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살인의 문 - 전2권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혁재 옮김 / 재인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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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의 문 -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소설 / 출판사 재인



치과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꽤 부유한 어린 시절을 보낸 '다지마 가즈유키'. 야바위 같이 사람을 속여 돈을 버는 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구라모치 오사무'. 정말 다른 두 사람인데 어떻게 그리 긴 인연(혹은 악연)을 이어오게 됐을까?


다지마 가즈유키는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할머니의 죽음 이후 가세가 기울었다. 할머니가 독살 당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치과에 손님이 줄어들고, 아빠가 엄마를 의심하면서 부모님은 이혼을 하게 된다. 이후 아빠는 일명 꽃뱀(?) 시마코와 만나며 돈을 펑펑 써버리고 그녀의 남자친구에게 습격을 당하게 되면서 그 후유증으로 치과 문을 닫게 된다. 그런 와중에 '殺'이 적힌 저주의 편지를 받게 되고, 그에게 저주를 보낸 사람이 구라모치 오사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그는 구라모치에게 분노하게 되는데...


그들의 악연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지마는 그 친구(?) 덕분에 사기 도박에 빠지고, 좋아하던 여자도 뺏기고, 다단계 바람잡이 노릇을 하다 직장에서 쫓겨나기도 하고 결혼까지... 정말 인생이 좀 풀리려다가도 다시 말아먹기를 반복한다. 그럼 상식적으로 그 친구를 더는 만나지 말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이 주인공은 참 남달랐다. 살인을 계획했다가도 다시 그의 화술에 넘어가 또 꽈당, 앞 뒤로 깨지기 일수다. 이 고구마처럼 답답한 사내는 아버지를 빼닮은 것인지 아버지도 참 답답하기 그지 없고... 저 자신도 구라모치에게 끌려 다니기만 하는데... 그의 살인을 응원하는 것은 절대 아니지만 이쯤되면 단호하게 관계를 끝내던가, 그의 잘못에 대한 증거를 적극 수집하던가 뭔가 결말을 내줬음 하는 마음에 계속 붙들고 있었던 것 같다. 심지어 몰입하면서 ㅋㅋㅋ 보통 주인공이 이렇게 당하면 안쓰러울 법도 한데 오죽하면 답답하기만 할까!


살인을 계획했지만 실천하지 못했던 다지마에게 어떤 계기가 되어주는 인물의 등장이 소설에 반전을 가져다 주지만 이미 그 세월 동안 당한 것이 워낙 많다 보니 반전이 크게 다가오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어떤 치열한 경기 끝에 종료 시간을 알리는 심판의 휘슬 같았다고나 할까... 결국 이 두 남자의 삶은 이렇게...!


나에게 있어 진짜 반전은 이 소설의 가독성이 좋았다는 것이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

인물들에 대한 답답함이 이루 말할 수 없음에도, 심지어 그 답답함이 무한 반복되고 있음에도 말이다. 정말 어떻게 그럴 수 있지? 싶을 정도다. 분명 답답한 장면이 계속 반복된다면 자연히 소설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을텐데 거북이 속도로 독서를 하는 나조차 하루에 두 권을 다 읽었으니 가독성에 대해 의심할 여지가 없다. 내용은... 일반인, 그것도 약자들을 대상으로 한 사기 범죄들이 계속 드러나면서 사회적인 문제도 많이 품어냈지만 그보다는 꼬이고 꼬인 주인공의 삶을 주시하며 읽어냈다. 그는 그의 삶이 그렇게 된 것에 구라모치의 탓이 크다고 하겠지만 결국 그가 단호하게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 나갔다면 훨씬 더 나은 삶이 되지 않았을까... 특히나 가구점 직원일 때의 그의 모습이 참 좋았는데...ㅠㅠ


"돈을 번다는 건 그런 거야. 누군가에게서 돈을 합법적으로 빼앗는 거지. 합법적이기만 하면 더럽고 깨끗하고가 없어." (1권 p260)


