다던가 머리를 제외한 부분을 냉동했다던가 하는 부분은

정말 끔찍하기 이를데가 없지만!!

사실 이 소설을 제대로 읽고 보면 악랄하고, 잔혹하게 느껴지진 않는다.

오히려 삶에 큰 희망이나 목표 없이 살아가는 주인공에게서 느껴지는 무기력함이나 무관심이

세상에 그가 갖고 있는 외로움을 뿜어내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하여 마음이 좀 쓸쓸했던 것 같다.


내 주변 사람들을 떠올려보고, 내가 그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 생각해 봤다.

예전엔 이웃집에 숫가락이 몇 개인지도 알고 살았다던데 어느새 세상은 이렇게 많이 바뀌었다.

내 아이들이 살아갈 세상은 지금보다는 조금 더 따뜻한 시선이 오가는 곳이 되길 바라 본다.





"

유일무이한 인간은 세상에 없어요. 그저 그 사실이 주변 사람이나 자기 자신에게 밝혀지면 안 되니까

다들 필사적으로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죠. 그리고 자기 일이나 입장이 중요하다고 믿으려 합니다.

죽기 싫어서가 아니에요. 자기 자신이 사라져도 세상은 나아간다는 진실을 인정하기 괴로워서죠.

대부분 인간이 삶에 집착하는 이유는 고작 그런 것이고 세상은 다 그런 식으로 유지됩니다.

"

(p236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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