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가겠다 - 우리가 젊음이라 부르는 책들
김탁환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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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오는 책들은 디자인이 정말 빼어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책도 정말 책을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만드는 예쁜 표지가 눈에 띄는 책입니다.

저는 한동안 문학(소설)을 읽지 않았습니다. 허구를 기반으로 한 책들보다는 머릿속에 지식을 넣을 수 있는 책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독서패턴이 조금씩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그 원인 중 하나가 박웅현님의 책인 <여덟 단어>입니다. 이 책의 키워드 중 하나가 '고전'입니다. 책에서 인용한 다음 사전에 의하면 고전이란 '예전에 쓰인 작품으로 시대를 뛰어넘어 변함없이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니는 것들을 통틀어 이르는 말'입니다. 인간에 대한 학문, 즉 인문학을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이 느껴지는 시대지만 인간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고전이나 고전 못지 않은 문학 속에서도 그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김탁환님의 책 <읽어가겠다>는 우리가 문학을 접하며 나름의 해법을 찾는 방법을 공유한 책이라 볼수도 있습니다. '책하고 놀자'라는 라디오를 통해 5년간 소개한 150편 가량의 소설 중 23권을 선별해 엮은 책이죠.

독자와 만난 자리에서 한분이 젊음에 관한 책을 많이 소개시켜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은 것을 계기로 젊음에 어울리는 책을 모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부제도 '우리가 젊음이라 부르는 책들'입니다.

젊음을 표현하는 단어는 많지만 저자가 선택한 단어는 '열망'과 '덧없음'입니다. 열망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그 속엔 피와 땀이 흐르는 '인간'이 있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말, 그리고 덧없음은 실패와 이어진 감정이 아니라는 말. 어쩌면 열망과 덧없음을 이해할 때 젊음이 더욱 빛나는 시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삶은 길고, 아직 맞닥뜨리지 않은 문제가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 정도면 되겠다고 방심할 때 어김없이 상상 밖의 어려움에 빠지는 것이 바로 인생이니까요. 그 혼란의 와중에 잠시 숨을 고르면서, 스물세 명의 친구들이 어떻게 막막함을 견뎠는지 귀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요."라는 저자의 메시지가 이 책을 아주 잘 압축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김탁환의 23권 중 제가 제대로 읽은 책은
<모모>와 <어린왕자> 뿐이지만, 이 책이 아니었다면 의미도 잘 이해하지 못하고 굳이 읽으려 하지 않았을 책들에 대한 관심은 확실히 높아졌습니다. 행간에서 큰 의미를 찾아내는 저자의 능력에 감탄하기도 했구요.

김탁확님은 소개한 책을 최소 네번씩은 읽었다고 합니다. 저도 우선 어린왕자와 모모를 다시 읽는다면 또 어떤 느낌이 들지 궁금해 집니다. 김탁환님의 라디오를 진작에 들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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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를 했으면 이익을 내라 - 손님이 줄 서는 가게 사장들의 돈 버는 비밀 자영업자를 위한 ‘가장 쉬운’ 장사 시리즈
손봉석 지음 / 다산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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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마트에 다녀오는 길에 보니 종종 들르던 식당이 다른 가게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사실 유심히 지켜보지 않아서 그렇지 그 곳 외에도 여러 가게가 들어왔다 나가고를 반복하곤 합니다.

최근 카페를 창업한 지인이 있어 개업축하 겸 들렀다가 창업에 대해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눴습니다. 그분은 주변에 카페 창업하겠다는 사람 있으면 말릴거라고 하시더군요. 입지선정, 인테리어에 들어가는 비용과 노고,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 신경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닌데다 하루종일 붙어있어야 하고 주말도 없는 생활 등.

제 주변엔 비단 식당이나 카페 만이 아닌 다양한 영역에서 창업에 도전하시는 분이 많아 관련된 뉴스에는 더욱 눈길이 가는데요, 자영업과 관련된 기사는 우울한 게 대부분입니다.

최근에 자영업자를 키워드로 한 이런 기사 몇가지를 찾아봤습니다.