"하지만 나도 너랑 다르지 않아. 처음에는 뭐가 뭔지 몰랐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진실을 알게 됐어. 그런데도 그만두지 못했어." (2권 p44)


"어떤 계기가 주어짐으로써 살인이라는 행동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선생님의 경우 바로 그 계기가 필요했는지도 모릅니다. 계기가 없으면 살인자가 되는 문을 통과하지 못하죠." (2권 p313)


우연이 아니다. 내가 불행에 빠진 이유는 단순히 운이 나빠서가 아니다. (2권 p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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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 욥기 43장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
이기호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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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욥기 43장) - 이기호

현대문학 소설선 PIN 005



현대문학 소설선 핀 시리즈 다섯 번째 소설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를 통해 작가 '이기호'를 처음으로 만났다. 사실 그간 주변에서 이기호 작가의 책에 대한 반응이 워낙 좋았고 추천해주신 분들도 계셨던 터라 <최순덕 성령충만기>, <갈팡질팡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를 구입해 책장에 모셔 두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현대문학 문학독후의 책으로 첫 만남을 했다. 왜 그렇게 이 작가님의 필력을 칭찬했던 것인지 짧은 소설이었지만 확실히 느껴졌다. 문장이 지나치게 길지 않고 무겁지 않으면서도 그 간결함 안에 감정들이 담뿍 담겨 있더라. 담담하면서도 감성을 자극하는 어투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목양면 교회에서 발생한 화재로 최 목사를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았다. 글은 마을 사람들의 진술로 이어지는데 처음엔 이 진술을 통해 교회에 불을 지른 범인을 추적하는 것인가 싶었지만 그건 이기호라는 작가를 너무 몰랐던 데서 비롯된 착각이었다. 증언을 하는 사람들은 가지각색. 최 목사를 안타깝게 여기기도 하고, 추악하게 그리기도 한다. 최 목사의 아버지이자 이 교회를 만든 장로 최근식을 비롯, 최 목사의 아내의 이야기까지 서슴치 않는다. 사람들의 시각은 각기 달랐다. 범인을 추측하기 보다 그냥 삶을 이야기 한다.


술술 읽히고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없지만 사람들의 증언을 눈에 담을 수록 어지럽다. 소설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그냥 어지러운 삶 같다고 해야 하나... 글자 그대로 읽고 받아들이면 어려울 것도 없지만 인간의 삶과 심리를 들여다 봤을 때 참 어렵다. 가벼운 글 속에 큰 숙제를 숨긴 듯한 무거움이 있고, 아직 이해가 부족한 나는 그 숙제를 명쾌하게 건져내지 못했다. 곳곳에서 지뢰가 빵 터지는 것이 아니라 분명 지뢰가 있는데 발견하지 못한 찝찝한 느낌? 내공을 더 쌓아서 다시 읽어봐야지.


비록 내겐 숙제같은 무언가가 남았지만 글은 전반적으로 이기호 식의 유쾌함이 녹아 있고, 정말 금방 읽힌다. 카페에 한 시간 좀 넘게 앉아 있으면 완독할 것 같은... 막판에 하나님까지 진술하게 하는 작가의 대담함 ㅋㅋ [으응, 나? 나도……?] 하나님마저 당황하게 만드는 작가님께 반해 버렸다! 이쯤되면 묵혀놓은 책을 꺼내지 않을 수 없겠다는!


불난 시간이 뭐 중하고 누가 거그서 뛰나오고, 그랑 게 이제사 다 먼 소용이 있어라?

다 지나가뿌린 일을…… 그런다고 죽은 사람들이 살아 돌아오갔어라?

다 타고 흩날려뿌린 재가 다시 딱딱하게 굳는다요? 다 부질없는 말이어라. (p36)


가족을 다 잃어도 제 목숨을 스스로 끊기 어려운 것이 사람이니라.