<자영업자 대출 10개월만에 15조 증가 ‘눈덩이’>, <자영업자 70%, 5년 안에 문닫는다>, <자영업 부문 최대 위기..주요 정책 보완·추진해야>

이런 뉴스를 접하면 정말 장사를 안하느니만 못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건 성공하는 사람들은 있기 마련이죠. 우리 주변엔 늘 소위 대박사장님들이 존재합니다.

장사를 하는데 필요한 기술은 정말 다양합니다. 우선은 무엇을 생산해내는 능력 외에 홍보 마케팅도 직접 해야 하고, 직원관리, 재고관리 등등 조직에서는 분화된 일들을 사장이 모두 책임져야 합니다. 이렇듯 장사를 함에 있어서 알아야 할 것은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저자는 진짜 돈을 버는 사장은 회계적 사고를 갖고 있는 사람임을 강조합니다. 

회계적 사고는 작은 가게건 중소기업이건 대기업이건 가리지 않고 강조되는 분야이기도 합니다. <CFO '넘버2'는 옛말…기업들, 재무통 전면배치로 위기 극복 (http://goo.gl/1HuoA2 )>이라는 기사처럼 말이죠.

<회계 천재가 된 홍대리>라는 책을 쓴 현직 회계사인 저자가 직접 고객으로 대하는 다양한 업종의 사장들을 만나면서 경험한 내용을 모아서 엮은 책입니다. 그러다보니 이미 장사를 하고 계신 분들께서는 이미 겪어 보셨을 내용도 있을테고, 장사를 막 시작했거나 시작하려는 분들께는 간접경험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될 것 같습니다.

기회비용, 재무제표, 손익분기점과 감가상각, 투자수익률과 회전률, 원가와 비용절감 등 대략적인 개념을 알고 있지만 막상 장사를 하며 실전에 적용하려면 뭘 어떤 식으로 적용해야 할지 모르는 것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이를 장사에 잘 적용했거나 시행착오를 겪은 분들의 사례와 저자의 빨간펜(더욱 중요한 메시지는 빨간색 글씨로 강조되어 있으니 일독 후 이 부분만 따로 스크랩 해두셔도 좋을 겁니다)을 잘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빨간펜을 몇가지만 인용해 볼까요?

   ㆍ선풍기를 만드는 회사가 '우리는 선풍기를 만드는 제조회사'라고 한다면 더 좋은 선풍기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바람을 만드는 회사'라고 한다면 여름을 시원하게 보낼 더 다양한 상품을 만들 것이다.

   ㆍ사람들의 눈에 보이는 것은 겉으로 보이는 규모와 매출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뒤로 손해 보는 것은 잘 보이지 않고 앞으로 버는 것만 보이기 때문에 규모가 크거나 손님이 많으면 돈이 많을 거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이익이 날 수 있는 탄탄한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더 중요하며 이를 잘하는 사람이 곧 부자가 된다.

   ㆍ비즈니스의 관점에서 가격결정을 할 때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손님이 많이 올 수 있는 가격이 아니라 이익이 가장 많이 나는 가격을 찾는 것입니다.

주변을 보면 월급은 높은데 돈을 모으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월급은 평균 수준이지만 돈을 잘 모으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찌보면 장사도 이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매출은 손님이 가져오지만 이익은 회계가 가져온다"는 말처럼 매출이 아무리 높다해도 회계에 대한 지식과 치밀한 계산, 그리고 실천이 있지 않으면 이익이 나지 않을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롭게 생기고 있는 가게와 사장님들, 그리고 은퇴나 퇴사 후 장사를 꿈꾸시는 분들이라면 꿈을 꾸기 전에 이 책을 읽고 꿈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체크해 보는 시간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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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 - 서울대생 1100명을 심층조사한 교육 탐사 프로젝트
이혜정 지음 / 다산에듀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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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사이트나 유머게시판에 종종 올라오는 게시물이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의 개성 넘치는 오답(?)을 사진으로 찍어 올린 글을 보다보면 스트레스를 잊을 정도로 웃게 됩니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 저것도 맞는 답 아닌가, 너무 편협한 관점에서 아이들의 창의성을 막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어쩔 수 없이 평가를 해야 하는 고초도 있긴 하겠죠.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라는 제목으로만 보면 이 책은 마치 학부모들과 고등학생들이 꼭 읽어야 하는 공부법을 소개한 책 같지만, 서울대 학생과 미국 미시건대 학생 간 심층연구를 통해 현재 우리가 추구하고 있는 교육 방향을 돌아보고, 향후 새로운 교육을 위한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서와 같은 책입니다.