슬픈 것은 슬픈 것이요, 살고 싶은 것은 살고 싶은 것. (p155)


왜 아무 잘못 없는 사람들이 고통 받아야 하는 것인지…….

고통에 무슨 뜻이 있다는 건지…….

나는 잘 모르겠습니다. (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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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 - 무너진 자존감을 일으켜줄 글배우의 마음 수업
글배우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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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 - 글배우

인문 / 21세기북스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의 작가 글배우의 신간이 21세기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작가는 파주 헤이리에 있는 '글배우 서재'를 운영하며, 그 곳에서 상담도 하고 각지에 강연도 다니면서 폭 넓은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글배우 서재'가 궁금해서 슬쩍 검색을 해보니 리뷰가 생각보다 많다.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상담할만한 부분이 있을까 싶기도 하지만 그냥 하루 쉬고 오는 것만으로도 에너지가 충전될 것 같아 언젠간 찾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소설을 좋아하고 편독이 심한 사람이라 작가 '글배우'의 도서는 처음인데 전작 <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가 큰 인기를 끌었던 모양이다.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만나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 온라인 서점을 주로 이용하니 그런 부분이 새삼 아쉽다. 아무튼 그런 작가 글배우의 신작! <오늘처럼 내가 싫었던 날은 없다>를 만나본 소감은 SNS작가 하면 어딘지 문장이 멋있게 보이긴 하지만 나이를 먹을 수록 가슴 깊은 부분을 건들지는 못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내 고정관념일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했다. '글배우 서재'를 찾았다가 크게 고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도 상담하면서 눈물이 났다는 후기를 읽었는데 이 도서를 읽고 나니 대인관계, 나의 삶, 자존감 등 여러 부분에서 위로와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된다. 특히 작가는 막연하지 않은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이야기를 전하고자 하였는데 상당부분 의도가 반영되었다고 보여진다.


지금부터 나는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나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있는지 적어보려 한다. 작가의 문장을 있는 그대로 채용하기 보다 그 문장들이 나에게 어떻게 다가왔는지 적을 것이기 때문에 본래 의도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 사람은 자기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같은 말도 서로 다르게 받아들이는 법이니까...^^


작가는 이 도서에 다섯 개의 주제를 담았다.

1. 내가 왜 이렇게 미울까 - 자존감을 무너뜨리는 감정에 지지 않는 방법

2. 나는 왜 맨날 상처받는 걸까 - 내가 행복해지는 인간관계를 만드는 방법

3. 왜 아무도 내 마음을 몰라주는 걸까 - 사랑하는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방법

4. 내가 너무 예민하고 생각이 많은 걸까 - 부정적인 생각 줄이는 방법

5. 어떻게 해야 나답게 살 수 있을까 - 인생에서 나만의 기준을 만드는 방법


먼저 '나'라는 기준을 심어준다.

나의 자존감을 높이고 내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고민한다. 고민의 주체가 '나'이기 때문에 답도 '나'를 위한 것이어야 한다. 작가는 내 인생의 해답을 타인의 말이나 시선에서 찾으려고 하기 보다는 내 안에서 찾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나를 부정하고 거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수정하면 내일은 또 다른 나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내가 나를 잘 알아야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자신을 사랑할 수 있기 때문에 타인과 비교하지 말고 오롯이 나를 바라보며 스스로의 장점을 찾으라고 한다. 생각을, 시각을 조금 달리 해보면 훨씬 더 긍정적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힘든 상황, 하지만 곧 지나갈 상황을 버티는 데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말을 한다. 어쩐지 든든해지는 것이 아닌가?



인생이 어땠나요?


인생이, 인생이 너무 짧았습니다.

인생이 너무 짧았습니다.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인생이 아주 짧은 1박 2일 같았습니다.


인생이 어땠나요?


인생이 너무 짧았습니다. 1박 2일처럼.