 

저는 학부모도 아니고, 대학생도 아니지만 무척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평소 교육에 대해 생각하던 부분과 상통하는 부분도 많아 무척 공감하면서 읽었구요.

 

지금 이 시대는 기본적으로 술 권하는 사회이기도 하고, (워낙 권하는 게 많긴 하지만) '창의력 권하는 사회''인문학 권하는 사회'라 칭해도 무리가 없을 것 같습니다. 직장생활 하시는 분들은 다 느끼시겠죠. 주변에서 얼마나 창의나 혁신을 외치는지, 그리고 곳곳에서 인문학에 대한 소양을 요구하는데 우리가 학창시절에 인문학에 대해 생각하며 지낼 시간이 있었나요?

 

책은 크게 두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파트 [그들은 어떤 공부를 하고 있는가]에서는 서울대생과 미시건대생의 성적 자료, 설문조사, 심층인터뷰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대학에서 중요시하는 요소를 분석하고 비교합니다.

 

저자는 사고력을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 수용적 사고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적 사고력인데요, 수용적 사고력은 상대방이 가르치는 내용을 아무런 의심이나 비판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서 이해하고 기억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비판적 사고력은 주어진 내용을 여러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서 상대방이 가르치는 내용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다시 들여다보는 능력을, 창의적 사고력은 말 그대로 주어진 내용에 대해서만 생각하기보다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던 무엇을 새로이 생각해 내는 능력을 말합니다.

 

어느 정도 예상하시겠지만, 서울대생과 미시건대생을 비교해 보면 미시건대에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비판적 사고력과 수용적 사고력이 중시되는 반면, 서울대에서는 학년이 올라가도 여전히 수용적 사고력이 가장 우세를 점합니다. 그러다보니 미시건대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한국(아시아계) 학생들이 저학년때는 우수한 성적을 내지만,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이 더 필요해지는 고학년이 될수록 평균에 수렴하는 성적을 낸다고 하는군요.

 

또한 저자는 우리 마음 속 깊이 박혀 있는 편견을 이야기 합니다. 우선 학습은 위계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편견인데요, 즉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은 수용적 사고력을 통해 학습이 선행된 후에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러다보니 초중고 12년에 길게는 대학 4년까지 총 16년 간 수용적 사고에 기반한 학습에 매진하게 되는거죠. 하지만 많은 연구에 의하면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 그리고 수용적 사고력은 동시에 이루어져야 발전한다고 합니다. 외국의 선진적인 교육 환경을 다룬 다큐멘터리 등에서는 반드시 토론수업이 강조되는 점이 그 실질적인 예라 할 수 있겠죠.

 

그리고 또 다른 편견은 비판적 사고력과 창의적 사고력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입니다. 비판적 사고력이라는 말에서 느껴지는 뉘앙스가 공격적인’, ‘트집잡는’, 그리고 창의적 사고력에서는 엉뚱한’, ‘튀는등이 연상되다보니 의견을 내거나 질문을 하거나 활발한 토론에 기반한 수업이 이루어질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기도 합니다. 물론 사회문화적 차이에서 기인하는 부분도 없지는 않겠지만요.

 

많은 분들이 한국의 대학 교육 문제를 지적합니다. 이 책은 서울대를 데이터를 바탕으로 쓰여졌지만 이는 우리나라 모든 대학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학생은 학생 나름대로 좋은 학점을 받아야 이 어려운 시기에 취직을 할 수 있으니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기보다는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한 전략과 전술을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교수는 교수 나름대로 교수평가가 연구업적(논문)으로 이루어지다보니 강의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거나 새로운 교수법을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교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론적으로 교수에게 주어지는 업무 부담을 줄여야 한며, 강의중심 교수와 연구중심 교수를 구분한다던가 수업시간 단축, 수업당 학생수 감소, 강의 수준 향상을 위한 전문 인력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었지만 사실 얼마나 현실적인 의견인지, 이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또 얼마나 많은 이해관계 충동과 갈등이 있을지 걱정되기도 합니다.

 

아울러 저자는 대학교육을 바꾸기 위해서는 초중고 교육 또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외국 선진 교육시스템과 같이 교사의 권한과 자율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는 건데요, 사실 이 부분은 좋은 얘기긴 합니다만 이 주장이야말로 얼마나 현실적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공교육이 무너진 지 오래된 상황에 교사가 새로운 교육을 도입한다면 마치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의 키팅선생처럼 쫓겨나는 상황에 처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됩니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며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한데요. 저는 교육이 변하기 위해서는 학부모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부모가 아닌 제가 너무 속 편하게 하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학생들 스스로의 목표와 의지보다는 학부모의 목표와 의지가 개입되는 부분이 많은 현 교육환경에서는 교육과 관련한 다른 이해관계자들의 노력 못지않게 학부모들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지는 파트 2 [대학의 공부,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는 패러다임의 차원, 대학 정책의 차원, 가르치는 방식의 차원에서 각각 그 해법을 찾습니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가르치는 교육

지식소비자가 아닌 지식생산자를 기르는 교육

문제해결력에서 문제발견력을 키우는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를 위해서는 이와 같은 교육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은 무척 공감됩니다. 그리고 이런 교육이 디렉터형 리더에서 코디네이터형 리더를 필요로 하는 현대 사회에 적합하기도 하구요.

 

이어지는 홍콩, 영국, 싱가포르, 캐나다 등의 대학 정책을 읽어 보시면 우리나라 대학의 정책의 이상적인 방향을 상상함에 있어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흔히 교육 정책을 백년대계라고 합니다. 소위 우리나라에 근대교육이 도입된 시점을 생각하면 아직 많은 시행착오가 있는 건 당연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하지만 이후의 백년대계를 위해서는 어느 한 곳의 노력이 아닌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교육이 곧 미래니까요.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교육... 행복한 교육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입니다. 다른 독자분들께도 분명 유익한 책이 될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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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정원 -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혜영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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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참 아름다운 소설입니다. 오랜만에 읽은 한국소설이자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기도 합니다.

 

강원도 강릉의 한 노관을 배경으로 한 이 소설은 주인공이자 화자인 이요의 성장소설이자, 소설의 부제와 같이 잃어버린 엄마의 첫사랑을 찾는 슬프도록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자, 시대의 아픔을 담아낸 소설이기도 합니다.

 

문학상을 받은데다 황석영, 성석제, 전경린 등이 평가한 작품이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평가자는 독자일테니 저 나름대로 작품 평가를 해보겠습니다.

 

윗부분에 적은대로 여러 스타일을 모두 담아내다보니 아무래도 깊은 여운을 남기지는 못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도입부부터 테레사의 서정적 편지가 등장하는 앞부분은 각각의 인물을 소개함과 동시에 마치 아름다운 동화책을 읽는 것 같은 흐믓한 기운을 전해줍니다.

(저는 특히 119페이지에 나오는 안나 수녀님의 말씀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테레사야. 책은 세상을 나가는 문이란다. 한 권의 책을 펼치면 문이 하나 열리지. 그 문을 통해 책의 나라로 들어가보렴. 책을 읽는 동안 너는 이 세상이 아닌 그곳에 머물게 돼.')

 

이후 손님(손상기 교수)의 등장과 함께 책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집니다. 살짝 긴박감이 느껴지기도 하구요. 줄거리를 많이 알려드릴 순 없지만 본격적으로 '잃어버린 엄마의 첫사랑'을 알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여담이지만 주인공 이요가 그 사실을 알게 됐음에도 지나치게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점은 저를 갸웃거리게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이요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소설이 주는 분위기는 다시 한번 달라집니다. 그 시대가 지닌 아픔을 담아내면서 그 속에서 주인공의 성장, 그리고 소설 속에 등장한 인물들의 얽히고 설킨 인연을 풀어냅니다.