그런데 저는

행복했습니다.

좋았고 아쉽고 또 가고 싶습니다.

(p72~73)



타인과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담았는데 살아가면서 누구나 사람 사이의 '관계'를 맺기 때문에 공감할 수 있는 글들이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 어느 날은 이 사람이 정말 편안하고 좋다가도 어느 날은 세상 배려없는 사람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혹은 오랜 기간동안 감정이 좋지 않은 상대도 있을 수 있다. 작가는 상대에게 말과 표정을 조심하되 너무 기대하지 말고, 일정 거리를 두어야 상처받는 일도 적다고 말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적정한 거리가 필요하다는 것은 나 역시 동의한다. 서로간에 배려와 존중이 들어갈만한 거리가 필요하다. 친하다는 이유로 그 거리를 없애버리면 편하다는 이유로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행동이 자기도 모르게 나올 수 있다. 나를 편안하게 하는 사람은 그만큼 나를 배려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하고, 내 짜증을 받아주는 사람에겐 상대의 인격을 존중하지 않은 것에 대한 사과를 해야 하며, 상대가 상처받을 수 있는 말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뱉은 말은 주워담을 수 없는 것이기에 매사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하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배려는 필요하다. 하지만 일방적이어선 안 된다.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서로 맞춰가야 하는 것이다. 답을 정해놓고 상대의 행동을 평가하는 행동은 위험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았다고 해서 그 사람이 틀린 것이 아니고, 나를 배려하지 않거나 소중히 여기지 않는 것이 아니다.



꼬리를 무는 습관이 생긴 건

당신이 나약한 사람이어서가 아닙니다.

스스로 해결하려 하는 성격과

독립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며

맡은 일을 최대한 잘해내려는 성실함 때문입니다.

(p222)


나도 가끔 생각의 꼬리를 물다가 고민이 점점 더 키우는 사태를 만들 때가 있다. 어떤 고민이 있을 때, 후회를 남기지 않을 만큼 확신이 들 때까지 있는 힘을 다 하라고 조언한다. 고민을 하느라 시간을 버리기 보다 지금 확신이 드는 것에, 현재에 집중하라고 한다. 후회와 고민을 끌어안고 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으며 때로는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경우도 있으니까... 마지막으로 우리의 삶, 인생에 대해 정리를 하는데 속도보다는 내가 가고 싶은 길의 방향, 목표, 기간 설정 등에 대한 이야기도 담았다.


간혹 현실적이지 않다는 생각이 들거나 너무 이상에 치우쳐 있다고 느껴지는 글이 있는데 글배우의 신간은 인생 전반적인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 생각해볼 어떤 목록을 건네 받은 느낌이다. 그만큼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반면 몇몇 글들은 작가가 내 삶을 응원하는 것 같기도 하다. 잘 하고 있다고... 내 마음을 솔직하게 들여다 보게 되고, 외면하고 싶었던 불안, 두려움을 마주하게 한다. 제대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그것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조금은 구체적인 예를 들기도 하고 있어서 독자의 상황에 따라 굉장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잘 살고 있구나 싶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막막했던 삶에 당장 지금부터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울 사람도 있을 것이며, 눈물을 쏟아낼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책은 두고 한참이 지난 후에 또 다시 읽어도 좋을 것 같다. 나도 또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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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
김해찬 지음 / 시드앤피드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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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사랑을 잘못 배웠다 - 김해찬


사랑은 원하지만 상처는 싫은 너에게...


<상처 없는 밤은 없다> 김해찬 작가의 에세이 / 시드앤피드




사랑은 레고 블럭처럼 외적인 형태가 꼭 맞아들어가는 곳이 제 자리인 것은 아니다. 사람 사이에 '감정'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교류가 일어나면서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에 그 감정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하지만 형태가 분명하지 않으니 종종 오해가 생기기도 하고, 상대방이 말이나 행동을 통해 전해주는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그렇게 어려운 사랑... 그것을 어떻게 해야 잘 하는 것일까?


작가가 들려주는 사랑에 관한, 관계에 관한 이야기가 눈으로 읽었지만 가슴에 박혔다. 물론 작가와 나는 다른 사람이기 때문에 모든 이야기에 100% 공감했다 할 수는 없지만 비슷한 경험이 있거나, 그런 생각을 했던 부분들에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랑'이라는 감정을 겪었고, 어느새 안정된 가정 안에서 사랑과 배려를 받으며 살아가다 보니 한걸음 떨어져 편안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되게 평온한 마음으로 읽었다. 사실 힘들고 지치는 연애가 아니라 따뜻한 사랑으로 가는 방향, 그리고 그런 사랑 이야기들이 담겨 있지 않을까? 보기만 해도 미소가 지어지는 그런 글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어쩐지 읽을수록 쓸쓸함이 느껴졌다. 마치 사랑도, 콩깍지도, 다정함도 모두 사라지고 서늘한 방에 홀로 남겨진 사람의 이야기 같다고 할까? 감싸고 보듬고 싶은,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다.


많은 글 중에 상당히 공감이 갔던 부분들이 좀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약속에 관한 글이다.

"약속한 것은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말 것. 그냥 지킬 것."(p21)

약속은 참 중요하다. 지나는 말로 약속을 하고, 그것의 이행에 대해서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사람들도 간혹 있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생각보다 많은 것을 잃을 수 있다. 신뢰도 그렇고, 상대와 앞으로의 관계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이 한 약속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 지키지 않고 하는 말들은 결국 변명이 될 뿐...


이별에 대한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상처를 받았던 사람들은 사람을 만날 때 모든 것을 내어주려 하지 않는다. 한 발 뒤로 뺀 채 경계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런 태도가 지속될 경우 과연 진심을 터놓을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사랑을 하고, 이별을 하고... 아파하기도 하면서 더욱 단단해 지는 계기가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그 상처가 일방적이거나 폭력적이면 절대 안 되겠지만 말이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란 두 사람이 만나는 일이다. 두 사람은 참 많이 다를 것이다. 그래서 몇 달, 몇 년을 만나도 부딪히는 경우들이 생긴다. 그럴 경우 일방적으로 한 쪽이 배려한다고 해서 그것이 해결될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상대를 구속하거나, 내가 바라는 방향으로 사람을 변화시키려 하면 안 된다고 한다. 사람은 서로를 소유할 수 없다는 이야기도 했다. 상대를 내 공간에 가두거나, 나에게 끼워 맞추려고 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공간에 머무르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나 자신도 상대에게 일방적으로 맞춰 변화시키려 하기 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내 모습으로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는 것을 어릴 적에 알았으면 내 어린 시절이 뭔가 좀 달랐을 것 같다는 생각도... ㅎㅎ

"너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사람 옆에서 상처받지 않으려 애쓰기보다, 애초에 너의 마음을 소중히 여겨주는 사람 옆에 머무르기를."(p72)


"나쁜 남자 말고, 나뿐인 남자를 만나라."(p101)

나는 작가의 시선으로 보았을 때 사랑을 잘 배운 것이지 않을까? 나는 나쁜 남자가 아닌 나뿐인 남자를 만났다. 물론 나 역시 그러하다. 일방적인 관계는 지속적으로 아름답기 어려울 것이지만 서로 그러하니 이상적인 관계라는 생각도 든다. 그래서 영원을 약속한 것일지도... 작가는 사랑도 배워야 더 잘 할 수 있다고 한다. 나도 이것에 동의한다. 겁을 먹고 멀리 벽을 쌓기 보다는 사랑을 긍정적으로 보았으면 좋겠다. 헤어짐이 있는 만남도 참 많지만 사랑을 한 뒤의 헤어짐에는 얻는 것도 의외로 많다. 나 스스로가 성장할 수도 있다. 이별을 겁내지 말고, 배우고 노력하고 나와 상대가 모두 빛날 수 있는 더 행복한 사랑을 많이들 이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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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니모의 환상모험 27 (양장) - 사라진 알리나 공주와 판타지 세계의 위대한 비밀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27
제로니모 스틸턴 지음, 이승수 옮김 / 사파리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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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니모의 환상모험 27 - 제로니모 스틸턴