 

등장인물 간의 관계가 상당부분 작위적이기도 하고 (애매한 표현이지만) 밀도가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을 주는 소설이긴 합니다. 약간 아쉬운 소설이지만 이 소설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은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서정성인 것 같습니다. 테레사의 편지와 중간중간 등장하는 시 구절은 다른 부분을 읽을 때보다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그것만으로도 책을 펼친 시간이 아깝지 않게 느껴질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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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런지 돈을 끌어당기는 여자의 39가지 습관
와타나베 가오루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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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주의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돈이 필요합니다. 돈이 아주 많아서(많다는 기준은 누구나 다르겠지만) 평생 일을 안하면서 살면 좋겠다는 생각도 가끔은 하게 되구요.

 

은행 예ㆍ적금 금리는 갈수록 낮아지고, 그렇다고 섣불리 주식에 투자하기도 망설여지는 우리들. 일말의 기대를 갖고 재테크 책을 뒤적거리기도 합니다.

 

<왜 그런지 돈을 끌어당기는 여자의 39가지 습관>이라는 책은 제목과 달리 여자 독자만을 위한 책도 아니고, 돈을 모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주는 책도 아닙니다.

 

저자가 '돈의 법칙'이라 명명한, 돈을 풍족하게 끌어당기기 위한 마음가짐을 갖추는 방법을 설명한 책입니다. , 돈에 대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풍족해지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는 거죠.

 

다른 책 한권이 떠오르시지 않나요? 전 사실 이 책을 읽는 내내 <시크릿>이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믿음이 만났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는 것이다. 미래의 삶을 창조하는 원동력이 당신안에 있다는 믿음은 원하는 것을 실제로 이루어지게 하는 창조력을 지닌다.'

 

<시크릿>에 대한 출판사 서평 중 일부인데요, 이 책의 저자도 돈에 대해서 '마이너스 감정'이 아닌 '감사와 기쁨'을 가져야 한다거나, 돈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거두고 좋은 이미지를 가질 수 있도록 마음을 활짝 열라거나, 부자가 되고 싶으면 부자처럼 마음먹고 행동해야 한다 등 돈에 대한 생각을 바꾸기 위한 39가지 원칙을 제시합니다.

 

보다 구체적인 사례가 궁금하신 분은 만족스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책 내용을 조금 인용해 보겠습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사기까지도 우여곡절이 있었다.(중략)

사실 당시에는 현실적으로 아파트를 살 금전적인 여유가 없었다.(중략)

하지만 그 아파트의 모델하우스에서 상상을 계속 하는 동안 "여기는 정말 딱 내가 원하던 나의 집이야!"하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수개월 뒤에는 정말로 우리 집이 되었다.]

 

이런 에피소드의 해법을 상상으로만 한정 짓는 건 지나친 비약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히 이 책은 어디까지나 재테크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책이니까요.

 

하지만 돌려 생각해보면 투자법이나 투자정보를 알려주는 재테크 책들은 또 얼마나 독자들에게 만족을 주었는지도 의문입니다. 그런 쪽집개 정보라면 남들에게 알려줄 이유도 없고, 책만 읽고도 누구나 따라할 수 있다면 고급정보도 아니겠죠.

 

그보다는 돈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 한다는 저자의 외침이 지금 우리에겐 더 필요한 거라는 생각도 듭니다.

목적이 없는 소비는 낭비나 허비가 된다는 점, 돈 없어서 못한다는 생각보다는 돈을 어떻게 마련할까를 생각하라는 점 등은 모두가 충분히 간직하고 살아야 할 돈의 법칙이겠죠.

 

같은 얘기가 반복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간혹 정서에 안맞는 에피소드가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분명 저자가 경험으로 체득한 돈의 법칙임엔 분명하니 현명하게 책 내용을 소화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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