사라진 알리나 공주와 판타지 세계의 위대한 비밀

어린이도서 / 사파리



늘 기대되는 스토리,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27권을 만나 보았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책을 받아든 아이의 모습은 더욱 기대가 되는 그런 책.

깜짝 선물이 되어주는 어린이도서라서 나도 늘 기다려진다.


27권에는 또 어떤 인물들이 등장할까?

제로니모는 또 어떤 능력을 발휘할까?!

 

 

 

 

 

언제나 흥미로운 모험이 기다리고 있는 판타지 세계~

제로니모는 그곳에서 어떤 일을 겪게 될까?

 

 

 

 

 

27권에서는 사건이 아닌 제로니모의 수행으로 시작된다.

그의 스승인 지혜로운 도롱뇽!

지혜로운 도롱뇽을 따라 빛의 산으로 수행을 떠나는데...

 

 

 

 

 

아홉 달 동안의 수행.

제로니모는 어떤 스킬을 쌓았을까?


수행의 마지막 날, 지혜로운 도롱뇽으로부터 빛의 갑옷과 파란색 허리띠를 받게 된다.

그리고 '붉은 비늘'로부터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을 전해 듣게 되는데...


좋은 소식은 플로리아 여왕님의 출산 소식이었다.

'알리나 공주님'의 탄생!

그리고 나쁜 소식은... 그 공주님이 납치되었다는 소식...ㅠㅠ

 

 

 

 

 

 

제로니모는 광속 용을 타고 플로리아 여왕님께 가는데

아니 어쩜 여왕님께 가는 길조차 순탄치 않다.

아직 알리나 공주님을 찾으러 출발하지도 못했는데 수난이~

그러나 그것은 그야말로 시작일 뿐이었다.

고난을 넘고 넘고 넘어~~~ 드디어 알리나 공주님을 찾았는데 거기서 또 끝이 아니다.

과연 배신자는 누구인가?!


제로니모~ 지혜로운 도롱뇽과 수행하지 않았다면

도중에 포기하고 도망가지 않았을까? ㅎㅎ


어린이도서... 초등학생들에게 인기있는 제로니모의 환상모험은

내가 읽어도 정말 흥미진진하다!

 

 

 

 

 

그리고 제로니모의 환상모험 27권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


중간 중간에 있는 시커먼 잉크!

이게 뭐다냐?

 

손으로 몇 번 문질러주면 글자가 보인다!

이 글자들이 모여 어떤 비밀을 알려준다고 하는데...

 

 

 

 

중간 중간 검은 잉크 속에 숨어있는 글자들을 찾아 적으면

위대한 비밀을 확인할 수 있다는데!

 

 

 

 

 

스토리가 막을 내리고 나면 등장하는 판타지 세계의 비밀 안내서.

제로니모의 환상모험은 스토리도 재미있지만 부록처럼 들어가 있는 이 후반에도 재밌는 이야기들이 많다.

 

 

 

 

 

이번에 혀니와 내가 빵 터졌던 부분은

지저분한 오크의 특징을 그대로 살린 틀니!


이게 음식이라는 사실...ㅋㅋ

혀니랑 꼭 한 번 만들어 보기로 했는데 먹을 수 있을까?


일단 누텔라는 사다 놨는데 나머지 재료를 사기 겁난다.

보기만해도...읔...!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고, 그보다 더 재밌는 상상을 할 수 있는 책.

제로니모의 환상모험은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또 다음 권을 기다려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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